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3/서유럽여행기

[호명]

         루브르박물관 야외 유리 피라미드

♣루브르박물관

파리 여행에서 루브르 박물관을 안보면 소가 빠진 찐빵 맛일 개다.

루브르박물관은 1511년 프랑소아1세가 왕궁으로 짓던 건물을 400년 동안에 완성한 파리 역사, 예술, 건축사적 건물이다.

1793 프랑스 왕정이 무너진 혁명기에 박물관으로 변경하여 고대 BC4000년 전 유물에서 부터1840년 이전 유물 38~40만점을 소장하고 1/10정도를 전시한다.

세계3대박물관 중 1년에 1,000만 명 정도가 관람하는 가장 인기 있는 곳이다. 동선이22km라니 그 거대함을 짐작하기조차 힘들다.

하루 종일 우중충하게 눈비 오던 날씨가 완전 비로 바뀌어 비 맞은 촌닭마냥 후줄근한 모양세로 거대한 유리 피라미드 앞에서 사진 찍기에 바빴다.

어딜 가나 자신을 구경거리 앞에 새우고 인증 샷을 눌러야 직성이 풀리는 우리네 문화에 젖는 나도 어쩔 수없는 한국인이다.

가이드는 그 많은 박물관 유물을 동선 따라 다 구경하려면 1주일은 꼬박 봐야 하기 때문에 제한된 2~3시간 정도에 핵심 몇 점을 자신의 안내 따라 감상하고 자유로이 둘러보되 미로 같은 내부에서 길을 잃으면 낭패를 당하니 ‘SOTY’라 표시된 표지판을 따라 중앙 나폴레옹 홀로 나오는 출입구 찾는 요령을 말해주어 나중에 해보니 아주 쉬었다.

        미의 여신 밀로의 ‘비너스상’

고대 그리스관에 우리의 영원한 미의 여신 밀로의 ‘비너스상’, 치맛자락이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것 같이 허리아래에 살짝 걸치고 2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남성들 가슴에 불을 지른 아프로디테 여신은 아테네, 로마, 터키, 파리 등 그리스 문명이 전파된 곳 어디에나 앉거나 서있는데 여기 박물관 작품은 진품이다.

또 학교 미술 데생실에서 어린 학생들도 그를 흠모하며 모방하거나 형상화한다.

          사모트래카의 ‘승리의 여신상’ (정진민 사진)

BC190년 전 사모트래카의 ‘승리의 여신상’ 앞에 섰다.

3.28m 높이의 거대한 육감적 여인상이 독수리 날개를 하고 바다 절벽 위에 금방 내린 치맛자락에서 젖은 바닷물이 흘러내릴 듯 생동감 넘치는 로디엔 해군의 승리를 기념하는 여신상이다. 한참을 올려다보며 옷자락 감촉을 느껴봤는데 발길이 잘 띄어지지 않는다.

강화유리에 갇혀 미소 짓는 모나리자, 너무나 많이 보아서 식상할 것도 같은데 뭐가 아름다운지도 모르고 그냥 아름다운 피렌체 여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영원한 미스터리로 신비감을 자아내는 ‘모나리자의 미소’ 주인공이 5m 거리 차단 줄 밖에서 반원을 그리며 눈을 맞추니 내 눈을 계속 따라오면서 그 미소를 흘린다.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은 왕권을 무너뜨린 프랑스 혁명 정권에 쿠데타로 집권하여 전 유럽을 휩쓸고 황제가 되어 대관식을 하는 그림이다.

자크 루이 다비드가 황제 대관식을 정밀하게 사실화로 그린 대작(6.21*9.79m)인데 1804.12.2일 교황바오로7세가 참석하고 노트르담 성당에서 스스로 황제 관을 쓴 장면에 어머니, 황후 조세핀, 형제자매, 제후 등 궁정인물 200명을 스케치와 면접을 하고 1806부터 2년 동안 그린 그림 앞에 서니 감동이 밀려온다.

         다비드의 나폴레옹황제 대관식(정진민 사진)

후일담으로 다비드가 대관식 그림이 사후 어떤 이유에서 사라질 운명일 때 자신의 걸작이 사라지는 비운에 대비 똑같은 그림을 하나 더 그렸다.

독일 베르린 박물관에 기증했는데 앞자리에 서있는 나폴레옹 둘째 여동생의 치마 옷 색깔을 분홍색으로 채색 해 그렸다. 이는 그가 그 여인을 연모하여 다르게 그렸다는 학자들의 주장이다.

