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gital 시대는 불안정한 유동적 상태, 자전거처럼 계속 움직이며 균형 잡아야

[Yong John]

Digital 시대는 불안정한 유동적 상태, 자전거처럼 계속 움직이며 균형 잡아야

Article at a Glance

상대적 시간 개념인 kairos적 관점에 따르면 2018년은 ‘analog의 종언’과 ‘digital 신질서 확산’의 변곡점이 될 해다. 그리고 변화의 촉매제로는 sensor와 인공지능, block chain을 꼽을 수 있다. 가치를 창출하는 network 차원에서 볼 때 기존 analog 연결망 사업은 퇴로를 걷고 있다. 가상화폐의 출현으로 부의 원천도 변하고 있다. 국가의 부가 analog 시대의 인구, 영토, 군사력에서 20세기 후반, 정보혁명을 통해 총체적 정보기술(IT) 역량으로 이전되고 있다. Analog 시대의 전략적 균형이 ‘정적 안정성’을 필요로 한다면, digital 시대에는 ‘동적 안정성’을 필요로 한다.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상황을 전제하고, 움직이는 자전거 위에서 쉬지 않고 페달을 밟으며 균형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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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Greece인들은 시간을 Chronos와 Kairos로 구분했다. 크로노스는 물리적이고 객관적 개념으로 ‘초, 분, 월, 연’ 등 시계로 측정된다. 반면 카이로스는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시간으로 중요도와 의미는 각각 다르다. 지구 어디서나 물리적 시간인 크로노스는 동일한 속도로 흘러가지만 지역과 개인에 따라 상대적 시간인 카이로스는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역사책에서 수백 년이 1페이지로 압축되지만 시대적 분기점을 이루는 100년이 수십 페이지로 기술되기도 한다.

2018년, 초연결사회 전환의 변곡점

인류문명의 역사를 산업발달의 관점에서 보면 3번의 분기점이 있었다. 1만여 년 전 중동 Mesopotamia에서 시작된 농업혁명,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20세기 미국에서 시작된 정보혁명이다. 시간적 중요성에서 3번의 분기점이 혁명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경제산업은 물론이고 정치사회적 측면에서도 기존 질서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는 파괴와 창조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카이로스의 관점에서 2018년은 아날로그의 종언과 디지털 신질서 확산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정보혁명과 글로벌화가 교차해 발전한 글로벌 정보화 사회이다. 정보혁명은 1947년 작동을 시작한 최초의 computer ANIAC 이후 70년 동안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 스마트폰과 platform 출현이라는 2가지 변곡점을 지났다. 초소형화된 디바이스와 초고속 통신망이 결합해 2007년 출시된 스마트폰은 초연결사회를 출현시키며 오늘날 제4차 산업혁명 또는 디지털 격변(Digital Transformation)으로 통칭되는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변화의 촉매제는 ‘sensor와 인공지능, block chain’이다.

Digital sensor는 가격이 대폭 하락하면서 sensing 범위도 종전의 전압, 전류, 진동, 압력 등 물리적 범위에서 뇌파, 홍채, 미각, 후각에 이르는 생체 범위로 확대됐다. 또한 sensing data를 네트워크로 서버에 수집해 분석하는 algorithm 단계에 인공지능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저렴하면서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해 가치 있는 정보를 생성할 수 있게 됐다. 또 블록체인 기술은 투명하고 신뢰성 높은 데이터 교환과 검증을 가능하게 하는 분산형 정보처리 방식이다. Block chain 기술이 프로세스와 상거래 구조에 접목되면서 가상화폐를 비롯한 다양한 탈중앙 플랫폼이 출현하고 있다.

Analog Network 사업의 퇴장

인간이든, 사물이든 연결되면 가치가 창출된다. 고립된 인간은 자급자족하면서 제한된 자원으로 생활하지만 연결된 인간들은 분업을 통해 생산력을 높일 수 있다. 사물들도 마찬가지다.

