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태극종주
영남알프스: 울산울주군산북면,경남밀양시산내면,경북청도군운문면
3개시도 해발1천m이상 7개 산군을 거느리고
유럽알프스와 풍광이 버금간다 하여 붙혀진 이름으로
종주 할 경우 태극모양이라 하여 태극종주라 불려짐
산행일정
1일 석골-0.3(30분)석골사-2운문산-0.5아랫재-1갈림길-1.2가지산
1석남터널-1.2능동산-2.1천황산-0.5재약산-0.3사자평
0,3사자평고개-0.4죽전마을-0.2유스호스텔숙소
30km 13시간
2일 숙소-청수좌골-2.3영축산-1.1신불산-0.3간월재-0.3간월산
1배내봉-0.2배내고개
15km 6시간
경비 교통비,숙소 7만원
1일석식 2일조식및도시락 21000원
대상지 운문산(1188)-가지산(1240)-능동산(981)-천황산(1189)
재약산(1108)-영축산(1059)-신불산(1208)
간월산(1083)-배내봉(9620)
(고현산 1032 따로 떨어져 있어 제외)
영남알프스의 명물은 8~9능선에 펼쳐진 광활한 억새밭
재약산 사자평원이 1백만여평의 장엄한 억세군락으로 이름을 떨쳤으나
평원에 잡목이 늘고 소나무를 심어 명성을 잃었고 지금은
신불산과 영축산 사이 60여만평,간월재10만여평이 쾌적한 주위 환경정비와
더불어 이름을 날리고 있음
금요일 밤 10시30분 신사역 출발
지리산 무박종주에 버금 간다고 산행도 안하는 총대장이라는 분의
썰래발이 계속 이어진다
다음날 새벽 3시30분 석골사 입구 도착 산행을 시작
나중에 여유있는 산행을 위해 일단 선두그룹에 합류 땀이 나고
옷을 벗기 시작 할 즈음 쉬지 않고 한번 더 내친다
이렇게 1시간쯤 지난 뒤 돌아보니 후미 팀은 아예 보이지도 않는다
5.1k를 걸어 5시40분 운문산 정상 도착 간단히 흔적만 남긴채
서둘러 하산을 시작하고 조금 지나자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온다
분명히 높은 산군들은 오른쪽으로 보이는데 예정시간 보다 30분 정도
계속 아래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잠시 후 운문산 가는길 팻말을 발견하고
당황하고 있을때 올라오는 등산객을 만났는데 정상 올라 가는 길이 맞단다
오! 마이 갓!
뒤이어 내려오는 사람을 기다리자니 시간이 많이 지체 될테고
달리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대장에게 뒷처리를 부탁하고
먼저 길을 다시 되집어 가기로 한다
충남보령 몸무게 108k 나이 38세 노총각
지방에는 안내산행 하는 데가 없어 서울에 와야 이런 산행을 할 수
있단다 우연히 좌석을 같이 하게 된 이 친구와 종주산행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한참을 가다보니 운문산 2.5k 표지판이 나온다
이때 아차! 정신이 번쩍드는데 개인 사생활에서
어느날 갑자기 자의든 타의든 이런 암울한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를 해야지? 지금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기 힘들텐데
지금은 작은 수고만 더 하면 회복되는 일이니 오히려 감사해야
될 일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3시간여 알바 뒤에 드디어 정상에 도착
가지산 안내표지가 12시 방향으로 직진을 해야 하는데 1시 방향으로
리본이 있는 뚜렷한 길이 보여 이산은 초행이라는 젊은 대장이
의욕이 넘치다 보니 판단을 그릇친 것 같다
결국 U턴을 해서 능선을 따라가다 원점으로 회귀하게 된 것이다
선두로 1시간 정도 먼저 왔다고 쳐도 지금은 2시간이나 늦은
골치 덩어리가 된 셈이다
물론 오늘 산행의 중간 지점인 능동산 가기 전 배내고개에서
낙오자를 대비해 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얼마 전 이 친구는 지리산 무박종주에 도전했다가 배낭 무게 때문에
중도 포기 세석산장에서 탈출을 했는데 그 뒤 한동안 기분이 꿀꿀해
이번엔 무슨 수를 쓰더라도 종주하리라 마음을 먹었는데 이 사단이
나고 말았다 무게를 줄이려고 초코파이,초코렛만 가지고 온 친구와
늦은 아침 밥을 나누어 먹고 중간에 매점이 있다고 하니 밤이 늦더라도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끝까지 가보자고 의견을 모아
물조차 서서 마시면서 용를 써본다
알프스산군의 최고봉 가지산
운문산과 동서로 4km 거리이면서 경상남북의 도계
가지산 정상아래 매점에서 오뎅과 막걸리로 잠시 허기를 달래는데
일행들이 2시간 전에 여길 지나갔다고 매점주인이 일러준다
지금 생각하니 쌀바위,귀바위 등 멋진 풍경이 어렴풋이 생각이
나는데 그 당시에는 길 재촉하기 바빠서 경관이 눈에 들어왔을
