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자주 들어오는데 글 남기는 건 정말 오랫만이네요...
그래도 명절이고 반년 가까이 소식이 없는게 죄송해서 재미있는 이야기 갖고 왔습니다.
성우가 되려면 당연히 표준어에 능숙하고 유창해야 되죠.
그래서 이런 점에서 고민 하시는 분도 많고 지방 출신이 아무래도 불리한것이 현실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 다시 그중에서도 전라도나 충청도 보다 사투리를 고치기 훨씬 어려운 경상도 출신 분들이 더러 아니 꽤 계십니다.
예를 들자면 송도영 선생님이나 배한성 선생님 이선님이나 노민 선생님이 그런 예인데...
그런 걸 접어두고 상식적으로도 경상도도 남쪽으로 내려갈 수록 사투리가 심해져 고치기가 어려운데... 그래서 부산 출신이 성우가 되기 굉장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지운 선생님이나 박영희 선생님, 김일님과 이명선님 양정화님이 부산 출신 이시죠...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저의 경우는 서울 토박이 원조 서울 뺀질이(?)라서 사투리 쓰는 사람의 비애를 솔직히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에요.
오히려 연기력을 위해 사투리를 공부하고 있을 정도니까요.
저하고 같이 공부했던 한 누나는 대구 출신인데도 서울 사람들 보다 표준어에 더 능통한것을 보기도 했고...
저는 자랑은 아님니다만 영어도 곧잘해서 영어회화에서도 발음을 자부하는 편이라 사투리 고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솔직히 실감을 못하는 편입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면 부산출신 성우중에서
양지운님의 경우는 처음에는 겨울을 개울로 발음하실 정도로 사투리가 심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죽을 힘을 다해 서울로 올라 오셔서 표준어를 익히고 연습한 결과 성우가 되는 결과를 얻으셨다고 합니다.
김일님의 경우는 고등학교까지는 부산에서 다녀서 사투리를 썼는데 연극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서울에서 대학공부를 하게 되면서 사투리를 다 고치시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건 제 추측인데 이선님은 청소년 시절때 부터 성우를 지망하셨다고 하시고 서울에서 대학공부를 하셔서 사투리를 쉽게 고치신것 같고 어쩌면 애초 사투리를 안쓰셨을 지도...
그리고 노민 선생님은 경상도 출신이라도 대학을 수도권에서 다니시고 문학을 전공하셔서 사투리를 쉽게 고치시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특히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언어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죠..
이사실은 저도 문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해봐서 이해 할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어린이 청소년 나이의 지망생인 분들께 제가 감히 조언을 드리자면 시나 소설을 많이 읽으셔서 문학적 감성 언어능력을 기르십시오.
그러면 연기력을 기르거나 표준어를 익히는데 큰 도움이 될것입니다.
여기까지 내용은 정말 이분야의 공공연한 비밀이라서 아시는 분은 다 아시는 내용인데...
여기서 부터는 저만의 정보라고 할 수 있는 건데요...
제가 서울에서 나고 자라서 서울 친구만 있었는데 군대에 와서 전국각지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투리를 쓰는 지방 출신 친구들을 사귀게 되었는데...
그중에서는 경상도 출신 친구도 더러있는데...
다시 그중에서는 부산 사투리가 걸죽한 '부산 토박이'를 절친한 친구로 사귀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20년 넘게 부산에 살면서 부산 각지의 지리와 문화에 해박한 지식이 있는데...
제가 성우 지망생으로 뛰어난 표준어 실력을 갖고 있는 것을 많이 부러워 하고 있습니다.
군대에서 사투리를 쓰면 금지언어 사용이라는 명목으로 혼이 납니다.
왜냐면 전투가 벌어지는 급박한 상황에서 사투리를 쓰는 것을 못 알아들으면 큰일나기 때문이죠..
또한 높은 사람에게 보고를 하거나 아랫사람에게 지휘를 할때는 반드시 표준어를 써야 하기 때문에 사투리를 쓰는 사람은 군대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있어요..
이건 경찰이나 소방관 검찰 법원과 같은 다른 공무원들도 비슷한 처지이죠.
그래서 군대의 간부, 지휘자들은 교수법이라 해서 사람들 앞에 나서서 말잘하는 법을 연습해서 누가누가 잘하나 대회를 열기까지 합니다.
