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지나간다.
추석 명절의 이야기를 쓰기에 앞서 이 기간 명절을 치른 여자들(어머니, 아내, 며느리)에게 감사와 수고의 고개를 숙인다.
가족의 먹는 즐거움을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손길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었으니깐.
우리 가족은 아버지의 제안으로 몇 년 전부터 명절을 이렇게 지내고 있다.
설 명절은 집에서, 추석 명절은 밖에서.
그래서 이번 추석 명절은 군산 선유도에서 지내게 되었다.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광주, 남원, 아산에서 출발하여 세 식구가 군산 선유도로 모인다.
광주와 남원에서는 2시간 정도의 거리이고 아산에서는 3시간이 걸린다.
여자들의 수고로움을 덜고자 집에서 보지 않고 밖에서 보기로 한 것인데도 어머니는 먹거리를 많이 준비하셨다.
집이 아닌 곳에서 만나긴 하지만 명절은 명절이다.
가족들을 만나서 더욱 반갑고 먹거리도 풍성하다.
4인의 작은 가족으로 출발한 우리는 이제는 11인의 대가족이 되었다.
모두 모이니 즐거운지 아이들 모두는 도착하자마자 바닷가 모래밭으로 뛰어간다.
2박 3일 동안 뭐 먹고 뭐 하고 놀까 고민했는데 숙소 바로 앞이 바다라 놀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아이들은 바닷가에서 모래놀이에 게, 조개 잡기에 열중이고 어른들은 섬 산책을 나선다.
해 질 녘 떨어지는 9월의 가을 햇살이 바다에 반사되어 유난히도 붉고 반짝인다.
바다에 비춘 반짝거리는 햇살을 뭐라 했던가?
햇살이 바다에 비추니‘바닷살’이라고 해 볼까?
그 바닷살이 석양과 더불어 너무 아름답다.
선유도 찬가(讚歌) - 류시호
군산행 고속도로
새만금방조제 바라보며
육십여 개 섬 섬 섬
명사십리 해수욕장
고군산도 힘차게 달렸다
투명하고 아름다운 백사장
행복을 잇는 연도교(連島橋)
세 척 돛배, 삼도 귀범
쥐똥 섬, 모세의 기적
미국 CNN방송 선정 명소
환상적인 풍경들
세계에서 가장 긴 방파제
아름다운 서해 낙조
점점이 박혀 있는 고깃배 등불
선유 팔경의 유혹
침을 꼴깍하는 박대구이
다시 가고 싶은 선유도
바다로 여행지를 정하기를 잘했다.
다음 추석에도 꼭 바다로 숙소를 정해야겠다.
이번 포함해서 그간의 추석 여행으로 구례, 나주, 보성, 금산, 군산 선유도를 다녀왔다.
추석 명절도 되겠지만, 자연스럽게 가족 여행도 되겠다.
이렇게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기를 기대한다.
1년에 꼭 한번은 가족 모두가 모여 만나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 그리고 즐기는 관광의 즐거움이 계속되기를...
명절의 부담을 덜고 서로의 마음을 공감하고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 추석에도 우리의 추억을 하나 더 새겼다.
바라보니 다들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이거면 됐지.
행복이 여기 있다.
다음 추석은 안면도다.
명절과 여행이 함께하는 이런 새로운 문화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퍼졌으면 한다.
모두가 즐거울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