“스타벅스는 왜 숏사이즈 메뉴를 숨겼을까?”저자명조진서동향/연구보고서동아일보사 2014년요약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인문학 거시경제 학자들은 항상 어려운 용어, 애매한 표현으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기업인이라면 이들이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는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올리거나 내리는 게 우리 회사에 어떤 의미인지, 금융위기가 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등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베스트셀러 <경제학 콘서트>의 저자인 팀 하포드는 최근 출간한 <당신이 경제학자라면>에서 자본주의의 근본인 화폐제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는 20억 원어치의 돈을 재미로 태워버려 비난받은 아티스트는 사실 사람들에게 선물을 준 것이며 또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은 초기 투자자들뿐이라 말한다. 스타벅스 숏 사이즈의 비밀스타벅스에서 가장 맛있는 카푸치노를 주문하는 비법이 있다. 메뉴판에선 볼 수 없는 품목이지만 메뉴판에 있는 그 어떤 카푸치노보다 맛있고 심지어 값도 더 싸다. 방법은 바리스타에게 ‘카푸치노 숏 사이즈(short cappuccino)’를 주문하는 거다.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팀 하포드(Tim Harford)가 추천한 방법이다. 기자 역시 한국에 있는 여러 스타벅스에서 숏 카푸치노를 주문했고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메뉴판엔 없더라도 바리스타들은 별 다른 불평 없이 음료를 만들어준다. 하포드는 우선 왜 스타벅스 카푸치노는 숏 사이즈가 맛있는지를 설명했다.1) 카푸치노는 커피 원액에 뜨거운 우유를 붓고 우유거품을 올려 내는 음료다. 스타벅스는 음료 크기를 숏(작음), 톨(보통), 그란데(큼), 벤티(아주 큼)의 네 단계로 나눠서 파는데 숏 사이즈는 톨 사이즈보다 3분의1가량 작다. 하지만 들어가는 에스프레소 샷(커피 원액)의 양은 숏이나 톨이나 동일하다. 같은 양의 커피 원액에 우유를 적게 타는 숏 사이즈가 맛이 더 진하다. 또 카푸치노에는 우유 거품을 얹어야 하는데 숏 사이즈에 넣을 때 우유 거품의 양이 최적화된다. 한마디로 스타벅스 카푸치노는 숏 사이즈일 때 커피-우유-거품이 최적의 배합을 이룬다. 그럼 왜 스타벅스는 메뉴판에서는 맛있는 숏 카푸치노를 빼버렸을까? 이 커피점에선 카푸치노뿐 아니라 어떤 숏 사이즈 음료도 메뉴판에서 볼 수 없다. 하포드는 이를 영리한 가격차별화 정책이라고 설명한다. 숏 사이즈나 톨, 그란데, 벤티 사이즈 음료는 가격 차이는 최대 두 배 가까이 나지만 사실 만들 때 소요되는 시간이나 노동력, 패키지 사이즈, 고객이 매장에 머무는 시간 등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다. 회사 입장에서는 사람들이 큰 사이즈 음료를 먹어야 이익이 많이 남는다. 그래서 숏 사이즈 음료가 실제로 더 맛있다 하더라도 되도록 고객의 눈에 띄지 않게 한다. 메뉴판엔 없더라도 주문은 받기 때문에 카푸치노 맛에 민감한 소수의 애호가들은 숏 사이즈를 주문한다. 반대로 커피맛에 둔감하고 스타벅스의 브랜드 파워에 이끌려 매장을 찾는 일반 소비자들은 가격 대비 양이 많은 큰 사이즈를 주문하게 된다. 이렇게 가장 맛있지만 마진은 적게 남는 제품을 메뉴판에서 숨김으로써 스타벅스는 커피 애호가와 일반 소비자 두 그룹을 모두 만족시키며 마진을 높일 수 있다. 물론 스타벅스라는 높은 충성도를 가진 브랜드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