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중루의 서해랑길 기행, 신안 27코스 걷기
서쪽(西) 바다(海)와 함께(랑) 걷는 길이란 뜻의 서해랑길은 전남 해남 땅끝항에서 인천 강화 평화전망대까지 우리나라 서쪽
해안을 따라 걷는 1,800km(109개 코스)의 도보 여행길이다. 여기에는 신안군 북부의 일부 섬둘레길도 포함하고 있다. 내륙
과 떨어진 이곳 일부 섬이 코스에 굳이 들게 된 이유는 무안과 연륙교로 이어져 있기도 하지만, 뭣보다 유네스코 생물보전
지역으로 지정된 증도 갯벌도립공원이 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태평염전에서 시작하는 산안 27코스는 바로 이곳을 지나
증도의 유명한 한반도 해송숲을 거닐게 된다. 매월 2번씩 찾아 걷는 서해랑길, 엊그제 4월 8일에는 바로 이 27코스를 걸었
었다.
한응 대지(寒凝大地)를 모르는 체 겨울을 나는 서남 해안 섬들의 봄꽃나무들은 정작 꽃을 피우는 건 서울의 한강 주변보다
오히려 늦다. 특히 올해는. 서울의 벚꽃은 이미 다 졌는데 신안 1004의 섬들은 차고 시린 바닷바람의 영향 때문인 걸까, 이
제야 활짝 폈다. 화창한 날씨 속에 연초록 피는 산하와 꽃길을 달리는 여행길은 시작부터 즐거웠다. 11시 30분에 찾은 태평
염전은 보름 전과 달리 벌써 올해의 새 천일염 생산을 시작했다는 현수막을 걸어놓고 여행객을 맞고 있었다. 근대문화유산
으로 지정받은 이 염전은 규모가 큰 우리나라 대표 염전 중의 하나다. 버지봉 낙조 전망대에 올랐다. 오랫 만에 내린 전 전날
비 온 후의 신청(新晴)은 더 맑아, 발치로 보이는 100여만 평 드넓은 염전은 물론 멀리 짱뚱어 해변 쪽 해송숲까지도 선명히
눈에 들어왔다.
증도 갯벌도립공원을 찾았다. 육지의 여느 공원과 다른 점은 보고 즐길 거리를 위한 인공 구조물이 없는 것, 드넓은 갯벌에
이따금씩 뱀 간듯한 크고 작은 갯골이 전부인 게 특징이다. 그러나 살펴보면 볼거리는 많다. 잿빛 갯벌 저 멀리, 하늘 내려앉
은 지평선을 바라보며 멍(갯멍) 때려보는 것은 일상에 젖은 피로를 푸는 즐길 꺼리다. 물 나간 갯벌 위의 숨구멍 주위를 쉴
새 없이 바삐 들락거리는 게 들을 바라보면 쉽게 빠져들고, 짝을 찾아 바삐 돌아다니는 짱뚱어들을 보노라면 절로 웃음이
난다. 이곳 갯벌에는 100여 종의 저서생물(底棲生物)이 살고 있어 여름 겨울 철새들이 찾는 낙원이라 전한다. 이런 것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오늘날은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전지역이고, 국가습지보호지역이며, 람사르습지로까지 지정받았다.
아쉬움은 갈매기들 외의 철새들을 볼 수 없었던 것, 그러나 쉽게 찾지 못하는 곳이라 애써 살펴보며 눈에 담아 보았다.
