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과 두레가 하나로 합치기로 하였습니다.
2007년 1월 13일 11:00경부터 18:00무렵까지 장장 7시간동안, 클럽(무궁화 클럽)과 두레(무궁화 두레) 대표들이 한자리(광명 KTX역 근처의 한적한 음식점)에 모여 마라톤회의를 가졌습니다. 클럽에서 다섯 명(야생마, 카지기, 일출, 초래봉, 우인) 두레에서 다섯 명(그리움, 수호신, 함박실, 효천, 확바꿔) 등 10명이 참석하였습니다. 쌀쌀한 날씨에다가 멀리 계신 분들은 새벽부터 길을 나서 피곤한 여정이었으나 서로 반가운 얼굴로 만남의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회의 제목은 <클럽과 두레가 하나되기 위한 모임>이었고, 회의 진행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눴습니다.
1부 회의에서는 클럽이 왜 쪼개졌는가에 대한 원인을 조목조목 따져 서로에게 생긴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으로 하였고,
2부 회의에서는 클럽과 두레를 다시 하나로 합치는 세부방안에 대한 논의와 결의가 있었습니다.
논의과정에서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으나 있는 그대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면서 그동안 쌓였던 오해들이 풀렸고, 본의 아니게 억울한 누명을 썼던 부분도 해소되었습니다. 더욱 보기 좋았던 것은 일이 잘못 진행되었던 부분이 노출될 때마다 당사자들이 잘못된 부분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와 용서가 뒤따랐고 안건 하나하나마다 전원 일치된 의견을 보았습니다.
문제된 사안에 대해 서로 남의 잘못을 탓하지 보다 나의 불찰로 돌리는 모습에서 감동과 희망을 보았습니다.
또한 단 한사람의 반대없이 하나 되기로 결의를 하였고, 세부방안에 대한 논의를 거쳐 비대위를 구성하였으며 대략적인 통합일정도 잡았습니다.
회의내용 모두를 소개하기는 어려우므로 핵심내용만 간추려 알려드립니다.
[클럽이 왜 쪼개졌을까?]
돌이켜 보면 2005년 8월경, 경위 근속승진이라는 전국 하위직 경찰관들의 열망을 관철하기 위해 무궁화클럽이 힘차게 출발하였습니다.
그 결과 ‘678근속승진’을 내용으로 하는 경공법 개정안이 어렵사리 통과되었고 모두가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있었으나 40% 탈락이라는 암초에 걸려 다시금 이 제도가 삐걱댔고 그 과정에서 헌법소원 제기, 행정 소송 제기 등 눈물겨운 몸부림이 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클럽내에서 근속승진 탈락자들에 대한 행정소송을 둘러싸고 찬성의견(행정소송만이 살길이라고 주장하는 쪽)과 반대의견(행정소송이 잘못되면 오히려 역으로 발목이 잡힐 우려가 있다는 쪽)이 심각하게 대립하였고, 여기에 한 두가지 부차적 이유가 덧붙여져 결국 2006년 6월 10일 지리산 단합대회를 계기로 분열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이후 갈등이 계속되다가 ‘무궁화 두레’가 새로 발족하면서 무궁화클럽은 제 모습을 갖추기도 전에 둘로 쪼개졌고, 결과적으로 클럽회원은 물론 클럽을 아끼는 많은 분들에게 크나큰 실망을 안겨 드리고 말았습니다.
[무궁화클럽이 분열된 해악은?]
무궁화클럽이 출범 1년도 못 넘기고 쪼개진 것은 운영진간의 심각한 반목이 직접적인 이유였으나 이를 대화와 타협으로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고 갈라진 것은 엄청난 해악이요, 있어서는 안 되는 실책이었음을 자인하면서 무궁화클럽이 분열된 해악을 다음 7가지로 정리하고 참석자 모두 깊이 반성하였습니다.
1. 경찰발전을 위한 새로운 이슈로 진화하는데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였습니다.
비록 무궁화클럽이 경위근속승진이라는 단일 이슈로 시작되었으나 뭉쳐진 열망과 힘을 수사구조개혁, 근무여건개선, 잘못된 법령이나 제도 정비, 공사상 경찰관 보상문제 등 산적한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쏟음으로써 무궁화클럽의 위상을 제고하고 전체 경찰조직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함에도 클럽의 분열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하면서 ‘무궁화는 근속밖에 모른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말았습니다.
2. 무궁화클럽을 아끼고 지원하던 友軍을 잃었습니다.
하위직경찰관들의 애환과 처우개선 등에 관심과 성원을 보내면서 무궁화클럽을 지원하던 많은 분들이 클럽의 분열로 인해 양자택일을 하거나 양다리 걸치기를 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초래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우군을 확보하기는 커녕 우군을 잃는 단초가 되고 말았습니다.
3. 추가로 회원을 확보하기가 곤란해졌습니다.
클럽 출범당시에 1만명이 넘는 전국의 경찰관이 회원으로 가입하였으나 경찰의 개혁과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회원이 함께 해야 함에도, 클럽이 분열되면서 회원 추가확보의 명분이 약해졌습니다.
4. 본청, 지방청 등 조직내에서의 공식 또는 비공식 지원이 매우 곤란해졌습니다.
