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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협착증(脊椎管狹窄症, spinal stenosis) | 2006-02-22 10:3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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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린 증상으로 병원에 갔다가 척추관 협착증(脊椎管狹窄症, spinal stenosis)이라는 진단을 받고,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병명에 놀란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척추관 협착증은 중년 이후에 흔한 질환의 하나로 척추 클리닉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병입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말 그대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서(협착되어) 신경을 누르는 병입니다. 목의 척추관이 좁아지면 ‘경추 척추관 협착증’ 이라고 하고, 허리의 척추관이 좁아지면 ‘요추 척추관 협착증’ 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다루는 것은 후자입니다.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요추 신경’ 이 눌려 다리가 저리고 보행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에서는 말랑말랑한 젤리와 같은 디스크 물질이 신경을 누르는 데 반하여, 척추관 협착증에서는 주로 뼈, 관절과 같은 딱딱한 조직이 신경을 누르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뼈, 관절이 점점 커지면서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서 신경을 압박하는 병이 척추관 협착증입니다.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을 보면, 허리 디스크는 급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척추관 협착증은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대부분 40대 이후에 발병하고 남자에게 더 많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허리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요통’ 과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 이 주증상입니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와 구별되는 점은 ‘앉아 있을 때는 괜찮은데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앉아 쉬었다가 다시 걸어야 하는 보행장애 증상’ 을 보이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증상을 의학적으로는 ‘간헐적 파행(間歇的破行)’ 이라고 합니다. '파행’ 이란 다리를 절름거린다는 뜻입니다. 어떤 의사들은 ‘간헐적 파행’ 이 척추관 협착증의 가장 특징적인 증상이라고 말합니다. 또 허리 디스크와 마찬가지로 요추 신경이 심하게 눌려 발가락이나 발목의 힘이 약해지는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증상만 듣고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을 감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림 6-2를 보시면 (a)는 정상인이며 (b)는 허리 디스크 환자입니다. 돌출된 디스크가 신경을 앞쪽에서 누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반하여 (c)는 불안정한 척추에 의해서 척추관 협착증이 초래되어 신경이 앞뒤에서 눌리는 상태입니다. 물론 척추관 협착증은 안정 척추 상태에서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림 6-2 허리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의 구별.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척추관 협착증은 말 그대로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인 척추관이 좁아져서 신경이 눌리는 병입니다. 척추관 협착증의 원인을 설명하기 전에 먼저 척추관 협착증을 어떻게 분류하는지 설명하겠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의 분류를 알면 척추관 협착증의 원인은 저절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 분류를 설명하겠습니다. 첫째, 협착증이 발생한 시기에 따라 크게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의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둘째, 척추의 불안정성 유무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이제 위의 두 가지 분류를 읽어 보신 여러분들은 척추관 협착증의 원인을 이야기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선천적인 원인, 노화에 따른 척추의 노인성 관절염, 불안정한 척추 등이 협착증의 원인입니다. 이 중 가장 흔한 원인은 척추 전방 전위증과 같은 불안정 척추입니다.
척추관 협착증의 진단은 허리 디스크의 진단과 마찬가지로 (1) 문진(問診), (2) 진찰, (3)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하여 이루어집니다(59페이지 허리 디스크 진단을 함께 참조하십시오).
(1) 문진
(2) 진찰
(3) 검사
척추관 협착증은 중년 이후에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을 보이는 가장 흔한 원인 질환입니다. 하지만 척추에는 아무 이상 없이 다리로 가는 혈관이 막힌 경우에도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혈관 질환의 가능성을 항상 같이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척추관 협착증의 빈도뿐만 아니라 혈관 질환의 빈도도 높기 때문에 다리가 저리고 아파서 보행의 장애(파행)를 보이는 경우 척추관 협착증뿐만 아니라 혈관 질환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척추관 협착증에 의하여 신경이 눌려 보행의 장애가 나타나는 상태를 ‘신경성 파행(神經性破行)’ 이라고 하고, 다리의 혈관이 막혀서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혈관성 파행(血管性破行)’ 이라고 하는데 증상만 듣고 이 두 가지를 감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혈관이 막혀 다리가 아픈 환자를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잘못 진단하고 척추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수술 전에 혈관성 파행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이러한 실수는 피할 수 있습니다.
