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사를 만나다 - 유럽 대륙횡단기(46)
※ 스위스 - 9일, 232.3Km ♣ 누계 - 총 124일, 3,373.4Km
극지, 히말라야, 방랑여행.
나는 왜 이렇게 돌아다녔는가. 확실히 애기하건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좀 과장스럽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역시 이것밖
에는 달리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
고 탐험을할 때마다 강하게 느끼는 것이 있다.
만일 이번 탐험에 실패한다면 다음번 모험은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 우에무라 나오미 - '모험학교' 중에서
인터라켄에서 2박을 했기에, 진행 통계에서 거리는 전날 그대로 날수만 하루 보탰다.
스위스를 통과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은 다들 '스위스길'로 부르더라.
하기사 이 길 역시도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해 스페인의 산타아고로 가는 3,500Km의 장대한 순례길('헝가리길')의 한 구간이다. 하지만 스위스는 산이 많으니 갈래는 복잡하다
나만의 루트는 이미 이 나라에 입국한 첫날 기록 (42)편에서 밝혔다.
스위스는 오래 전부터 꼭 가보고 싶은 두 동네가 있었다. 인터라켄과 베른이다.
이곳 인터라켄은 융프라우가 궁금했고 베른은 아인슈타인의 집에 가보는 일이다.
하루를 더 투자해 융프라우에 올랐으니 일단 호사를 누리고 간다.
'오 리를 보고 십 리를 간다'는 속담 그대로다.
사실 전편 이야기는 끝맺음이 다소 부족한 듯했다.
안 그래도 기록마다 지리멸렬 지루해서 그만 마음먹고 접었던 거다.
어제 브리엔츠→인터라켄 호반 길은 내내 6번 도로를 따라 이어져 있었다.
시작은 다급한 오르막이지만 절반쯤 부터는 내내 완만한 내리막이다. 대충 열흘 후에 지날 로잔~제네바 사이에 레만호 호반의 '콩포스텔(순례길)'과 유사하게 아름답다.
여기도 도중에 유람선이 기착하는 마을도 있고 또 얼마를 가면 캠핑장도 있어서 눈요기가 심심찮았다.
※ '콩포스텔'은 불어권의 '산타아고 가는 길' 별칭이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줄임말로 독어권의 '야콥스벡'과 대비됨
인터라켄에 당도하니 점심 때가 조금 지났다.
물론 숙소 정보를 얻으려면 인터라켄역(서역)으로 가야 한다.
시내를 지나다가 재미난 집이 눈에 띄였다.
중심가 뒷길에 간판도 없이 태극기와 중국 오성기가 함께 걸려 있는 수수한 집이다. 좁은 동네의 중심가에 있으므로 우리 같은 나그네도 혹여 배낭여행자도 눈에 쉽게 띄인다.
호기심에 반갑기도 해서, 숙소 정보야 나중으로 미루고서 일단 들어갔다.
식당인지 테이블 두 개가 놓여 있는 평범한 가게다. 주인은 50대처럼 보이는 한국 아저씨다.
불문곡직 유럽 전도를 펼쳐 보이며 이스탄불에서부터 여기까지 걸어왔노라 했더니 허탈 망연(茫然)한 반응이다.
그는 TK 출신으로 그저 '홍 아저씨' 정도로 만부르면 된단다.
경북 출신? 그 정도야 투박한 사투리 만으로도 벌써 눈치챘다. 사실 경상도 방언이야 예닐곱 종류나 되지만~~
몇 마디를 섞어보니 그는 과연 도사급이다.
수동적인 눈빛과 말수를 줄이려는 듯한 그의 레토릭에서 오히려 세상을 꿰뚫는 달관이 느껴진다.
스위스의 깊은 산골에 앉아서 웬 도사라니, 진정 범상한 일은 아닌 거다.
"무슨 사연으로 여기까지 와서~?"
" 마~! 인생이 별긴가요? 이리저리 떠돌다 가면 되는 기지요."