리가 없다
탈출지점을 과감히 지나 능동산 아래 쇠점골 약수터를 지나면
임도가 나오는데 이 길이 재약산 까지 계속 이어져 있다
멀리 천황봉이 보이고 그 앞 산 중턱에 콘도 같은 큰 건물이
보이는데 이것이 지난 가을 개통 된 영남알프스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 인데 이걸 이용하면 알프스군 사계절 비경을 손쉽게
볼 수 있단다
천황봉 가기 전 샘물산장에서 음식을 시켜 배를 든든히 불린다
산장에는 케이블카를 이용한 간편한 차림의 여행객들로 붐빈다
재약산 사자평원을 지날무렵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죽전마을 1.8k
오색에서 대청가는 길이 이보단 훨씬 쉬우리다
처음부터 도로에 닿을 때 까지 지그재그 가파른 길이다
다 왔다 싶었지만 1.5k 아스팔트길을 더 걸어 숙소에
8시에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비록 알바를 좀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일정을 마치고 보니
몸은 피곤하지만 기분만은 상쾌하다
운문산에서 잘못 내려온 20명은 결국 버스를 다시 불러
중간지점 능동산부터 산행을 한 모양이다
대장이 미안해 어쩔줄 몰라 하기에 나머지 분들을 다행히
잘 모셔 다행이다 격려해 주니 무척이나 고마워 한다
잠깐씩 깰 때마다 창 밖을 보니 계속 비가 주적주적 내리고 있다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도시락을 챙긴다
다행히 빗줄기는 가늘어져 있고 숙소 뒷 편으로
오늘 산행을 시작한다
영축산을 오르는 도중 대장은 잠시 알바를 시켜 선두가 후미가
되는 비애를 맛 본다
단체로 온 일행들 때문에 정상석 사진 찍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대장도 믿을게 못되고 사진 찍기도 힘드니 둘은 따로 산행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간월재로 내려가는 길은 목재대크로 계단을 만들고 타이어 고무로
바닥을 덧대어 넓고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다
여러 곳에 목재 조망대크를 만들어 놓았지만 운무가 끼여 좋은
경관을 못 보는 것이 안타깝지만 그나마 비가 그쳐 준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종주 마지막 산인 간월산 정상 주변에는 사진 찍으려는 인파로
시끌법적인다 인증샷을 마치고 나니 일행 한 분이 바위로 가지말고
내려와서 돌아 가잔다 우회한 다음 방향표시판을 확인하니
맞는 것 같아 표시깃을 따라 산행을 한다
이대로면 1시간20분이면 산행이 종료되니 배가 좀 고팠지만
기분좋게 하산을 서두룬다
배내봉 정상 도착시간이 상당히 빠르고 이후 하산은 짧아야
되는데 시간이 길어져서 불안한 마음이 들긴 했지만
시야가 걷히면서 멀리 아래쪽에 국도가 보이기 시작하자
마음이 놓인다 포장길을 내려서서 한참을 걸어 국도에 도착했는데
산악회 버스가 보이지 않아 다른 산악회 버스기사에게 배내고개가
맞느냐고 물었더니 걸어서 다시 올라 가야 한단다
굽이길에 도로 양쪽 산이 겹치는 곳이 고개이지 싶어 투덜되며
다시 걸었지만 모서리를 몇 개 돌아도 도무지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다
운 좋게도 아까 길을 일러준 기사분이 버스를 세워 주신다
아니 사람 잡을 일 있어요? 이렇게 먼 길을 걸어 가게 만들면
어떻하라고 언성을 높혀 따졌더니 뭣 낀놈이 성낸다고 타고 계신
산악회 분들이 박장대소를 한다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 이렇게 고마운 분을 만나다니
대장이고 뭐고 이번엔 제대로 따져야지 하고 험한 얼굴로
버스로 가니 아니 이제 웬일이야 한 참 늦을거라 예상했던 일행들이
이미 도착해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그럼 이건 순전히 내 잘못이라는
얘기인데 잘못 따졌다가는 망신살이 뻗칠 것 같아
눈치를 살피다가 도시락을 들고 식당으로 가서 막걸리와 오뎅 국물에
밥을 말아 민생고를 해결한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하산 길이 간월산 정상석 바로 뒤편으로 들머리를
잡아야 하는데 사진 찍는 사람들에 가려 보지 못하고 직진을 한 것이
알바 사단의 원인 이었다 나 때문에 발품을 더한 친구에게 미안해
했더니 좋은 선배와 동행을 해 포기하지 않고 종주 할 수 있었다고
마냥 즐거워 한다
가지산매점, 석남재대피소, 샘물산장, 간월휴게소,배내고개식당, 등에
라면,두부,오뎅,생수,막걸리,부침개 등 매식을 할 수 있어
