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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기가 되는 고전 읽기
질문만으로도 나아지는 삶
저자(글) 김훈종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했다.
어릴 적부터 먹을 갈아 화선지에 붓으로 써가며 〈천자문〉과 〈명심보감〉을 외웠고, 한글 반 한자 반 신문을 옥편 찾아가며 읽었다. 이미 윈도95가 전 세계를 휩쓸던 시절에도 대학에서 〈맹자〉 원문을 한 땀 한 땀 필사하며 익혔다. 정이 떨어질 법도 하지만 삶의 굽이굽이마다 고전을 읽었고, 큰 힘을 얻었다.
이제는 어떻게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고전의 맛은 무엇인지 조금 알 것 같아, 그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팟캐스트 〈씨네타운 나인틴〉을 공동 진행하고 있으며, 라디오 PD로 여러 프로그램을 거쳐 현재는 SBS 러브FM 〈허지웅쇼〉를 연출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어쩐지 고전이 읽고 싶더라니≫, ≪서울대 아빠식 문해력 독서법≫, ≪빨간 책≫, ≪뭐라도 될 줄 알았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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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해야 백년 인생
바로 오늘, 감정을 들여다보는 공부가 필요한 이유
≪논어로 여는 아침≫은 고전을 처음 접하는 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전의 한 부분과 저자의 해설이 이야기 형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고전을 아침에 공부하여 마음가짐을 단정히 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이 있지만, 어렵지 않도록 대중적인 눈높에 맞춰 편안하게 쓰고 있고, 문장 자체는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표현하고 있어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논어로 여는 아침≫중 삶을 지혜로 살찌워 줄만한 내용들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P1.
어버이를 사랑하는 사람은 감히 남을 미워하지 않고,
어버이를 공경하는 사람은 감히 남을 업신여기지 않으니,
어버이를 섬기는 데 사랑과 공경을 다하면,
덕이 온 사람에게 미쳐서 세상의 본보기가 될 것이다.
결국 부모님에게 해드릴 수 있는 가장 큰 효는 내 주변 사람들과 어우렁더우렁 잘 지내는 것이다. 우리네 장삼이사는 누군가를 미워하며 자신의 시간을 허비한다.
나에게 주어진 삶을 온전히 만끽하는 데 집중해도 모자란 인생이다.
기껏해야 백 년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업신여기지 않고 살아가는 것은 곧 자신의 시간을 온전히 자신만의 것으로 만드는 숭고한 작업이다. 그것을 한 마디로 우리는 실존이라 칭한다.
나의 삶을 나의 지휘에 맡기고 나만의 박자에 맞춰 걸어갈 수 있게 몰두하는 것, 그것이 바로 행복의 열쇠다.
EP2.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얻는 것이 없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게 된다.
◆〈논어論語〉
어떻게 공부를 그토록 잘하느냐는 세인들의 시샘 어린 질문에, 율곡은 아홉 가지 비결을 전한다.
뜻을 세운다, 자신의 기질을 바로잡는다, 잘못된 습관을 버린다, 절박한 심정으로 공부한다 등등 “교과서 위주로 예습, 복습을 철저히 했어요” 따위의 수능만점자 입에서 나올 법한 입에 발린 비결이 나열되어 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네 번째 비결 구용구사九容九思다. 구용구사는 공자가 강조하는 아홉 가지 바른 몸가짐과 생각을 뜻한다.
볼 때는 바르게 보려고 하고,
들을 때는 분별 있게 들으려고 하고,
남을 대할 때는 얼굴빛을 온화하게 하고,
몸가짐은 공손하게 하고,
말을 할 때는 진실되게 하고,
어른을 섬길 때는 공경의 마음으로 하고,
의심이 나면 물어서 깨닫고,
분하고 화나도 참고,
이익을 보면 옳고 그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 〈논어論語〉 계씨季氏
율곡이 강조한 구용구사 가운데, ‘의심이 나면 물어서 깨닫고’라는 일곱 번째 구절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학문하는 사람에게는 의문이 들 때 주저 없이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군자에게는 아홉 가지 지켜야 할 덕목이 있다고 역설한 공자의 말씀을 율곡이 다시 한번 강조하는 이유는 뭘까.
율곡 역시 사유의 중요성을 깊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방향성을 잃은 채 맹목적으로 전진하는 배움이 얼마나 부질없고 의미 없는지 체득하고 있었다.
EP3.
임금 앞에서 신하가 유학儒學과 관련된 주제에 관해 강의하는 것을 경연經筵이라고 한다. 그 경연 자리에서 퇴계는 이제 갓 임금의 자리에 오른 열일곱 살짜리 임금, 선조에게 ‘항룡유회亢龍有悔’라는 괘를 설명한다.