" 참으로 못말릴 아저씨네, 여전히 젊어 보니시는데,"
"한국인들이 흔해서 여기 눌러앉은 기 아입니더."
"그럼 무슨 역마살이 끼여서 이다지 먼 곳에~~?"
"모든 기 다 인연 아이겠습니꺼? 뵙자하니 그쪽도 남에 일 같지 않으신데요 뭐~!?"
분식집 같은 분위기라 점심이 될까 했더니 그는 얼렁뚱땅 복음밥 비슷한 레시피를 내 놓는데 과연 별미다.
인터라켄에서 2박을 하는 동안 내 딴엔 그와 정이 들었다.
둘째 날도 재차 찾아가 융프라우 다녀 온 이야기를 둘이서 나누는 중에 현지인처럼 보이는 남성 둘이 들어선다. 인상은 중후한 서양인 부자(父子) 관계처럼 보인다. 그는 눈빛으로 양해를 구하더니 이내 그들과 뒷문으로 사라졌다. 알고 보니 식당은 그냥 상징일뿐 그는 마치 교주처럼 현지인들에게 동양철학일듯 무얼 전파하는 사범 비슷한 일을 하는구나.
물론 그로부턴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으나 다만 내쪽에서 그리 짐작이 갔다.
동서횡단을 완성하고서 2~3년이 지났을 때 마침 대전에 유재준 교장님께서 거기를 지나신다 기에 안부를 부탁했다. 그는 필자도 기억 할뿐더러 지내는 모양새도 여전하더란다.
과연 십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그자리를 지키고 있을까?
그나저나 대전에 유교장님께서도 인라인에서는 좀처럼 뵐 수가 없으니 근황이 어떠신지 아울러 궁금하다.
일단 우리 나이가 되면 다들 '밤새 안녕하십니까?'가 진정 문안이 되기에~~
홍 아저씨네를 나와 인포에 들리려고 기차역으로 가다가 다시 한글 간판 레스토랑이 눈에 띄였다.
〈강촌, 江村〉은 실내가 정갈한 한인 식당이다.
얼른 보건대 주인 양반은 철두철미 깐깐한 인상이다.
오늘 숙소도 소개 받을 겸 때 이른 저녁이지만 비빔밥을 주문했다. 과연 또 맛집 수준이다.
강촌에서 소개 받은 한인 민박은 인터라켄 기차역 근처에 있었다.
하지만 거기선 숙박을 하진 않았다.
주인인지 30대 후반은 우리 대학생 풍의 남녀 청년 셋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이었나 보다.
근데 무거운 배낭을 내려놓고 있어도 한동안 반응이 없다.
들려오는 대화는 래프팅이니 행글라이딩이니 내일 일정을 상의하는 모양이었다.
기분이 상하지만 소 닭보듯 무관심한 그들을 한참 동안 참고 기다린 목적은 순전히 우리말 때문이었다. 아까 전에도 두 한국인을 만나긴 했으나 그 누가 아시랴.
코리언은 고사하고 동양인 마저도 없는 길, 몇 달씩이나 외로운 나그네길에서 역시 우리말이 고독 해소제란 걸~~
해서 참고 있었다.
기다리는 정도가 지나치기에 필차 같은 나이배기는 잘못 짚은 듯해서, 다시 배낭을 메고 나서려니 그제서야 아는 척 부산을 떤다. '머나먼 길을 걸어서 왔노라' 해도 궁금하지도 않은지 '아~! 그래요?' 남의 일처럼 그저 그런 반응이다.
필자의 좁은 경험으로는 유럽에서 한인 민박은 두셋 부류가 있더라.
현지 교민의 부업, 유학 중에 알바로 관광 가이드를 하다가 아예 여행사를 채린 경우, 관광객이 현지의 매력에 이끌려 눌러앉은 경우들이다. 지나는 여행객들이야 대개 성수기에 몰리기에 민박이 큰 돈이 될 것처럼 보이나 비수기는 높은 임대료 등 때문에 견딜 수가 없단다. 아마 여기는 관광객이 차린 경우지 싶다.
