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호정(挽湖亭)은 나주지역을 대표하는 8정자에 하나로 나주시 봉황면 철야마을에 있다. 전라남도의 기념물 제145호로 지정(1992-11-30)되어 있다.
정자 규모는 앞면 5칸·옆면 3칸이고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으로 꾸며져 있다.
이 정자 건립 시기는 정확치는 않으나 고려초기라는 설이 전하며, 정자명 또한 처음에는 ‘무송정’이라 하였다가 그 뒤 ‘쾌심정’으로, 지금 있는 자리로 옮기면서 ‘영평정’이라 했다가 선조 34년(1601)에 다시 고쳐 지으면서 ‘만호정’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 정자에 장흥위씨 한학자인 만취(晩翠) 위계도(1926~1999, 31세, 청계공파) 선생의 편액이 걸려있다.
千載名亭占一岡(천재명정점일강)/ 천년동안 이름난 정자가 언덕에 자리하니
南方先數永平鄕(남방선수영평향)/ 호남에서 제일 생각나는 영평 고을이 되었네
崢嶸山氣傑豪出(쟁영산기걸호출)/ 우뚝 솟은 산의 기운으로 걸출함이 뛰어나고
瀲灔湖光流澤長(염염호광류택장)/ 살랑거리는 호수 빛은 흐르는 광택이 길도다.
催鉢詩成呼社酒(최발시성호사주)/ 발우 공양하고 시를 지으며 *사주를 부르고
圍棋神惱託蠺桑(위기신뇌탁잠상)/ 바둑으로 정신을 번뇌하나 잠업을 이야기하네
至今不替藍田約(지금불체남전약)/ 지금까지 *남전향약을 변하지 않았으니
徐子鄭公百世香(서자정공백세향)/ 서씨와 정씨 자산들 백세토록 향기롭네
晩翠 長興 魏啓道 長興冠山/ 만취 장흥 위계도 장흥관산
주1) 社酒(사주) : 춘분과 추분을 전후하여 가장 가까운 무일(戊日) 즉, 사일(社日)이 되면 마을 단위로 토지신에 제소를 지내고 모여서 마시던 술을 말한다.
주2) 藍田約(남전약) : 남전향약, 중국 섬서성 남전현(藍田)에 살던 여씨(呂氏) 문중에서 만들었던 향약으로 여씨향약이라고도 한다. 북송 말 도학으로 명성을 떨친 여대충, 대방, 대균, 대림, 등 4형제가 일가 친척 뿐만 아니라 향리 전체를 교화 선도하기 위해 만든 향약이다.
주) 만취(晩翠) 위계도(魏啟道) : 당대에 위당 정인보 (爲堂 鄭寅普), 현산 이현규(玄山 李玄 圭)와 함께 한말 3대 경학문장가로 추앙 받았다. 호남의 많은 제자들을 양성하였으며 만년에는 전라남도 화순군 남면으로 이사해 서학문을 연구한 효당 김문옥(曉堂 金文鈺, 1901~1960)에게 사사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