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쳐서,
모두가 얼어 죽을 듯했는데...
막내 동생이,
산에 다녀왔다며,
이런 사진으로 자랑을...
그래서,
나도 참지 못하고,
가장 추운 산을 찾아갔는데...
국립공원은,
겨울철 산불방지 기간이라,
입산이 통제되어 갈 수가 없고...
그래서,
서울 근교에 있는,
높은 산을 찾아 가는데...
버스가 멈춘 곳에서,
친구를 생각하며,
어묵 꼬치 한 개로 아침을 대신했고...
도착한 곳은,
오서산이 있는,
청소라는 동네입니다.
동네 이름이 청소지만,
마을은 깨끗하고,
평화롭게 보였고...
더구나,
마을 입구에는,
이제야 단풍이 물들고 있는,
엄청 큰 밤나무가 반겨 주었고...
산을 가기 위하여,
마을을 지나고 있는데...
날이 쌀쌀함에도 불구하고,
김장 준비에 여념이 없고...
살짝 거들어 주고,
막걸리 한 사발과,
보쌈 한점 얻어먹고 싶었는데...
이 마을은,
이름도 특이했지만,
정말 특이한 것이 있는데...
당풍나무가,
이제야 붉게 물들어 가고...
터가 좋아서 그런지,
아님 물이 졸아서 그런지 몰라도,
되게 신기했는데...
마을뿐만 아니라,
야산에는 단풍나무가 빼곡하고...
분명,
일부러 심은 것처럼 보이는데...
뭐 하려고 심었는지,
그것이 엄청 궁금했고...
마을을 지나서,
산으로 올라가는 길은,
임도가 잘 꾸며 있는데...
여기도,
다른 나무를 심기 위하여,
벌목을 해 놨고...
어째튼,
산행을 하기에는,
편해서 좋았고...
일본잎갈나무(낙엽송)도,
이제야 노랗게 물들고 있는 것이,
엄청 신기했고...
강원도 나무들은,
단풍이 아니라,
이미 동면 상태로 접어들었는데...
암튼,
2Km가 넘게 걸었는데,
아직도 임도는 끝이 없고...
정상까지,
2/3을 올랐는데,
이제야 등산로가 나타나네요..
걸어온 임도는,
어딘가를 향해서,
끝없이 이어지는데...
소중한 산을,
그냥 두고 봐도 좋은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등산로는,
시작하자마자,
엄청난 경사가 버티고 있고...
짧은 거리지만,
너무 힘들어서,
헉헉거리고 올랐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사진 한 장 없이 힘든 구간을 지나서,
올라온 길이라도 기억하려고 한 장... ㅎㅎ
단 한 번의 고개를 지나고,
첫 번째 봉우리에 도착을...
봉우리라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지만,
나름 조그만 정상석까지...
암튼,
여기까지 땀을 흘렸고,
나머지 구간은 럴럴하게...
맞은편 봉우리가,
엄청 높게 보이는데...
더구나,
오서산 정상은,
저길 지나고도 더 올라야 하는데...
그런데,
사진으로만 뾰족하게 보일 뿐,
실제 걷기에는 어렵지 않았고...
시루봉에서,
잠깐 걸었는데,
벌써 봉우리가 보이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산이 가깝게 보이다 보니,
엄청 가파른 구간처럼 보이는데...
주변 조망을 구경하면서,
천천히 오르다 보면,
10분도 안 걸려서 정상에 도착을...
지금부터,
두 개의 오서산을 지나고,
산을 내려가는 구간까지,
대부분 이런 보습입니다.
이래서,
오서산을 찾는 사람도 많고,
비박을 즐기는 사람도 많다고 하는데...
암튼,
오서산을 오르며,
안면도 방향을 바라보면서...
능선에 올라서,
올라온 방향을 바라보면...
멀리 보이는 비로봉까지,
경사가 완만할 뿐만 아니라,
걷기도 어렵지 않아 보이고...
단지,
딱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날이 너무 맑으니,
추워서 손이 엄청 시렸다는 것... ㅎㅎ
오서산의 능선은,
약 1.5Km 가까이 되는데...
능선이라서,
거의 평지처럼 이어지고...
영하 5도에 차가운 바람만 없었다면,
화창한 날씨를 즐기면서,
행복한 산행을 했을 텐데... ㅠ.ㅠ
정상에 거의 도착했는데,
바람이 잦아들자,
거의 봄기운이 느껴지고...
더구나,
꽃잎이 덜어진 억새풀도,
비로소 올곧은 자세로... ㅎㅎ
암튼,
바람이 멈추니,
비로소 억새가 보이고...