이런 곳에서 하룻밤을 머무는 건 별로 의미가 없는 듯하다. 8월 하순 가는 여름이니 필자 아닐지라도 한국인 여행객이야 흔할테니~~
하지만 그들은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머나먼 길 홀로 나그네가 우리말 한 번 실컷 해보고 싶은 심사를~~
어쨋거나 내일은 융프라우 관광에 나설 참이다.
아름다운 나라 스위스를 지나고 있다.
암튼 인터라켄까지 왔다.
하루를 더 머물면서 융프라우에 올랐다. 왕복에 9시간 반, 꼬박 하루를 보낸 거다.
독일어 융프라우(Jungfrau)는 영어라면 Young Woman이 된다. 물론 산의 자태가 멋지다는 뜻이리라.
스위스라면 누구나 '아름다운 산의 나라'를 연상한다. 사실이 그렇다.
융프라우 만해도 스위스-베른 알프스에 속하는 고봉 중에 하나니까.
이 일대를 베르너 오버란트로 부르니 영어로는 베른 고지대(Bernese Highlands) 쯤이 될 테다. 물론 전편에서도 살짝 거론했던 지리학이다.
다시 풀어서 말하자면 지금까지 스위스의 중앙 고원 지대의 변두리를 지나온 셈이다. 하므로 스위스 알프스의 가장 독특한 경치의 한가운데를 지나 왔다.
이곳의 정식 지명은 융프라우-알레치-비츠호른이다.
브리그(Brig)와 인터라켄(Interlaken) 중간의 스위스 알프스 남중부에 있고 77%는 발레 주에, 23%는 베른 주에 속한다. 무려 아홉 개의 산봉우리 높이는 4,000m가 넘는다.
그 중에 베르너 오버란트의 3대 명봉도 보고 간다. 일직선상에 촘촘히 늘어선 모습이 하나같이 우아하고 아름답다. 그 명봉들을 구태여 동→서로 나열해 본다.
* 아이거(Eiger, 3,967m),
* 묀히(Mönch, 4,107m)
* 융프라우(Jungfrau, 4,158m)
이상은 중앙 스위스지만 범위를 넓히면 흔히들 알프스의 3대 미봉(美峰)도 거론한다.
그들이 융피라우, 몽블랑, 마터호른이다.
융프라우란 '처녀'란 뜻으로, 좀처럼 그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란다.
헌데, 여기서 잠시 엉뚱한 옆길로 좀 빠져보자.
보통 아름다운 산이란 무슨 의미일까?
'산속에 들어가면 산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산이란 대개 인간이 지상에서 올려다보는 기준이다. 하지만 진정한 산의 자태는 동일한 높이의 반대편에서 바라보는 비주얼일 테다. 이는 마치 아름다운 항구를 논할 때와 같다.
이를테면 사람이 주어요 대상을 목적어로 보이는 기준이다.
대저 미항(美港)이란 육지에서 바라보는 바다 경치가 아니고, 뱃사람들이 항구에 들어올 때 바라보이는 육지의 비주얼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역시 해안 경치가 주어가 아니라 목적어가 되는 이치다.
어쨋거나 융프라우와 인터리켄은 거의 동의어다. 누구든 인터라켄에 가는 목적이 융프라우니까.
한국인 관광객이 유달리 많았지만 여행 기록을 잠시 멈추고서, 이곳 관광 안내 살짝 해보련다.
하지만 상당 부분은 바로 전에 (45)편 기사에서 〈부기〉로 이미 소개한 부분과 중복이다.
융프라우는 기차역이 둘이라 동역과 서역이 있다.
등산열차는 동역(Interlaken Ost)에서 출발해 정상 바로 아래 융프라우요흐역(Jungfraujoch)까지 왕복한다. 철도는 중간 기점에서 2km 정도까지는 초원을 지나지만, 나머지 7km는 아이거와 묀히 두 산을 뚫은 터널을 통과한다.
