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초가을도 지나가고 이제 본격적인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다.그러나 지난 여름 우천 주행의 후유증과 가을비에 누전, 합선, 단선등의 트러블이 일어났다. 이번시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를 가장 손쉽게 대처하는 간단한 요령을 알아보도록 한다.
습기많던 여름날의 추억...모터맨은 날씨에 상관없이 길을 떠났다. 좋던 날씨가 구름이 끼고 하늘이 꾸물꾸물거리더니 급기야는 소나기가 퍼부었다. 준비성 좋은 모터맨은 즉시 우비로 갈아입고 조심스럽게 우천 주행에 나선다. 우천주행의 묘미는 비로인해 주위가 빗소리에 묻혀 평소보다 차분해진 기분에 잠겨 자기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다.
기분 좋은 우천주행을 마쳤다면 모터맨은 샤워라도 한번 해주고 젖은 옷은 빨아 말리면 만사 오케이다. 그러나 기계와 전기장치로 이루어진 모터 사이클은 이야기가 다르다.
각종 전기장치(예를 들어 램프류나 발전장치,점화장치, 각종 전선류 등등)에는 우천주행이나 습기가 많은 여름철의 높은 습도가 만드는 녹이나 습기들이 내부에 스며들어 단선(선이 끊어짐)이나 누전(전기가 누설됨) 합선(전선의 외피가 손상되어 주로 차체와 접촉되어 전기가 흐름)등의 트러블을 곧잘 일으키곤 한다. 여름철에 많이 돌아다닌 모터사이클들을 살펴보면 브레이크등이 작동 안한다든지 헤드라이트가 점등 안된다든지, 방전으로 시동이 안 걸리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알고 보면 별거 아닌 고장이지만 브레이크 레버가 부러졌다거나 카울이 손상되었을 때처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고장이 아니므로 지레 겁먹게 되고 어찌해야 될지 몰라 난감하게 된다. 그러나 겁먹지 말자! 엉킨 실을 풀 듯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나가면 된다.
가장 기본적인 전기상식! 이것만은 알아두자
직류 :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항상 일정한 방향을 가지며 흐르는 전기. DC(Direct Current)
교류 : 플러스와 마이너스가 수시로 변하며 흐르는 전기. AC(Alternating Current) 가정용 교류는 초당 60번 변한다. 그래서 교류는 전압 뒤에 몇 번 변하는지도 표시해 준다. 예를 들어 가정용 전기는 220V/60Hz 라고 표기해 준다.
전류 : 전기의 흐름. 전류는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흐른다. (실제 전자는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흐른다.) 단위는 암페어. (A. 예 : 12A=12암페어)
전압 : 마이너스와 플러스극간의 높이 차를 말한다. 비유하자면 12미터 높이폭포에서 지면으로 떨어지는 폭포수와 같다고 보면 된다.(12미터의 높이차이가 나지요?!) 모터사이클에는 대부분 12볼트(기호는 V로 표기하고 12볼트라면 플러스와 마이너스 극 사이의 전압차이가 12볼트 차이 난다고 보면 된다.)의 전압을 쓴다.
회로 : 플러스에서 나온 전류가 전구에 불을 밝힌 후 마이너스 극으로 간다. 이러한 연결상태를 회로라고 한다. 회로가 구성되어있지 않으면 전기는 안흐른다.
전류의 기능 : 전기의 기능은 몇가지 있는데 모터사이클에 쓰이는 성질로는 전구의 필라멘트(전구내부의 가는 선)를 가열. 빛을 내는 발열기능과 발광(빛을 냄.)기능이 있다. 스타팅 모터를 돌린다거나 점화용 픽업코일(점화신호를 처음 발생시키는 부분)의 자력을 발생시키는 등 전기적 에너지를 자력에너지로 바꾸는 자력발생이 있다. 배터리에서 전기를 쓸 때(방전)와 발전기에서 만들어진 전류를 배너리에 충전을 할 때 발생하는 화학적 반응이 있다.
내손으로 만들어 보자 간이 테스터!