정상에는,
여러 방향에서 올라온 사람들로,
북적북적한 모습이고...
물론,
서울 근교의 산보다는 못하지만,
오서산 임을 감안하면,
산객은 결코 적지 않았고...
또한,
날이 점차 풀리면서,
찬바람도 잦아드니,
산행하기 정말 좋았고...
억새는,
모든 꽃잎이 떨어지고,
초라한 모습으로 우뚝 섰지만...
남아있는 꽃대는,
결코 초라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나긴 겨울바람을 견디며,
봄을 기다리는 모습이 눈에 선했고...
오서산은,
두 개의 정상이 있는데...
맞은편,
조그만 언덕이 두 번째 정상(??)입니다.
그런데,
뱀처럼 산을 휘감고 오르는 임도가,
산을 흉물처럼 만들어 놨고...
능선길은,
1Km가 넘지만,
워낙 편하고 쉽다 보니,
벌써 이렇게 많이 걸었고...
남은 구간은 1/3 정도인데,
너무 아쉬워서 자꾸 뒤돌아 보고...
암튼,
날씨가 도와줘서,
주변을 조망하며 여유롭게 걸었고...
바람은 완연하게 줄었고,
햇살은 점차 따스하게 내리쬐고...
마지막 잎새처럼,
억새 줄기에 매달린 꽃잎은,
애처롭게 달렸네요.
억새가 많아도 좋지만,
하나 남은 억새 꽃도,
나름 분위기가 좋네요.
올가을,
수많은 산객이 다녀가서,
포토존 근처는 속살을 드러냈고...
누군가 함께 와서,
저 자리를 즐겼으면 했지만...
지금은,
홀로 빈 공간을 즐기지만,
언젠가는 그럴 날이 왔으면...
햇살이 점차 강해지니,
철없는 진달래가,
당장이라도 꽃을 피울 듯...
꽃이 피려면,
3개월을 기다려야 하지만,
요즘 같은 날씨가 계속되면,
3주 후에는 활짝 필지도...
암튼,
길을 빨리 걷지 않으려고,
이런저런 나무와 얘기도 건넸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두 번째 정상석에 도착을...
사실은,
조금 전 정상이 오서산이고...
여기는,
서해의 낙조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오서산 전망대입니다.
전망대라서,
정상 부근에 넓은 공간도 있고...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즐기라고,
자세한 설명까지...
그래서,
나도 전망대에서,
주변을 둘러보는데...
바로 앞에는,
천수만으로 광천천이 흘러 들어가고...
발아래에는,
오래된 폐광에서,
젓갈들이 곰삭아 가고...
더구나,
여기에서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순간이 될 듯...
전망대를 지나서,
마지막 억새밭을 지나는데...
억새밭에,
홀로 자라는 소나무가,
유독 돋보이네요!!!
물론,
소나무 뒤로,
천수만과 안면도 멋진 모습이고...
아쉬워서,
가던 길을 멈추고,
마지막으로 억새와 시단을 보냈고...
대부분,
광천에서 출발하는 산객들은,
여기부터 억새 산행을 즐기지만...
나는,
여길 내려가서,
아차산을 둘러보려 합니다.
오서산을 내려가는 방법은,
사진처럼 정암사로 가는 방법과,
전망대에서 쉰질바위로 가는 방법이 있는데...
나는,
이 길을 내려가서,
정암사를 포기하고,
멀리 보이는 아차산으로 가려합니다.
왜냐면,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서,
예전에 들렀던 아차산에게 인사하려고...
발길은 산을 내려가지만,
마음속에는 아쉬움이 남아서,
자꾸만 뒤돌아 보게 되고...
오래전에,
여길 오르면서,
정말 힘든 산이라 생각했는데...
이전에는,
힘들다기보다,
아쉬움만 간직한 채 내려가네요!!!
이 철계단이 끝나면,
정암사로 가는 길과,
아차산으로 가는 길이 나뉘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여길 찾지 않고,
쉰질바위로 하산을 하는 듯...
참고로,
쉰질바위 구간은,
임도를 걸어야 해서 피하는 곳인데...
아차산으로 길을 잡았는데,
딱 10걸음 걷고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왜냐하면,
사람의 왕래가 전무하여,
등산로는 형체도 없는데...
여기저기에,
멧되지의 흔적만 남았고...
산행은,
멧돼지의 흔적을 따라서...
아니,
사람이 다녔던 곳을,
멧돼지들이 다님으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돼지의 뒤를 따랐고...
오서산은,
억새가 일품이지만,
아차산을 가는 길은,
소나무가 일품이고...
