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 순창 - 전주간 자전거 여행 이야기

[종지기]

  제가 1975년 육군소위 임관 후 광산군 평동면(현 광산구 평동)소재 부대에서 3개월여 소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에 다행스럽게도 광주(지금의 광주광역시) 상무대 장교숙소(BOQ)에 자리가 있어서 숙식하면서 지냈었지요.

  서울에서 수학중이던 1973년 10월 초순 자전거를 타고서 이틀간 서울에서 전주까지 여행했던 추억도 있어 상무대 장교숙소 생활을 시작하자마자 자전거를 구입하여 운동 삼아서 가끔 평동 소재 부대에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던 1975년 6월 초순, 현충일 주말인 6월 7일(토) 주말 휴가를 이용하여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서 광주 상무대에서 아침 일찍 출발, 동광주를 거쳐 24번 국도를 타고 담양을 지난 다음, 금과면 방축리를 거쳐서 자랑스러운 우리 고향, 순창읍에 도착하여 친구들과 함께 점심을 하였지요.

  점심 식사후 27번 국도를 따라 강진을 거쳐 30번 도로를 타고 청웅, 임실읍을 거쳐 남원에서 올라오는 17번 국도를 따라서 전주까지 여행한 적이 있습니다.

  광주에서 순창읍간 그리고 순창읍과 전주간은 자주 시외버스를 타고 다니던 길이라서 매우 낯익은 길이었지요.

  그러나 이미 장마철이 시작되어서 그런지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이라서 자전거 여행을 하기에는 다소 불편한 날씨였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시원하다는 기분도 들더군요.

  그런데 완주군 상관면 신리에서 전주로 올라가는 도중에 날이 이미 어두워졌습니다. 선수용 자전거, 소위 싸이클이라고 하는 전조등도 없는 자전거라서 조심스럽게 타고 가는데 반대편에서 차량이 오면 차량의 전조등 불빛에 그만 제 눈이 부시게 되어 순간적으로 앞을 볼 수 없게 되더군요.

  그러다가 시야를 잃는 순간에 무엇인가 앞에 있는 것에 부딪히고서 옆으로 넘어져 버렸습니다. 다행스럽게 갓길로 넘어져서 크게 다치지는 않고 일어나서 보니 자전거 앞쪽이 비뚤어져 부수어진 것처럼 되어 버렸더군요.

  자세히 둘러보니 소장사(?)께서 임실군 관촌면 우(牛)시장에서 큰 소 두 마리를 사가지고 앞과 뒤에 한 마리씩 세우고 전주 방향으로 걸어가는 도중이었던가 봅니다.

 그런데 그만 뒤쪽에 있는 큰 소의 뒷다리 엉덩이 부분을 받아버렸던가 봅니다. 소도 놀라서 뛰고 저도 크게 놀랐지만 밤이라서 자전거 속도가 빠르지 않았고 살이 많이 찐(?) 큰 소의 엉덩이를 들이 받아서 그런지 다소 완충이 되어 다행스럽게 저에 대한 충격은 크지 않았었나 봅니다.

  우선 소장사 어르신께 정중히 미안하다는 인사를 하고서 자전거 앞바퀴를 양 허벅지 사이에 넣고서 틀어진 손잡이 부분을 힘주어 바로 잡으니 쉽게 제 자리로 돌아오더군요.

  그리하여 다시 조심스럽게 자전거를 타고서 전주 교육대학 앞을 지나 가로등이 밝게 켜져 있는 팔달로를 따라서 덕진동 전주종합경기장 뒤 현충탑 아래에 있던 당시 저희 집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가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광주에서 전주까지 큰 사고 없이 자전거 여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무사한 자전거 여행에 무한한 감사를 드렸습니다. 자전거 여행을 할 때는 반드시 어두워지기 전에 목적에 도착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랑스러운 고향을 찾았다는 저의 성의에 조상(祖上)님께서 많이 돌보아 주셨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애터미 (주) - 강행수]

선배님 모험심도 강했군요....
그때 그 시절 추억도 생생하게 기억을 다해 내시고 아직도 기억력이 대단하십니다.
사랑합니다. 감사

[꿩순이]

큰일날뻔 하셨군요. 추억들이 생각나게 하네요.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길........

[고향살리기]

그만이나 하시길 천만 다행이셨습니다!~ 모쪼록 건강 유의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만사형통! 보람만당 하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