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덕군의 명소! 구돈시장을 위해 힘쓰기로 결정하신 귀하께
감사의 말씀부터 드립니다.
저희 구돈시장은 1987년 저희 마을에 찾아온 상인 김수만님 덕에
설립되었습니다.
돼지 9마리를 팔러 오셨던 그분께선 굶주리는
마을사람들을 보시곤 돼지를 모두 잡아 그들을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그러고는 이 모든 것이 사농공상의 폐해라 말하시며 상업의 중요성을 설파하셨습니다.
그 후 마을사람들과 시장을 세웠고,
위 설화때문에 구돈시장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만중님은 이후 조정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관아에 잡혀가 모진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뜨셨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그분의 의지대로시장을 키워나갔고,
대한민국 최대의 시장을 만들어냈습니다.
귀하께선 자부심을 가지시고 성실히 업무를 수행하시면 됩니다.
지급된 손전등과 부적은 상황에 맞게 사용하여 주십시오.
1.구돈시장은 3개의 층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1층은 상가, 2층은 주민센터 및 청년몰, 지하 1층은 주차장입니다.
경비업무는 1층에서만 진행됩니다.
위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더라도 확인하려 하지마십시오.
야간엔 2층 입구가 폐쇄됩니다. 만약 열려있더라도
2층에 올라가거나 문을 닫으려 접근하지 마십시오.
2.귀하가 주의깊게 살펴보셔야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이 곳들을 제외하곤 이상이 없는지 훑어봐주시기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이곳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아 발생하는 상해에 대해선
책임지지 않습니다.
시장을 위해서든 귀하를 위해서든 부디 잘 확인해주십시오.
2-
1.1층 중앙에 있는 김수만 상인 동상
김수만 상인님과 아홉 돼지의 모습을 담은 동상입니다.
귀하가 자세히 살피셔야하는 부분들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2-1-1.돼지의 수 아홉보다 적은건 상관없습니다.
아홉보다 많다면 그날은 즉시 순찰을 종료하십시오.
귀하는 그것과 청동돼지를 구분할 수 없습니다.
2-1-2.김수만 상인 동상
목이 없는것 같다면 동상 옆의 케이지 안에 있는 닭의 목을 꺾어 동상의 손에 쥐어주십시오.
머리 위에 뿔이 달려있다면 닭의 목을 잘라 동상 주변에 피로
원을 그려주십시오. 해당 조치는 5분 안에 취해져야합니다.
2-1-3.동상 옆 석판의 글귀
그 석판엔 '상업의 부흥이 곧 국가의 부흥이오'라고 적혀있어야 합니다.
아래와 같이 적혀있다면 닭의 피를 글자가 안보일때까지 칠하십시오.
나는 선각자요, 구원자일지니.''
'내 돼지의 피와 살이 그대들의 피와 살이 되었으니
그대들은 나의 수족이 되는 것이 마땅치 아니한가?'
'그대들이 스스로를 개와 돼지라 칭하니 이곳을 구돈시장이라 명명하겠다'
그 외의 글귀가 적혀있다면 순찰을 그만두시고 저희에게 뭐라
적혀있었는지 알려주십시오.
2-2.아리따움 옷집
상인님과 가장 가까웠던 마을주민이 개업하셨고,
대대로 그분의 자손들이 운영하고 있는 옷집입니다.
9개의 마네킹을 자세히 살펴주십시오.
2-2-1. 마네킹의 머리가 있는 경우
해당 점포의 마네킹 중 머리가 달린 마네킹은 없습니다.
이런 경우 손전등으로 머리를 비춰주시되 얼굴을 보지 마십시오.
10초 정도 빛을 비추면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날겁니다.
이후 머리가 없어진걸 확인하신 뒤 순찰을 마저 진행해주십시오.
2-2-2.옷을 입지 않은 마네킹이 있는 경우
손상이 없이 깨끗하다면 그냥 지나가시면 됩니다.
붉은 상처나 파손이 있는 경우 지급된 부적을 붙여주십시오.
2-3.아방가르드 인형가게
오랫동안 입점하던 분이 없는 공간에 귀농하신 분께서 입점하신 뒤로 이상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각별한 주의를 요함.
2-3-1.돼지인형이 있는 경우
돼지인형에게 "감사합니다."라고 정중하게 고개숙여 인사하십시오.
어차피 본능적으로 인사하고싶은 기분이 드실겁니다.
해당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경비원들의 경우 갑자기 의식을 잃고
정신을 차려보니 신체 일부가 사라져 있었다고 합니다.
2-3-2. 저주인형이 있는 경우
즉시 저주인형을 들고 시장 밖으로 달리십시오.
그 날 순찰은 종료하셔도 됩니다.
가능한 밝은 곳에서 저주인형을 태우십시오.
2-3-3.그 외에 한기가 느껴지는 인형
부적을 붙이신 뒤 순찰을 마저 진행해주십시오.
3.구돈시장의 구돈은 '아홉 구'와 '돼지 돈' 입니다
만약 정문에 시장이름이 '개 구'와 '돼지 돈'으로 적혀있다면
그날은 순찰을 하지 마십시오.
개와 돼지를 도축하는 곳은 과거부터 천한 곳으로 여겨졌습니다.
더욱이 중요한 것은 그곳에 입장하신 순간부터 귀하는 경비인도, 소비자도 아닌 "상품"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