다만 두 가지 루트가 있어서, 오른편은 라우터브룬넨(Lauterbrunnen)을 통과하고 왼편은 그린델발트(Grindelwald)를 통과하는데, 두 경우 다 중간 기점인 클라이네 샤이텍(Kleine Scheidegg)에서 만나서 종점 융프라우요흐역(3,454m)으로 향한다. 그 이전에, 어느 쪽을 택하든지 차창 밖으로 스위스 알프스 설경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가 있다.
얼른 보기엔 복잡해 보이나 현지에서는 관광 안내 등이 자세하므로 누구든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다.
혹시 순수 등산이나 트레킹이 목적이라면 아예 인터라켄 보다 그린델발트에서 숙박이 더 좋단다.
스위스의 산악철도는 바로 이 구간(클라네샤이텍~융프라우요흐)의 9.3Km를 두고 하는 말이다. 알프스의 고봉들을 구경하면서 오르내리는 등산열차 여행 구간이다. 융프라우 철도라 불리기도 하는 이 경로는 경사가 25도나 되어 아프트식 철도(톱니바퀴식)로 오른다. (약 50분 소요)
하지만 실제 유럽의 최고봉은 이곳 융프라우( 4,158m)가 아니라 제네바 인근에 몽블랑(4,807m, Montblanc)이다.
융프라우요흐역은 융프라우와 묀히 사이의 능선에 있다.
산상에서 읍내 같은 마을이라 여늬 도시처럼 쇼핑은 물론 각종 편의시설과 우체국까지 있어서 그림엽서도 보낼 수 있다. 유럽 정상(Top of Europe)이라 불릴 정도로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철도역이니, 주변은 만년설 천지라 한여름에도 겨울 스포츠를 즐긴다.
일반 관광객은 엘리베이터로 최고 지점인 ‘스핑크스 전망대'까지 올라간다.
빙하동굴을 지나 전망대에 들어가면 우리 컵라면(신라면)이 단연 세계인들에게 인기다. 어느덧 융프라우와 한국 컵라면은 동의어 비슷해졌다. 융프라우를 다녀온 세계인들은 누구나 설산의 정상에서 맛본 우리 라면을 기억한단다.
필자는 밖으로 나가 끝없는 평원 같은 알프스의 빙하도 잠시 걸어 봤다.
알레치 빙하(Aletsch Glacier)는 '융프라우의 어깨’란 의미로 융프라우 산악지역의 남쪽 계곡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긴 빙하로 무려 23Km나 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등산 열차를 타고 오르내리는 중에 백설의 능선을 걷고 있는 트레킹족들도 보이고 건너편은 아이거의 암벽이 눈보라 속에서 숭엄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아이거 북벽(Eiger North Fall)을 아시는지?
세상에서 모험에 도전하는 알피니스트들에겐 꿈의 등반 루트다. 저 암벽에선 수많은 산악인들이 희생되었다.
고수 산악인들에겐 실로 공포의 대상이자 동시에 꿈의 암벽 루트다.
세계는 등산 모험가들에게 3대 난코스가 있다.
그들이 바로 건너편의 아이거 북벽, 마터호른, 그랑 조라스 등으로 알프스의 3대 북벽으로 불린다.
모르긴 해도 '노스페이스'란 스포츠 브랜드의 원조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자야 실은 '파타고니아'의 묻지마 클라이언트(단골)다.
산악철도 차창에 기대어 설봉을 바라보다가 엉뚱하게도 일본 모험가 우에무라 나오미가 떠올랐다.
그는 물론 그랑조라스 북벽도 정복을 했다.
아울러 그가 말한 '극한에서 살아 남기'가 생각났다. 그게 바로 오늘 기록에서 첫머리를 인용한 이유다.
끊임없이 도전을 거듭했던 우에무라 나오미는 말했다.
'과정을 즐기고 열린 마음을 가지라'
설마 견강부회일까? 진실로 필자 같은 나그네들에게 필요한 철학일 테다.
학교 시절 우리 산악반 멤버들은 그를 잘 모르면 별나라 사람 취급이었다.
