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협정 위반하는 ‘을지 한미군사연습’ 중단하라/이장희

[김수영1]

광복 78주년을 맞이하여 이 땅의 민초들은 기쁘기보다 매우 우울하다. 외양으로는 광복이 되었다고 하지만, 대한민국은 일제 대신에 미국이 이 땅의 사람들의 정신과 살고 있는 이 강토를 정신적으로 국제법적으로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의 단초가 한미동맹이다.

바로 한미동맹을 기초로 시작되는 금년 8월 21일부터 31일까지 ‘을지 자유의 방패(UFS: Ulchi Freedom Schield)’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야외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된다. 합참 관계자는 국가총력전 수행 능력을 항상시킬 계획이라고 한다.

또 군당국은 이번 한미연합군사연습에 미국을 비롯한 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그리스, 이탈리아, 뉴질란드, 필리핀, 태국 등 10개 유엔사 참전국이 참가한다고 했다. 이번 연습을 계기로 한미동맹 뿐만 아니라 유엔사라는 한국전쟁 참전국 명단도 공개하여,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해 대북 압박에 나선다고 한다.

한미연합군사연습 기간 중 북한의 미사일 무력시위 등 반발이 예상되어, 한반도에는 우발적 무력 충돌의 전운이 심각하게 감돌고 있다.

한미연합군사연습은 본래 한미군사동맹을 기반으로 북한을 주적으로 상정, 공격형 전쟁 연습이다. 그것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8.15경축사에서 한반도 유사시 주일 유엔사 7개 후방기지의 역할을 높이 평가한 것과 일치한다. 그러나 한미동맹 및 유엔참전국 전력 제공을 중심으로 한 윤 정부의 한반도 평화구상은 ‘강 대 강’ 전략으로 한반도 평화를 더욱 위협한다. 오히려 이는 이 땅을 또다시 핵 전쟁 발발지로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

한미동맹이란 무엇인가? 동맹(alliance)이란 유사시에 공통적을 목표로 하는 군사적 동맹을 항상 전제로 한다. 윤 정부의 안보전략은 북한을 위협적 대상으로 전제한 뒤 한미동맹 및 한미일 안보협력을 통해 이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미동맹도 공통적이 제1차로 북한이고, 2차로 북한을 에워싼 중국과 러시아이다. 장기분단 70년 극복과 평화통일을 희망하는 한반도가 미국 중심의 패권 진영논리에 빠지는 것이 과연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다.

한미동맹이 있는 한 한미합동군사연습 강행, 특히 수십조의 미국 무기 강매가 계속 공세적으로 이어진다. 더구나 한미동맹 불평등구조 속에서는 미국 주도의 세계패권전략에 한국군이 늘 동원된다. 뿐만 아니다. 미군의 장기주둔으로 환경오염 등 미군기지 주변 주민들의 고통도 심각하다.

한미동맹이 지속되면 중국, 러시아, 북한을 상정한 미국의 동북아 패권 전략에 휘말려, 이들 국가와 본의 아니게 적대관계에 놓이게 된다. 미국의 비호아래 군사대국화 하는 일본의 한반도 재침락. 군국주의 부활 야욕 저지가 매우 힘들어진다.

한미합동군사연습은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명시한 한국 정전협정과 국제법에 위반된다. 우선 한국정전협정 제60조는 “정전협정 조인. 효력발생후 3개월내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 및 한국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협의할 것”이라고 명시했다. 1954년 제네바 평화회의 한국 의제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한국의 재통일이 었는데, 미국이 한국 관련 의제 자체를 거부하였다. 미국이 한반도 점령으로 인한 현 기득권을 잃기를 완강하게 거부했기 때문이다. 정전체제 70년이 지난 한반도에서 미군은 그 때와 똑같이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고 싶어한다.

또 한미합동군사연습은 국제무력충돌법의 대원칙 “무력위협 금지” 및 “무력사용 금지”라는 국제법상 강행규범(jus cogens)을 명시한 유엔헌장 제2조 4항, 무력의 사용 금지 및 무력의 위협 금지에 명백히 위반된다. 제2조 4항은 국제법상 강행규범이므로, 예외없이 모든 유엔회원국은 준수해야한다.

한미와 유엔사 참전국이 전개하는 군사연습은 북한을 무력으로 위협하는 것임에 분명하다.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의 군사적 대응은 유엔헌장 제51조에 의한 자위권 행사로 합법임을 주장할 수 있다.

또 한미합동군사훈련은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 수단 원칙을 명시한 UN헌장 제2조 3항을 위반한다. 모든 국제분쟁은 평화적 수단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역시 오랜 국제법의 강행규범이다. 한미는 북한 비핵화를 외교적 정치적 수단(협상), 사법적 수단(중재, 재판등)와 같은 평화적 해결 수단보다는 한미합동군사연습과 같은 무력위협 및 사용(힘의 사용 및 위협)으로 상대를 압박하여 해결하려고 한다.

미국이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를 원한다면 정전협정 60조와 UN헌장 제2조 3항 및 4항에 따라 미국을 포함한 모든 유엔 참전국은 철수하고,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수단에 의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서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는 미국이 과연 현실성없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실제로 원하는지 심히 의문이다. 또 대화는 배제하고 억지만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도 한반도에 정치군사적 긴장과 충돌을 불러오는 것은 자명하다.

정전협정 70년, 광복 78주년을 즈음하여 이 땅의 민초들은 평화롭고 자주적인 나라에 살고 싶다.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면, 남북관계는 적대관계도 종결되어 정상적 교류협력관계로 이어진다. 남북이 맺은 모든 동맹관계도 해소된다. 남북정상회담 합의도 쉽게 준수된다.

이 길이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안다. 힘들지만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한과 미국 그리고 국제사회를 설득시켜야 한다. 우리는 2005년 9.19 공동선언이라는 최고의 합의를 6자회담에서 한국이 주도적으로 성공시킨 소중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그 출구전략으로 동북아 다자평화회의와 동북아 비핵지대화를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동북아에는 공동안보와 신뢰구축을 위한 다자안보협력회의(CSCE: 유럽안보협력회의, 1975, 헬싱키선언)를 건설해야 한다. 한반도 비핵화를 기반으로 한 동븍아 비핵지대화를 통해 일본의 핵무장을 저지하고, 미국, 러시아, 중국 등 핵보유국들의 핵도 역내에서는 제거된다.

그런데 한반도 현실은 녹녹하지 않다. 바로 내일 8.18 미국 캠프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3국 연합군사훈련을 해마다 실시하기로 합의할 악재가 보인다. 역사문제 등으로 일정 수준 제한됐던 한일군사협력도 급물살을 탈 것 같다. 8.18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자위대 연합훈련을 매년 실시하는데 의견일치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을지자유방패 한미연합군사훈련⸱워싱턴 한미일 정상회의 모두 중국, 북한, 러시아 겨냥한 미국중심의 신냉전주의⸱패권주의 카르텔 구성을 더욱 강화시킨다. 이번 을지 지유의 방패 한미연합군사훈련은 한일군사동맹, 한미일군사동맹, 미국의 동아시아 패권 강화를 통해 평화롭고 자주적인 한반도를 만드는데 큰 걸림돌이 된다. 더구나 한미연합군사연습은 정전협정 및 국제법 위반이다.

그래서 우리 시민사회는 윤석열 정부가 이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불참할 것과 향후 계속 반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