“만약 임금이 어진 이를 홀대하고 자신만 성인聖人인 체하거나, 오직 자신만 지혜롭다고 생각하며 세상을 마음대로 주무르려 하고, 아랫사람에게 자신을 낮추려는 의지가 없다면, 재앙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임금께서 이 점을 아신다면, 큰 허물은 없게 될 것입니다.”
〈주역〉에서는 인간의 처지를 잠룡潛龍, 현룡見龍, 척룡惕龍, 약룡躍龍, 비룡飛龍, 항룡亢龍에 빗대어 설명한다.
정치 뉴스에서 ‘대권잠룡’이란 표현을 자주 사용하기 때문에, 여섯 용 가운데 잠룡은 낯익을 것이다.
물에 잠겨 숨어 있는 상태를 일컬어 잠룡, 물속에서 비축한 힘으로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오면 현룡, 밖으로 나와 시기와 질투를 받다가 조심하고 두려워하는 상태가 척룡, 하늘로 솟았다가 다시 물에 잠기면 약룡, 하늘 높이 날아오르면 비룡이라 일컫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늘 끝까지 올라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으면 그것이 바로 항룡이다.
잠룡부터 항룡까지 순서대로 처지가 나아짐을 의미하니, 항룡은 최고의 경지에 다다른 상태를 뜻한다. 항룡유회亢龍有悔. 하늘 끝까지 올라가서 내려올 줄 모르는 용은 반드시 후회한다. 퇴계는 이제 막 국정을 시작하는 어린 임금에게 겸손이란 덕목을 가르치려고 항룡을 언급한 것이다. 국정에 임하는 어린 임금에게 무엇보다 겸손할 것을 주문하는 늙은 신하의 충정이다.
지난 2020년 퇴계 서거 450주기를 기리는 행사가 안동에서 열렸다. 국학진흥원은 그의 삶을 다음과 같이 조명하려 한다고 행사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행사 주제는 퇴계가 세상을 떠나기 하루 전, 마지막으로 스승을 뵙고 나온 제자들이 〈주역〉을 통해 얻은 겸괘謙卦에서 따왔습니다.” 평생 공경과 겸손으로 자신을 완성한 학자에게 바치는 괘는 결국 겸괘였다.
EP4.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사상가인 레프 톨스토이는 ‘인간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인간이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재화의 양을 묻는 것이자, 욕망의 한계를 가늠해보는 잣대이기도 하다. 〈세 가지 질문〉이란 단편 소설에서 그는 노골적으로 우리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세 가지 질문을 제시한다.
첫째,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둘째,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톨스토이는 늘 스스로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졌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 노력했다. 그의 작품에는 나름의 해답이 담겨 있다.
문학가로서 톨스토이가 받은 수많은 상찬보다 나를 더욱 깊이 울리는 대목은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의 평가다. “이 세상에서 단 한 권의 책만 가지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톨스토이의 《인생독본》을 선택할 것이다.” 솔제니친은 인생을 향해 제대로 질문할 줄 아는 자, 톨스토이의 모습에 자신의 경의와 흠모를 바쳤다.
톨스토이가 인간과 세계를 탐구하여 얻은 지혜를 집대성한 책이 《인생독본》이다. 톨스토이는 《인생독본》에서 여러 차례 공자의 말씀을 인용한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다음과 같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듯이 남을 존중하며,
남이 자신에게 해주기 원하는 바를 남에게 해줄 수 있다면,
그는 사랑을 아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이 세상에 그 이상의 것은 없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직설적 제목의 소설에서 톨스토이는 주인공의 입을 빌려 이렇게 말한다. “모든 사람은 자신에 대한 걱정이 아닌, 사랑으로 살아간다.” 〈주역〉은 미래를 걱정하고 예단하는 책이 아니라, 늘 겸양의 자세로 우리 주변의 이웃을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일깨우는 경전이다.
EP5.
첫째, 책이 익숙해지도록 반복하여 읽는다.
둘째, 책의 내용과 다른 관점을 비교하며 읽는다.
셋째, 책을 읽다가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스스로 해결하며 읽되, 확신하지 말고 조심한다.
넷째, 독서하다 잘못된 내용이라고 판단하면 걸러서 읽되, 자신의 생각만 옳다고 독선에 빠지지 말라.
이덕무가 강조하는 독서 습관 가운데 으뜸은 역시나 반복反復이다.
공자 역시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학이시습지 불역열호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고 힘주어 말한다. 여기서의 방점은 ‘습’에 찍힌다.
익힐 습習을 파자하면 깃 우羽와 일백 백白이지만, 본디 처음에는 깃 우羽와 스스로 자自인데 훗날 변형된 것이다. 알에서 깨어난 어린 새가 날갯짓을 연습하여 스스로 날 수 있게 성장한 모습에서 착안한 글자다.