진찰할 때 양쪽 발등의 동맥 맥박을 만져 비교해보면 혈관이 막혔는지의 여부를 비교적 용이하게 알 수 있습니다. 감별이 잘 안 되는 경우에는 초음파를 이용한 도플러(Doppler) 혈관검사로 혈관 상태를 쉽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척추관 협착증의 치료에도 허리 디스크에서와 마찬가지로 보존적인 치료와 수술적인 치료가 있습니다. 보존적인 치료는 물리 치료, 약물 치료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증상의 완화를 기대하는 것입니다. 제3장에서 설명한 허리 디스크의 보존적인 치료방법들이 다 적용됩니다. 보존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세의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생각합니다. 엉치와 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 심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거나, 조금만 걸어도 쉬었다 가야 할 정도로 보행의 장애가 심하다면 수술적 치료를 필요로 하게 됩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일단 증상이 시작되면 허리 디스크와 달리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물론 일시적으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척추관 협착증에서는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허리 디스크보다 많습니다. 허리 디스크의 경우 수술을 요하는 환자가 전체 환자의 25% 혹은 그 미만이라고 하였는데, 척추관 협착증의 경우 약 50%의 환자가 수술을 필요로 합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이 환자와 같이 증상이 현저하게 좋아지는 수도 있습니다. 물론 MRI 사진에서는 신경이 계속 눌려 있겠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다면, 더구나 2~3시간 등산을 할 수 있을 정도라면 수술을 하지 않고 지켜보는 것이 좋습니다. 허리와 엉치가 약간 불편하다고 했는데, 만약 수술을 하면 이 증상들이 더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수술은 주로 다리가 아프고 저린 증상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현재 상태에서 하고 싶은 운동 다하면서, 또 허리를 강화시키는 운동도 함께 하면서, 심적으로 위축되지 말고 생활하십시오. 증상이 좋아진 상태에서 예방적인 수술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예방적인 수술을 하게 되면 노년기의 적지 않은 분들이 수술의 대상이 됩니다. 허리척추 질환에서는 예방적인 수술을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조금씩 척추관이 좁아지고 신경이 빠져나오는 구멍이 좁아지기 때문에 나이 드신 분들 가운데 종종 다리가 저리고 아픈 것을 경험한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때 대개의 분들은 혹시 디스크가 아닌가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누구나 척추관이 조금씩 좁아진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걱정할 일이 아닙니다. 갑자기 마비가 오는 일은 아주 드물기 때문에 걱정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생활하십시오.
척추관 협착증 수술의 목표는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 줌으로써 좁아진 척추관 내에서 오랫동안 압박된 신경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이를 신경 감압술(減壓術)이라고 합니다. 신경 감압술은 척추관 협착증 수술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이것만으로 충분한 환자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신경이 넓은 범위에 걸쳐서 심하게 압박되는 환자는 신경 감압술을 할 때 뼈나 관절을 많이 제거해야 하기 때문에 척추가 불안정하게 됩니다. 불안정하게 된 척추를 그냥 두면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안정된 척추로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불안정한 마디에 대한 척추 유합술(脊椎癒合術)이 필요합니다(그림 6-6). 또 척추관 협착증의 발생원인이 원래 척추 전방 전위증과 같은 불안정 척추였다면 당연히 척추 유합술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척추관 협착증의 수술은 신경 감압술 또는 신경 감압술+척추 유합술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척추 유합술은 금속 기기를 이용한 금속 내고정술(內固定術)과 골 이식술(骨移植術)을 통하여 이루어집니다.
