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웨이_울트라
#울트라여행_2014_대구_성지순례
클래식이 흐르는 울트라 여행
마이웨이 울트라의 세계(50)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Op.18
첼로 소나타 g단조 Op.19
#크로스오버 The Ten Tenors - Here's To The Heroes
멈추지 마라 / 양광모
비가 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새는 하늘을 날고
눈이 쌓여도
가야할 곳이 있는
사슴은 산을 오른다
길이 멀어도
가야할 곳이 있는
달팽이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길이 막혀도
가야할 곳이 있는
연어는 물결을 거슬러 오른다
인생이란 작은 배
그대,
가야할 곳이 있다면
태풍이 불어도
거친 바다로 나아가라
<컷오프의 부메랑>
2014년 성지순례222 울트라에서 나는 또다시 중도포기했다.
초반 분위기에 편승하여 페이스를 올렸던 나는
결국 145키로 세월리에서 복원력을 잃고 침몰하고 말았다.
2014년은 세월호로 온나라가 슬픔과 함께 혼란속에 빠져 있었다.
추모대회로 열린 당시 나는 하필이면 '세월리'에서 중도포기하면서
운명처럼 '복원력'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었다.
초장거리 대회에서는 스피드보다는 지구력이 중요하다.
그 지구력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복원력'의 범위 안에서 달려야 한다.
초반에는 아직 힘이 남아있어 오버페이스를 판단하기 쉽지 않지만
오버페이스는 후반에 반드시 부메랑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래서 초반에는 너무 느린 페이스가 아닌가? 할 정도로
페이스를 절제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초장거리 울트라 주로를 달리는 동안 이 페이스를
적절히 조절하고 유지하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성지순례222 울트라에서 또 다시 실패한 나는
지난 해의 알바를 설욕(?) 하기 위해 대구 성지순례에 다시 참가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에피소드를 남기며 겨우 턱걸이 완주를 하였다.
울트라 마라톤 대회는 완주 제한시간 외에
중간에 CP(체크 포인트)를 두어 제한시간 내에 통과하지 못하면
컷오프하여 더 이상 달릴 수 없게 하는 룰이 있다.
대구 성지순례 대회의 컷오프 CP는 한티재 중간쯤에 있었는데
코스를 숙지하지 못한 나는 컷오프 제한시간을 착각하여
대구까지 와서 컷오프로 더 이상 달릴 수 없다면 얼마나 허탈할 것인가?
그런 마음으로 가파른 한티재를 쉬지도 않고 뛰어올랐다.
컷오프를 통과하고 시간을 확인한 나는 털썩 주저앉았다.
아직도 시간은 널널한데 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던 것이다.
그것이 바로 오버페이스의 부메랑인 것이다.
겨우 몸을 추슬러 달렸지만 무너진 몸은 회복되지 않고
후반 내내 고생해가며 겨우 8분을 남기고 턱걸이로 완주하였다.
완주를 하였지만 밀려오는 자괴감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내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었다.
돌아오는 길에 나의 달리기를 다시 되돌아보았다.
웬만큼 해도
적당히 해도 이젠 되겠지?
하는 안이함과 오만함을 발견하곤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심하였다.
물론 그 이후로도 초심을 잃고 가끔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때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늘 노력하는 편이다.
(2014년 대구 성지순례 울트라 후기에서)
*
초중반까지는 안정된 페이스로 잘 달렸었다.
그런데 한순간의 방심과 판단착오로
후반 내내 고생했던 대구 성지순례 울트라
골인 당시에는 그래도 해냈다는 뿌듯함이 없지는 않았지만
참 부끄러웠던 추억이다.
<삶의 변곡점>
누구라도 지나 온 삶을 되돌아보면
삶에는 변곡점이 있는 것을 알게 된다.
때로는 호기를 놓쳐 엉뚱한 길로 가기도 하고
때로는 역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새 삶을 개척하기도 했을 것이다.
나 또한 여러 변곡점을 지나 오늘의 내가 된 것이다.
라흐마니노프에게 삶의 변곡점이 된 것은
교향곡 1번의 실패로 인한 좌절과 참담함
그리고 달 박사의 최면요법으로 재기하며 야심차게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2번의 성공일 것이다.
물론 그 이후 그의 삶은 어쩌면 더욱 신산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이 곡이 그의 삶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된 것만은 변함이 없다.
*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의 극적 흐름은
이른바 ‘베토벤적인 구도’에 아주 잘 들어맞는다.
물론 그 호흡과 표현은 지극히 ‘라흐마니노프적’이지만.
첫 악장은 마치 절망의 심연으로부터 서서히 떠오르는 것처럼 시작되어,
무겁고 두꺼운 어둠의 장막을 헤치고 한 걸음, 한 걸음 힘겹게 앞으로 나아가며
점차 열기와 강도를 더해가는 투쟁을 연상시킨다.
그 투쟁은 끈질기고 장엄하다.
느린 악장에서는 탄식과 고뇌, 절망과 희망이 교차한다.
그 지독한 서정성!
애절하지만 감미롭고, 화려하지만 진솔하다.
마지막 악장은 춤곡이자 행진곡이다.
