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뎌줄 수 있겠어?..."
"견디다니?....."
"내 매니저로서....."
"아 그거야 당연히 "
"그리고 내 여자로서"
"........허어"
"당신만 괜찮다면....나 정말 열심히 일하고 싶은데"
"준완아"
"아니,다른 핑계 아무것도 대지말고 대답만 해주라"
"....."
어떤대답을,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하고 답답하단말야.
"미안해...아직...나한테 너는 처음이 될 수 없을것 같아"
"될 수 없다니?..."
"니말처럼 나....그 사람 다 잊은 줄 알았어
....내 안에 진하게 새겨진 그 사람...다 지워진줄 알았어"
"그런데?..."
"아닌것 같아..."
"거짓말하지마"
"친구한테 그 사람이 한국에 갔다는 얘길 전해 들었을 때
갑자기 숨쉬는게 힘들어지면서
내가 미쳤나 싶을정도로 그 사람 생각이 났어"
"......."
"너한테 흔들린건 사실이야...부정안할게...그치만..그치만
그 사람을 사랑하고 있는 내 마음도.......부정할 수 없어..."
"......."
"너가 뭐든 열심히 했음 좋겠어 너한테 좋은 매니저가 될게
너 아프면 스케줄도 안잡을게! 히히...나 착하지! "
갑자기 눈물이 솟아올랐다.
나도 모르게 그를 안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그게 안되면 그냥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또 다시 바쁘게 일을 시작하게 되면...나에 대한 네 감정도 조금씩 수그러들거야
그러니까 선급할거 없이 천천히..천천히 니 마음을 보여줘도 돼"
"늦을거같아서그래"
"늦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천천히 다가서다가는 당신을 잃을 것 같아서"
"......"
"예쁜 얼굴도,좋은 몸매도 아닌데 당신을 잃으면 내가 죽을 것 같단말야"
"준완아"
"세컨드라도 괜찮아"
"허어........."
"당신한테 처음이 될 수 없다고 해도 괜찮다고"
"............"
"나한테 당신만 처음이면 돼"
"..........."
"당신한테 난 두번째라도 상관없어"
그대로 날 더 세게 안는 그였다.
그렇게....얼마나 긴 시간이 흘렀는지 짐작 할 수도 없었다.
...
"와 오늘이 마지막 촬영이네? 아쉽다아~ "
"뉴욕은 어떻게 길거리에 쓰레기가 널부러져있어도 도시가 간지나냐"
"그러게말야~세트를 안꾸며도 그냥 자체가 촬영지라니까"
"자자 다들 막촬이니까 힘내자!"
트렌치코트같은걸 걸쳐입은 그의 모습에서 정말 '멋'이 흘렀다.
최가은의 길고 쭉뻗은 다리도 눈에 확 들어왔고,
모델녀의 작지만 날카로운 눈도 참 인상적이었다.
"준완이 눈빛 예사롭지 않은데?무슨 고민거리 100만톤 이고 있는 사람 같애"
"좀더 밝게 나가보자~겨울옷입었다구 표정까지 너무 다운시키지말고 자자 다시"
"오케이~오케이 좋아 한번더엇"
뉴욕에서 마지막 하루.
이제 내일이면 한국에 있을테고 그럼 난 케이시를 만날 수 있을까....?
그를 만나면 예전에 그토록 사랑했던 절절한 감정이..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컷트~!"
그렇게 모든 일정에 있는 촬영이 끝나고
우린 지친몸을 이끌고 호텔에 들어갔다.
컨셉감독은 모두들 4시까지 로비로 짐을 챙겨 모이라고 얘기 한 뒤 객실로 갔고
그의 뒤를 따라 여자들과 남자들은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서수정씨"
"에?"
"잠깐 나가서 얘기좀 할까요?"
최씨였다.4천만원짜리 다리를 소유한 다리미녀.
"뭐...할말이라도"
"예전에 말이에요..미국간다고 한거"
"아"
"정말 갈거에요?그 사람 찾는데로 즉시?"
"그그게....."
"수정씨 얼굴에'나지금 무지무지 괴로워요'라고 쓰여있어서 말인데요"
"네에..."
"옛사랑을 만나서 함께 미국으로 돌아가든,그 사람은 잊고 준완이랑 여기에 남든
그건 수정씨 자유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후회는 따를거에요....그쵸?"
"그러..겠죠"
"준완이를....좋아하세요?"
그녀의 물음보다 더 놀라웠던건 내 자신이었다.
아니라고 강하게 부정하지 않은 내 모습에,내가 놀랬던거다.
"그럼....그분은....다 잊은건가요?"