186페이지에서 설명한 내용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겠습니다. 동, 서양 음식이 서로 합쳐진 새로운 형태의 음식문화를 ‘퓨전 푸드(Fusion food)’ 라고 하는데, ‘퓨전(Fusion)’ 이란 ‘서로 합쳐진다’ 는 뜻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척추 유합술이 영어로 ‘Fusion’ 입니다. 위, 아래 척추뼈 사이에 뼈 이식을 하여 두 개의 뼈가 하나로 합쳐진다는 뜻입니다. 척추 유합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하면 대부분의 환자나 보호자들은 허리를 못 움직이게 되지 않나 걱정을 합니다. 하지만 척추 한두 마디를 굳힌다고 해서 허리의 움직임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척추가 옆으로 휜 측만증(일종의 척추기형)을 가지고 있는 사춘기의 어린 학생이 기형교정 수술을 받는 경우 20~30cm 정도의 긴 척추 내고정 금속을 이용하여 척추를 10마디 이상 굳히게 됩니다(그림 6-7). 그래도 허리를 움직이는 데 큰 지장이 없습니다. 따라서 50~60세 이후에
그렇지만 불필요한 척추 유합술은 절대 피해야 합니다. 특히 젊은 나이에 허리의 맨 아래쪽 두 개의 관절(제4~5번 요추 관절, 제5요추~1천추 관절)을 굳히는 것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이 두 개의 관절에서 허리 움직임의 70%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중년 이후에 이 관절들을 굳히는 수술은 큰 문제가 없지만 젊은 나이에 굳히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아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습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뼈 이식술’ 을 한다고 설명하면 깜짝 놀라면서 자신이 왜 이식 수술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실망하는 것을 봅니다. 어떤 분은 수술하기 전날 수술에 관한 설명을 듣다가 이식 수술이란 이야기에 겁을 먹고 수술 안 받고 퇴원한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뼈 이식술을 장기 이식 수술로 잘못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뼈 이식술은 20~30분밖에 걸리지 않는 간단한 시술입니다. 환자의 골반에서 뼈를 떼어서 척추 수술 부위에 얹어주는 것입니다. 왜 뼈 이식술을 해야 하는지 궁금하시지요? 광범위한 신경 감압술로 불안정해진 척추를 안정시키기 위하여 우선 금속 고정술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금속 고정만으로 평생 견딜 수는 없습니다. 척추에는 엄청난 힘이 가해지므로 금속이 언젠가는 부러지기 때문입니다(그림 6-8). 따라서 금속 고정술에는 반드시 뼈(골) 이식술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이식된 뼈가 굳으면 영구히 안정된 척추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금속은 이식된 뼈가 굳을 때까지만 제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이식된 뼈가 굳는 데는 3~6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간혹 금속 고정술만 하고 뼈 이식술을 하지 않는 경우를 보는데 바람직한 방법은 아닙니다. 뼈 이식술에는 대개 환자의 골반에서 떼어낸 환자 자신의 뼈를 사용합니다. 환자 자신의 뼈를 사용하는 것이 뼈가 굳는 성공률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뼈를 떼어낸 골반 부위에 통증을 계속 느끼는 환자들이 꽤 있습니다. 따라서 최근에는 골반에서 별도로 뼈를 떼지 않으려고 여러 가지 다른 방법들을 사용합니다. 신경을 풀어줄 때 제거한 환자 자신의 뼈를 갈아서 케이지(cage)라고 불리는 박스 모양의 금속에 넣어 사용하는 방법도 많이 사용됩니다. 또 다른 사람의 뼈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인공관절 수술을 하면서 제거된 뼈를 잘 보관했다가 사용하거나, 장기를 기증한 사람의 뼈를 사용합니다. 이러한 뼈들은 간염, 매독, AIDS 등 여러 가지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된 뼈들입니다. 그러나 뼈가 굳는 면에서는 아무래도 환자 자신의 뼈보다는 못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에는 여러 가지 뼈 대용물, 동물뼈(소뼈) 등이 상품화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환자의 체내에서 환자의 뼈만큼 잘 굳는지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습니다. 팔이 부러지면 깁스를 합니다. 깁스는 뼈가 붙을 때까지 고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척추 유합술에서 사용하는 금속도 마찬가지입니다. 금속은 깁스와 마찬가지로 이식된 뼈가 굳을 때까지 고정하는 역할을 하며 영구적인 고정은 뼈가 하는 것입니다.
