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하오(길은 막다른 골목이 적당하오)/제1의 아해가 무섭다 그리오/제2의 아해가 무섭다 그리오~중략~13인의 아해는 무서운 아해와 무서워 하는 아해와 그렇게뿐 모였소... ~이상/오감도 중에서~
발신:
선생님 별고 없으십니까.
기억 하실지 모르겠지만 지붕이 애비 입니다.
이번엔 더 못난 작은녀석을 선생님께 보낼까 합니다.
큰녀석은 머리가 안따라주는 녀석이었고 지금 보내는 이녀석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동기부여가 안돼있는 녀석 입니다만,
아량으로 거두어 주십시오.
애미없이 키우는 녀석들이라 잘 돌보지 못했고 또한, 제가 배운것이 없는지라 자식교육의 방법을 알지 못합니다.
단과학원에 수강신청 하며 이리도 유난을 떠는것은 자식 교육에 관한한 의지할곳이 없는 까닭입니다.
부디 선생님의 철학이 묻어나는 가르침 이기를 욕심부려 봅니다.
외람된줄 알기에 송구한 마음도 같이 올립니다.
수신:
아버님의 염려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합니다
자식을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믿어주시고 기다려 주십시오
건강 하십시오.
작은놈 성적표 받아보니 수학4등급이라 이건 아니다 싶어 수학 학원에 등록하며 학원 선생님께 문자 올렸고 받은 답신 내용이다
의도적으로 애미없는, 내가 배운것없는, 등등...운운하며 그의 먹물성 감성을 자극한것은 기왕지사 같은돈 들여 수강 하는바, 좀더 많은것을 얻어 보겠다는 시골 중늙은이의 촌빨 날리는 교활함 이었으리라
작년한해 큰녀석은 늘 독서실서 죽어라 공부 하느라 그랬던지 늘 세벽 두세시를 넘기며 집에 들었고, 그렇기에 잘챙겨주지 못하는 내 처지가 맘 아팠고 미안 했지만 공부 열심히 했으니 좋은성적 나올것 이고, 그리만 된다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서울로 유학보내 뒷바라지 할참이었다
하지만 왠걸? 결과는 비참해서 할말을 잃었다...
그토록 열심히 공부를 하고도 결과가 이리 나온다면 이유는 하나다
돌대가리 라는것,
하지만 크게 나무라지는 못했다 즈애비 즈애미 닮아 그런걸 애탓 할수는 없는 노릇이었기에...
하지만 수능치르고 얼마안가 다른 이유가 있음이 밝혀졌다
녀석의 당구치수가 200 이라는것,
녀석은 당구를 죽자고 쳤고 그 바쁜 와중에 시간을 쪼개 틈틈히 수능공부를 했던 것이다 기특한녀석...
그러한 기특함에 있어서는 작은녀석도 즈 형에게 뒤지지 않는다
중학교 다닐때 전교에서 일등으로 컴게임을 잘했으며(뭔 지랄이 났는지 그학교는 게임 잘한다고 상도 주드만) 고삼 접어드는 지금도 그렇다
두놈다 괄호 밖이다
한때는 컴에 비번을 걸어 잠그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니 내가 이런다고 공부에 관심없는 녀석이 공부를 할까? 괜한 늙은이의 이문없는 심술이지 싶어 관뒀다
어쨌건 앵버리 애비로서의 안락한 노후의 꿈은 접었다
녀석들과 나,
피아간의 아름다운 거리를 확보, 유지 해야겠다는 철든 생각을 했으며 불굴의 의지로 실천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큰놈 용돈 안준지 꽤 됐다
작은녀석과 나의 대화는 늘 무미건조 하다
생존본능을 근간으로 하는 단문 단답형 이다.
밥문나,
예,
머하고 문노,
계란 하고요,
김치도 같이묵지 잘익었드만,
김치 안무써요,
어쩌다 공부좀 하지 그러면 묵묵부답,
서술형 답을 얻어보려 이리저리 들쑤셔 보지만 묵비권이다.
그러다보면 슬슬 자존심이 뭉개지기 시작하고 다그치는 내 목소리는 톤이 오르기 시작하지만 고작 얻는 답은
"학교서 공부하면 되잖아요"
라는 싸가지 없는 대꾸다
이쯤되면 고매한 인격, 냉철한 이성을 지향하던 나의 사회적 가면은 의식 저너머로 내팽겨 쳐지고
논점도 없고 맥락의 가닥도 놓쳐버린 헛소리를 해댄다 쌍욕을 곁들이며...