"나도 잘..모르겠어서 혼란스러워요"
"수정씨"
"네...."
"난 내가 준완이한테 푹 빠져있을때 말이에요...준완이가 내 운명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절대 놓쳐선 안되는 지푸라기처럼 꼭 잡고 있었죠...
근데 지금 준완이한테는 수정씨가 그런 운명이겠죠?...움켜 쥐고 싶은..."
"......"
"수정씨한테는 누가 그런 존재인지 생각해보세요"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들어가버렸고 난 남았다.
그리고 곰곰히 생각을 하기 시작한다.
누굴까,누가 나한테 운명인 존재인걸까
하긴 운명이란 것을 믿는다는 자체부터가 잘못된건 아닐까.
그렇게 한참을 생각했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난 운명이란 이름아래 두 남자를 저울질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결론을 낼 수 있었다.
운명에 묶이지 않기로,
누가 나의 운명이든간에,운명보단 내 감정을 더 따르기로.
그렇게 마음 가는데로 있어보기로 했다.
"와..뉴욕에 온지 며칠이나 됐다구 벌써 또 한국이냐"
"쉿-다른 사람들 자잖아"
"알았어요~ 그래도 화보촬영덕분에 뉴욕까지 와보구 나름 재밌네"
"이제 한국까지 몇시간 남았지?"
"한....두시간정도?"
.....
"오빠 이거 되게 예쁘지!"
분홍색 신발과 원피스를 손에 집더니 계속해서 이것저것 둘러보는 윤영이었다.
그러면서 분명 자기뱃속엔
자기를 닮아 예쁜 딸이 있을거라고 얘기한다.
"공주야~우리 공주 뭐라구요?아!이옷이 맘에 든다구요~알겠어 엄마가 사줄게 헤헤"
"아기가 딸인가봐요~엄마 아빠 두분다 너무 이목구비가 예쁘셔서 아이는 정말 예쁘겠네요"
"와정말요?그래도 제 남편보단 제가 더 예쁘죠!"
"워낙 두분이 너무 잘어울리셔서 푸흣"
케이시는 처음와본 아기용품점이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윤영이 너무 행복해했기때문에
그도 이내 아기옷이며 저고리들을 만져본다.
'자기야 나중에 우린 꼭 딸낳자,근데 우리애기가 누구 닮았음 좋겠어?'
'당연히 날 닮아야지?'
'뭐?!왜 널 닮아?날 닮아야지!'
'수정이 널 닮으면 남자들이 가만있겠어?그 꼴은 못보지'
'뭐?.....에이 뭐야아잉'
또 그녀가 생각나고 만다.
오늘도 그녀의 전화기는 꺼져있단다.
그래서 이렇게 기분이 영 아닌지도 모른다.
"오빠 나 이거 살래!"
"어어?그래그래 예쁘다"
"헤헤-"
4개월뒤 세상의 빛을 볼 아기의 옷을 한벌 사고 이렇게 기뻐하는 여자가 있을까싶을 정도로
윤영은 행복해했다.
케이시는 전화를 받지 않는 수정에 대한 걱정을 못내 감추며
윤영에게 내색하지 않는다.
"언니는....오늘도 소식없는거야?"
말없이 고개만 끄덕이는 그의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라 생각하는 그녀다.
그렇게 집앞까지 다다랐다.
"아무래도 삼촌집에 다시 가는건 위험하겠지?"
"그래 아이 낳을때까지만이라도 다른곳에서 머무는게 좋을것 같아"
"오빠 그럼 나 들어가서 필요한것만 챙겨올테니까 여기서 기다려줘"
"혼자갈 수 있겠어?"
"당연하지!으흣"
"그래 기다릴게 다녀와"
언제봐도 케이시의 웃는얼굴은 보는이를 기분좋게 만들었다.
윤영은 그의 쌩긋 웃는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다
50m전방에 위치한 삼촌네로 걸음을 옮긴다.
......
"뭐야 벌써 한국이야?"
"한숨자고 나니까 도착했네"
"가자 아줌마,데려다줄게"
"응?아냐아냐 나 택시타면 금방이야"
난 정말 괜찮아서 사양한건데 놈의 눈빛에서 레이저가 나왔다.
찌릿찌릿.찌리릿찌릿.
"알았어....."
하는 수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녀석의 차에 올라탔다.
"그래도 그렇지 사람들 다 있는데서 나만 태우면 어떡해
그리고 여시같이 혼자서만 차 대기시켜놨냐?!"
"여시?"
"그래 여시!"
"나 늑댄데......"
"뭐?!웃기시네"
"이대로 엑셀 밟아서 우리집으로 가버린다"
"헉 알았어알았어!"