수천 번 아니 수만 번의 날갯짓을 통해 앙상하고 가녀린 날갯죽지가 창공을 휘젓는 튼실한 날개로 변모하는 과정을 상상해보라.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내가 스며들어 있을까. 배움에는 바로 그런 ‘익힘’의 담금질이 필요하다. 그 아름다운 성장에는 더디지만 힘 있는 발걸음이 느껴진다.
다산이 초의선사에게 써준 글에는 배우는 사람이 갖춰야 할 덕목을 명시하고 있다. ‘배움을 위해 필요한 세 가지는 혜慧, 근勤, 적寂이다.’ 초의선사가 주목하는 세 가지는 지혜, 근면 그리고 고요를 의미한다. 다산은 지혜로움이 없으면 굳센 것을 뚫지 못하고, 부지런하지 못하면 힘을 쌓을 수 없으며, 고요함이 결여되면 정밀해질 수 없음을 강조한다.
EP6.
송나라의 학자 진원정陳元靚은 진정한 벗을 만나기 어렵다는 진실을 이렇게 표현한다.
“길이 멀어야 말의 힘을 알고,
세월이 오래 지나야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는 비바람 몰아치는 제주의 유배지에서 오랜 세월 동안 고난을 겪었다. 덕분에 그는 진정한 벗이 누구인지 가늠하게 되었다. 몇 해 전, 한 독지가가 〈세한도歲寒圖〉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해 화제가 되었다. 〈세한도〉는 추사가 자신의 제자 이상적李尙迪에게 그려준 그림이다. 그림도 유명하거니와, 꽤나 긴 추사의 발문跋文이 압권이다.
공자가 말했다.
“날씨가 일 년 중 가장 추워진 연후에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늦게 시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나무와 잣나무는 사철을 통해 늘 잎이 지지 않는 존재다. 엄동이 되기 이전에도 똑같은 소나무와 잣나무요, 엄동이 된 이후에도 변함없는
잣나무다. 그런데 성인께서는 유달리 엄동이 된 이후에 그것을 칭찬했다.
지금 그대가 나를 대하는 것을 보면, 내가 공경을 겪기 전에 더 잘 대해주지도 않았고 곤경에 처한 후에 더 소홀히 대해주지도 않는다. 내가 곤경에 처하기 이전에 그대는 칭찬할 만한 것이 없겠지만, 내가 곤경에 처한 이후의 그대는 역시 성인으로부터 칭찬을 들을 만하도다.
◆ <세한도> 발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새도>나 안견의 <몽유도원도>와 비교하자면, <세한도>는 그저 평범한 그림이다. 아니, 평범함을 넘어 일견 조악해 보이기까지 한다. 얼핏 보면 그림에 문외한인 나도 그릴 수 있겠는데, 라고 착각 할 정도로 붓놀림이 단조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후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이유는 <세한도>에 담긴 사연과 발문 때문이다. 훌륭한 문인화란 어떠해야 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그림이기도 하다. <세한도>는 추사가 자신의 제자 이상적에게 그려준 그림이다. 그림도 유명하거니와, 꽤나 긴 추사의 발문이 압권이다.
이상적은 스승의 지적 목마름을 십분 이해했고, 세상의 눈초리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열두번이나 청나라에 다녀온 출중한 역관이었는데, 청나라에서 어렵사리 구한 만학집, 대운산방문고, 황조경세문편 등 수백 권의 책을 제주로 내려보냈다. 지금이야 중국 물건 하나 제주로 보내는 것이 일도 아니지만, 당시 여건에서 수십권의 책을 제주까지 실어보내는 일은 여간 수고로운 일이 아니었다. 추사는 제주에서도 궁벽하기로 손에 꼽는 대정 땅 가시 울타리 안에서, 이상적이 보내준 귀한 서적을 읽고 또 읽었다.
EP7.
초나라 왕이 대부 두 명을 보내, 낚시를 하고 있던 장자에게 중책을 맡기고 싶다고 전했다. 장자는 낚싯대를 쥔 채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듣기로는 초나라에는 신령스런 거북이 있어서 죽은 지 삼천 년이나 지났는데, 왕께서 이 거북을 헝겊에 싸서 상자에 넣고 묘당 위에 모셔놓았다고 하더군요. 이 거북은 죽어 뼈를 남긴 채 귀한 대접 받기를 원했을까요? 아니면, 살아서 진흙탕속에서 꼬리를 끌며 다니기를 바랐을까요?"
두 대부가 답했다.
"당연히 살아서 진흙탕 속에서 꼬리를 끌며 다니기를 바랐겠지요."
이에 장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어서 돌아가십시오. 나 역시 진흙탕 속에서 꼬리를 끌면서 살고 싶습니다."
◆ <장자> 추수
'꼬리를 진흙 속에 끌고 다닌다'는 뜻의 사자성어 예미도중(曳尾塗中)의 출전이다.
