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학내의 학생들의 학내운동과 학내정치는 사실상 소위말하는 일부 '운동권학생'을 제외하고는 '죽었다' 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재학생들의 무관심과, 운동권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서 쉽게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나마 '생각에만 동의하는' 매우 소극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어 왔었다.
하지만, 2011년 올해에는 이변이 일어났다.그것도 한두곳의 대학이 아닌, 전국적으로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대학 학생회 총칙 최고 의결기관인 '전체학생총회'가 성사된 대학교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최근 등록금 문제와 학교측의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구조조정, 국/공립대학 법인화문제, 그리고 돈놀이에 급급한 대학본부의 악행등으로 인해 재학생들의 학내문제에 대한 참여가 활발해지고 있다. 현재까지 학생총회를 실시한 대학, 그리고 시도중인 대학들을 보자면...
1. 차등등록금제도를 완화시켜라! - 카이스트 학부 전체학생총회
(사진출처: 카이스트 총학생회 홈페이지)
카이스트의 경우, 성적에 따른 차등 등록금 징수제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이 기준이 엄격해져버려서, 카이스트 학생들의 불만과 항의가 많았다. 이로 인해서 카이스트 학부 총학생회는 1차 학생총회를 개최하였으며, 2800여명의 재학생이 참가하여 96%의 찬성율로 학생총회를 성사시켰다.
청주대학교의 경우, 지난번에 포스트한적이 있었으나(포스트보기 -클릭), 총장의 독선적 운영으로 인해 08년 철학과 폐지,09년 물리학과 폐과뒤 타 학부와 통합, 10년 독어독문,불어불문,노어노문(러시아어)강제 폐과, 2011년 지리교육과 폐과와 동시에, 전국 최상위권의 재단적립금과 등록금 인상율(각각 7위, 11위)에 비해 형편없는 학생투자 비용으로 인해 전체학생총회를 개최하였다. 이 학생총회 개최이후, '2차 청주대 사태'가 진행중이다.
3. 학교본부측은 3% 인상된 등록금을 환급하라! - 경희대학교 서울,국제캠퍼스 동시 전체학생총회
(사진출처:천지일보)
경희대학교의 경우, 서울캠퍼스와 국제캠퍼스가 동시에 진행한 3% 등록금 인상 반환을 목적으로한 학생총회를 개최하였다. 저번에도 포스트 하였지만(포스트보기-클릭), 경희대학교의 학생총회의 경우, 학교측의 일방적인 등록금 인상안과, 인상은 했는데 장학금 규모는 축소되고, 기존에 문제시 되었던 수강신청 시스템이 개선되지 못하자 '3% 인상된 등록금을 환불하라!' 를 메인으로 경희대학교 서울캠퍼스, 국제캠퍼스 동시 학생총회가 개최되었고, 그와 동시에 '인상된 등록금을 환불 하겠다' 라는 학교측의 '항복선언'을 받아냈다.
4. 청소노동자 문제!, 등록금 인상분 반환을 요구한다! - 고려대학교 전체학생총회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고려대학교에서는 학교 총장의 일방적 선언으로 인해 등록금이 인상되었으며, 이로인한 불만이 폭주한 상황에서비정규직청소노동자 파업사태까지 벌어지게 되었으며, 학생들의 등록금문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문제로 인해서학교본부측에 대한 불만이 폭발해버렸다. 이로 인해서 고려대학교는 전체 학생총회를 개최하였으며, 청소노동자 문제 해결과 인상된 등록금을 환급하라는 사안을 확정지었으며, 총회 이후 투쟁과 관련한 투표도 진행하였는데, 동맹휴업(수업거부) 부결, 거점농성 가결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학생총회 사안을 학교 본부측에 이 사안들의 해결을 요구 하였으나 학교측에선 '2~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는 답변을 받았으며, 이로인해 논란이 일고있다.