금속 내고정술이란 금속을 몸 속에 집어넣어 척추뼈 몇 개를 고정한다는 뜻입니다. 1980년대 중반 이전에는 고정력이 강한 척추 내고정 기계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척추관 협착증 수술 후 이식된 뼈가 굳을 때까지 3개월 이상 온몸에 석고 붕대(깁스) 고정을 하고 대, 소변을 받아내는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1980년대 중반 ‘척추경 나사못’ 이라는 고정력이 뛰어난 척추 내고정 기계가 개발되어 수술 후 며칠만 지나면 움직이고, 걷고, 화장실에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십여 종류 이상의 척추경 나사못 기계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은 수입 제품이지만, 최근 국내에서 개발된 기계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 판매되기 전에 인체에 사용해도 좋은지 철저한 심사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림 6-7에서 보신 바와 같이 척추기형(예:측만증)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기형교정 수술을 받는 경우 20~30㎝ 이상의 긴 척추 내고정 금속을 몸 속에 넣게 되는데 평생 이 금속을 가지고 살아도 큰 지장이 없습니다. 따라서 50~60세 이후에 척추 한두 마디를 굳히기 위해서 10㎝ 전후의 내고정 금속을 사용하는 것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척추경 나사못 기계에는 크게 티타늄(titanium) 소재와 비(非)티타늄 소재의 두 종류가 있습니다. 티타늄 소재 척추경 나사못은 수술 후에 MRI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최근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굳이 금속을 빼내는 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이식한 뼈가 굳으면서 금속이 몸의 일부분이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간혹 나사못이 몸 속에서 부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금속 내고정 기계를 삽입한 환자의 10% 전후에서 이와 같은 나사못 파손(破損)이 발생하는데, 이 경우에도 반드시 금속을 제거할 필요는 없습니다(그림 6-8). 또 어떤 의사들은 척추 유합술 후 요통이 계속되면 금속이 요통의 원인이라고 생각하여 금속을 제거하는 수술을 합니다. 하지만 척추 유합술 후 요통이 있는 경우 그 원인은 무수히 많습니다. 몸 속에 금속이 있는 것은 수많은 요통의 원인 중 한 가지에 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요통 때문에 금속을 제거한다는 것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불안정한 척추를 안정시키기 위한 척추 유합술에서는 척추경 나사못이라는 내고정 금속이 사용됩니다. 척추경 나사못은 위, 아래 척추뼈를 아주 견고하게 고정하는 기계입니다. 그러나 척추경 나사못만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척추뼈 사이에 케이지(cage)라고 불리는 직육각형 또는 원통형의 금속을 집어넣는 또 다른 형태의 금속 내고정술을 병행(竝行)하기도 합니다. 척추경 나사못과 케이지 모두 값비싼 금속기계입니다. 두 종류의 금속을 함께 사용하면 비용도 많이 들고 수술 시간도 길어집니다. 그렇다면 ‘왜 굳이 두 종류의 금속을 함께 사용해야 하나?’ 의문을 갖는 분들도 있을것입니다. 이와 같은 수술을 하는 이유는 ‘척추가 불안정한 상태는 자동차의 네 바퀴 모두가 펑크가 난 상태’ 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앞, 뒷바퀴 모두 펑크 난 상태에서 뒷바퀴만 고치는 척추경 나사못 수술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앞바퀴 쪽을 보강하는 케이지를 넣는 수술을 함께 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척추 유합술을 척추의 앞쪽과 뒤쪽, 양쪽에서 시행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두 종류의 수술을 한다고 해서 수술을 두 번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번에 두 가지 수술을 다 하는 것입니다. 대개 뒤로만 째고 두 가지 수술을 한꺼번에 다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디스크 한 마디를 케이지로 보강하는 경우 오른쪽, 왼쪽에서 각각 한 개씩 모두 두 개의 케이지를 삽입합니다. 이 경우 척추경 나사못만 사용하는 수술보다 수술 시간이 약 30분 정도 더 소요됩니다. 케이지를 넣는 척추 유합술을 일부 매스컴에서 ‘인조(인공) 디스크 수술’ 이라고 부르는데 이는 잘못된 것임을 189페이지에서 이미 말씀드렸습니다.
