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2. 사상 최악의 옵션 만기일 충격. 회복 속도가 관건

[peri]

11일 우리 증시는 -53.12 포인트 -2.70% 폭락한 1,914.73으로 마감했습니다. "만기일은 귀신도 모른다." 라는 말을 되새기게 해준 하루였습니다.

대부분의 파생 전문가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옵션만기일에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선물 베이시스가 양호했고 리버설도 개선된 환경이었기 때문에 당연한 예측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만기일 마감 지수에 대한 예측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겠습니다.

아래는 11일자 코스피 5분봉 차트입니다. 누구도 예상 못했던 좀 끔찍한 차트 모양입니다.

옵션 만기일 마감 동시호가에서 차익 프로그램 매도가 약 2조원 가까이 출회됐습니다. 역사상 유례가 없었던 최대의 매물 폭탄이었습니다. 그중 도이치증권 단일 창구에서만 1조6천억 이상이 출회되었습니다. 일부 증권과 투신, 보험 등의 창구에서 비차익을 통해 1조원 가량의 저가 매수에 나섰고 개인도 막판 6천억 가량 매수에 나섰지만 차익 매도가 대형주를 하한가에 대고 매도 물량을 쏟아냈기 때문에 증시 급락을 막는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번 만기일 도이치증권 창구로 매물폭탄을 쏟아낸 것은 미국 헤지펀드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라고 합니다.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헤지펀드가 코스피200 대형주들을 바스켓으로 무자비하게 팔아치우면서 사상 최악의 옵션 만기일로 기록되게 되었습니다.

인덱스펀드가 옵션 만기일 정상적인 흐름과 전혀 무관하게 인위적인 청산에 나선 이유로 거론되는 것중에서 충분한 환차익을 얻었기 때문이라는데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외국계 전반이 매도한 것이 아니라 특정 인덱스 펀드의 청산이었다는 점에서 비정상적인 하락에 대한 빠른 회복을 예상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쨌거나 헤지펀드의 수급도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투자주체라는 측면에서 향후 외국인이 추가 환차익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과 연말 배당 수익률도 그다지 시원치 않다는 점 등이 구조적으로 우리 증시의 약세장 진입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전혀 근거 없는 얘기로 들리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12일 시장 흐름이 매우 중요합니다. -2.70%의 비정상적인 폭락을 얼마나 빨리 만회하는 흐름이 나오느냐가 우리 증시의 중기 추세를 갈라놓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일 미국시장 마감후 시스코가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을 발표했고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어서 미국 증시의 반등 가능성이 높지 않은 시점이라서 운도 좀 따르지 않는 상황입니다.

유럽 재정위기와 달러화 강세라는 악재 속에서도 외국인들은 마감 동시호가 직전까지 순매수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만약 외국인들이 여전히 우리 주식에 매력을 갖고 있다면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입니다. 충분히 싸진 대형주들을 한번에 반등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싼 가격에 천천히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려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당장 V자 반등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지만 추세적으로는 급락분을 회복하는 흐름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로 외국인이 이번 충격을 계기로 더이상 환차익을 노릴 수 없다고 판단해서 보수적인 태도로 변한다면 안타깝지만 코스피는 단기 조정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현물 주식 투자자들도 큰 충격이었겠지만 ELW 투자자들의 피해가 상당히 우려스럽습니다. 멀쩡하게 행사될 수 있었던 지수콜들이 한순간에 휴지조각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255, 252.5, 250콜이 모두 휴지조각으로 증발되어버렸고 600원이 넘었던 247.5콜은 단돈 1원으로 행사되면서 어림잡은 금액으로만 수천억 가량의 개인투자자들 투자금이 한순간에 날아가버렸습니다.

물론 반대로 휴지조각이었던 풋은 수백~수천% 수익이 났기 때문에 대박을 얻은 투자자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역시 우려스러운 것은 콜로 손실이 난 투자자들이 더 많았다는데 있습니다.

아무리 헤지펀드라고 하더라도 한 나라의 증시를 이렇게 망가뜨리는 경우는 다시 없어야 합니다. 시황을 통해서 수차례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의 파생시장은 매우 비정상적으로 비대합니다. 특히 선물 시장이 현물 시장에 비해서 이렇게 큰 나라는 지구상에 없습니다. 선물과 연동되는 차익거래 규모도 비정상적으로 너무 큽니다. 정부 당국과 한국거래소 측은 당장 선물 매매에 따른 수수료 수입에 급급하지 말고 이번 일을 계기로 무엇이 투자자들을 위한 것인지를 원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적극 개선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부디 오늘 만기일 충격으로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ELW 투자자들이 없기를 바랄 뿐입니다.

ELW 투자는 옵션과 99% 같은 상품이기 때문에 전량 손실이 난다고 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을만큼만 해야 합니다. 그래서 본인 총 투자금의 20%를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결론적으로 12일장의 흐름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더불어 오늘밤 미국 증시가 얼마나 버텨주느냐도 매우 중요하게 됐습니다. 헤지펀드 청산이 무색하게 하루만에 되돌림 반등이 나오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회원 여러분 모두 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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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눈을 감습니다 깊게 호흡합니다^^ 내일도 있고 그 내일도 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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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글 감사합니다...안타깝게도 아침에 만회했던부분을 다 반납하고 파란색으로 돌아서 버렸내요..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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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한 시황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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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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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사건으로 생각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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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다시 한주가 시작되네요..
좋은 일 가득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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