제리코의 걸작 ‘메두사의 땟목’은 테오도로 제리코가 1818~19에그린 작품이다. 1816년 세네칼 해상에서선장의 무능력으로 파선하여 149명 중 15명만 생존한 사실화다.

뗏목에 실린 죽은 자와 산자의 끔찍한 장면을 피라미드 구도로 파도에 밀려가는 절박한 상황묘사와 도끼날이 널브러져 딩구는 생존에 대한 처절한 장면 묘사가 절망과 희망이 대비되는 명화로 감동을 안겨준다.

그리스, 로마의 신들은 벗은 작품들이다.

그후 기독교가 서양 문명을 이끌며 수도원 풍의 계몽주의적 엄숙성을 강조하는 성화聖畵가 주류를 이루다 14세기 이후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 등 밀라노파의 르네쌍스 운동에 의하여 신 앞에 모든 걸 벗어야 한다는 문학, 미술작품에서 과감하게 맨몸을 드러냈다. 17~18세기 산업, 사회 혁명을 거치며 새로운 인간의 자유와 본성의 사실적 문예 사조로 낭만파, 인상파, 추상파, 입체파, 리얼리즘, 야수파 등 다양한 사조가 꽃을 피우며 현대에 이르렀다.

루브르 박물관은 18세기 전반기 루네쌍스 시대 미술작품까지를 소장하고 그 이후 작품은 센느강 건너편 철도역을 이용하여 미술관으로 개조한 오르세 미술관에서 수집 관리 전시한다.

2010년 예술회관 한가람 미술관에서 오르세 박물관 작품을 들여와 전시한 일이 있는데 우리에게도 익숙한 루벤스, 르느아르, 세잔, 드가, 마네, 모네 등과,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문외한인 우리 눈에도 익숙한 이름들의 작품과 눈이 현란할 정도로 훌륭한 작품들을 뒤로 하고 둘러 나오는 발걸음이 아쉬워 무겁기만 하다.

♣파리의 마지막 밤

어둠이 잠기는 파리가 전등불빛으로 살아나고 있다. 샹젤리제 거리와 콩코르드광장, 에펠탑과 루브르박물관, 센느강과 퐁네트 다리, 오르세 미술관과 베르사유궁전(역사박물관), 개선문과 노트르담 대성당 어느 것 하나 여행객에게 추억과 낭만을 안기지 않는 것이 없지만 불 켜진 파리의 밤은 삶을 또 다시 빛나게 한다.

센느강 유람선은 50URE로 1:10분정도 미라보 다리 근처 선착장에서 출발하여 에펠탑까지 왕복하며 파리 문화유적지를 좌우로 살피며 관광한다.

서양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우리는 여행 중에 한식을 무척 갈망한다.

국력이 신장되고 한류문화 확산이 음식까지도 외국인들에게 친숙하게 되고 외국을 드나드는 한국 관광객들이 만만찮아 큰 도시들에는 제법 장사가 되어 숫자도 많아졌다고 한다. 저녁은 한식이다. 파리 중심가 식당을 들어서니 낮 익은 주방용기와 한글 메뉴판이 눈길을 잡아끈다.

메뉴가 된장국 차림이라니 얼만 반가운 밥상인가?

큰 냄비에 된장국, 무생채, 마늘쫑 무침, 김치라는 소박한 차림에 고등어 생선 한토막이라도 곁들여 졌다면 얼마나 맛깔스러웠을까? 마는 너무 초라한 저녁식사다.

혹 외국인이 한식이랍시고 시켜 먹었다면 한식 평가를 어찌했고 다시 또 찾았을 까 의문이다.

        파리 유학중인 생질녀와 함께

막내 여동생 딸(생질녀)이 파리 소르본느 대학원에 유학 와서 1.30일 석사학위를 받는다. 10여일 차이를 두고 와서 큰외삼촌, 외숙모라도 부모를 대신하여 참석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 까 했는데 아쉽다.

아침에 통화하여 저녁 7시경에 근무 끝나고 찾아오겠다고 약속을 해서 유람선 관광도 생략하고 마트에서 빵과 토마토, 오렌지를 넉넉히 사고 준비해 온 마늘장아찌를 주기로 했다.

호텔로비에 왔다는 전화를 받고 나가니 홍대 졸업 시 한국에 같이 왔었던 남자친구 케빈군도 낮 설지 않게 반가이 맞았다.

낮선 이국땅 생활이 제법 익숙해지고 말이나 아르바이트 업무가 수월하게 되어 즐겁단다.