1대의 전화기는 무용지물이지만 100대의 전화기는 상호연결된 통신수단으로 가치를 창출한다. 이런 측면에서 인간의 문명사는 연결의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언어와 문자로 사람을 연결하고, 도로와 철도로 지역을 연결하며, 무역으로 국가를 연결한다. 따라서 연결망의 확보는 경쟁우위를 의미하며, 새로운 기술의 발달에 따라 먼저 연결망을 확보한 기업들이 다음 세대의 주도권을 확보했다. 철도망을 확보한 운송회사, 지점망을 확보한 은행, 송출망을 확보한 방송국, 통신망을 확보한 전화회사 등이 대표적 사례다. 아날로그 시대의 이러한 연결망, 즉 네트워크들은 구축과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에 국가 단위나 거대 기업들이 소유할 수 있었다. 하지만 digital 시대는 연결망이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되고 낮은 가격으로 개방되는 질서변화가 일어난다. 아날로그 연결망에 의존했던 전통적인 사업자들인 공중파 방송사나 금융회사 등의 미래에 대한 우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Analog 연결망 사업의 대표적 유형이 은행이다. 전국에 지점을 개설해 만든 네트워크를 통한 이체와 결제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해 왔다. 지점망 개설에는 부동산 임대와 관리 등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고, 높은 신뢰도와 안정성이 필요한 금융전산망의 구축과 운영에도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 나아가 국제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금융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전 세계 지점망 구축이나 다른 지역 은행과의 연계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아날로그 시대의 은행은 지점망과 전산망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연결망 사업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이러한 독점적 연결망을 개방적 네트워크로 대체할 수 있다. 은행을 통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한 개인 간 자금이체가 가능해지면서 다른 사업자들도 이러한 서비스를 충분히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소위 fintech로 통칭되는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면서 신생 startup 기업들이 전통적인 은행들보다 저렴하고, 신속하며, 만족도 높은 금융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고 있다.

가장 초보적 미디어인 책은 15세기 중반 Johannes Gutenberg의 금속활자 인쇄술이 발명된 이후 급속히 보급됐다. 일반인들에게 정기적으로 배달되는 미디어로서의 신문은 19세기 대량 고속 인쇄가 가능한 윤전기의 발명과 전국 일일 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철도망의 결합이 빚은 매체였다. 한편 전파미디어인 라디오와 TV는 20세기 전기전자 기술의 산물이다. 근대 미디어인 신문은 배급망을, 라디오와 TV는 전파망을 통해 종이, 음성, 동영상을 송신하는 사업이었다.

Johannes Gutenberg(1400?-1468) Wikipedia

제작과 유통에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아날로그 미디어 시대에서 일반인은 미디어 수용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 이러한 제한은 사실상 사라졌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많은 돈을 들여야 만들 수 있었던 종이 책을 개인이 PC와 printer만 있으면 인쇄하게 됐고, 대규모 자본을 투입한 영화사나 방송국만 제작 가능했던 음성과 동영상을 개인이 스마트폰이나 digital camera로 손쉽게 작성한다. 나아가 개인이 만든 text, 사진, 동영상을 스마트폰이나 PC를 활용해 Facebook, Twitter, YouTube, blog 등의 플랫폼을 경유해 손쉽게 전 세계에서 인터넷에 연결된 수십억 명에게 유통시킬 수 있다. Analog media의 특징인 일방향, 대량 생산 - 대량 소비 구조가 급속히 쇠퇴하는 반면 1인 미디어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사분석에서 오락, 게임, 음식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일반인들이 제작해 유통시키는 프로그램들은 아날로그 미디어 기업을 넘어서는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Digital 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확산

지금까지 북핵 사태 등 국제 정세의 위험성이 커지면 미국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지만 2017년에는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가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일반인들도 투자에 나서고 있다. Cyber network에 기록된 데이터에 불과한 신기루로 여겨졌던 가상화폐가 개념적 차원이 아닌 기존 화폐의 보완 수단으로 실생활에 연결되는 단계에 진입했다. 아마존, 페이팔, 라쿠텐 등 global online 사업자들이 가상화폐 결제를 도입했거나 검토 중이다. 독일과 일본 정부는 가상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공식 인정했다. 나아가 스웨덴과 아이슬란드는 정부 차원에서 자체적 가상화폐 발행을 검토하면서 법정통화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국가가 개입하지 않고 시장과 기술의 접점에서 생겨나고 확산되는 가상화폐는 탈중앙 패러다임의 디지털 시대를 상징한다.

