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성남에서 역대급 라이브를 해주셨기에 그냥 넘어갈 수가 없네요.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들을 간략하게.. 나누려고 했는데 필요없이 말이 많아져서 죄송합니다. 그만큼 행복한 관람이었어요.
정말 오랜만에 소향님이 뒷순번으로 공연하셨습니다.
하늘색+그레이체크무늬의 비대칭 셔츠와 검은 바지의 댄디?한 의상을 입고 나오셨어요.
1. Beauty and the Beast
소향님 머리가 야수 같다는 동하님의 짖굿은 농담과 함께 전율투어의 두 번째 '미녀와 야수' 듀엣 무대가 시작됐습니다.
확실히 라이브 공연은 공간이 많이 울리기도 하고 저는 한 쪽 귀가 안들리다시피 해서 듀엣 들을 때 두 목소리가 섞여버리다보니 잘 안들려요. 이런 이유로 소향님 목소리를 마음껏 음미하지 못해 조금 아쉬웠지만, 앞으로 남은 솔로곡들 감사히 감상해야죠.
2. 바람의 노래
이제 저도 소향님 무대를 꽤 많이 직관하다 보니, 첫 곡 들으면 그날 소향님 컨디션이 어떠신지 감이 오네요. 오늘 날씨는 맑음입니다.
새로 만든 슬로건을 용기내서 들고 손인사도 드려봤지만, 시선 유도는 실패했습니다ㅎㅎ 그래도 스치듯이라도 응원문구('기적', '그대와 함께잖아요')는 읽어주셨으리라 믿습니다. 문구 보고 힘내시라고 만들었거든요^^
새삼 느끼는 거지만, 소향님은 배려심이 참 많으세요. 보통 1열 꿀자리보다는 사이드, 뒷쪽, 2, 3층 분들에게 더 신경써드리려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시거든요. 소향님과 아이컨택이나 하트 인사 나누고 싶으시다면 중앙1열은 좋은 선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착한 소향님^^
두 번 정도 마이크가 꺼지는 불상사가 일어나서 내심 다시 불러주시기를?? 바랐었네요. 전 소향님 바람의 노래가 질리지가 않거든요^^ 하지만 노래가 이미 너무 많이 진행된 상태라 중단 없이 끝까지 가셨습니다.
마지막 파트 '사랑하겠네'에서 끊어질 듯 말 듯 이어지는 소향님의 전매특허인 실뽑기 마무리는 언제 들어도 감탄이 나오네요. 어떻게 여린 소리를 저렇게 안정감 있게 이어가시는건지 들을 때마다 경이로워요.
3. 잊었니
한 손은 슬로건을 들고 한 손은 핸드폰을 들고 불빛 응원드렸습니다.
중앙블록 1열의 왼편이었는데, 바로 앞에서 불러주셔서 행복했어요. 거의 2,3미터 앞?에서 불러주셨거든요. 아마 이 날이 소향님을 가장 근거리에서 뵌 날이 아닌가 싶네요.
음향셋팅이 보컬이 좀 작게, 그리고 뒤에서 들리는 느낌이어서 소향님 목소리를 제대로 감상하기 어려울까봐 조금 걱정했는데, 공명이 워낙 좋으시니 아무 문제 없이 소향님 청명한 목소리를 만끽할 수 있었어요. 잊었니에서 소향님의 맑고 탁 트인 목소리 듣고 있으면 시원한 바람 맞는 기분입니다.
오늘 배운 사항 하나 참고로 나누자면 1열 쪽에서는 핸드폰 불빛응원이 가수나 뒤에 있는 관람객에게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오늘 동하님 무대에서 불빛 응원드리다가 제지당했는데요, 앞으로는 1열에서는 소향님이 '잊었니' 부르실때만 불빛응원 드리고, 나머지 곡에서는 좀 신중하게 응원을 드리려구요. 참고가 되셨으면 합니다.
4. Stay
부르시기 전 오늘 정말 편안하다는 말씀을 하시네요. 컨디션이 좋으시고, 많은 팬분들이 호응해주시니 무대 위에서 행복하셨나봐요. 1열에서 포팸 맴버 세 분과 함께 슬로건을 통해 전해드린 응원문구도 소향님 마음 편안케 해드리는 데 한 몫 했었으면 더 바랄 게 없네요. 행복을 주는 팬분들에게 빚을 갚는 심정으로 계속 좋은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이번에는 조용한 노래 한 곡 뽑겠다 하시고 Stay를 시작하셨는데... 이제까지 온오프로로 접해왔던 소향님의 Stay 무대들 중 단연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셨어요.
