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T2tOOHdZQHA
알쓸인잡에 새로이 소개가 되길래 반가운 마음에 원서를 소개해봅니다.
저는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을 빨리 캐치하고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에너지를 쓰자"주의로 살고 있습니다.
보통 제가 노력하면 바꿀 수 있는 것은 제 자신의 행동정도입니다.
평화로운 인간관계를 원하지만 이건 저 외의 다른 사람들이 어느 정도의 컨트롤키를 쥐고 있기 때문에
레드 플래그가 떴을 때 문 워크로 도망가는 기술을 나날이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많은 미국인들이 무의식적으로 '영어 소통 능력=지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제 2 외국어 실력'을 '낮은 지능'으로 보고 정말 상상할 수 없는 놀라운 시도들을 많이 하기도 해요.
그래서 이런 신호를 빨리 읽고 피하는 것, 피할 수 없는 관계라면 확실한 거리를 두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이 방법을 쓰려면 촉을 세우고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지요.
촉이 와도 머리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할 때, 타이밍을 놓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성격장애'와 '사이코패스'에 관한 유튜브 채널, 다큐멘터리와 책들을 지속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설명"도 매우 도움이 되지만 피부로 확 와닿는 정보는 "당사자의 인터뷰"입니다.
언제나 '프로파일러'의 설명, 혹은 영화 속의 '범죄자 연기'를 볼 때에는 이해가 가지 않던 않던 특성들이
'나는 스토커다' '나는 살인자다' 등의 다큐멘터리에서 나오는 인터뷰를 볼 때 훨씬 빨리 이해되는 것과 같이요.
이들은 '다른 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배우가 아무리 메소드 연기를 한들
이들의 특징을 한 두개 인상적으로 구현은 할 수 있어도
그 외의 갭들은 필연적으로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에 호소하는 연기'로 채워지게 됩니다.
내적 일관성이 없는 캐릭터를 연기할 수 밖에 없죠.
프로파일러 또한 “그들의 이해”를 “일반인들이 납득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을 하다보면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책은 ‘전문가의 분석’과 ‘당사자의 관점’, 이 두 가지를 합쳐놓은 책입니다.
저자 제임스 팰런은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진 뇌신경과학자로 UCI 교수로 재직중입니다.
그는 뇌전문가로서 사이코패스인 자신의 뇌에 대한 설명을 하고
사이코패스인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성장 스토리, 조상들과 유전 등 굉장히 다층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대략의 디테일은 위의 영상을 보시면 편하게 들으실 수 있어서 생략합니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 것들 중 하나는 저자가 참 운이 좋게도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거예요.
부모, 형제, 친척, 친구들, 선생님, 성직자, 배우자, 이웃, 직장 동료 등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이 있었기에
저자는 자아 실현과 사회 공헌이 양립가능한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람의 공감할 능력이 없음이 이 사람을 많이 보호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분명 많은 주변 사람들이 저자의 사이코패스다움을 알고 있었지만
그런 언급을 들을 때마다 그는 굉장히 자신의 마음에 편안한 쪽으로 해석할 수 있었거든요.
여기서 본인에게 피드백을 주는 것이 얼마나 무용한가를 재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얻은 것은 '심증'만을 가지고 있던 인물들에 대해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캐릭터들이 머릿속에서 분류와 정리가 가능해지니 이들을 이해하려고 무의식적으로 노력하면서 새는 에너지가 많이 줄었어요.
예전에는 이런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의 지적 수준을 무시해서 하는 말인가?
어떻게 저렇게 뻔한 거짓말을 면전에다가 하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화가 났었는데
이 책을 읽고는
'이 사람들은 자신의 말이 자신과 다른 뇌를 가진 사람들에게 어떻게 들리는지를 전혀 모르는구나'라는 것을 알게 되어
약간의 불쾌감은 느낄지언정 화는 나지 않아 감정의 소모가 대폭 줄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습니다.
이제는 이런 특성들을 빨리 드러내주면 '내 시간과 에너지를 세이브 해줘서 굉장히 고맙다'는 생각마저 들게 되었어요.
"사이코패스" 외에도 '다른 뇌'를 가진 사람들은 많습니다.
'자기애적 인격장애인', '경계선 인격장애인', '조현병 환자', '양극성 장애 환자', '자폐스펙트럼 장애',
여기에 ‘청소년의 뇌’를 가진 12-25세 사이의 인구까지 합치면 피할 수 없는 비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 많은 분들이 자신의 '바꿀 수 없는 뇌' 때문에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를 인식하고 전문가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 충분히 사회의 일원으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저자 또한 이런 범죄와 인성의 문제가 사이코패스의 뇌를 가진 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선을 긋습니다.
이런 상황을 잘 모르면 화가 날 일이 너무 많습니다.
많은 유튜브 채널들의 컨텐츠들이 특정 성격장애에 관한 유용한 지식과 경험에 더해
감출 수 없는 '당한 이의 회한과 복수심'을 뿜어내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장애' 또는 '다름'이 '욕', 혹은 '낙인'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애초에 이 책의 한국어 제목을 '괴물의 심연'으로 지었던 것이 아닌가 생각했었어요.
'괴물'이라는 욕의 무게가 영어로는 엄청난데 한국어 제목을 이렇게 짓다니
책의 내용에 대한 이해가 전혀 반영이 되지 않고 저자의 의도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심각하게 무식하고 무신경한 무지성 제목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한국판 제목을 "사이코패스 뇌과학자"로 바꾸어 출판을 했길래
우리나라도 그 몇년 동안에 의식의 변화가 있었구나 반가운 마음이 들어서 확인을 해봤더니
목차가 전혀 바뀌지 않고 원서에는 없는 '괴물'타령을 여전히 하고 있어서...
정말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무엇보다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사이코패스'라는 단어가 가지는 왜곡된 이미지, 편견을 많이 덜어낼 수 있었던 점도 유익했습니다.
대중문화에 나타난 사이코패스 캐릭터에 대한 분석 및 감상평 등의 내용도 흥미롭게 읽었고요.
저자가 스스로를 알아가는 여정의 정직한 전개가 그 무엇보다 주제에 관한 독자들의 이해를 잘 도와줍니다.
또 독자들이 스스로를 알아가는 데 필요한 질문이 무엇인지에 대한 다양한 힌트를 주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추천합니다!
첫댓글 말씀하신 본인이 바꿀 수 없는 것과 있는 것은, 불교에서 이야기 하는 카르마와 다르마 개념과 같은 것 같습니다.
저도 ‘항상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자’ 라는 생각으로 살고 있는데, 바꾸어 이야기 하면 ‘내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스트레스 받지 말자’ 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팟쓰님께서 좋은 글 올려주시어 이에 대해 짧게나마 사색할 수 있는 시간 가질 수 있었네요.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네 저도 외국에서 외국어를 쓰면서 사니
'내가 어쩔 수 있는 것'의 한계가 더 명확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소소한 성취감에 집중하는 것으로 마음을 다스리며 살아갑니다
귀한 공감댓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