<사기>, <장자> 등 다양한 문헌에서 공통적으로 살펴볼 수 있듯이, 장자는 어느 곳에서 누구를 만나든 삶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돈이나 명예 혹은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정의감보다, 장자는 삶 그 자체의 오롯한 가치를 훨씬 귀하게 여겼다. 죽음을 위한 연습으로 그가 택한 방식은 생의 유한성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실존이 선물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이다.
EP8.
<장자>에는 '수레바퀴 자국 괸 물에 사는 '붕어' 이야기가 나온다. 학철부어(涸轍鮒魚). 몹시 옹색한 처지를 이르는 사자성어다. 장자는 끼니를 잇기 어려운 지경에 처하자, 감하후를 찾아 간다. 장자의 딱한 사정을 다 듣고 감하후는 말한다. "내 식읍에서 며칠 있으면 세금이 올라올 것이오. 그때 까서 내가 삼백 금을 빌려주리다."
당장 끼니 이을 곡식도 빌려주지 않으며 공수표를 날리는 감하후의 위선에, 장자는 이렇게 대꾸한다.
내가 이곳으로 돈과 곡식을 빌리러 오는 길에 누가 이보시오, 하고 부르더군요. 가까이 가보니 수레바퀴 자국에 물이 고여 있었고 붕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내가 왜 불렀냐고 묻자, 붕어가 답했습니다.
'지금 목이 말라 죽을 것 같으니, 부디 물 한 바가지만 부어주시오.;
그래서 내가 말했습니다.
'내가 며칠 후, 오나라와 월나라로 유세를 떠나오. 그때 서강을 지나가게 되면 강물을 터서 이리로 보내주겠소.'
그러자 붕어가 이렇게 대거를 하더군요.
'내가 지금 말라 죽게 생겼는데 며칠 후 강물을 대주면 그게 무슨 소용이란 말이오. 그때쯤이면 건어물 가게에서 나를 찾는 편이 빠를 것이오.'
◆ <장자> 잡편
세상사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공감 능력이다. 타인의 부러질 듯 위급한 상항을 마치 내 처지인 양 공감해줄 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소통을 이뤄낼 수 있다.
EP9.
지나간 일을 되새길 때 흔히 '복기(復棋)한다'라고 표현한다. 한 번 두고 난 바둑을 비평하기 위해, 그대로 다시 두는 것을 의미하는 바둑용어다.
복기의 핵심은 스슬 자신을 돌아보는 데 있다. 그저 지나간 일을 되새김질하는 것은 쓸데 없는 후회와 미련을 낳을 뿐이다. 모든 일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구하고, 일이 이루어진 한 단계, 한 단계의 인과를 세밀히 들여다보는 것이 진정한 복기다.
복기가 신세한탄이나 '남 탓 타령'으로 흐르지 않으려면 뼈를 깎는 심정으로 스스로 성찰해야 한다.
윗자리에 있으면서 아랫사람을 업신여기지 않고,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을 당겨 잡지 않는다.
자신을 바로잡고 남에게서 이유를 찾지 않으면 원망하는 마음도 없으니,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아래로는 남을 탓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편안하게 천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위험을 무릎쓰며 요행을 바란다.
공자는 말했다.
"활쏘기는 군자의 태도와 닮아 있다. 과녁의 한가운데를 맞추지 못하면 돌아보아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다."
◆ <중용中庸>
노자는 <도덕경>에서 이렇게 말한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 성기고 엉성한 듯해도 결코 놓치는 법이 없다."
또한 한비자는 말한다. "비리는 이치를 당하지 못하고, 이치는 법을 당하지 못하고, 법은 권력을 이기지 못하고, 권력은 하늘을 이기지 못한다."
도가, 법가, 유가 공히 하늘의 뜻을 어겨서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잘못을 되돌릴 수 없다고 역설한다.
세상살이에 잘못이 없을 수는 없다. 무결점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구나 실수도 하고 못난 짓도 저지른다. 하지만 정도를 넘어서 하늘의 도리마저 저버린다면, 복기하고 잘못을 바로잡기가 어려워진다. 당장 눈앞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큰 그림에 어긋남은 없는지 늘 살펴 행마를 해야 하는 이유다.
승패보다 중요한 것이 복기다.
철저한 성찰 없이는
온전히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내딛을 수 없다.
살면서 느끼는 것은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살면서 저지르는 잘못은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복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행자라면 철저한 성찰없이는 온전히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내딛을 수 없다는데 큰 공감이 듭니다.
위에 책에서 발췌한 <논어로 여는 아침>은 제 삶을 되돌아보도록 비춰주는 후레쉬같은 내용들을 위주로 발췌하였습니다.
스스로 성찰해보고자 하는 내용들입니다.
오늘 하루도 성찰과 감사의 하루를 보내겠습니다.
행복하고 평안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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