특별히 기억나는 파트가 있었다기보다는, 소향님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신 소울 충만함과 완벽한 라이브에 감탄의 수준을 넘어서 감동을 받아버렸네요. 솔직히 Stay는 아름답기는 하지만 잔잔한 곡이라서 눈물이 나올만큼의 강렬한 감성을 자아내는 곡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노래 막바지에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구요. 노래가 진행될수록 소향님이 더 몰입해서 부르고 계시다는 걸 강하게 느꼈습니다. 오늘 소향님 Stay 무대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멋졌습니다. 개인적으로 다음에 불러주신 아윌과 함께 이 날 최고의 무대로 뽑아봅니다. 근거없는 평이 아닌게, 이 무대 끝나고 소향님도 이날 Stay가 어느 때보다 느낌이 좋았다는 자평을 해주셨어요.
5. I Will Always Love You
자신의 노래를 듣는 이들이 그 전보다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는 마음과 힘을 가지게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노래를 하신다는 말씀과 함께 아윌을 불러주셨어요.
동하님이 물 마실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는, 동하님 팬분들의 전매특허 관람문화가 있는데요, 이날 동하님이 가시기 전에 팬분들에게 소향님한테도 그렇게 하라는 특명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소향님 공연시간에도 소향님 물 드실 때마다 많은 환호가 터져나왔는데, 아윌 부르시기 전에도 물 한 모금으로 관객들에게 환호 받고 노래 불러주셨습니다. 동하님과 동하님 팬분들 덕분에 공연 중간중간 깨알같은 즐거움이 있었네요.
이날 아윌은 그냥 이 기억밖에 생각이 안납니다.... 미쳤습니다.
후렴부 엄청난 애드립, 경이로운 콘트롤, 가슴까지 꽉 채우는 음압으로 공연장 내 관객들을 압도해버린 최고의 무대.
제가 녹음파일로 계산해봤는데, 노래 마지막에 '유 우 우~~~'가 끝나고나서, 보수적으로 앞뒤 자르고 35초 정도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습니다. 아마도 신기록이 아닐까 싶은데, 더 오래 박수가 이어진 소향님 무대가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관객들 환호 속에서 소향님이 "진짜 오늘 뭐가 있나봐요"라고 하시네요. 들어보시죠^^
옥의 티 하나가 있었는데 '앤다이야' 시작 전에 드러머분이 소향님이 약간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둥'을 쳐버리셨어요^^;
잠깐 멈칫하셨지만, 급하게 시작 안하시고 한 숨 고르고 본인 페이스대로 앤다이아를 멋지게 열어주셨습니다. 이런 것도 라이브 공연에서 느낄 수 있는 깨알 같은 즐거움이겠죠ㅎ?
6. 생일송, 애국가
이렇게 퀄러티 있는 생일송과 애국가를 공연장에서 들을 수 있네요.
생각해보니 원래부터 그랬던 것 같기도 한데, 소향님 애국가 부르시는데 갑자기 뒤에 스크린에서 대문짝만하게 태극기가 딱 뜨더라구요. 순간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서 또 하나의 즐거움으로 기억에 남네요^^ 공연장에서 애국가 부르는 가수^^
7. 편지
결혼한지 가장 오래 되신 분들, 결혼 기념일인 분들 총 세 커플이 낙점되어서, 한 커플은 2층 원래 계신 자리에서, 두 커플은 좌우 통로 쪽에 선 채로 소향님이 '편지'를 축가로 불러주셨습니다.
소향님 생일 기념 편지 불러드리기 이벤트에 참여해 본 바로는, 불러보니까 이 노래가 절대 쉬운 노래가 아니더군요. 근데 소향님은 한계치 저 밑에서 여유있게 컨트롤하면서 부르시네요. 강렬한 텐션은 또 그대로 유지한 채로 말이죠. 컨디션이 너무 좋으시니까 이전 곡들에서도 중간에 호흡을 안끊고 더 길게 가져가시는 경우가 많았는데, 편지 역시 긴 호흡으로 연결해서 불러주시는 구간들이 있어서 나름 신선한 포인트들이 있었습니다. 평소보다도 소리가 더 탄탄하고 밀도 높게 들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표정도 작년 갓플렉스가 생각날 만큼 너무 좋으셨어요.