전문가들은 결제 수단으로서 가상화폐의 장점은 인정하면서도 해킹 위험성, 높은 변동성 등의 한계를 지적한다. 그러나 역사를 살펴보면 금속화폐 단계에서 국가 권력이 주조한 실물화폐도 위조화폐 출현과 귀금속 함량 변경에 따른 가치변동성에 항시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1971년 Richard Nixon 미국 대통령이 달러가치를 금과 연동한 금태환 포기를 선언한 이후 현존하는 모든 법정화폐는 본질적으로 국가권력이 인쇄한 종이에 불과하고 국가기관의 자의적 결정에 따라 남발될 위험이 상존한다. 또한 오늘날 법정화폐는 대부분 금융회사 서버에 보관돼 금융회사가 보증하는 일종의 데이터다. 따라서 전쟁 등 극단적 상황으로 국가 소멸, 금융회사 파산이 발생하면 가치가 보장되기 어렵다. 21세기에도 특정 국가 또는 은행이 망할 확률이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global cyber network 전체의 소멸은 인류 문명 자체의 종식을 의미하기 때문에 가상화폐가 더욱 안전한 측면이 있다.

거시적 관점에서 가상화폐 출현은 부의 원천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문명사적 의의가 있다. 국가의 부는 근대 이전의 무력을 통한 정복이라는 물리적 힘에서 출발해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토지·노동·자본의 결합을 통한 실물생산 능력으로 발전하고 20세기 후반 정보혁명을 통해 총체적 정보기술(IT) 역량으로 이전되고 있다. 부의 원천이 아날로그 시대의 인구, 영토, 군사력에서 디지털 시대에 맞춰 IT 역량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화폐 출현의 토대다. 분산 database로 중앙컴퓨터 없이 네트워크 참여자 간 투명하고 정확하며 안전하게 데이터를 교환하고 검증하기에 화폐 체계의 기반이 될 수 있었다. Block chain 기술은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면서 공공, 금융, 기업 등 전방위적으로 탈중앙적 트렌드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전자상거래의 경우, 현재는 중앙에 있는 사업자가 거래와 결제를 통제하고 운영하지만 block chain 기술을 적용한 P2P(Peer to Peer)는 구매자와 판매자들이 직접 연결돼 거래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2016년 4월 출범한 P2P 장터인 오픈바자(OpenBazaar)에서는 사업자 없이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직접 거래하고 Bitcoin으로 결제한다. 음반 저작권 관리 분야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P2P 방식으로 투명하고 정확하게 로열티를 산정한다. 또 가상화폐 중 하나인 ‘이더리움’으로 분배하는 우조뮤직이 2015년 설립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Gig Economy 확산과 인적자원 개념 변화

디지털 기술 기반의 초연결사회에서는 유연성이 높아지면서 조직 내외부의 경계도 흐려진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조직에서 필요한 자산과 인적자원을 소유하면서 통제하고 관리해 가치를 만들었으나 디지털 시대에는 외부의 자산과 인적자원을 플랫폼을 매개체로 연결해 가치를 창출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구조가 트렌드다. 최근 급성장한 Uber, Airbnb 등이 기업 외부 자원인 자동차와 운전기사, 숙박시설을 연계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모델이다. 자산의 연결개념은 자연히 인력과 아이디어로 확장돼 Gig Economy를 발전시키고 있다. 긱은 1920년대 미국의 재즈 공연장에서 시간 단위로 밴드나 연구자들을 일회성으로 고용하던 방식에서 유래했다. 당초 자동차 운전, 음식 배달 등 단순직종에서 보조직업 위주로 고용되던 형태가 고급 기술을 보유한 전문직으로도 확산되는 추세다.