그는 165Cm 단신으로, 메이지 대학 농학부에 입학해 등산부에 가입했으나 첫 해외 원정에 누락되어 존재감을 잃게 되자 홀로 등산에 빠졌다. 그러다가 눈을 해외로 돌리고 주로 극한 세계의 험지 도전을 일삼았다.
《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는 그의 북극횡단 일기겸 수기다.
혼자 개썰매로 그린란드에서 출발해 북극점을 통과해 알라스카로 돌아온 1만 3천km의 모험길 이야기다. 그는 신의 도움 없으면 도저히 해낼 수 없을 것 같은 숱한 위기와 싸워서 이겨냈다.
안나란 썰매 개 중에 대장의 이름인데 알라스카의 빙판 지평선 넘어로 코츠뷰란 에스키모 마을의 불빛이 보이는 순간 리더개 안나를 끌어앉고서 "안나여 우리가 드디어 해냈다~!!" 웨친 감격이 그대로 책 이름이다.
그는 개썰매 북극권 단독횡단 외에도 일본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을 포함해 29세에 세계 최초로 5대륙의 최고봉에도 올랐다. 그 외에도 일본 열도 3,000km 종단, 아마존 강 6,000km를 뗏목으로 내려오기 등 탐험가로도 불가사의한 족적을 남겼다. 그러다 1984년 세계 최초로 북미의 최고봉 디날리(매킨리) 단독등정에 성공하고서 하산 중에 소식이 끊겼다.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그는 필자와 동갑 나이로 43세로 인생을 마감했다.
과연 그는 소중한 인생을 짧지만 굵다랗게 살다 갔다.
등산가란 산을 좋아하여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고 달리는 모두 산악인 또는 산객(山客)이다. 대개 등반을 전문적으로 일삼거나 주로 암벽이나 고소 등반을 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또 다른 말로는 전문 산악인이다.
도대체 디날리와 매킨리는 무슨 관계인가?
매킨리산은 미국 25대 대통령 매킨리가 자신의 이름으로 고쳐 부르게 했다가 오바마 대통령에 이르러 원주민이 불러 온 원래의 디날리('위대한 것' 또는 '높은곳')로 정착되었다.
한국 산악인 중에 에베레스트 최초 등반에 성공한 고 고상돈씨가 있다.
지금은 우리도 히말라야 14좌까지 정복을 해낸 등산가들이 있을 뿐만 아니라 특히 고 박영석씨는 남극점 북극점까지 정복했다. 덧붙이면 그분들은 하나같이 고상돈씨의 후배다.
하지만 고상돈씨 역시도 1979년 알라스카 매킨리산 정복에 성공하고서 하산 중에 실족 유명을 달리 했다 그는 한국인 최초 에베레스트 등정 성공(1977년) 그 2년 후에, 당시는 맥킨리에서 조난을 당한 거다.
모험이란 위험을 무릅쓰고 목표한 일에 도전하는 경우다. 꿈을 위해 산에서 생명을 던진 두 산악인은 모험가다.
분명 자기와 고독한 싸움을 이겨낸 경우들이요, 불가능한 목표를 위해서 신명을 바친 사람들이다. 역시 자신과 싸움에서 승리하는 경우란 아무나 도모하는 일은 아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들을 불세출의 영웅으로 존경한다.
불가능과 싸워서 이겨내기, 융프라우 구경길에서 배운 진리다.
스페인의 '프랑스길'을 완주해 내신 분들을 위한 기도처럼 일본 모험가를 소개해 본다.
다만 걷기 만하는 행자(行者)로서 우에무라씨를 거론한 이유는, 그가 극지 도전을 위해 수련했던 단련법 때문이다. 그는 험지 도전 중에 조난을 당할 경우 구조대가 당도할 때까지 살아 남는 단련을 거듭했다. 그런 중에 심지어 자기집 마당가 감나무에 매달려 식음(食飮)을 참고 한 달씩이나 버티기를 반복했다.