녀석은 묵비권 저항을 심하게 한다
한마디로 존나게 가만있는거지
아들이나 애비나 별반 차이가 없는 그놈이 그놈 인것이다.
무식과 가난이 대물림 되는 사회적 현상?
멀리갈꺼 없다 우리 집구석이 그 사례의 표본이다.
늘 그렇듯 꼴보기 싫으니 가서 디비자라는 고함으로 소동은 마무리 된다
하지만 그런소동이 있은후 녀석은 내 방문을 빼꼼 열며
"아버지 라면 드실라우" 하며 지랄 재롱을 떤다.
나는 안다
오늘 녀석에게 졌고, 앞으로도 녀석을 이길수 없다는 것을...
녀석은 나름의 영역표시를 하기 시작했고 나는 받아들여야 한다
언젠가는 언덕 저편으로 쓸쓸히 사라져야 할날이 오리라
뒤돌아 보고 또 뒤돌아 보면서...
참 턱없이 짧다 인생...
2011년,
아하. 그렇군요.
장바구니 던져두고.
함산님의 글을 보면 제가 최근 즐겨듣는 근대 단편소설의 풍자와 닮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뛰어나시다는 거지요.
링크 하나 보내드리겠습니다.
본인 풍자와 해학이 그 시대 유명 소설가들과 얼마나 닮았는지 한번 보세요. 감히.평하는 것 같아 조심스럽긴 합니다.
https://youtu.be/z45VVuBCJSk?si=fxaD1p0WEarLKbTr
PLAY
보나 안보나 제가 좋아하는 작갑니다
술쿠세가 있었고 폭력적 이었지요 폐렴으로 요절한걸로 알고있습니다
@함박산2 그렇군요.저는 이제 삶방에 글 못 올리겠습니다.
함산님의 날카롭고도 풍자스러운 글은 기대 해보겠습니다.
쉬세요~~*
@커쇼 헐~왜요?
내가 뭐 잘몬해써예?
@커쇼 제가 좀 교만하고 싸가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못되먹었단 소린 안듣고 살았습니다
싸이버에서라도 친구로 지냅시다~^
@함박산2 아. 잘못 하셨지요.글을 너무 잘 쓰셔서. ㅎ
함산님을 비롯해 글 잘 쓰시는 분들이 너무많아 제 글이 유치하기 짝이 없네요.
다 지울까 생각하다 그냥두기로 하고. 앞으로는 읽기만 해야겠습니다.
@함박산2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워낙 일이 없어 조용하다보니 예전에 가입해둔 이 카페에서 활동 좀 해보려 되도않은 노래도 부르로 다니고ㅡ
참 자신이 어이가 없네요.자학 중입니다.
@커쇼 예~일등 아니면 안하시는군요...
하지만 글 잘쓴다는 판단은 누가 하나요?
솔직히 삶방에 글 잘쓰는 사람 있기나 한가요
나를 포함해서 모두 아마추어 생활수기 아닙니까
커쇼님 글 개성 있습니다
파릇파릇한 생동감이 있지요
물론 커쇼님 마음이지요
하지만 그리 말씀하시니 아쉽네요
삶의 도토리로서~
@함박산2 에구 원래 쫌 변덕이 죽 끓듯 합니다.
속 깊지 못 하지요.
싸이버에선 뵈어야지요.
기회되면 가을에 금정산 함 어불리지요.
함산님의 좋은 글은 기대 하겠습니다.
이 짧은 머리가 또 금방 까먹고 헤헤거리며 글 올릴지 모릅니다.
들려주고싶은 에피소드는 많거든요.
여하튼 당분간은 아니구요.
@커쇼 열창하신 노래 잘 들었습니다
한때 번안가로 유행 했었지요
응원가라 해야되나?
중들이 모여사는 호젖한 절간에서~개고기 올려놓고 염불을 올리겠지~
염불이 끝나면 개고기 뜯겠지~뚜드리는 목탁 빛나는 골통 오~까까중~
웃자고요~ㅋㅋㅋ
@함박산2 네 웃어요.
가을에 이 카페 경남.부산쪽 계신 분들 모아서 금정산 산행 리딩 한번 해보세요. 꼭 참석 해보겠습니다.
빚으시는 막걸리 선도 보이시고~~감사 저녁드시고 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