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예수님을 만난 것은 6월 21일 주일이었습니다. 오전 예배를 드리고 교회 앞 승주&성수네 집에서 또래들과 교제하는 중에 문득 정국이가 형에게 선물하려고 산 바비 코너 목사님의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잃어버린 도끼에 대한 부분이 눈에 들어 왔는데 잃어버린 도끼는 '잃어버린 기름부음의 회복'이라는 깨달음에 내 속에서 터져 버릴 것만 같은 뜨거운 마음이 솟구쳤습니다. 일찍이 주님은 나에게 강력한 구령의 열정을 부어주셔서 기름부음으로 인해 지난 4년동안 수백명의 영혼들을 교회로 인도하게 하셨고, ‘청년 전도왕’으로 집회 인도를 다녔지만, 타락과 교만, 내 자아 그리고 하나님 나라... 난 문둥이촌에 들어가 내 일생 전부를 드리길 원했습니다. 그런데 주님은 신학교에 보내셨고, 큰믿음교회로 보내셨습니다!!
‘기름부음의 회복...내가 이렇게 쉬고 있을 때가 아니지......’
집으로 가는 길에 안양 갈멜산 기도원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도원 앞에서 마애종을 지나치는데 바위틈에 행색이 사람 같아 보이지 않은 노인이 앉아서 나를 쳐다보아 잠깐 눈이 마주 쳤지만, 그냥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그날 들은 주일설교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고전 1;9 사모해야할 4가지 은혜 중 4번째, 하나님께서 가장 기뻐하시는 것은 하나님과 교제하길 원하신다는 것...’
그 말씀이 하필이면 그때 내 마음을 왜 그렇게도 장악하는 것인지 지나쳐 온 발길을 돌려 다시 그 분에게로 갔습니다. 그 분을 꼭 껴안으며 속으로 ‘예수님 잘못했어요...... 저랑 교제하기 원하시는 예수님을 몰라 봤어요!’라고 외쳤습니다. 가까이서 뵈니 그 분은 걸을 수 없고, 몸에서 악취가 났습니다. 배가 고프다고 하셔서 슈퍼로 뛰어가서 빵과 우유를 사가지고 왔습니다. 물 티슈로 얼굴과 손을 닦아 드리고, 변변치 않은 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그 분은 정말 예수님이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마25:40)
예수님을 등에 업고 택시를 잡으러 내려갔는데, 많은 택시가 우리의 모습을 보고 지나쳐갔지만, 다행히도 우릴 태워주는 택시가 있어 집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택시에서 내내 정작 예수님을 씻겨 드려야 하는데, 보일러는 고장이고 변기는 막혀 있는 자취방이 걱정이 되어 예수님께 기도했습니다.
‘예수님 이분이 정말 예수님이 보내신 분이시자나요. 변기 보일러 고쳐 주세요!’