우전리 갯벌생태전시관(신안 갯벌박물관)을 둘러본 후 우전리 서쪽 해안을 찾았다. 같은 간조 시간대이지만 방금 지나왔던
갯벌과 달리 이곳 해변은 그 영향을 받지 않는 듯 거친 파도가 연신 몰려와 하얀 포말을 토해내고 있었다. "바다는 이런 거라
오." 하는 듯한 그 아우라에, 갯벌 해안을 지나오며 감상에 가라앉았던 마음이 일거에 놀라 가슴이 벅차 올랐었다. 북쪽을 향
해 직선으로 곧게 뻗은 해변엔 우전 해수욕장과 멀리 짱뚱어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파도와 백사장이 그리는 두 줄의 흰 선
이 아스라이 멀어지고, 사구(砂丘)가 발달한 그 해안엔 또 해송숲이 일정한 벨트를 형성해 백사장과 함께 길게 뻗어가고 있
었다. 명사십리에, 십리 해송숲이었다. 이 솔숲의 다른 이름은 한반도 해송숲이다. 증도면사무소 뒤 삼정봉에 올라서서 내
려다보면 솔숲이 그려내는 그 한반도를 볼 수 있다 하니 다음 코스에서는 볼거리가 다시 생긴 셈이다. 솔숲 따라 조성된 '철
학의 길'. '망각의 길'. '맨발생태길'로 이어지는 솔가리 길을 걷다 보니 어느새 10리 길이 끝나고 짱뚱어해변이, 그리고 바다
를 가로질러(옛 시리섬과 우전도의 해협 같음) 건너는 짱둥어 다리가 나왔다. 바다 위 길이 470m에 이르는 이 다리는 증도
의 새 명물, 누구나 한 번 건너 불 만한 다리다. 인증 사진을 찍으며 느릿느릿 건너다보니 건너편 굽 돌이 해안의 솔무등 공
원이 또 시선을 앗아간다.
촬영, 2023, 04, 08.
▼신안 증도읍 증동리, 근대문화유산 '태평염전 '
▼무안. 신안군 권역 서해랑길 코스
▼신안 27코스 안내지도
▼신안군 증도읍 대초리, 버지봉 낙조 전망대 들머리
▼낙조전망대에서 본 태평염전 1. 2공구
▼낙조전망대에서 본 태평염전 염생식물원
▼낙조 전앙대 인증
▼태평염전 유채밭
▼태평염전 3공구와 소금운반차량
▼돌마지 가는 길
▼돌마지 삼거리 정류장
▼돌마지 마을 보리밭
▼대초리 남쪽 소술웅도 쪽 방조제 - 1
▼대초리 남쪽 소술웅도 쪽 방조제 - 2
▼수릉섬 해변 증도 갯벌
▼수릉 섬길 청미래덩굴 잎과 꽃망울
▼증도 갯벌과 화도 노두길 - 1
▼증도 갯벌과 화도 노두길 - 2
▼증도 갯벌과 화도 노두길 - 3
▼신안 증도 갯벌도립공원 1004 조형물
▼짱뚱어 뛰어다니는 증도 갯벌
▼수릉 섬길 이정목
▼덕정 마을
▼대초 마을
▼냉이 재배밭 - 1
▼냉이 재배밭 - 2
▼수확 중인 대파밭
▼대초리 남쪽 증도 갯벌 방조제
▼증도 갯벌 - 1
▼증도 갯벌 - 2
▼증도 갯벌 - 3
▼우전리 해송숲 가는 길
▼지나온 길 뒤돌아 본 해안 풍경
▼우전리 설레미 마을 보리밭
▼우전리, 설레미 마을
▼신안 갯벌박물관
▼증도 관광안내도
▼갯벌박물관 - 1
▼벌박물관 - 2
▼우전리 해변 엘도라도 펜션
▼우전해수욕장 - 1
▼우전해수욕장 - 2
▼증도 한반도 해송숲 길 - 1
▼증도 한반도 해송숲 길 - 2
▼증도 한반도 해송숲 길 - 3
▼짱뚱어 해변
▼짱뚱어다리 - 1
▼짱뚱어다리 - 2
▼짱뚱어다리 - 3
▼ 짱뚱어다리 - 4 / 뒤돌아 본 풍경
▼짱뚱어다리 - 5
▼솔무등 공원 앞 짱뚱어 상 - 1
▼ 솔무등 공원 앞 짱뚱어 상 - 2
▼ 증도면사무소 앞들 풍경 - 1 / 유채꽃
▼증도면사무소 앞들 풍경 - 2 / 꽃양배추 꽃
▼증도초교 앞 벚꽃 길
▼증도면사무소
▼서해랑길 27코스 날머리의 28코스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