1절에는 '기적', 2절에는 '그대와 함께잖아요' 문구로 슬로건 들고 응원드렸는데, 커플분들 바라보시느라 읽어주셨을지는 미지수입니다ㅋ 그래도 들어야죠^^
8. Love Poem
방망이 깍는 소향님. 같은 곡의 무대가 반복될 수록 계속 진화하시죠. 드래곤볼도 아니고, 이번이 역대 최고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머지 않은 날에 또 역대급을 경신하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역대 최고라는 표현을 잘 못쓰겠어요. 돌이켜보면 Love Poem도 작년 서울 전율에서 처음으로 라이브 해주신 이후로 이제 득도의 경지에 오른 듯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시네요.
1절 '널 위해 부를께' 부르실 때의 부드러운 소향님 미소가 기억에 남고, 마지막 '부를께' 소절에서 트렌지션 이후 디크레센도로 이어지는 부분이 어느 무대 때보다도 아름다우셨어요.
가지고 있던 파일 수정해서 이전보다 좀 큼직한 버젼의 두 번째 슬로건도 만들어왔는데요, 소향님 집중력 흐트러지실까봐 얌전히 가슴팍에 놓고 조용히 응원드렸습니다. 집중하시느라 못보셨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응원드리는 저희들 마음은 느끼셨을거라 믿습니다. 슬쩍 보신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네요^^a
9. Misty
소향님이 행복한게 맞네요. 앵콜곡으로 한 곡이 아니라 통 크게 두 곡 불러주셨습니다.
저번 판타지아 공연의 미스티에서 소향님이 얼굴꽃 만들기 포즈? 취하시는 거 보면서 노래도 연출도 역대급이다 생각했었는데, 어제 미스티도 파타지아 무대 못지 않게 우아하게 불러주셨네요.
And it's "just" what I want you to do
에서 just 를 기점으로 가성과 진성을 넘나드실 때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10. 하늘을 달리다
마지막으로 하늘을 달려주셨어요. 바로 앞에서 열정적으로 불러주시는 모습 보며 나름 최선을 다해 박수치며 응원했는데, 오히려 옆에 계신 동하님 팬분이 더 열성응원 해주시네요^^;; 더 노력할게요. 좋은 컨디션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과 락스피릿이 강력하게 느껴졌던 열정 가득한 무대를 보여주셨어요.
'다 같이 함성 질러'를 아무 거리낌 없이 내지르시고 저희도 마음껏 화답할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바랍니다.
슬로건 같이 들어주며 부끄러움을 덜어주신 1열 포팸 가족분들께 감사드리고 즐거웠습니다.
공연장 나오며 '내가 진짜 이런 라이브 무대를 언제 어디서 또 관람해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최고의 라이브 공연이었습니다. 소향님과 같은 시간을 살고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네요. 소향님의 전설은 계속됩니다.
첫댓글 세세한 후기글 너무 잘 읽었습니다. 소향님은 정말 레전드세요.. 늑대님 말씀처럼 100점 이상을 보여주셔서..
후기의 정석이네요 세심한 설명과 어제 공연이 다시 리플레이되는 느낌입니다 😸👍
마자요 진짜 i will always love you 경악 이었고
다른곡보다 3배정도 함성과 박수가 지속됐어요~
보이는 라디오마냥
들리는 귀한 후기 감사합니다
다음 콘서트 후기도 기대 되게 만드십니다.👍👍👍
이렇게 세세한 후기라니 그저 감사합니다~^^ 어느 공연이든 일단 직관해야 후회가 없는데 이번 공연은 특별히 더 그럴 것 같네요. ㅠ
Heartwarming story of her performance last Saturday is belonging in your heart.
괜찮아요님의 눈앞에 펼쳐지는듯한 섬세한 후기에 절로 미소가 나와요~ 소향님 육성에 또 웃고 😄
앞으로도 소향님이 뒤에 무대 가지셨으면 정말 정말 좋을거 같아요 ~ 감사합니다.
다시 그 날의 공연이 기억에 재생되네요. 공연장이 울림이 많아서 신경 쓰였지만 저에겐 잊지 못할 공연이었던 것 같아요^^
괜찮아요님 덕분에 슬로건 응원 함께 할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55년결혼생활 물어보실때 쭈그려 앉아서 눈 맞추고 "몇년?" 물어보실때 순간 심장 멎는줄 알았어요;; 얼마나 떨리던지 들고있던 슬로건을 사시나무 떨듯 후덜덜 했어요 ㅎㅎ 역대급 공연에서 포팸분들과 함께 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