그런 이유로 그친구는 절 부러워 하고 제게서 표준어와 각종 화술을 배우려 많이 노력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때로는 잘 안돼어서 한번은 제가 MBC를 찾아갔을때 찍은 박영희 선생님 사진을 보여주면서 그분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부산 출신이면서도 유창한 표준어 솜씨로 훌륭한 성우가 되었다고 이야기를 해주기도 했었어요.
그렇게 해서 제가 박영희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자 저도 그친구로 부터 박영희 선생님과 양정화님, 이명선님이 사투리를 안쓰는 실마리가 될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죠..
그 친구가 가르쳐준 정보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산에는 감천동이라는 행정구역이 있다고 합니다.
그곳은 한마디로 부산안에 서울이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한국전쟁때 서울에서 온 피난민들이 부산에서 모여 살던 곳이 감천동인데 전쟁이 끝난 뒤에도
서울에서 온 피난민들중 많은 사람들이 서울로 돌아가지 않고 남아 사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감천동은 부산안의 서울과도 같아서 감천동에 사람들은 사투리를 전혀쓰지 않고 표준어를 쓰고 여러가지 유행도 서울과 같다고 합니다.
거기에 여러가지 취향이나 성격도 감천동 사람들은 다른 부산사람들과 크게 다르다고 합니다.
또 감천동에 동아대학교가 있어서 감천동 출신의 학생들이 많은 탓에 동아대학교 학생들은 서울말씨의 학생들이 상당히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양정화님과 박영희 선생님이 동아대학교의 독일어과와 가정학과를 나오셨죠...
또 양정화님과 이명선님은 성우가 되기 훨씬 전부터 친분이 깊었다고 하는데...
이런 정보를 종합해 보면 양정화님과 이명선님, 박영희선생님이 부산에서도 감천동 출신이라는 사실을 추측해 볼 수 있겠죠...
실제로도 박영희 선생님은 인터뷰에서 사투리를 안쓰는 이유로 부모님이 서울분이라는 말씀을 한적이 있는걸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연기를 하는데 있어 또 그 사람의 말씨나 말버릇, 여러가지 취향이나 성향이 주변의 영향이 큰게 사실이죠..
연기를 하는데 있어 사투리와 표준어와는 별개로 지방색이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가끔씩 보면 말은 표준어를 쓰는데 솔직히 서울말씨는 아닌 사람도 더러있는데
서울말과 표준어는 엄연히 다른거죠... 서울 사투리라는 말도 있는데...
이런저런 것들을 종합해 보니 지방 출신인 분이 방송과 연기 분야에서 뜻을 이루기가 정말 어려렵게 느껴지네요....
앞에 세 여자 성우분은 그런 역사와 지리적 아이러니(!)로 그것이 쉽게 극복하실 수 있었던 것 같네요..
하지만 힘내세요.... 앞서 설명드린 다른 분들도 그걸 극복하고 최근에는 오히려 서울출신 연기자가 사투리를 공부하는 경우도 많이 있고...
저만의 노하우를 다시 한번 설명드리자면 시나 소설같은 문학작품을 많이 접하면 좀 더 쉬워질거라 믿습니다.
첫댓글 선생님이라.....
노하우는 쉽게 남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고 들었습니다만^^ 아무튼 감사드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오랫만에 뵙네요 ^^ 추석연휴는 잘 보내셨는지요. 힘드시겠지만 보람찬 군생활 하시길 기원할께요. 예전에 말씀하셨던 그 사진 소중히 간직하고 계시나 보군요 ^^
정말 좋은 글이네요. 그런데 전 이 글을 읽으면서 양지운님이나 박영희님의 사투리를 사용하시는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이정구님 양지운님 평소 말씀을 들어 보면 약간씩 경상도 억양이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죠. 김환진님 역시 부산 출신이시라는 말을 얼핏...;
흐음... 그런 비밀이 있었던 거로군요...
양정화님도 부산출신이라고 말씀하신적이 있었죠.. 으음.. 저도 대구사람인데-_-; 책을 많이 읽어여 하나.. 으으으으으으으으음;;;;;;
서울의 일반 시민들이 쓰는 말도 따지고 보면 사투리죠. (억양 면에서...)서울 사람들도 방송 언어를 따로 배워야 합니다.
서울분들한테는 의외로 들릴지 모르지만, 제가 아는 친구들이 다니던 몇몇 연기학원에서는 표준어를 배우려면 절대 서울말 따라하지 말라는 원칙을 강조한다고 합니다. 서울경기도 방언이 입에 익으면 오히려 방해가 된다면서.
재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