여기서 설빈이를 만나다니 꿈만 같다. 세계가 넓으면서도 좁게 느껴진다.

외숙부모님! 나중 다시 파리에 오셔 저의 집에 계시면서 차분하고 자세히 파리를 구경하시라는 말을 할 때 여간 대견하고 야무지다는 확신이 들어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했다. 대학원 졸업식장에서 피붙이 하나 없이 석사학위 받는 걸 보니 안쓰러운 생각과 미안함이 크게 든다.

여유 있는 집 아이 같으면 부모님 모셔다가 자랑단지 깨뜨리며 응석부리고 해도 모자랄 판인데 야생초 같이 혼자 와서 대학과정과 대학원과정을 마쳤으니 그 용기와 노력이 가상하다.

동남쪽 12구역인 호텔과 사는 곳이 서남쪽 끝이라니 지하철 1시간 반 정도거리라서 쉬 떠나야 했다. 여행비를 쪼개어 200URE를 쥐어주며 축하금이라니 한사코 사양했지만 외숙부모가 할 수 있는 일과 방법이 뭐가 있겠는가? 만날 확신이 없어 밑반찬, 생활용품, 용돈조차 챙겨오지 못한 것이 후회막급이다. 하다못해 따뜻한 밥 한 끼니 같이 못한 것도, 하긴 여긴 한국이 아니니까 라고 뇌까리며 미안하구나! 할 수 밖에……

        몽마르트 언덕의 주택 풍경

내일은 오전 몽마르트 언덕에 갔다가 스위스 로잔으로 떠난다.

여행 내내 아침 버스를 타고 짧은 거리든 먼 거리든 출발하면서 새벽밭편지팀 인솔자인 백민호 과장의 젊고 맑은 목소리가 35명 여행자들의 눈과 귀를 활짝 열리게 한다.

항상 신선한 몇 마디로 여행길을 행복하게 하면서 2~3명 가족들에게 기쁨을 선물한다.

특히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북돋우는 말솜씨는 새벽밭편지의 정신과 역할을 잘 드러내는 듯하다.

우리 부부에게도 ‘새벽밭편지’를 운영하며 매일 편지를 생산하여 배달하는 소천 권태일님 시집 [해처럼 살자]책을 선물하며 애정과 찬사의 말을 아끼지 않아 부끄럽기조차 했다.

덩치가 큰 경상도 사나이 정진민 주임은 신혼이면서 우리와 같이 떠나와 카메라에 계속 담아내며 작은 비타민 봉지하나라도 사랑으로 감싸 건네주며 씩 웃는 천진함으로 피곤을 씻어줬다.

몽마르트는 순교자 산을 뜻 한다.

         몽마르트 언덕 거리의 늙은 화가(궂은 날씨 탓과 일러 혼자)

파리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은 높이가 129m지만 너른 평지인 파리에서는 유일하게 높은 산처럼 우뚝하다.

272년 성聖 도니와 2명의 제자가 순교한 곳이고 12세기에 베네딕트파 수녀원이 건립되었다. 2월혁명(1848) 전에 여기서 정치집회가 열렸으며 파리코뮌(1871)도 여기서 시작했다.

19세기 말에는 환락가가 되었고 특히 19세기 후반 이래 고흐, 로트레크를 비롯한 많은 화가와 시인들이 모여 인상파, 상징파, 입체파 등의 발상지를 이뤘다.

사크레쾨르(성심) 대성당(1910년 완성)은 순례지로서 신자들이 끊임없이 찾아들고 있으며, 물랭루주와 카바레가 있다. 19세기 모습을 그대로 지닌 주택과 언덕 빈터에 화실과 거리의 화가들이 여행객을 붙잡는다.

     사크레쾨르(성심) 대성당에서 새벽밭아침편지 가족들(정진민 사진)

을씨년스러운 날씨는 여전하여 며칠 전부터 내린 눈이 언덕을 오르는 계단에 쌓여 옆지기와 더 밀착시켜 여행길에 더욱 정감어린 풍경을 만든다.

언덕 주변에 많았다던 포도밭은 흔적이 없고 길거리 화가들도 온통 회색빛깔 감성에서는 영감이 사라진 듯 덤덤한 표정들이다.

성당 아래 펼쳐진 파리 시가지도 흐릿한 동일 색으로 칠해져 낭만과는 먼듯하고 이제 파리를 떠나기 위해 리용역으로 가서 유로스타를 탄다.

      몽마르트 언덕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