배낭무게는 가볍게 해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얼마 전 KBS 인간극장에서 그랜드캐이년 270km를 6박7일 종주하는
프로그램에 70세를 포함한 한국인 8명이 참가를 했는데 그 중
사막종주 그랜드슬램을 기록한 시각장애인 한 분이 완주에 성공하는
것을 감동있게 보고 정말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하겠다고 마음
먹은 적이 있다 하루 평균 40~50km 달려야 완주가 가능하다
이번 산행이 알바로 시작해 알바로 끝난
알바천국 종합선물셋트였지만 쉽게 지워질 수 없는
추억의 산행이 될 것 같다
95년도에 직장동료 5명과 산행잡지를 보고 무작정 영남알프스를
2박3일로 산행을 떠났는데 그때도 해는 저물고 임도를 따라 내려
가다 엉뚱한 곳으로 잘못가 동네 트럭을 얻어 타고 내려
왔는데 그래도 우리는 마냥 즐겁기만 했다
산행을 마치고 식당을 들렀는데 언양에 유명한
소불고기를 먹자는 한 친구의 요청을 거절하고 삼겹살을 먹인 짠돌이
총무는 세월이 많이 흘렀건만 아직도 그 원망을 듣고 있다
그러고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길 잘못드는 것은
내가 일가견이 있나보다
산을 오를 때마다 언제나 고통을 느낀다
우리내 몸이 필요한 만큼 산소를 공급하기엔 문명에 찌들여져
약할대로 약해진 온몸의 근육들이 견디기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닐런지
1년에 한 두 번은 이렇게 내 육신을 완전 방전 시키는 일을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하고 싶다
빈자리에 어떤 새로운 기운이 채워지길 기원하면서 ...
첫댓글 형님, 대단한 산행 하셨네요.
영남알프스, 말씀 들으니 산행코스를 잘 살펴봐야 할곳인것 같습니다.
다솜이 산악회도 산길 열어주시면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곳이기도 하구요.
자유로운 영혼과 강건한 체력으로 세상의 오지와 산들을 종횡무진 누비시는
형님이 부럽습니다. 장문으로 감동을 안겨준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에~효~~!!!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산행기를 보니 고생하신 흔적이 눈에 선하네요!!!
존경스럽습니다.
영남알프스 태극종주 저도 꼭 한번 도전하고 싶은 코스입니다!!!
언제가 기회가 되면 저와 동행해주실 거죠~???
다음에는 알바를 두 번 경험 하셨으니 알바할일은 없겠지요!!!
자세하게 써내려간 산행기 잘 감상하고 갑니다.
내년 휴가에는 영남알프스 태극종주 코스로 추진해야겠습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항상 몸 건강하세요!!!
비록 알바는 했지만 멋진 산행이었네요.
저도 그 옛적에 천황산에서 석양에 흔들리는 억새를 감상하며,
비박하고, 종주의 절반은 산행한거 같은데,
오래 되서 가물가물 하네요.
기회되면 꼭 한번 다시 가보고싶네요.,
조만간 실현 되겠지요.
고문님의 건강과 자유로움이 마니 마니 부럽네요.
저는 지난 10월 27,8일 형님처럼 영남알프스 태극종주갔다가 계속오는 비때문에 일정을 바꿔
석남터널에서 환종주 산행을 시작했지요. 첫날 비록 빗속을 산행 했지만 샘물산장과 털보산장의 막걸리와 제약산, 천황산의 운무가 인상깊었지요. 둘째날은 비온뒤의 산뜻하게 맑은 날씨덕에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의 억새를 마음껏 즐기고 왔습니다. 덕분에 제가 또가고 싶은 산중 제1번이 되어 버렸네요. 기탁형님,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고생이야 집나온 순간부터 예고된것이지만![~](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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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섭하고....이런것들이 오래 남잖아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7.gif)
겹살처럼...![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알바까지 열쒸미 뛰시면서...
정말 고생 많이 하셨네요
힘든만큼 오래오래 잊혀지지 많을 추억 담아 오셨잖아요
고생하고 또 힘들고
언양의
추억의 산행 하셨네요
한동안 멋진 산행을 한듯하네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