Gig economy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지역에서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Harvard-Princeton대 공동 연구에 따르면 2005년에서 2015년까지 실제로 증가한 일자리의 94%가 자발적 비정규직이나 프리랜서 형태의 긱이코노미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earnUp, Toptal, Upwork, Fiverr’ 등의 긱플랫폼 사업자들이 전 세계를 상대로 단순작업부터 첨단기술 분야 전문가들까지 연결하고 있다. 긱플랫폼들은 온라인으로 취업지원자들을 기업들과 연결하는 전형적인 헤드헌팅을 넘어서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원자들의 경력을 평가해 미래에 고소득 직종 취업이나 직종 전환을 위한 조언을 제공하고, 외부 교육기관과 연계해 관련된 프로그램을 추천하기도 한다.

긱이코노미는 MOOC와 연계돼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재능은 있으나 적절한 교육기회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의 젊은이들이 무크와 유튜브를 통해서 관련 지식을 습득한 후 긱플랫폼을 통해 선진국 기업들에 전문직 일자리를 얻고 제3의 장소에서 원격으로 근무하는 형태가 출현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재 확보의 범위를 넓히고 고용유연성을 확보하면서 비용도 절감한다는 이점이 있고, 취업자 입장에서는 높은 시간당 임금을 받으면서 자유롭게 근무하면서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상호이익 구조가 그 배경이다.

2018년은 긱이코노미 확산의 변곡점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의 인력 채용이나 온라인-오프라인을 결합하는 소위 O2O(off-line to on-line) 사업에 간헐적으로 필요한 단순 직종 중심의 임시직, 투잡 개념으로 성장하던 양상에서 글로벌 대기업들의 전문직 채용으로까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특정한 과제해결을 위해 프리랜서 위주로 일정기간 운영하고 해체하는 플래시 조직(flash organization)을 도입하고 있다. 긱플랫폼은 플래시 조직 구성에 필요한 역량과 지원자의 경력을 정의하고 인공지능으로 지원서를 검토해 적절한 인력으로 최상의 팀을 구성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Connected Mobility의 실질적 원년

2018년은 일반인이 탑승하는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주행하는 실질적 원년이다. 2017년 11월 미국 언론에서는 Google Alphabet이 100%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인 ‘Waymo’를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최초로 상용화된 로봇택시로 표현되는 웨이모는 당분간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한 후 2018년에는 이용자에게 요금을 부과하는 택시사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구글에 이어 우버, 리프트, 테슬라, 애플 등이 상용화 모델을 출시하면서 자율주행 서비스는 연구개발 및 시험주행 단계를 지나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일반인이 탑승한 자율주행차의 일반도로 주행은 커넥티드 모빌리티 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100여 년 전 발명된 이래 내연기관과 구동장치 중심의 stand-alone device에 머물러 있던 자동차가 커넥티드 디바이스로 변모하면서 관련 산업에 메가톤급 파장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2007년 출시된 스마트폰인 아이폰이 불과 10년 만에 통신기기와 소비재 산업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것처럼 자율주행 서비스도 메가톤급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 차 및 부품업계의 판도 변화가 불가피하고 급증하는 데이터 처리와 관련한 정보기술 업계 등에도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예컨대 자율주행차가 보급되면 차량 내부는 휴식-여가공간으로 변모한다. 현재 미국의 운전자들은 일상적 이동을 위해 1인당 매일 46분을 차량 내부에서 보내고 있다. 영국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중 약 20%가 통근 중에 자동차에서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 시대가 본격화하면 차량 탑승 시간 동안 콘텐츠, 쇼핑, 게임 유통과 관련한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 있다. 앞으로 휴식, 오락, 업무 등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량 내 경험을 새롭게 창출하는 기업은 거대한 블루오션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의 mobility 환경은 자율주행 차량과 차량 공유 서비스가 결합한 ‘공유된 자율주행’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량을 구입해서 개인이 운전하던 방식에서 점차 공유 서비스에 가입해서 자율주행차를 필요한 시간만큼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환할 것이다. 현재 일상적 활동인 차량 운전은 미래에는 특별한 취미와 레저 활동으로 변할 것이다. 이는 과거 일상적 활동이었던 말타기가 자동차 출현 이후 승마라는 취미 혹은 스포츠로 변화한 것과 동일한 경로다.

