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대 갈매기
참 오랜만에 가족과 태종대에 갔다.
자연경관과 수목을 보존하기 위해 차가
들어갈 수 없도록 정비를 새롭게 했다.
걸어서 태종대를 구경하면
몇 시간이 걸린다고 유람선 호객행위를 하는
봉고운전사가 이야기한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유람선을 타고
바다에서 태종대를 구경하기로 했다.
봉고를 타고 선착장에 도착하니 유람선이
막 들어와서 20여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갈매기 밥으로 2000원 하는 새우깡을 샀다.
배가 빨리 출발하지 않아 샀던 새우깡을
아이들과 반이나 먹어버렸다.
유람선이 출발하고 나와 아이들은 배 뒤쪽에 섰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갈매기들이 떼를 지어 몰려왔다.
태종대 갈매기는 새우깡을 손에 들고 있지 말고
던져줘야 한다고 선장 아저씨가 방송한다.
배 안에 탓 던 사람들이 새우깡을 던져주기 시작했다.
한 번의 손짓에 갈매기들이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눈앞에까지 와서 멈춰 서서 빨리 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갈매기도 있다.
하나라도 더 먹기 위해 자기들끼리 다투기도 한다.
아이들의 도움으로 이 각도 저 각도에서 갈매기를
원 없이 찍었다.
그리곤,
새우깡이 없으면 갈매기는 뭘 먹고 살까?
새우를 직접 잡아먹을 수 있을까?
갈매기가 우리에게 새우깡 던져주라고 길들이고 있는 것인가?
우리가 갈매기들을 새우깡으로 길들이고 있는 것인가?
새우깡을 만드는 농심에서 우리와 갈매기 길드리는 것은 아닌지 궁금했다.
그래도 바다가 그립다/이승민
처음으로 조막배 타고 그물 걷으러 나간 날
시간은 황금빛으로 바다를 붉게 태워내고 있었다
스르르 흐르는 해풍을 타고 부표 찾아
만선 노래하는 손길이 바빴다
뜨문뜨문 우럭, 광어, 볼락이 올라오는
그물 끝단에 붙어 탈출을 시도하는 문어
잡아보려고 손 내미는 순간,
갸우뚱 배가 흔들리며 휘청 물속으로 빠졌다
바다 그 독한 비린내가 헐떡일수록 더 쳐들어왔다
허우적거릴수록 더 감겨오던 그물에
나의 과거가 우럭이, 광어가, 볼락이 되어 발목 당겼다
밀려드는 두려움에 꽁꽁 얼어가던 마음 밭엔
핏빛 음률만 둥둥 바다를 울려왔다
그리고 아득히 내려앉던 날 닮은 나를 보았다
다시 눈 떴을 때,
60촉 백열등 아래서 내 얼굴 바라보는
그리운 얼굴들이 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래도 난 바다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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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도 바다가 그립습니다.
갈매기 들이 참 멋집니다. 더구나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