역동적인 리듬과 정열적인 어조로 마침내 광명과 승리를 쟁취해내고야 만다.
‘고난을 극복하고 환희로!’
그런데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이런 흐름에는
라흐마니노프 생애의 단면이 투영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이 협주곡은 작곡가가 경력 초기에 겪었던 좌절,
그로 인한 실의와 고뇌,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분투의 과정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협주곡을 통해서
그는 역경을 딛고 다시 일어나 환희를 향해 나아갔다.
(네이버캐스트에서 발췌)
arte HD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 2
Gianandrea Noseda, Khatia Buniatishvili 2015
https://youtu.be/UacBYgyu5uQ
<아! 이 아름다운 순간을 필설로 어찌 말할 수 있을까!>
교향곡 1번의 공연이 엄청난 혹평으로 실패하자 라흐마니노프는
거의 패닉에 가까운 상태에 빠져 한동안 어떤 활동도 할 수가 없었는데
당시 유명한 정신과 의사인 Dahl 박사의 최면요법으로 다시 재기에 성공한다.
그 이후에 쏟아져 나온 곡이 몇 개가 있는데
가장 유명한 곡이 피아노 협주곡 2번 Op.18이고
이어서 작곡한 첼로 소나타 Op.19 에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열정과 자신감에 충만하다.
3악장 Andante는 이 곡의 백미이다.
피아노의 물결같은 아름다운 멜로디 위에 구슬픈 첼로가 속삭이며 시작된다.
아! 이 아름다운 순간을 필설로 어찌 말할 수 있을까!
Poignant, elegic, passionate, lyric.....언어는 진짜가 아니라
단지 근사한(approximate)모사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특히 음악을 들으며 어떤 감흥을 느낄 때 그렇다.
언어를 넘어선, 언어의 시작 이전의 '그것'이 음악이 있는 지점인데
쇼펜하우어가 음악을 가장 아름다운 예술로 생각한 이유이기도 하다.
(by 취음향)
*
"아! 이 아름다운 순간을 필설로 어찌 말할 수 있을까!"
<취음향>이라는 블로거의 글은 공감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표현만큼 내 마음에 절실히 와닿은 적이 또 있을까?
그런데 이 아름다운 순간을 채색하는 것이 바로 '운명의 모티브'이다.
라흐마니노프는 절망으로부터 재기하게 된 기쁨을
바로 이 변형된 모티브에 담았을까?
그도 또한 베토벤처럼 운명에 굴하지 않고
이후 걸작들을 쏟아내며 불멸의 작곡가로 우뚝 선 것이다.
라흐마니노프는 내게
마라톤과 같은 인생을 산 작곡가로 각인되어 있다.
좌절과 재기를 통한 멋진 휴먼드라마를 남겼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반드시 그것 때문만은 아니다.
그리 많지 않은 그의 작품 하나 하나가 내 심금을 울린다.
장르를 불문하고 그것은 바로 <울트라 교향곡>이 된다.
Hélène Grimaud & Jan Vogler –
Rachmaninoff: Cello Sonata in G Minor, Op. 19: III. Andante
https://youtu.be/SvoKzdw6wIo
Rachmaninoff Sonata for Cello and Piano Op.19
(Shafran & Ginzburg)
https://youtu.be/5qMupTszg0E
<肉筆로 쓰는 교향곡>
영화 <늑대와 춤을> 처음 본 건 국내 개봉관인 바로 그 '대한극장'이었다!!
요즘은 멀티 상영관으로 바뀌면서 소형극장이 되고 말았지만
당시 대형화면으로 보는 버팔로 사냥장면은 웅장한 음악과 함께
정말 압도적이었다.
이 영화의 독특한 것 중 하나는 인디언식 이름짓기가 아닌가 싶다.
인디언식으로 내 닉네임을 붙인다면 어떻게 될까?
혹시 '육필로 쓰는 교향곡'쯤 될까? 생각하다가 피식 웃고 만다.
무슨 대단한 교향곡을 썼다고 감히........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비록 울트라마라톤에서
늘상 꼴찌그룹에서 허덕이고 뛰어난 성취도 하지 못했지만
나만의 사연이 담긴 많은 '울트라교향곡'들을 육필로 써왔다는 건
엄연한 사실이다.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는 대회도 있지만
그동안 나의 삶을 지탱해주고 풍요롭게 해주었던
울트라마라톤은 내게 진정 '육필로 쓰는 교향곡'인 셈이다.
*
이 영화의 사운드트랙은 광활한 서부를 배경으로 웅장하게 울려퍼지며
우리를 압도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
그런데 전혀 다른 관점에서 리메이크한 곡이 있다.
The Ten Tenors의 Here's To The Heroes
이 멋진 화음은 또한 Symphony가 아닌가!!
The Ten Tenors - Here's To The Heroes
https://youtu.be/VW-0PGdJyvY
Dances With Wolves Soundtrack - The Buffalo Hunt
https://youtu.be/mGf35gQ7jHE
#라흐마니노프_피아노_협주곡_2번
#라흐마니노프_첼로소나타
#사운드트랙_스코어
#영화_늑대와_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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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_마라
#울트라의_매력포인트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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