여름까지는,
사람이 다닌 관계로,
길의 형체가 조금은 남았는데...
나뭇잎이,
길을 모두 가려서,
발품을 여러 번 팔았고...
분명,
이 길이 등산로라고 생각했는데,
길이 아닌 멧돼지들 놀이터로 가는 길이었고... ㅎㅎ
어렵사리,
던목고개에 도착을...
여기서,
사진 속 임도를 따라서,
편하게 내려가야 했는데...
예전 추억만 생각하고,
아차산을 올랐는데...
오래된 기억에 의존해서,
아차산을 올라가는데...
등산로는 간데없고,
수풀만 무성합니다.
그나마 고마운 것은,
멧돼지의 흔적을 따라서,
등산로가 희미하게 보이고...
사진에는,
그냥 평범한 솔밭으로 보이지만...
울퉁불퉁한 솔잎들은,
멧돼지들의 파티 장소처럼 보이고...
그래도,
이러한 흔적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면서,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가는데...
조그만 바위에 올라서,
맞은편 오서산을 바라보니,
저곳이 한없이 그립기만...
저곳은,
사람도 많고,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 있었는데...
암튼,
맞은편 산을 바라보며,
물도 한 모금 마시며 흐르는 땀을 식혔고...
30분 남짓,
정말 힘들게 올라서,
아치산 정상에 도착했는데...
정상석은 고사하고,
수풀만 우거져 있고...
이런 모습을 확인하려고,
멧돼지들의 놀이터를 지나서,
험한 능선을 올랐습니다. ㅠ.ㅠ
오서산과는 다른 게,
아차산에는 소나무들이 엄청 많은데...
대부분의 소나무들은,
곧게 자라는데...
여기 소나무들은,
가지도 많을뿐더러,
삐뚤 거리며 자라고 있고...
서해안을 조망하는,
마지막 장소에 도착해서,
잠시 숨을 돌렸고...
산 아래 보이는 마을은,
토굴 젓갈로 엄청 유명한 장소인데...
이번에는,
시간도 없고,
하산 장소가 다른 곳이라,
여기서 눈요기만 했고...
내려가는 길도,
어슴푸레한 형체만 보고서,
숲길을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길에는,
가끔씩 다람쥐도 보이고,
산새들도 바스락거리며 먹을 것을 찾고 있고...
암튼,
아무도 찾지 않는,
조그만 시골산을 나 홀로 걸었고...
멀리 오서산이 보이는데,
맞은편 언덕에는,
아직도 단풍이 한창이고...
단풍은,
일본잎갈나무(낙엽송)인데,
노랗게 물든 모습이,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했고...
그런데,
산에 있는 토종 나무는 베고,
일본산 입갈나무를 잔뜩 심어 놨고...
마을 어귀에는,
커다란 참나무가(상수리나무),
아직도 노랗게 물들어 있고...
역시,
따뜻한 남쪽 나라는,
아직도 가을이 자리하고 있네요!!!
암튼,
산행을 마치고,
간단한 요기를 하려 하는데...
헉,
여기는,
이제야 단풍이...
산에는,
나뭇잎이 다 떨어졌지만...
겨울 추위가 한창인데,
아직도 노랗게 물든 당단풍을 보니,
나처럼 철없는 나무인 듯... ㅎㅎ
조그만,
마을 구판장에 들러,
국수와 막걸리를 주문했는데...
시원한 막걸리로,
입을 축이려 하는데,
주인아주머니가 고구마로 안주하라고...
더구나,
매콤한 김치와 함께하니,
막걸리는 절로 들어가고...
따뜻한 잔치국수는,
하루종일 허기진 나에게,
꿀맛처럼 느껴졌고...
암튼,
고춧가루 듬뿍 풀어서,
시원한 소주와 함께 후루룩... ㅎㅎ
한 시간 남짓 음식을 즐기고,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려 하는데...
오후 3시에 출발한 버스는,
고속도로가 제 집인 양 가질 못하고...
저녁 6시에 약속이 있는데,
발만 동동 구르면서 애를 태웠고...
참고로,
과도한 음주로 인해,
화장실이 급해서 발을 동동 구르지는 않았고... ㅎㅎ
3시에 광천을 출발했는데,
서울에는 7시에 도착을...
1차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2차에 합석해서,
시원한 맥주로 마무리를...
짧은 하루,
산에 다녀와서,
친구들 모임까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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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하루,
시원한 겨울 공기 마시고,
산에서 하루를 보냈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시원한 술로 함께했고...
이것이,
한주의 피로를 가시게 하는,
최고의 보약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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