예수님을 업고 3층 집에 와서, 보일러를 바라보며 ‘예수님에 이름으로 명령한다. 보일러는 고쳐질찌어다. 화장실에 있는 변기도 시원하게 내려갈찌어다.’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몇일 전부터 고장이어서 아침까지만 해도 점검에 불이 들어 왔는데, 이 분이 주께서 허락하신 분인 것을 확증이라도 하듯 보일러가 가동되고, 화장실 변기도 시원스럽게 내려갔습니다. 할렐루야!! 따듯한 물로 목욕을 시켜 드리니 그분은 고마워서 어찌 할 바를 몰라 하셨습니다. 기도원 앞에서 앉아 있었는데 많은 성도님들이 지나가면서 빵과 물도 사주고, 돈도 쥐어주고 갔지만 젊은이처럼 나에게 대우하는 사람은 처음이라고 하셨습니다. 다음날 우리는 동사무소에 가서 주소지를 우리 집으로 옮기고 주민증을 신청했으며, 사회복지과 담당자와 이야기하여 그 분의 수급 금액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오후에는 예전에 하반신 마비 치료 받았던 안양 샘병원의 주치의를 만나러 갔습니다. 장애인 급수를 받길 희망했지만 그리 만만치 않아 어쩔수 없이 그 분과 함께 그냥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예수님께 ‘누가 제일 보고 싶으시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역전에 노숙하시는 후배가 보고 싶다고 하셔서 그 후배분을 찾아 자취방으로 모셔와서 삽결살을 구워 드렸습니다. 모처럼 예수님이 많이 웃으셨습니다. 다음날 오후에는 안양 계요 병원 알콜 병동으로 그 분의 아내를 만나러 갔지만, 그 곳 규칙상 직계 가족이 아니면 면회가 안 된다고 하며, 사실혼 관계일지라도 허락 되지 않는다고 엄격히 말하였습니다. 재차 의사를 만나보길 희망했지만 되지 않았고 통화만이라도 간구해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눈물에 통화를 하였으나, 1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아주머니 쪽에서 끊어버려 그렇게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지친 몸으로 집 앞 약수터에 갔습니다. 그 분은 눈물을 머금고 인생의 긴 우여곡절을 말씀하셨다. 첫 번째 아내는 혼인신고 14일 만에 죽었고, 그 후 지금의 아내를 만나 혼인신고 하지 않고 살았는데, 26년의 시간동안 3번 유산했고, 현재는 아내가 알콜 병원에 격리 수용되어 있다고 하셨습니다. 자신은 동생들이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해서 수용소에 있다가 나온 상태였고, 아내의 동생들은 아내의 재산을 가로채고, ‘아저씨가 바람나서 어디론가 가버렸다’고 속여서 아내는 술로 살다가 알코올 병원에 요양 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을 등에 업고 집으로 오면서 예수님께 물었습니다.
‘예수님 제가 이분께 어디까지 순종해야 할까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몇 일 동안 최선을 다했자나요. 저도 학비도 벌어야 하고, 이번 방학 때에는 즉흥설교도 가야 되고 예언 훈련도 받아야 하는데 저 어떻하면 좋아요?’
그때 내안에 이런 맘을 주셨습니다.
‘아들아 너는 언제가 가장 기쁜 시간이었니?’
‘예수님 그거야 죄인인 제가 당신에 속죄함을 깨닫고 당신의 자녀가 된 것을 깨달았을 때이지요. 네가 업고 있는 내 아들은, 3번이나 유산으로 자녀를 잃었다. 네가 가장 잘 보살펴 줄 수 있을 것 같아 너에게 보냈단다. 그에게 아들이 되어 주겠다고 말해라.......’
깜짝 놀랐습니다.
‘이분에게 내가 아들이라니.......’
다음날 에벤에셀 하나님을 찬양하며 가정 예배를 드린 후 무릎을 꿇고 ‘당신을 저의 아버지처럼 섬기겠습니다. 저를 아들 삼아 주세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분은 어느새 눈물을 글썽거렸고, 나도 울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때 나의 친부는 내가 보는 앞에서 돌아 가셨고, 그 뒤 내가 하나님 아버지 외에 아버지라고 불러 본 사람은 처음이었습니다.
그리고 난 후 아버님께 23만원짜리 중고 휠체어를 사드렸습니다. 다음날 오후, 아버님은 휠체어를 타고 잠깐 밑에 다녀오겠다고 하셨는데, 그 뒤로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오시지 않았습니다. 너무 걱정이 되어 동네를 몇바퀴 돌고 온 안양 시내를 찾아 해매고, 사고가 난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 병원의 응급실을 다 찾아 다녔습니다. 처음 만났던 기도원 근처에도 가보았지만 자정이 넘도록 오시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주일을 맞이 하였습니다. 오전 예배를 드리고 맘 가운데 왠지 처음 만났던 장소에 가고 싶은 맘이 들어, 그 곳으로 버스를 타고 갔습니다. 도착하기 한 정거장 전 안양 유원지에서 내가 탄 버스 밖으로 아버님이 보였습니다. 바로 버스에서 얼른 내려 다가갔는데, 대소변을 옷에 다 보신 상태였고, 구입한 휠체어는 온데 간데 사라지고, 나에게 '필요 없으니 저리 가라'고 하셨습니다. 어쩔 수 없이 기도원에 올라가 한참을 울었습니다.