케이지(cage)넣는 수술을 선호하는 의사들은 척추경 나사못에 추가하여 케이지를 함께 사용하면 척추 유합술 자체가 든든해 진다고 믿기 때문에 두 가지 수술을 같이 하는 것입니다. 이식된 뼈도 잘 붙고 따라서 수술결과도 좋아진다는 것입니다. 환자의 실제 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그림 6-12a의 환자는 척추 전방 전위증 환자입니다. 척추 전방 전위증은 불안정 척추로 척추관 협착증의 가장 대표적인 원인 질환입니다. 이 환자는 그림 b와 같이 척추경 나사못을 이용한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수술 후 1년도 채 안 되어서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 간격이 좁아지면서 나사못이 부러졌습니다(c). 물론 나사못이 부러져도 당장 큰 문제는 없지만 기분좋은 일은 아닙니다.
보신 바와 같이 불안정한 척추에서 척추경 나사못을 이용한 수술 후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 간격이 주저앉으면서 나사못이 부러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를 막기 위하여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 간격에 케이지를 넣어서 디스크 간격을 지지해 주면 나사못이 부러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림 6-13은 케이지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와 사용한 경우의 비교입니다. 잘 모르시는 분들이 봐도 케이지를 사용한 쪽이 더 든든해보일 것입니다. 이것이 굳이 두 가지 기계를 함께 사용하는 복잡한 수술을 하는 이유입니다.
그림 6-13 케이지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a)와 사용한 경우(b)를 비교해 보면 (b)가 좀 더 든든해 보입니다. 하지만 케이지의 사용에 대해서는 아직도 약간의 이견이 있습니다. 척추경 나사못만 사용해도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왜 굳이 케이지를 사용하느냐고 케이지 사용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부정적인 의사들도 있습니다. ‘케이지를 사용하느냐 사용하지 않느냐’ 의 문제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고, 의사들의 의견 차이의 문제입니다.
척추관 협착증 수술에는 신경 감압술만 하는 경우와 신경 감압술과 척추 유합술을 동시에 하는 경우의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신경 감압술만 하는 경우는 수술 시간, 입원 기간, 수술 비용 모두 182페이지에서 설명한 허리 디스크 수술의 경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척추 유합술을 함께 하는 경우는 수술의 크기가 커집니다. 수술 시간은 협착증의 정도에 따라,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약 3~4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마취하는 시간, 마취에서 깨어나는 시간 등을 합치면 보호자분들은 조금 더 걸린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수술 후 4~5일이면 걷는 연습을 시작하는데 나이드신 분들은 걷는 연습을 충분히 하고 퇴원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입원 기간은 10일에서 2주 정도 됩니다. 척추관 협착증의 수술은 수술 과정 모두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습니다. 척추 유합술에 사용되는 고가(高價)의 금속 기기도 보험의 혜택을 받기 때문에 환자는 기계값의 20%만 부담하면 됩니다. 대학병원에서 수술받는 경우 특진료(지정진료비)를 포함하여 총 300만원 전후의 수술 비용이 소요됩니다.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척추 유합술이 많이 행해진다는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척추관 협착증에서 척추의 불안정성이 없을 때에는 척추 유합술을 꼭 해야 할지에 대해서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종종 허리 디스크 환자에게 척추 유합술을 하는 것을 봅니다. 허리 디스크 환자에게 수술이 필요한 경우 대다수의 경우 간단한 디스크 제거수술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척추 유합술을 할 때는 신중을 기해서 결정해야 합니다(187페이지). 척추 유합술에는 내고정을 위한 금속이 사용되는데, 이 금속이 남용되지 않나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미국의 어떤 의사는 척추 유합술과 이에 따른 금속의 남용을 우려하면서 ‘Metal mania(금속을 좋아하는 현상)’ 라고 표현하였습니다.
