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배달말 가르침 두번째 모임을 가졌습니다.
역시나 너무 즐겁고 뿌듯한 시간이였습니다.
시간은 그냥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차곡 차곡 쌓이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우리의 시간도 차곡 차곡 쌓이고 있는 중이겠죠? ^^
1. 일시 : 두즈믄일곱해 6달 26날 삿날
2. 장소 : 장유의 갈치, 병어 조림 가게 ( 가게이름이..삼미? 였나;;)
3. 참석한 모람 : 배달말지기, 조명자 선생님, 김민정 선생님
박주영 선생님, 송은영 선생님 그리고 저 이렇게 여섯명!
4. 함께 나눈 이야기들
1) 배움책에 안 나오는 토박이말
오늘은 4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말들을 토박이말로 바꾸어 보았습니다.
교과서에 보면 한자어나 일본식 한자어가 정말 많죠?
수학만 해도 혼합 계산이니 분수니 하는 말들은 우리가 생각해도 의미가 선뜻 다가오질 않는데
아이들은 어떨까요? 공부를 시작하기도 전에 어렵게 느끼겠죠.
토박이말로 풀이를 하거나 바꿔쓴다면 말 자체에 대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한 번만 바꾸어 주면 아이들 머릿속에 팍팍! 남아서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답니다.
예를 들어, '유의하다' 는 말은 조심하다 혹은 마음을 쓰다 라고 바꾸어 볼 수 있습니다.
일상에서는 "너무 마음 쓰지마~" 라고 사용하면서, 교과서에서는 왜 어려운 한자말로 쓰는걸까요?
그리고 초등 1,2학년에서는 쉬운 말로 공부하다가 (가르기, 모으기, 까닭..)
왜 고학년이 되면 합, 차, 이유 등 어려운 말을 다시 쓰게 되는 건지..
우리 함께 생각해 보고, 교과서의 어휘부터 하나씩 하나씩 바꾸어 봅시다.
자, 여기서 우리 선생님들의 실수담 ^^
먼저 1학년을 가르치시는 김민정 선생님.. 국어 수업 중 교과서에 '까닭' 이라는 우리 토박이말이
나오자 왠~지 어렵게 느껴져 아이들에게 쉽게 가르치고자
"까닭 모르겠어? 이유 있잖아! 이유!" 라며, 토박이말을 역으로 한자어로 바꾸어 주셨다는..
친절한 김민정 선생님^^
그리고, 2학년을 가르치시는 송은영 선생님.. 역시 국어 수업시간.
2학년이 되었으니 나도 이제 '언니' 랍니다..라는 시를 가르치던 중
한 남자아이가 자기는 남자니깐 '언니'를 '형' 이라고 바꾸었다고 하자,
"오~ 잘했어요~~ 잘 바꿨어요!" 라고 칭찬해주셨다고 합니다. ^^
('언니'는 여자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남녀 모두 손윗사람을 칭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졸업식 노래에도 "우리들은 '언니'뒤를 따르렵니다~" 이런 가사가 있죠? )
듣고 너무 재밌어서 올립니다. 이렇게 일상에서 실수담도 좋으니 까페에 많이 올려주세요.
2) 괄호() 를 없애자!
대학때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괄호 안의 한자가 빼곡히 쓰여있던 그 교재.. 시험 전날 옥편으로 한자어 찾다가 날 샌 경험!
또는 내용도 어려운데 (혹은 내용은 알겠는데) 당최 '한자'를 몰라서 답답했던 경험!
한번 쯤은 겪어보셨을 꺼예요. 각종 논문 및 대학 교재 심지어 교과서까지.
한자어가 쓰여진 괄호가 반 이상인 책들도 너무도 많습니다.
한자가 있어서 이해가 되기보다는 더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집니다.
우리 토박이말로 바꾼다면 경제성도 있으며,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을텐데!
듣고 바로 이해할 수 있는 우리말을 두고 왜 이런 고생을 사서하는걸까요?
3) 우리 아이들에게 토박이말로 '풀이'라도 해보게 하자!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토박이말에 대한 공부를 하고 생활속에서 작은 것 하나라도
바꾸어 보고 있는거겠죠.
가장 좋은 것은 어려운 한자어나 일본식 말을 토박이 말로 모두 바꾸는 것이겠지만,
현실적으로 당장은 어려우니 아이들에게 토박이말로 '풀이'라도 해줍시다.
이렇게 듣고 배운 토박이말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테니깐요.
4) 우리는 앞으로 이렇게 더 노력합시다.
하루에 한 번은 까페에 들러서 생활에서 생각하고 느낀 것 하나라도 올리기!
그렇다고 부담을 가지고 의무적으로 하는 것 보다는 일상에서 실천하는 의미로 ^^
참고로, 오늘 가장 충격적(!)인 이야기는..(개인적으로)
월요일 화요일 하는 '요일'이 일제시대에 만들어진 일본식 한자어인데,
'요' 는 비추다 '일' 은 일본
다시 말하면 월요일은 달이 일본을 비추는 날, 화요일은 화성이 일본을 비추는 날.. 이라는 거죠.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채 심지어 '요일'이 우리말이라고 생각했었다는 게
참 부끄러워졌답니다. 이제 요일 대신에 날이라고 씁시다!
<한날, 두날, 삿날, 낫날, 닷날, 엿날, 밝날>
이런게 바로 진정한 일제청산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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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보니 너~무 길어져버렸네요. ^^;;
첫댓글 정지혜 선생님~ 어떻게 매번 이렇게 정리를 잘 해서 올려주시는지 ... 한 번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새록새록 기억이 되살아나 공부가 절로 되네요. 앞으로도 알찬 내용 많이 부탁드립니다.
네~ 그렇습니다. 이런 것이 차곡차곡 쌓이면 날적이가 되겠습니다. 참 고맙습니다.
이렇게 자세하게 올려주시니 다시 배우는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와우! 우리 지혜 장난이 아니네 ^^ 대학생 강의 노트 같다 대학생 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