위대한 모험가와 비유란 크나큰 결례지만, 필자 역시 대륙횡단에 앞서 국토종단을 위해 유사한 훈련을 했다. 다만 다리 근육 보강 단련보다, 피지컬보다 멘탈 훈련을 거듭했다. 그게 마을과 사람이 드문 유럽에서 꼭 필요한 생존법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나먼 길에서 음식 참고 물 참는 의지란 그야말로 졸렬한 만용이다.
이 나이에 이르니 갖가지가 부작용으로 나타난다.
부디 말리고 싶다.
인터라켄은 스위스의 수도 베른 남쪽에 자리 잡았다. 단지 50 여Km에 불과하다.
동서로 펼쳐진 두 호수 중간이라 아레(Aare)강이 둘을 연결한다. 그러니 강은 이 동네의 한복판을 잠시 지나간다. 달리 말하자면 인터라켄은 내일 들어갈 베른의 시내를 관통하는 아레강의 상류 지역이다.
이곳 지명(Interlaken)은 독일어 Inter(중간 또는 가운데)와 Laken(호수들)을 결합한 이름이다. 로마 시대에 라틴어 Inter Lacus에서 유래했다.
두 호수란 어제 브뤼니크 고개에서 내려와 만난 브리엔츠호(Brienzersee)와 내일의 튠호(Thunersee)를 말한다. 두 호수 다 명칭은 각각 동쪽과 서쪽 끝에 있는 마을의 지명을 딴 모양이다.
둘은 길이를 합하면 근 백리길(40 여Km)이다. 베르너 오버란트의 웅장한 계곡 속에 기다랗게 늘어졌다.
호수들의 비주얼은 이미 지나온 (43)편에서 소개한 취리히호와 유사하다.
단지 험준한 산지 속이라 길어도 보다 협소해 보인다.
스위스의 대부분 호수는 알프스의 빙하 침식으로 형성된 계곡에 빙설수가 모여서 만들어진 경우들이다. 그러니 대개들 여기처럼 좁고 길 수 밖에, 지형학에선 이들을 성인(成因)상 빙하호라 부른다.
물론 지형학에선 호수의 종류를 성인, 수심, 면적, 형태, 수서 식물의 생존 여부까지 포함해 나눈다.
여기서 또 호수 지형학을 한 번 따져 볼까요? 전문적인 용어는 호소학(湖沼學)이다.
굳이 종류는 호(湖, Lake) 지(池, Pond) 택(澤, Swamp) 등 셋으로 구분된다.
우선 택이란 그저 늪지대 쯤이고, 호와 지의 보기는 속초의 영랑호 경주 안압지 같은 경우다.
그러나 중국 사람들은 호와 지 두 글자를 만들 때 호수의 모양(형태)을 중시했나 보다. 호란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모양이 둥그럴 때고 지란 모양이 네모든 송곳처럼 길든 각이 진 경우다.
굳이 중국말을 아는 척을 하자면 원자(圓者) 호(湖)요 방자(方者) 지(池)로 표현된다.
이는 강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하늘에서 내려다 보는 모양으로 강(江)과 하(河)로 구별하는 경우와 유사하다.
혹시 한국은 강은 많아도 하가 드문 이유가 궁금하지 않으셨는지?
강이란 발원지에서 바다까지 대체로 직선으로 흐르는 경우요 하란 중간에서 크게 굴곡진 경우다.
중국의 양쯔강과 황하를 연상하면 쉽사리 이해가 되시리라.
어쨋거나 스위스의 호수를 단순히 중국식으로 만따진다면 모든 호수는 전부 호가 아니라 지에 해당할 테다.
허나 우리 문화가 지난 날 제아무리 중국의 영향권에 있었더라도 오늘의 동북공정 등은 한참 아닌 거다.
☞ 부기~~~
♧♧ 스위스의 반더벡(Wqnderweg) 소개
(베르너 오버란트를 중심으로)
독일어 wandern과 wanderweg을 번역하면 산책 또는 산책로에 해당한다.
영어로는 hiking, trekking 혹은 walking tour쯤 될 테다.
