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년 후, 당신은 당신이 했던 것보다는 당신이 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더 크게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밧줄을 던져라. 안전한 항구를 떠나 멀리 항해를 떠나라. 항해하여 무역풍과 맞서라, 탐험하라, 꿈을 꾸어라, 그리고 찾아내어라.” - 마크 트웨인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에 재학 중인 안시내씨는 본인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여행기로 유명해졌다. 조그마한 체구의 여대생이 단돈 350만원으로 141일 동안 여행을 하며 느낀 것들을 차곡차곡 올렸다. 혼자 여행하는 만큼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고, 여행 중에 느낀 것들을 잊기 전에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방문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 2만6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글을 받아보았다. 그리고 용기를 얻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생겼다. 그가 어려서부터 결심했던 목표는 하나였다. ‘인생에서 가장 예쁠 시기에 적어도 1년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것. 그가 하고 싶은 것은 바로 여행이었다. “집에 여행 관련 책이 많았어요. 이런 말이 있잖아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떠나지 않으면 단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은 것이다.’ 만약 그런 책이 있다면 책을 끝까지 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인생의 목표였던 여행을 하기 위해 1년이란 시간을 치열하게 보냈다. 피시방・카페 아르바이트, 전시회 도슨트, 과자 맛 평가 아르바이트 등 여러 일을 했다. 스물한 살 여름에는 아예 휴학하고 낮에는 은행에서 일하고 끝나면 바로 카페로 달려가 일을 했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베이비시터를 하며 열심히 돈을 모았다.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였지만 마음만은 힘들지 않았습니다. ‘여행’이라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려는 1년이라는 시간에는 돈을 모으는 시간도 들어간다고 생각하니 이 과정마저 꿈을 이루는 과정 같아 즐거웠습니다.”
그는 여행을 떠나면서 가이드북은 따로 챙기지 않았다. 인터넷 자료를 수집해 나만의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관광’보다 ‘사람’이 중심인 여행이었기에 유명 관광지보다는 작은 마을을 찾아가서 현지인을 많이 만났다. 그중에서도 베이비시터로 오랫동안 일했기 때문인지 아이들과의 인연은 남달랐다.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에 재학 중인 안시내씨는 본인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여행기로 유명해졌다. 조그마한 체구의 여대생이 단돈 350만원으로 141일 동안 여행을 하며 느낀 것들을 차곡차곡 올렸다.
혼자 여행하는 만큼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고, 여행 중에 느낀 것들을 잊기 전에 기록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방문자 수는 계속해서 늘어 2만6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의 글을 받아보았다. 그리고 용기를 얻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생겼다. 그가 어려서부터 결심했던 목표는 하나였다. ‘인생에서 가장 예쁠 시기에 적어도 1년만큼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자’는 것. 그가 하고 싶은 것은 바로 여행이었다.
“집에 여행 관련 책이 많았어요. 이런 말이 있잖아요.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떠나지 않으면 단지 그 책의 한 페이지만 읽은 것이다.’ 만약 그런 책이 있다면 책을 끝까지 다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마디라는 아이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인도 우다이푸르라는 도시에 있는 석공의 아들인데요. 항상 돌가루가 뿌옇게 묻어 있었어요. 옷이 한 벌밖에 없어 아이 엄마는 옷을 빨기 위해 아이를 강물에 씻겨야 했어요. 아이를 안으면 물비린내가 나곤 했죠. 많은 아이를 만났어도 제가 떠날 때 울었던 아이는 사마디가 유일했어요. 제 인도 여행기를 읽고 우다이푸르로 떠난 여러분이 사마디를 찾아가서 놀아주고 맛있는 것도 사주고 했대요.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여행으로 얻은 것은 자존감 안시내씨의 여행은 말레이시아-인도-모로코-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이집트-태국으로 이어졌다. 나라마다 머무는 시간을 특별히 정하지는 않았다. 마음이 가는 대로 머물렀다. 배낭은 저가항공을 이용할 때 수하물비를 따로 청구하지 않도록 7kg으로 맞춰서 다녔다. 싼 숙소를 찾느라 배낭을 메고 돌아다닐 때면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가장 좋아하던 도시에서 성추행을 당하기도 하고 소매치기를 당하기도 했다. 진심으로 마음을 나눌 누군가가 필요했지만 모두가 잠시 머물렀다 떠나는 여행자라 아쉽기도 했고, 엄마 음식이 그리울 때도 있었다. 그러나 이집트 다합에서 만난 친구들과 푸른 바다에서 보냈던 여유로운 시간, 여행 중 만난 현지인들의 따뜻한 눈빛, 길에서 오가며 나눴던 세계 각국 여행자들과의 인사, 무엇보다 꿈꿔오던 것을 이루고 있다는 성취감은 여행을 계속하게 만들었다.
“그동안 자격지심 속에 살아온 것 같아요. 왜 나는 아빠가 없을까, 왜 난 키가 작을까 이렇게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여행하다 보니 정말 가진 게 없는 사람도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자존감이 커졌어요. ‘키가 작으면 어때, 귀엽잖아. 한부모 가정에서 자랐으면 어때, 엄마가 이렇게 잘 키워주셨는데’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인터뷰가 있던 다음 날, 안시내씨는 또 다른 여행을 위해 아프리카로 떠났다. 남아공을 시작으로 나미비아-잠비아-탄자니아-케냐-에티오피아로 이어지는 아프리카 종단여행이다. “지난 여행의 마지막 여행지였던 이집트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아프리카 종단여행을 떠났어요. 저는 마침 돈이 다 떨어져서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친구들이 페이스북에 올리는 사진을 보니 굉장히 부럽더라고요. 떠나기 직전인 지금은 가기 싫지만(웃음), 막상 떠나보면 좋을 거란 걸 알아요. 긴장 반 설렘 반입니다.”
이번 여행은 ‘크라우드펀딩(crowd funding・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 매체를 활용해 자금을 모으는 투자 방식)’을 통해 여행비를 마련했고, 두 달 동안 아프리카를 여행한다. 그리고 5월에 나올 책의 인세를 펀딩을 통해 받은 금액만큼 참여자들의 이름으로 아프리카에 기부하는 형식이다.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사람은 개인의 후원이 아닌 기부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이를 실천하기로 했다. 안시내씨는 펀딩에 참여한 사람들을 위해 참여자들의 얼굴을 펜으로 그린 티셔츠를 입고 킬리만자로에 올라 인증사진을 찍고, 5월에 발간될 책에는 참여자들이 써준 문구를 하나씩 삽입해 모두가 참여하는 책으로 만들 예정이다.
“제 또래 친구들이 저처럼 적어도 1년만큼은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여행이든 공부든 장사든 요리든 상관없어요. 저는 해봤잖아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어요. 힘들었지만, 평생 후회는 안 할 것 같아요.”
안시내씨는 아프리카 여행 중에도 계속해서 글을 쓸 것이다. 아프리카로 떠나고 싶지만 못 떠나는 사람들을 위해 어떤 여행인지 미리 경험해서 알려주고 싶기 때문이다. 지난번 여행에서도 에펠탑 잔디밭에 누워 낮잠을 잤던 순간, 거리의 아이들과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었던 순간들을 글로 적은 것이 특별한 여행의 기억이 되었다. “앞으로도 글을 쓰는 여행가가 되고 싶어요. 여행은 평소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희로애락이 다가오거든요. 조금 더 찐득한 삶이라고 할까요? 그걸 글로 풀어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