‘예수님 저에게 어떻게 하라구요? 대체 왜 알게 하신 거에요? 전 이제 집으로 돌아 갈래요 너무 지쳤어요. 하지만 그래도 다시 만나면 그때는 제가 주님 뜻인 줄 알고 모실께요.’
그렇게 마무리하고 터벅터벅 내려와 버스를 타려는데, 내 눈 앞에서 그 분이 나를 바라보며 울고 있는게 아닌가. 그 분은 나에게 재차 죄송하다고 하였습니다. 주님은 끝까지 나를 사랑하시는데 나도 끝까지 그분을 잘 돌보아 드려야 한다는 주님의 마음이 나에게 흘렀습니다. 택시를 잡으려 했지만 이미 대소변을 다 옷에 보시고 노숙 하신 상태라 몸에 파리들이 들끓어서인지 택시 운전 기사들은 금방 알아보고, 고개를 흔드시며 태우시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기도원에서 집까지 휠체어를 밀고 갔습니다. 그는 세상 모르게 단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거리에 많은 사람들은 냄새 난다고 생각해서인지 인상을 찌푸리며 피하기도 하고, 탄성을 질렀습니다. 솔직히 난 정말 도망치고 싶었습니다.
‘내가 대체 왜 ~ ’
하지만 내 안에 성령께서 또 한번 말씀 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시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시인 할것이요
누구든지 사람 앞에서 나를 부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부인하리라 '(마11:32-33)
‘그래요 주님 시인합니다. 주님을 시인합니다. 지금 이 상황을 부인하지 않을래요’
울면서 비를 맞으며 두시간 넘는 시간을 휠체어를 밀며 집 앞까지 왔습니다. 그를 업고 자취방으로 모시고 올라가 목욕을 시켜 드렸습니다. 나는 밤새 몸살을 앓았고, 영적인 꿈을 꾸었습니다.
다음날 새벽기도를 다녀와 북어국을 끓여드렸지만, 그 분은 잘 먹지도 못했고 밤이 되어서야 일어나 조금 드셨습니다. 자초지종은 중앙시장에서 술을 드시고부터 생각이 나시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날 나는 새벽기도에 나가서 ‘잃어버린 휠체어 찾게 해주세요. 내 힘으로 감당 할 수 없으니 주님께서 이 환경을 돌파할 힘을 주시고 그 한 영혼을 구원에 주소서’라고 참 많이도 울었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난 방학 때 작정한 즉흥설교에 너무도 가고 싶었지만 또 미루고, 잃어버린 휠체어를 찾아다녔습니다. 마지막 기억 장소인 중앙시장으로 가서 여러 상인들에게 물어본 결과 가까스로 찾았습니다.
휠체어를 집으로 가져오면서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내가 중학교 무렵부터 노숙자 분들의 딸이 되어주셨던 어머니 그래서 항상 노숙자들이 끊이질 않았던 어머니의 커피숍이 생각났습니다. 그 때에는 사실 조금 싫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그 마음이 나에게도 흐른 것일까’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집에 와 공원에 산책 나가고 운동도 하고, 샤워도 시켜드렸습니다.