스위스 사람들은 아름다운 알프스의 풍경만 즐기는 게 아니라 자연과 호흡하고 사람들과 만나는 여행을 즐기는 여가 생활이 주류를 이룬다. 그런 여가 생활의 바탕이 반더벡이다.
반더벡은 독특하고 특별히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서 다양한 형태로 이루져 호수, 계곡, 숲, 산 등 자연을 즐긴다.
스위스 국내는 그런 산책로가 무려 65,000km가 넘는단다.
이 나라의 총면적이 한국의 경기도와 경상도를 합친 정도니까, 반더벡이 생활 속에서 얼마나 큰 무게를 차지하는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그런 중에 베르너 오버란트(베른 주, 고지대)가 스위스 알프스의 아이콘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알프 비엔비(Alp-BnB. ch)라 불리는 여가 생활이 보편적이다.
사계절 하이킹, 가족 트레일, 고지대 트레일, 산악 하이킹, 정상 투어, 순환 하이킹, 여러 날 하이킹, 강 하이킹, 산악 목초지 하이킹, 농장, 오두막 하이킹 등 레포츠가 가장 아름다운 자연에서 행해진다.
베른을 포함한 베르너 오버란트는 인기가 많은 알프-비엔비 지역으로, Best of Switzerland로 알려져 있다.
숨막히는 전망, 인상적인 산악 세계,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반짝이는 호수를 자랑한다.
800개 이상의 호수를 안은 수많은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그림 같은 풍경은 스위스에서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장 다양한 지역 중 하나다.
그러니 트레커들에게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다.
스위스는 신이 주신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아름다운 알프스 산군을 자랑한다.
그런 중에 베르너 오버란트의 3대 명봉으로 대표되는 아이거(Eiger), 묀히(Mönch), 융프라우(Jungfrau) 등 명산들이 위압적인 자태를 자랑한다. 특히 융프라우 700m 바로 아래 융프라우요흐(Jungfraujoch)는 유럽 정상(Top of Europe)이라는 독특한 전망으로 깊은 인상을 준다.
아울러 튠 호수(Lake Thun)나 브리엔츠 호수(Lake Brienz)와 같은 수정처럼 맑은 호수는 상쾌한 수영을 즐길 수 있으며 알프스의 정통성과 전통 민속 축제는 영감을 주고 잊을 수 없는 순간을 선사한다.
하늘과 맞닿아 있는 듯한 정상들의 만년설, 곳곳에 숨은 듯한 명경지수처럼 청명하게 반짝이는 호수들은 트레커들과 레포츠를 즐기는 여행자들에겐 천국과 다름없다. 그 중에서도 매년 트레커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4,000m 급 알프스와 그린델발트, 라우터브루넨 등은 스위스 최고의 자연환경을 뽑내는 관광도시다.
베르너 오버란트 여행의 핵심은 알프스의 3대 명봉과 융프라우 지구를 포함해 아래 지도에서 보듯이 7개 지역으로 나뉘어져 있다.
베르너 오버란트 트레킹은 작은 산악기차와 케이블카를 타는 것으로 시작된다.
만년설로 덮힌 알프스의 영봉들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암봉들의 조화, 풀을 뜯는 소떼와 반짝이는 폭포가 만들어 내는 물보라와 같은 대자연의 풍경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다.
19 세기부터 명성을 유지 하고 있는 고급 산악 호텔들과 알프스의 전통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낭만적인 분위기의 샬레까지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수많은 매력 포인트들을 가지고 있는 베르너 오버란트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다면 부디 잊지 말고 걸어보아야 할 3가지 포인트 그린델발트, 아이거북벽, 쉴튼호른도 놓치지 말자.
① 천상의 화원 그린델발트(1,043m)는 봄철이면 노란 야생화가 화원을 이루고, 여름에는 푸른 초원이, 가을에는 울긋불긋 단풍이 장관을 연출하고, 겨울에는 알프스 설산의 웅대한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는 그린델발트.그린델발트는 라우터브루넨(Lauterbrunnen)과 함께 융푸라우요흐를 오르내리는 길목에 위치한 산악 마을이다.