그동안에는 근속문제 등 현안이 있을 때 수시로 본청 또는 지방청 단위에서 무궁화클럽 운영진 등과 공식 또는 비공식 회합이나 의견수렴을 하는 등 여러 방면의 지원이 있었으나 클럽이 분열되면서 상대방을 어용으로 몰아붙이는 등의 자중지란으로 어느 쪽도 선뜻 지원해주기 곤란한 상황을 초래하였습니다.
5. 대외적으로 이미지가 실추되었고 대내적으로는 신뢰가 크게 훼손되었습니다.
무궁화클럽에 대한 외부의 시각은 다소 충격적이면서도 상당히 신선한 이미지였다고 봅니다. 그러나 클럽이 분열되면서 스스로의 한계를 노출하여 이미지가 실추되었고 이는 대내적인 신뢰마저 무너지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6. 직협 등 단결권 확보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일반공무원들에게는 노조가 허용되면서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이 주어졌습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소방이나 경찰공무원들에게 그 한 단계 아래인 직장협의회가 허용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제공된 것입니다. 그러나 기회만 제공되었을 뿐 이를 이뤄내는 것은 우리 스스로의 노력이 필수적인 것이며 이를 위해 공노총 등에서 적극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클럽이 분열되면서 밖에서 볼 때는 대화의 상대를 누구로 해야 할 지 헷갈리게 만들었고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7. 전국의 수많은 후배 경찰관들에게 안 좋은 선례를 남겼습니다.
청운의 꿈을 안고 경찰에 투신하여 인생을 보람있게 살고자 하는 전국의 후배들에게 개혁을 외치는 선배들의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주었고, 분열이라는 악수를 둠으로써 매우 안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무궁화클럽이 다시 하나되기 위한 결의]
참석자 모두는 클럽과 두레의 핵심 임원진으로서 오늘 결의한 내용을 회원 모두에게 공지하고, 아래 제시된 일정에 따라 차질없이 통합작업을 완수키로 하였습니다.
1. 통합된 명칭은 <무궁화클럽>을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무궁화클럽’이 전경수 前회장의 수사권 보이콧 발언으로 인해 조직내에서 한때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있었으므로 새로운 명칭을 만들자는 일부 의견도 있긴 하였으나, 지금은 전경수 前회장을 퇴진시킨 상태이고
일반 국민들 다수도 ‘무궁화클럽’이라고 하면 ‘하위직 경찰관들의 모임’이라고 친숙하게 인식할 정도로 이미 이 명칭은 일반화되었으며, 새로운 명칭을 만들어 이를 홍보하더라도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게 될 것이므로
명칭은 <무궁화클럽>으로 계속 사용하되, 임원이나 회원들 모두 조직발전을 위해 모든 욕심을 버리고 헌신하여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2. 현재의 클럽과 두레 카페를 폐쇄하고 온라인상의 활동공간을 <무궁화클럽 홈페이지>(www.police24.or.kr 또는 www.police24.net)로 통합하기로 하였습니다.
현재 무궁화클럽 홈페이지 제작이 완료되었고(일부 보수중) 무궁화클럽의 회원수나 접근용이성, 시대적인 추세 그리고 통합의 상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바, 무궁화클럽의 온라인상 활동공간을 <무궁화클럽> 홈페이지로 단일화 하기로 결의하였으며 다음과 같은 일정에 따라 통합을 완료키로 하였습니다.
- 2007년 1월 22일, 홈페이지 오픈
- 2007년 3월말까지 클럽과 두레카페 폐쇄
- 2007년 4월 이후 모든 온라인상 소통과 활동은 홈페이지로 단일화
3. 클럽과 두레 통합을 위한 비대위를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습니다.
- 인원수 : 6명
- 명단 : 카지기, 일출, 흙마, 함박실, 확바꿔, 야광
- 임무 : 회장을 포함한 임원진 구성, 활동방향 설정 등을 담은 회칙 마련 등
- 활동 : 회칙 완성 및 총회 인준 완료시까지 수시로 만나 조속히 임무 완수
* 임원진 구성과 관련하여 비대위에서는 임원진을 어떤 틀로 짤 것이냐, 즉 어떤 이름의 직책을 부여할 것이냐, 어떤 절차를 거쳐 선출하느냐를 논의하여 회칙에 넣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이지 임원 대상자를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신규 임원진은 새로운 회칙에 따라 선출하게 될 것입니다.(예를 들면 총회에서 회칙을 통과시키고 그 회칙이 정한 바에 따라 총회에서 곧바로 임원선출하는 방식)
* 단, 회장의 경우 민간인을 영입할 것이냐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으나, 민간인으로 할 경우라도 클럽과 두레 어느 쪽에서든 거부하는 인물은 회장 후보로 일절 거론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당부의 말씀]
이날의 결의를 각각 클럽과 두레 회원들에게 공지하여 동의절차를 밟게 될 경우, 어느 한쪽의 부결이 있을 수 있고 그렇게 될 경우에는 힘들게 합의한 통합결의가 물거품이 될 것이므로, 참석자 만장일치로 오늘의 결의를 구속력있는 결정으로 하였는 바,
이 점 회원 여러분들께서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하시고 따라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민주주의적 절차인 다수결의 원칙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큰 틀에서의 합의가 새로운 희망을 창출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진통끝에 새롭게 하나되는 무궁화클럽의 영원한 발전과 회원 여러분들의 소원성취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1월 14일
무궁화클럽 및 무궁화두레 임원진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