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을 되돌려 되짚어보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만....
나는요,
아침 일찍부터 이런 저런 딴 볼 일이 자꾸만 늘어진 이유로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을 넘겨 도착했지요.
중간에 가는 길에 [유니]언니에게
나의 늦음을 신고했더니,
언니 또한 나와 비슷한 시간일꺼라고 하길래,
아~ 나만이 지각이 아니어서 참 다행이구나 싶었지요.
삼성역 1번 출구라~
쭈욱 걸어가다보면, 여기쯤일텐데~
생각보다 혼잡한 거리를 지나,
가로수 잎에 살짝 가려진 헌혈원이 보이더군요.
늦은 시간을 조금이라도 어찌 당겨볼까싶어
빠른 걸음을 걸어왔던지라,
유리문을 빼꼼히 밀고 들어서는데
가슴이 어찌나 벌렁거리던지요.
문을 다 열어젖히기도 전에
몇몇 익숙한 얼굴들이 보이더군요.
특히나,
유독 뻘건색 의상에 집착하는 사람, 튄언니...
그리고 언제봐도 따스한 미숙언니...
이미 헌혈진행중인 반가운 구름이...
미리들 제시간에 다녀간 분들은
모처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며,
누가누가 퇴짜를 맞았다는 얘기며,
누가누가 더 올꺼라는 얘기들을 들으며
나는 일단 혈압부터 쟀드랬어요.
그런데,
역시나..
빠른 걸음으로 달려온탓인지
혈압이 급격히 상승한 나머지 일차 퇴각을 명받았지요.
아~
안되는데..
이미 그 이후에 예정된, 나의 또다른 약속시간까지
내게 남은 여유가 없으니,
일단 생수 한 모금으로
마른 목을 축이고, 재시도에 들어갔지요.
그런 와중에
간밤에 꺼내본 문제의 뻘건 민우사진이 떠오르는건 또 무언지...
그런데
귀신같이 튄여사는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너..민우생각 그만해..이럽니다.
에구...
아~
이젠 정상이라네요.
혈액농도를 체크하자네요.
손가락 끝마디가 찔끔 아프더군요.
정상이랍디다.
내 생각엔, 다소 싱거울듯도 하던데...
그리고나서
편안한 간이침대에 드러누웠지요.
싱싱한 팔뚝을 멀건히 내밀고서는..
누런 고무줄을 칭칭 동여매고서는,
가느다란 바늘 하나가 어느새 쿡~ 들어오네요.
무심히 찔러대는 간호사님은 익숙한 일이겠지만,
처음으로 당하는 나는 어찌나 낯선 경험인지요.
끝날때까지 잼잼~을 하라는데
그 와중에도 손가락 끝이 찌릿찌릿 저리는 통에
약간의 긴장상태가 두려워지기 시작!
..언니~ 나 아플라고 그래!..
의자에 앉아있는 튄언니에게 어리광을 떱니다.
그때,
역시나 아름다운 미소를 잊지않는 유니언니가 들어왔지요.
..언니~ 으흐윽~~
반가움에 유니언니에게도 어리광을 떱니다.
어리광이 약발이 돋았는지
헌혈이 끝났다는 말이 믿겨지지 않을정도로
쓰윽~
고무줄이 튕겨나가고
사각의 누런 반창고가 붙여지더군요.
에구..
그런데 차마 보지 말것을..
내 몸의 혈류를 막 지나온,
나의 뻘건 그것이 자그만한 팩으로 만들어져서 한 번 출렁거리더니
박스안으로 던져집니다.
방금전 까지도 나를 지탱케했던
온전히 나만의 그것과 이별을 했지요.
감격스러움과 대견함과 생소함의 뒤범벅으로...
그런데,
큭큭~
유니언니는 혈액농도에서 철분결핍으로 퇴짜를 당하고 있었네요.
아~
우리들의 그 철없음이란~
나는 당당하게 헌혈증을 받았지요.
받자마자
옆에 있던 윤경희여사에게 건냈지요.
이름난에는 룰루랄라가 아닌,
나의 본명이 있더군요.
이름이야 어떻든,
나의 따끈한, 한 팩의 혈액이
부디 그 누군가에게 작으나마 힘이 되기를~ 싶었습니다.
자~
이젠 내게 남은 시간이 고작 30여분 정도..
나는 그래도 인사라도 나눌참으로
튄여사 뒤를 따라
문제의 양은냄비비빔밥을 먹고 있는 언니ㅡ동생들을 보러갑니다.
등나무집으로..
와인숙성돼지고기로 유명한 집..
우리들의 그녀들은 경제적인 이유가 절대 아니겠지만,
그나마 영양가 고루 계산될
그 비빔밥에 열중이더군요.
.
.
.
이후,
..저 왔어요!..
..어여와!..
..누구야요?..영양가없는 사람!..
..으흐흐흐..
.
.
.
이후,
나는 연신 시계를 보며
일어날 수 밖에 없었지요.
아무도 내게 물조차 따라주지 않는 그곳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는지도..
그때,
네....
펄갱언니가 스르르~ 무너집니다.
그때,
네....