멀티 테스터(전압, 전류, 저항 등의 여러 가지 측정범위가 있으며 아날로그나 디지털 디스플레이가 되는 테스터기, 측정기)가 있으면 좋지만 전선의 단선여부를 간단히 측정할 수 있고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전구테스터를 만들어보자. 우선 준비물은 브레이크등 전구나 포지션등 전구, 혹은 계기판등의 전구 중에 하나가 필요하다. 전구와 더불어 또한 1미터쯤의 전선 두 개가 필요하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이지만 악어클립(악어모양의 집게), 탐침봉(바늘처럼 생긴 철사)이 있으면 좋다. 전구의 접점에 각각 전선을 붙여놓으면 끝!
모터사이클의 전기는??
모터사이클의 전기는 대부분의 경우 직류12볼트를 쓴다. 발전기의 일부분에서만 3상교류(일반 가정용 교류에 전선이 하나 더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다.)를 사용하며, 이 교류도 전압조정기(레귤레이터)를 거치면 직류 12볼트로 변한다. 모터사이클의 차체가 철로 이루어진 전도체이기 때문에 차체를 하나의 전선으로 활용하여 플러스와 마이너스 두 가닥이 사용될 전선 양을 반으로 줄여서 쓴다.주로 배터리의 마이너스 쪽을 차체에 붙이는데 이를 어스 혹은 접지라고 한다. 배터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빨간색 플러스 전선과 검정색 마이너스 전선 두 개중 마이너스가 차체에 붙어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스타팅 모터(엔진 시동용 모터)를 살펴보더라도 굵은 전선 하나만이 모터에 붙어 있으며 차체가 마이너스 전선 역할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간이테스터로 단선을 찾자!
포지션등(차폭등을 말하며 주로 브레이크 등과 함께 있는 경우가 많다.)이 안들어온다. 얽히고 설킨 전선뭉치들을 보면 뭐부터 해야할지 난감하다. 이제 형사 콜롬보가 되어 하나하나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단선된 부분이 어디인지 차근차근 풀어보자. 간이 테스터 한쪽 전선을 배터리 마이너스에 붙이고 나머지 한선을 그림의 회로(전기의 흐름을 선으로 나타낸 그림) 번호 순서대로 찍어보도록 하자. 각 단계에는 커플러(연결용 잭)가 있기 때문에 커플러에 측정전선을 끼워넣거나 탐침봉을 찔러넣으면 된다.
①번에서 불이 안들어오면 - 배터리 연결부분이 잘못됐다.
②번에서 불이 안들어오면 - 퓨즈가 탔거나 퓨즈박스와 퓨즈의 접촉불량이다.
③번에서 불이 안들어오면 - 스위치 고장이거나 ②번~③번~ 구간의 단선이다.
④번에서 불이 안들어오면 - 켜플러 접촉불량이거나 ③번~④번 구간의 단선이다.
⑤번에서 불이 들어오면 - 접지(어스, 차체에 전기를 흐르게 함)가 잘못 되있다. ④번~⑤번 구간의 단선이다.
누전(합선)용 간이 테스터를 만들어보자.
누전이나 합선용은 흐르는 전류(전기의 양이라고 보면 된다.)가 대전류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테스터용 전구도 대전류의 것을 사용하는 것이 확실하며 안전하다. 준비물은 헤드라이트 전구(약80~100W정도면 된다.)와 1미터 전선2개 정도 필요하다. 다 쓴 퓨즈와 탐침봉, 악어클립이 있으면 좋다. 다 쓴 퓨즈를 이용하면 원인을 알 수 없이 끊어지는 퓨즈에 끼워 넣은 후 누전(합선)테스트를 할 수 있어 편하다.우측의 그림이 퓨즈와 전구로 만들어본 간이 테스터이다.
누전(합선)용 간이 테스터로 누전(합선)을 잡아보자.
아래그림에서 혼(Horn)과 브레이크 등에서 사용되는 전원선이나 퓨즈가 합선에 의해 끊어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추리해보자.
모터사이클에서 주로 단선되거나 누전(합선)되는 부분들
스티어링 헤드 좌우의 배선 묶음들 - 스티어링 헤드가 좌우로 움직이면서 전선의 피복을 벗기거나 피복 안의 전선이 끊어놓곤 한다.
앞브레이크 스위치,뒷브레이크 스위치 - 빗물의 침수나 흙탕물에 의해 녹이 쓸어 접촉불량을 잘 일으킨다.
접지선의 끊어짐 - 모든 전원이 안들어오고 배터리를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퓨즈가 끊어졌을 때도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