5. 국/공립대학교 법인화 반대! 서울시립대 법인화 반대!- 서울시립대학교 학생총회
(서울시립대학교 총학생회장님의 트위터)
서울시립대학교의 경우, 최근 국/공립대의 핫 이슈가 되고있는 '국/공립대 법인화' 문제에 대해서 학생총회를 개최하였고, 충족인원을 돌파하여 '국/공립대 법인화 반대!, 서울시립대 법인화 반대!' 의제를 956명 참여에 756명 찬성으로 '국/공립대 법인화 반대'를 공식적으로 천명하고, 이와 관련한 투쟁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6. 등록금 문제 해결! 장학금 확충! 학생 자치공간 확충! +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문제 해결을 요구한다! -이화여자대학교(이화여대,이대) 전체학생총회
(사진출처: 트위터)
이화여대 전체학생총회의 경우, 이화여대의 높은 재단 적립금에 비해 떨어지는 장학금, 그리고 매년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하는 등록금, 그에 비해 부족한 학생 자치공간의 확보와 동시에, 최근 벌어졌던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사태'와 관련한 학생총회를 성사시켰다. 그리고, 학교측이 학생총회에서 의결된 사안을 무시할경우, 채플수업(개신교재단의 대학교에서는 '채플'이라고 하는 종교 교양수업을 합니다.)을 듣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세종대학교의 경우, 최근 불거지고 있는 생활협동조합철거 문제와, 4.5%씩이나 인상된 등록금 문제의 해결을 촉구, 주명건 명예이사장직위 수여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학생총회를 개최하였다. 이번 학생총회로 인해서, 세종대학교의 재학생들의 입장을 관철하였으며, 추후 학교측의 반응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8. 국립대학교 법인화 조건 관철! 캠퍼스 이전!, 정부 재정지원 확대! - 인천대학교 전체 학생총회
인천의 국/공립대학교인 인천대학교는 법인화 전제조건 관철, 등록금문제 해결, 캠퍼스 신축, 타 대학과의 전국적인 등록금,학생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를 위해 학생총회를 성사시켰다. 충족인원을 초과한 2960명의 학생이 참여하였으며, 법인화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와 입장을 확정짓고, 여기와 관련한 운동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덕성여자대학교에서는 친일파 경력 논란과 동시에 무능하기 짝이없었던 구재단 인사의 복귀문제를 놓고 진통중인 상황인데다가, 등록금마저도 3% 인상되었고, 매번 되풀이되는 학생 자치활동 공간부족(ex:동아리방)으로 인해 전체학생총회를 개최하여 위 안건들을 다 통과시켰으며, 이번 학생총회로 인해 구재단 인사 복귀문제에 큰 영향력을 행세하게 되었다. 하지만, 학생총회가 성사되자 학교 교직원들은 '도망'을 갔으며 덕성여대 재학생들은 이에 항의하면서 학교본부 건물에 포스트잇을 붙여 항의 운동을 전개하였다.
10. 등록금 인하와, 인상된 등록금을 환불하라! - 인하대학교 전체학생총회
순순히 등록금을 동결하지 않으면 유혈사태가 벌어질 것입니다 (출처:경향신문)
등록금 투쟁하면 인천지역 대학교들을 빼놓을수 없다. 그중, 인천지역 대학의 대표주자라 할수 있는 인하대학교 총학생회 역시 빠지지 않고 학생총회를 개최하였으며, 단순히 학생총회만을 개최한것에서 등록금 투쟁으로 까지 이어져 학교 행정본관앞에서 농성 시위를 전개하였다. 11. 22년 만에 기적, 등록금 동결을 요구한다! - 서강대학교 전체학생총회
(사진출처: 오마이뉴스)
서강대학교의 경우, 작년에도, 올해에도 등록금이 인상된 대학인데다가, 등록금은 인상되었는데 그만큼 학생들에게 돌아오는것은 적었고, 이로 인해서 서강대학교 총학생회와 각 단대장들이 삭발투쟁을 전개하면서 까지 강경하게 나갔으나, 학교본부측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했다. 이로인해서 서강대학교는 전체학생총회를 개최하였으며, 학교측이 학생총회에서 의결된 내용을 무시할경우, 수업거부와 동맹휴업까지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학교본부측이 어떻게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12. 미친 등록금 인상. 제2 캠퍼스 건설 예산내역공개! 파행된 등록금심의위원회 정상화를 요구한다! - 우석대학교 전체학생총회
(사진출처:트위터)
우석대학교의 경우엔 올해 등록금 심의위원회가 제대로 개최되지 못하였고, 학교입맛에 맞는 인사들만이 참여한 등록금 심의위원회로 인해 신입생 등록금이 법정 한도치를 초과한 5.9% 인상을 강행하였다. 그리고, 이뿐만 아니라, 항상 우석대학교에서 문제가 되고있는 총장과 교직원들의 전횡으로 인해 떨어지는 학생복지시설등의 불만이 많이 있어왔으며, 제2 캠퍼스 건립과 관련한 논란으로 재학생-학교본부간의 충돌이 일어났다. 결국, 우석대학교 총학생회를 비롯한 각 단대기구는 학생총회를 개최하기에 이르렀고, 현재 학교측과 대치중이다.
13. 민주적 등록금심의위원회 구성! 학교측의 회계자료 공개! 영어강의제도 개선! 등록금문제 해결을 요구한다! -동국대학교 전체 학생총회
(사진출처:동국대학교 총학생회 홈페이지)
올해 등록금 4.9% 인상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비난을 받았던 동국대학교가 비난의 여론에 못이겨 등록금 인상율을 낮추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등록금은 인상된 상황이었고, 이번 등록금 협상에 있어서 논란이 되어왔던 동국대학교본부측이 사용한 회계자료논란, 그리고 등록금 심의위원회책정 논란, 최근 시행하고 있는 영어강의제도의 개선을 촉구하는 전체 학생총회를 개최하였었다.