이미 룰루는 뒤돌아 나가고 있는 상태였지요.
그때,
네....
나는 그저 언니가 잠시 쇼크상태일줄 알고
나의 바쁨을 무기삼아 그냥
문 주위에 있었던 몇몇 얼굴들에게
다음을 기약하며
그렇게
나오고 말았지요.
에구..
어쨌든 나의 무심함이 죄!
.
.
.
나 홀로 돌아오는 길..
나 홀로 다른 만남을 위한 약속장소로 향하는 길..
외롭기도 하고,
뜨겁기도 하고,
가슴속 저 깊은 곳에 싸~하니
아픔인듯, 기쁨인듯,
여러가지 생각들로 잠시 알듯말듯 졸음이 밀려왔지요.
삼성역에서 신촌까지 오는 길에
나는 잠도 아닌, 꿈도 아닌,
야릇한 기분 그대로 였습니다!
.
.
.
그리고..
그 시간 이후는
여러 이야기들을 꿰매본 결과,
네....
연약한듯해도 무서울정도로 침착한, 내실있는 우리의 joo언니의 활약이 있었고,
구박하면서도 넘치는 애정을 발휘한 튄여사도 있었고,
바늘찾아온 춘향이님도 있었고,
이리저리 찔러준 사라짱언니도 있었고,
옆에서들 한 마음을 모아준 기타 여러분들도 있었고....
여기까지가
내가 알 수 있는 현장상황이지요.
아~
그리고 빠진게 있네요.
오늘,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꼽으라면,
감동의 열탕과 도가니탕을 가능케했던
아름답디 아름다운,
오늘 그 자리, 그 시간을 빛나게 해준 모든 분들,
바로
여러분!
당신이라는 것!
그리고
멀리, 토론토에서
가장 뜨거운 마음임에도
뜨거움을 함께하지 못해 어쩌면 가장 외로웠을 사람,
설희언니~
언니의 그 어떤 피보다도 찐하디 찐한 사랑을
우리가 모르지 않지요.
사랑합니다!
[우리 노래]...유진...The Best...무조건, 그저, 최고라니깐요~~
첫댓글 고마워....승연아....사랑해......눈물이..보이지???
대략 꿰맞췄는데 잘혔어...땅큐가 베리마치란다...
클라언니....참네..내 XX 기에 숱느는거 언니책임이야.... 울다가 웃다가 이거이 뭐냐구 ~~ 암튼간에...
ㅋㅋㅋㅋㅋ 설희야 팔월에 보자구...책임질께. 군데 룰루가 유령이다....재주도 좋다...
글쎄~ 언니의 눈물이 보여야 하는데 볼 수 없는 까닭은 아마도 내 눈에 드디어 잠이 오고 있어서인지....
그래 나 룰루 피 봤다.헤헤....물한모금도 안먹여 보내서 ...은근히 걱정 많이 했어 펄갱이 처럼 전철타구 가다가 뭔일내는건 아닌쥐 살이라믄 귀경도 할수없는 몸뚱아리에서 구엽게 잼잼하던 모습이 생각나서리....장하다 룰루...설희야 목마르지?...기다려 봐...미라클 얼른 자..
멋진 언니...언니 최고!!^^근데 많이 미안해진다...피도 안 뺀 주제에 언니한테..물한잔도 안줬다니...죽을죄를 지었으나..사면해주시와요~피곤한 하루였을텐데..푹 주무세요..사랑해요!
다른이보다 유난히 룰루피가 진하두만..아마 간밤의 삐른 민우를 본 탓일께야..
이제부터 한푼이라도 아껴야 되는 목적아래 우리는 문제의 양푼비빔밥으로 낙점했다눈..그래도 맛보다도 재미나는 그릇에 잼나게 먹었다눈....그리고 걱정한 마음 알까....
오늘 모인 의의를 생각해서리 비싼 점심은 절대로 안된다는 점니의 엄명에 싸고도 맛있고도 넓고도 향수를 느끼게하는 문제의 비빔밥집을 찾으러 다니는 길도 재미잇는 추억이 될 것 같네.. 경황이 없어서리 물도 한잔 안먹고 보냈단 말이쥐? 320밀리는 먹여야 했는데...
이젠 피는 잊어뿌리고 내는 그 문제의 비빕밥이 묵고잡다.....읔~~~돌맹이다!!!====3=3=3=3
그 와중에 전 점심 못 먹은게 서러웠습니다 나중에 튄언니꺼 뺏어먹었지만...
룰루가 느낀 모든것들 피 한방울 못 뽑은 나도 공감 하면서....거기에 있어서 님들을 보고 어울리고...캄사합니다....
헌혈을 열심히한 룰루 고맙고 기쁘고 그런데 님을 못 봤군요 보고 싶었었는데 다음에 볼 날이 있겠지요?
어찌 내가 그런 미스테이크를 저질렀는지..여기 물 좀 드세여...주주룩....캬~
나두 너의 본명을 알고 있쥐...볼건 다 보고 갔네 구럼 내 바지에 묻은 펄갱의 그것도 봤냐 ^^ 물한잔도 못준건 미안하다 술이였다면 벌써 한잔 먹였을건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