야생화가 만발한 푸른 초원과 위용을 자랑하는 아이거 북벽(Eiger Nonrth Face 1,600m), 슈파르츠호르(Schwarzhorn 2,928m), 뢰티호른(Rotihorn 2,757m), 피르스트(First 2,168m)등 완만한 봉우리들이 조화를 이룬다. 겨울철이면 크고 작은 스키 슬로프가 그린델발트 주변에 조성되어 트레킹외에 또다른 생활체험을 즐길 수 있다.
그린델발트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닿을 수 있는 피르스트는 바크알프제(Bachalpsee) 호수를 볼 수 있는 트레킹코스의 출발점이다. 피르스트에서 바크알프제 까지는 오르는 길에는 아이거 북벽과 쌍벽을 이루는 베터호른의 위용과 푸른 들판에 피어난 야생화들이 이뤄내는 자연의 하모니는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할 것 이다.
② 아이거 북벽에 접근을 위해서 이용하는 융프라우 철도는 클라이네 샤이덱에서 유럽에서 가장높은 곳에 위치한 철도역 융프라우요흐까지 운행하는 산악철도를 타고 유럽에서 가장 높은 기차역인 융프라우요흐역에 다다르기 전, 세계에서 가장 웅장한 아이거의 봉우리의 북쪽 면 앞에서 잠시 멈춰 선다. 아이거 북벽은 1,600m에 이르며, 그 가파른 수직 절벽 때문에 전 세계의 저명한 등반가들이 앞 다투어 등반을 시도해 온 동경의 대상이다. 아이거 북벽이 주는 스릴과 고산지대를 체험하고 싶다면 아이거글래처 역에서 시작하는 루트를 추천한다.
2시간 여 동안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최고의 스릴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길을 따라 조금 오르다 보면 곧 아이거 북벽 바로 앞에 서게 되고, 오른쪽에는 등반가들을 보조하기 위해 설치된 다리들이 서 있다. 여기서부터 아이거 북벽 아래를 약 1시간 동안 걷게 되는데 융프라우 동쪽에 위치한 베터호른과 그로쎄 사이텍의 웅장한 풍경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다.
융프라우에서 풍경이 좋기로 소문난 33번 코스는 이미 많은 트레커들에게 알려진 곳으로 아이거 빙벽을 바라보며 트레킹 하기에 좋은 코스이다. 그룬트(Grund)역에서 약 40분간 장대한 풍경을 만끽하며 케이블카를 타고 맨리헨에 도착하면 이곳에서 부터 33번 코스가 시작된다. 이코스는 전체적으로 완만한 구간으로 큰 어려움 없이 소화할 수 있으며, 맨리헨에서 클라이네 샤이텍까지 산의 측면을 걷는 코스만 걸어도 아이거 북벽의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을 것이다.
③ 제임스본드도 반한 최고의 전망대 쉴트호른(Schilthorn, 2,970m)은, 영화 007시리즈 중 〈여왕폐하 대작전〉의 촬영장소로 더욱 유명하다. 쉴트호른은 융프라우요흐에 비해 관광명소로 개발되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곳 전망대에서는 3대 명봉(융프라우, 묀히, 아이거) 등 베르너 오버란트의 대부분의 고봉들을 조망 할 수 있기 때문에 트레커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영화 007시리즈의 촬영장소인 전망대에서부터 비르크까지 오르는 험난한 하이킹 코스는 트레커들에게 언제나 인기 만점인 코스이다.
쉴트호른은 융프라우요흐에 비해서 낮은 곳에 위치하고 있지만, 융프라우 트레킹 코스와는 또 다른 각도에 서 명봉들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색적인 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쉴트호른 트레킹을 선택한다면 200개가 넘는 봉우리가 내다보이는 근사한 파노라마 전망을 즐길 수 있으며 알멘트후벨 에서는 냉수치료법인 크나이프를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있으니 트레킹 후 지친 발의 피로를 풀어 보는 것도 좋다.
☞ 이상은 구글 기사에서 재구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