14. 등록금 인상 철회! 학생들의 조건을 들어달라! -숭실대학교 전체학생총회
(사진출처: 숭실대학교 총학생회 홈페이지)
작년과 올해 2년 연속 등록금이 인상되었고, 등록금 인상도 모자라서 재학생들의 등록금을 가지고 '교직원 성지순례'를 갔다와서 파문을 일으킨 숭실대학교에서도 당연하게도 학생총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숭실대학교 학생총회는 정족수 초과로 1239명의 학생이 참여하였으며, 등록금 인상안 철회, 학생들의 요구 관철을 학교측에 전달하였고, 학교측은 학생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5. 무리한 등록금 인상 반대, 등록금을 동결하라! - 조선대학교 학생총회
(사진출처: 트위터)
동국대가 크게 터져서 사건이 묻힌데다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조선대학교 등록금 인상율은 5.1% 였다. 이로인해서 조선대학교 총학생회는 지속적으로 등록금문제에 대한 운동을 전개해 왔으나, 학교측이 이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아 결국 등록금 동결을 요구하는 학생총회를 개최하였다. 학생총회의 안건으로 등록금 동결안 과 5.1% ->2.7%인상안 중에서 학생투표로 등록금 동결안으로 '가결'되었었으며, 이후의 상황은 진행중이다.
현재까지 16곳의 대학 총학생회가 전체학생총회를 열었으며, 15곳의 대학이 성공하였으며, 일부 대학의 경우 학교측이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주는 성과를 거두기까지 했다. 하지만, 학생총회를 했다고 해서 모든것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학생총회이후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학생들이 승리할지,학교측이 승리할지는 알수없다. 학생들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학생총회 이후 학생들의 단결력과 지속적인 압박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생회는 학생들의 여론을 항상 확인하고, 조금의 불만사항이라도 있으면 바로 그 불만사항을 해결해 줘야 하며, 너무 투쟁에만 몰두해서 다른 공약들에 대해서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것이며, 학생들에게 신뢰를 유지하여야 한다. 그리고, 재학생들은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갔고, 학생회가 어떻게는지, 그리고 학생회가 너무 여기에만 몰두해서 다른사업은 하지 않는지 잘 파악해가면서 학생회와 같이 나아가야 할것이다. 또한, 단순히 학내에서만이 아닌 학교밖의 다른대학교 학생들과의 연대를 통해서 대학생의 요구를 하나로 모아 정부와 사회에 대학생의 요구를 관철하는 운동도 필요하다.
대학사회에서 학내 정치의 꽃인 학생총회의 부활이 단순히 확 끓어올랐다가 사라지는 '냄비'가 아닌, 계속해서 끓어오르는 '뚝배기'가 되길 바라면서 포스트를 마치겠다.
다음 포스트는 현재 필자가 조사한 대학중에서 유일하게 학생총회 성사에 실패한 동아대학교를 집중적으로 다루겠다.
p.s:제보 및 이와 관련한 문의는 저의 트위터 아이디 Kor_heinrich 이메일 luzard84326@naver.com 로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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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 블로그 포스트인데, 이번 포스트는 꽤나 공을들여서 쓴거라, 토탈워 카페와 유로파 카페에도 업로드 합니다
첫댓글 호오, 서강대에서도 하다니 웬일이래요, 저 서강대가?
저거 서강대 성공했다고 해서 기겁했죠(...)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 삭발했을때 10명 남짓 있었다고 했었는데...
바람직한 현상이긴 하네요. 어디까지 발전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새로운 움직임의 단서는 잡힌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만, 뭐랄까... 불과 2~3년전만해도 20대 개새끼론을 외치던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뭐, 그 사람들의 사고루틴을 돌아보건대, 자기들이 갈궈서 20대가 각성한거다! 라고 뇌내망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서도...--
그렇죠.. 이게 조금씩 다시 발전해서 좀더 나은 대학 학생운동의 패러다임이 필요하겠지요..
우석대도 있네 등록금으로만 치면 거진 전북 탑클래스 수준인데 동결이 아니라 인하를 한참해도 될거같음... 문창과 교수들보면 그럴수도 있겠군 이라고 할만하긴한데.
그렇죠.. 우석대, 청주대는 뭐 ㄱ-)....
청주대, 바로 코앞이라서 조금 소식 듣습니다만 여기 수업료는 골때리면서 학교 상태는 영 아니죠.
상명인들도 학생총회 열어야하죠. 그런데 미지근해요. 이건 참 불만이네요.
... 그리고 학교당국과 권력이 "점잖은 체면" 다 내던지고 아예 무식한 힘의 논리로 나왔을 때 "학생총회"같은 모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 그제서야 왜 선배들이 "조직화"라는 것을 했는지 이해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