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고 바로 후기를 작성하려 하였으나 영화의 숨겨진 의도와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서 자세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적는 것보다는 조금 더 생각해보고 곱씹어보고 적는 게 제가 영화를 보며 느낀 것에 대해서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지금 적어봅니다.
우선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다른 재난 영화와 달리 재난 상황에 대한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라 재난이 일어난 이후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그 과정에서 일어난 이해관계와 갈등 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써 영화를 보는 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영화에서 제가 유심히 보던 포인트는 바로 인물들이 누가 선이고 악한지를 구분하는 거였는데 영화를 보면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나오는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없을 만큼 합리적이고 옳은 행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영탁은 자신의 생존과 아파트 내에서 안전 수칙, 질서 화합을 위해서 그리고 민성은 자신과 명화를 위해서 등 개인만 생각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변 인물까지 살 수 있게 최선을 다해서 살았기 때문에 영화를 보는 내내 느낀 것은 누가 나쁘고 누가 착한지를 스스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단적인 예시로 명화란 인물은 아파트 외부의 사람들도 모두 다같이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하였고 도균이란 인물은 아파트 외부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몇몇 아파트 주민에 환멸을 느껴 자살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다고 해서 무조건 명화와 도균은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았기에 착하고, 다른 아파트 주민들은 나쁘다. 라고만 말할 수 없는게 민성은 하나뿐인 아내 명화를 지키기 위한 것이고 영탁은 자신이 맡은 주민대표의 일에 충실했을 뿐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점이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고 영화 속 대사인 이러한 상황에서 살인자도 일반시민도 모두 평등하다고 말하는 장면에서 과연 재난 상황에서 옳고 그름이 존재할까? 명확한 선과 악을 무슨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을까?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면서 만약 그런 재난 상황이 온다면 나는 무슨 선택을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영화를 몰입 하다보니 보영님께서 하신 대사 중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었어요...”라는 대사가 마치 서로가 서로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살려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이 대사가 이해되면서도 쓸쓸하게 느껴졌습니다.
영화에서 기억나는 한 장면을 뽑는다면 민성이 죽기 전 명화에게 한 말을 뽑고 싶습니다. 민성은 가장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인물로써 어릴 때부터 안정적인 직업을 얻어 빨리 가정을 꾸리는게 목표였었던 것 만큼 이러한 재난 상황 속에서도 명화와 본인의 생존을 위해서 점점 영탁에게 동화되어가는 모습을 보여 주었으나 그런 모습 속에도 인류애와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는 명화를 보고 마지막에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고 사람답게 죽으면서 “내가 후회하지 않는 하나는 너랑 결혼한거야“라는 대사가 사람들을 죽이고 주변인의 생존을 위해서 아파트 주민 외부의 사람들을 바퀴벌레 취급 하면서 살았지만 널 만나 결혼해서 내가 사람으로 죽을 수 있었어라는 의미를 내포하는 것 같아서 그 장면에서 영화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그래서 이 장면을 꼭 뽑고 싶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총평을 남겨보자면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 상황이라는 배경을 두고 있으나 현대사회에 접목시켜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사람들도 다 각자만의 신념으로 행동을 하고 그 과정에서 고려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듯이 꼭 영화 속 황궁아파트라는 특정배경이 아니라도 우리사회에 적용 시킬 수 있고 영화에서 말하고자하는 것은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인간성과 따뜻함을 저버리지 않고 꿋꿋이 살아가는 명화같은 사람들이 이 세상에 더욱이 많아져서 영화 속에 황궁아파트 외부 사람들이 서로가 차별하지 않고 살아가듯이 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라고 하는 것이라 느꼈기 때문에 많은 교훈이 들어가있어서 이 영화는 작품성이 우수하고 정말 친구들, 주변인들에게 추천할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상 긴 후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