협착증 수술에는 신경 감압술만 하는 경우와 척추 유합술까지 함께 하는 두 가지 수술 방법이 있습니다. 이들 수술에도 당연히 합병증이 뒤따릅니다. 합병증들은 대개 요통이 주증상으로 나타납니다.
(1) 신경 감압술만 하는 경우
(2) 척추 유합술을 함께 하는 경우
척추 질환에서 척추 유합술을 하고 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된 것처럼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척추 유합술 자체가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허리 디스크에서 척추 유합술을 하는 이유는 ‘디스크가 생긴 마디에서 장차 생길지도 모를 요통을 예방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러나 의사는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하는데 유합술 후 오히려 더 심한 요통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꽤 있습니다. 척추 유합술을 하려면 수술의 범위도 훨씬 커지고 수술 과정에서 척추뼈 주위의 근육이나 인대의 손상이 크기 때문입니다. 사실 ‘의사는 수술이 잘 되었다고 하는데 환자인 나는 허리가 너무 아프다’ 는 것이 허리 수술 후에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불편, 불만 사항입니다. 허리가 아픈 원인이 250페이지의 표의 합병증과 같이 분명한 경우도 있지만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따라서 척추관 협착증 환자라고 해서 무조건 척추 유합술을 할 것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의 소견을 판단하여 척추 유합술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같은 척추 유합술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환자의 수술 전의 상태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수술 전에 다리 증상(다리가 저리고 아픈 증상)이 심한 환자는 대개 수술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반면에 요통이 주증상인 환자는 수술의 만족도가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요통이 주증상인 환자에서는 수술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요통이 척추의 불안정성에 의한 요통이라면 수술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나 노인성 변화에 의한 요통이라면 수술로 크게 도움 받지 못할 것입니다.
과거와는 달리 척추 유합술에서 견고한 내고정 금속을 사용하는 최근에는 수술 후 4~5일이면 환자 자신이 걷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척추 유합술 후 허리 관리나 재활치료는 제5장에서 설명한 허리 디스크의 경우와 거의 동일합니다. 차이점만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따라서 수술 후 겁내지 말고 적극적으로 허리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흔히 몸의 상태가 안 좋으면 ‘컨디션(Condition)’ 이 안 좋다고 합니다. 척추 유합술 후 허리의 상태도 마찬가지로 |
디스크 환자 커뮤니티
http://cafe.daum.net/diskc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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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맙습니다
궁굼증???
시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
보행 장애증상 (간헐적 파행) 으로 볼때 척추관 협착증 걸로 판단 되는군요 .
2~3백미터 걸으면 앉았다 쉬어서 가야 합니다.발목이 아프고 종아리쪽 으로 점점 아파 옵니다.
그외 다른 증상은 없습니다.
수술 하지 않고 치료하는 방법은 없는지요 ,,
협착증은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온것으로....
퇴행성 변화로 척추구조물이 척추관을 좁게 만든것입니다.
상태가 심하고, 사진상 분명하다면, 수술이외에는 완전한 호전 어렵습니다.
좀걸으면 발목윗쪽관절 부분과 발등이 서서히 아파집니다 ..
땡기거나. 저리거나 .감각이 없거나 하진 않고요 .
운동부족인가 평소엘리베이터를 타지않고 10층을 계단으로 무리하게 운동을 해서 그런가 하기도 ㅡ정밀사진을 찍어봐야 겠습니다
걱정스럽네요 ..
고맙습니다 ..
걱정 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