"크큭..변태같이 무슨 생각을 했길래 그렇게 몸서리를 쳐?
암튼 아줌마 집에 가면 뭐할거야?"
"음~ 여정이랑 민승이랑 통닭시켜먹으면서 실컷 놀래"
"그래 그럼 오늘은 실컷 놀아"
얘가 왜 이렇게 호의적으로 변했나 싶어
나도모르게 녀석의 얼굴을 쳐다봤는데.
"내일부터는 쉴 틈도 없이 매니저 노릇해야니까"
"허억...."
"말했잖아 다음주부터 영화촬영 들어갈거라고"
"알았어.."
"왜 힘없는 척해 안어울리게"
"아니야.."
"아줌마 뭐 잘못먹었어?"
"아니...."
"근데 왜 걸쭉한 목소리를 내고 그래"
이쉐키가..아오...진짜 걸핏하면 여자한테 걸걸하다느니 주름공주라느니.
하여튼 맘에 안들어.
..아니 맘엔 들어.휴.
끼익 하고 멈춰선 차.
"고마워! 내일 몇시까지 어디서 만나면 되는데?"
"12시까지 집앞으로 나와"
"헛 데릴러오게?"
"좋아하기는"
"히히 앗싸!"
"그렇게좋냐"
"당근씹었쥐~"
"뉴욕에서 살아놓고 별말을 다 알아요"
"히히 얼른가!"
"뭐 잊은거 없어?"
"엥? 잊은거없는데 가방이랑 캐리어랑 다 챙겼는데"
"아니 그거 말고"
"말고?...글쎄 나 빠뜨린거 없는데"
"휴 내가 뭘바래 알았어 들어가들어가"
도리도리질을 하더니 내 등을 떠미는 녀석이었다.
귀엽긴.
"내일봐!히히히"
집안은 의외로 조용했다.아직 민승이가 안들어왔나?
지금 시간쯤이면 여정이는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있을테고.
도착하자마자 핸드폰을 켜는 나다.
볼건없지만 뭐 그래도~................그런데....그런데.
왠 모르는 번호로 6번이 넘게 전화가 와있었다.
뭔가 모를 예감이 내 직감을 휩쓸었고 난 곧바로 통화버튼을 누른다.
신호음이 연결되는 동안 혹시나 하는 마음에 주먹이 꽈악 쥐어졌다.
온몸에 힘이들어가고 안절부절 못하게 됐다.
그리고.....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수정?!!!"
"하아.........."
"수정아....수정아!"
"케이시..........."
그렇게..그렇게 그의 목소리를 듣고 말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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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1기아티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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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ㅜㅜ도대체무슨복을타고났길래ㅜ수정이는...행복한고민을하고있네요ㅠㅠ그래도준완이짱짱!!ㅋㅋ
아아 드디어 케이시랑...... ㅋㅋㅋㅋ 뉴욕은 어떻게 길거리에 쓰레기가 널부러져있어도 도시가 간지나냐........ ㅋㅋㅋㅋㅋ 이거이거 은근 웃겨요 헤헤헤 추석연휴 이제 끝이다 뉴뉴뉴
우왕~~!!! 추석은 잘 보내셨는지용!!! 잘 읽었습니당!!
기다렸어요... 앞으로도 자주 올려주세요
드디어 케이시랑 연락이 되었군요. 왠지 준완이가 가엾게 느껴져요.... 담편 기다립니다... 으.....쉬지 않고 여기까지 달려왔네요..... 재밌게 잘 읽고 있어요....
얄라뿅따이님//감사해요 히히^^ 저도 저런 고민한번쯤을 꿈꾸는!ㅎ 오늘도 행복하세요^^
오징어똥풀님//와우 님 저 지금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중이에요! 소설은 금요일에 고고싱^^ 채은엄마님// 오늘쯤이면 아가가 많이 컸겠어요!~^^귀여울텐데 이름 남겨주세요+_+
1님//헛 아이디가 특수문자 있어서^^;; 감사해요 열심히 연재할게요!! 사랑은존재한다님//감사해요 이제 조금 쉬었다가 담편 소설 재밌게 읽어주세요^^히히 화이팅!
꺄!!!! 궁금해요 ~~~~~~!!! 낼이 시험인데 이거생각하는 저는 어떡할까요ㅠ 이제 공부시작해야겠죠???
아기나그네님//흑흑 저도 담주부터 시험이에요ㅜ 이번엔 절대 c 맞지 말아야는데,ㅎ 그 전엔 사실 F도 맞은적이..... 이번엔 꼭 A를 ! ^^ 아기나그네님도 힘내세요! 평균 90점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