7월 12일 주일 아침.. 우리 아버님을 큰믿음교회로 인도하고 싶은 감동과 사랑에 뜬 눈을 지새웠습니다. 아버님을 깨워서 교회 갈 준비를 하자고 하니 비도 많이 오고 몸에 기운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아침 밥을 먹고 창밖을 보니 장대비는 그칠 기색조차 없는 것이었습니다. 한동안 몰아치는 비를 보며 ‘주님 어떻해요 어떻해요 비가 이렇게 많이 오면 아버님 교회 어떻게 모시고 나가냐구요. 아버님 교회 모시고 나갈려고 남방도 샀고, 바지도 샀자나요’ 라고 기도하는데, 갑자기 렌트카가 생각 났습니다. 얼마나 기쁜지 갑자기 렌트카를 대여하려고 하니, 가진 현금이 없어서 돼지 저금통을 털어 가장 싼 소형차를 알아보니 대여점마다 없다고 했습니다. 그 때 한 렌트카 업체에서 소형차가 없으니 중형을 빌려 가라고 하면서, 나중에는 그 가격으로 중형도 아닌 대형 자동차를 빌려 주셨습니다. 할렐루야!
아버님께 얼굴 맛사지를 해 드리며, 마음 속으로 얼굴에 안수 기도를 조금 했습니다. 컨디션이 좋아진 것이 느껴져서, ‘저 렌트카 빌렸어요. 그냥 가만히 앉아 계시기만 하면 제가 오늘 교회까지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라고 말씀드렸더니 웃으시면서 ‘뭐하러 비싸게 차를 빌렸냐’라고 하셨지만 마음이 열렸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교회로 향하는 길에 하나님께 분명한 중심의 갈망을 보여드리고 싶어, 두번이나 정차를 해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오늘 무조건 주님이 사랑하는 이 영혼 만나 주셔야 합니다. 하나님 일하셔야 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3부 예배를 드렸습니다. 담임목사님께서 본문 말씀을 읽어 주시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아침에 예배를 드린 누가복음 16:19~31절 말씀이었습니다. 휠체어에 앉아 계신 아버님도 씨익 웃으며 ‘오늘 아침에 했던거자나’라고 하셨습니다.
‘맞아요 오늘 무조건 은혜 받으셔야 합니다. 이 예배 오늘 은혜의 주인공은 바로 아버님이십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녁을 먹고 선지자 학교를 참석하고 개인 예언을 받게 해드리고, 오양자 권사님의 간절한 신유 기도를 받으시도록 도와드렸습니다. 그런데 기도를 받는 동안 다리가 시원해지면서 가벼워지더란다! 그리고 나서 믿음으로 걸으니 10년전 뇌신경을 다쳐서 기어서 생활하신, 반신마비로 서 있기도 힘들었던 아버님이 막 걸으셨습니다!!! 선지자학교 개인예언 막바지 시간에 뒤에서 환호성과 박수 소리에 주인공이신 아버님!!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할렐루야!! 선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치료자이신 주님에 이름을 높여 드립니다. 주님이 하셨어요!
자동차를 타고 오는길에 다리가 막 움직인다고 자랑을 하시며 좋아하시는 모습이 어찌나 어린아이 같으신지 방에서도 한참을 걸으며 서로 기뻐했습니다. 아버님께서 여태 신유는 다 뻥이라고 생각 했는데 기독교는 그냥 교회 다니는거라 생각 했는데... 그날 실재적인 하나님을 만나야 된다고 하나님은 진짜 살아계시다고 간증하셨습니다. 그 전날 셀모임 시간에 믿음으로 간절히 기도해주신 우리 김현승 셀장님과 셀원들에게 감사 드리고 중보기도 해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오양자 권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모든 일을 계획하시고 이루어 나가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이것으로 만족 할수 없습니다. 주님 더 더 임하여 주셔서 한 영혼을 향한 당신의 끝없는 사랑을 펼쳐 보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만민에게 함께 하시는 예수님을 증거하게 하시옵소서. 송진수 아버님 인생을 하나님과 동행하는 인생이 되게 하시옵소서. 하나님이 하셨어요! 주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