Smart Home 가시권 진입

인류 최초의 가전제품은 19세기 후반에 발명된 Edison 전구였다. 가정에 전기가 보급된 20세기 초반부터 라디오, 세탁기, 냉장고, TV가 출시되면서 가전은 거대 산업으로 발전했다. 아날로그 시대의 stand-alone 가전제품들은 제품 단위에서 자동화, 지능화 기술이 접목됐지만 그저 사용편의성을 높이는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에는 가전제품에 네트워크와 인공지능이 접목되면서 스마트홈이 가시권에 진입했다.

스마트홈은 개별 가전제품에 센서를 부착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해 지능적으로 홈시스템을 제어하는 개념이다. 이전의 home automation이 개별 제품 단위의 자동제어였다면 스마트홈은 가정 내부의 모든 기기를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하고 인공지능을 접목해 시스템 전체의 최적화 상태를 유지하는 점에서 차별된다. 음성 명령, 눈동자 인식 동작 등의 입력단계 기술이 세간의 화제를 모으지만 스마트홈의 본질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이다. 미래의 스마트홈에서는 날씨, 뉴스, 교통상황 등의 필요한 외부 정보를 추출해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인공지능으로 홈 기기와 연동해 특별한 명령 없이도 최적의 생활환경을 조성한다. 그리고 스마트홈 운영과정에서 습득한 생활 관련 데이터를 machine learning으로 학습하고 패턴화해 최적화 수준을 지속적으로 높이는 자기학습 구조다.

2018년부터 스마트홈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이 개발한 인공지능 Alexa를 적용해 출시한 smart speaker Echo가 저렴한 가격에 실용성을 입증했다. 음성을 인식해 친구처럼 대화하면서 비서기능을 수행하고, 고립감을 느끼기 쉬운 현대인들에게 사회성도 부여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끈 것이다. Amazon은 Alexa를 외부 하드웨어 업체에도 제공하는 개방정책을 취하고 있어 보급이 더 촉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알렉사를 내세운 아마존이 일단 앞서가는 가운데 Apple Siri, Microsoft Cortana, Google Now 등이 가세한 smart home 시장 주도권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스마트홈은 궁극적으로 연결된 에어컨, 냉장고, TV, 청소기, 로봇 등 하드웨어에서 구체적 동작이 실행되고 생명력을 가진다. 이런 점에서 가전회사들도 기존 제품 개념을 스마트홈 개념으로 전환시키고, 나아가 제품들에서 수집되는 lifestyle data를 분석해 제품설계와 고객 서비스에 반영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다.

아날로그의 정적 균형에서 디지털의 동적 역동성으로 전환해야

‘4차 산업혁명’이란 개념이 주목을 받으면서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의 전문용어가 일반인에게도 전파됐다. 2018년은 기업을 비롯한 각각의 경제주체들이 실질적 각론차원에서 전략을 정립하고 구체적 실행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인공지능, 센서, 블록체인 등 신기술의 잠재력을 이해하고 현재의 사업모델에 접목할 수 있는 전략전술을 세우고 추진해야 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차이는 속도다. 고객 성향, 경쟁 구조에서 기반기술과 제품 수명주기에 이르는 가속적 변화가 디지털 시대의 특징이다. 시장이 변하고 경쟁자가 질주하는 유동적이고 불확실한 디지털 시대에 기업이 취하는 전략적 균형의 개념도 역동적으로 변해야 한다. 아날로그 시대의 전략적 균형이 지도를 보면서 포지션을 찾는 독도법에 비유되는 정적 안정성이라면 디지털 시대의 전략적 균형은 자전거를 타면서 균형을 잡는 동적 안정성(dynamic stability)의 개념이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지도를 보면서 시장과 고객, 경쟁자의 위치를 파악하고 자신의 포지션을 설정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상황을 전제하고 자전거 위에서 페달을 밟고 움직이면서 균형을 잡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 가끔씩 불안정해지다가 안정적 균형으로 회귀했던 아날로그 시대와 달리 디지털 시대는 불안정한 유동적 상태가 연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변화는 가속화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경준 DBR 238호 (2017년 12월 Issue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