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105주년 기념 항일유적지 답사 및 겨울 백두산 역사평화기행ㅣ남북교육연구소 240424

[이병호]

등록: 2024-04-24 22:00

수정: 2024-04-25 08:57

작성자: 이병호@남북교육연구소

지난 2월 29일부터 3월 3일까지 3.1절 105주년 기념 항일유적지 답사 및 겨울 백두산 역사평화기행을 다녀왔다. 나의 주요 관심지역은 륭정(용정)의 일송정, 해란강, 용두레 우물, 서전서(의)숙, 명동촌에 명동학교, 윤동주 생가, 문익환 목사 생가터, 훈춘 팡취안(방천)에 조중러 접경지역,북파에서 보는 백두와 천지모습 등이었다.

중국 기행을 마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연길 공항에서

나는  2019년 9월 말과 12월 말 두 차례에 걸쳐 이곳 중국 지역을 다녀온 바 있다.  따라서 4년 4개월만에 방문이다. 그동안 중국은 여러모로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백두산 아래 공항을 만들었고, 고속도로는 확장하여 여행 시간이 많이 단축되었다. 경제에 있어서는 시장경제 체제로의  변화도  더욱 확연해진 것 같았다. 

중국 기행을 마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전 연길 공항에서 기념 촬영

  팡취안의 조중러 접경지역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무척 큰 수확이었다. 조중러 세나라의 역사와 국제관계의 변화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 지역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중국의 우람한 건물 이름은 용호각이다. 그런데 이 용호각 한 안내도에 '동해'가 아닌 '일본해'로 표기된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국 보다도 일본을 더 싫어할 것 같은 중국이 '일본해'라고 표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수로 표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가졌지만, 귀국 후 확인 결과 중국의 공식 표기법이었다.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동해라고 표기할 경우 우리가 말하는 서해를 현재 중국은 동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동해로 표기할 경우 혼란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떻든 국제관계 또는 외교관계에서 우선 원칙은 국익우선이고, 아무리 우방관계라 하더라도 시대적 상황에 따라 밀접도 또는 관계성은 변하고 또 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중국 훈춘 팡취안(방천) 용호각안에 있는 안내도. 우측 위 '日本海일본해'로 표기되어 있다. 이곳에서 17km 정도 동쪽으로 가면 동해가 나온다. 따라서 북한과 러시아가 육지로 접하고 있는 것은 17km 정도이다. 한편, 동쪽 끝에는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했다는 녹둔도가 나온다. 지금은 육지화 되어 러시아땅이다. 사진 이병호

백두산 북파를 오르는 출발점 건물에 있는 백두산 항공 사진. 차로가 선명히 보이며 오른쪽에 천지물이 압록강으로 흘러내려가는 출구가 보인다. 이 물이 장백폭포를 거쳐 압록강으로 흐르게 된다. 사진 이병호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부르는 간도일본총영사관은 일본이 중국을 효과적으로 지배하기 위하여 어떤 전략과 전술을 동원하였는가를 잘 알 수 있는 유적이다. 특히 건물 반 지하 1층은 감옥으로 사용하였고, 지하 2층은 고문실로 사용했다. 한국과 다르게 중국은  적나라하게 고문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재현해 놓고 있었다. 

폭설로 백두산을 오르지 못하고, 안개로 장백폭포를 볼 수 없었지만 함께 한 일행들이 힘차게 한반도 평화와 공영을 외치고 있다.

 북파(북쪽 언덕)를 통해 겨울 백두산에 오르려고 하였으나 폭설로 차량 통제가 이루어져 결국 오르지 못했다. 스노우 모빌로 녹연담까지 올랐다. 오르는 중 지열로  땅바닦에서 따듯한 수중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고, 이곳에서 소천지도 갈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장백폭포도 폭설로 오르질 못했다. 압록강의 주류가 북파 등산로 옆의 천을 통해 내려가 장백폭포를 거쳐 압록강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녹연담 설경

   이번 역사 기행내내 북한의 이른바 '통일종언 선언'의 의미가 무엇이고 이에 대한 우리의 통일담론 방향은 무엇인가에 대해 숙고했다. 숙고 결과를 아래와 같이 귀국 후 <한겨레>신문에 투고하였는데, 채택되어 게시되었다. 통일 ‘종언’에 혼란…교과서 편찬·검정 흔들림 없어야 (hani.co.kr)

이번 기행의 일정과 모습을 이번 기행을 주최, 주관한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장의 글을 통해 좀더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소통과혁신연구소 | 60차 2/29~3/3 백두산 역사평화기행 - Daum 카페

3.1절 105주년 기념 항일유적지 답사 및 겨울 백두산 역사평화기행(3박4일, 2/29~3/3)
 
 
1. 취지 : 3.1절 105주년을 맞아 항일유적지를 탐방하고 백두산 천지에 올라 한반도의 자주평화통일을 기원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2. 주최 : 단체 또는 개인,   주관 : (사)소통과혁신연구소 

3. 일시 : 2024년 2월 29일(목)~3월 3일(일)  3박4일
  장소 : 인천공항~연길공항~연길~이도백하~백두산 북파(천지)~훈춘~소왕청~도문~용정~연길~인천공항(*참가자 합의로 백두산 북파-서파 2군데 <천지> 등정, 일정 및 코스 변경 가능)
  
4. 코스(현지사정으로 변경 가능)

*전문가 안내 및 해설 
 
1일차 2/29(목)
 
14:00 인천공항 1터미널 3층 L카운터 지정장소 집결
15:40 인천공항 이륙(제주항공)
17:25 연길공항 착륙(시차 1시간)
18:30 연길 저녁식사
19:30 <연변대학>야경, <연길감옥 항일투쟁기념비>
20:00 호텔 투숙
 
2일차 3/1(금)
 
07:00 아침식사
08:00 이도백하로 이동
11:30 점심식사
12:30 백두산 북파 산문 도착
13:30 백두산 북파 <천지><장백폭포=비룡폭포><소천지><녹연담>
18:30 저녁식사(이도백하)
19:30 호텔 투숙(이도백하)

3일차 3/2(토)
 
*2일차 당일 폭풍 또는 큰 눈으로 백두산 <천지> 못 오를 경우, 아래의 코스 취소, 3일차 재도전

07:00 아침식사
10:00 훈춘 방천 <용호각>(조중러 3국 조망)
12:00 점식식사(훈춘)
14:00 소왕청 <마촌 로혁명구>(항일 유격근거지)
16:30 도문 <봉오동 전적지 입구><두만강 조중접경>(남양시 조망)   
18:30 저녁식사
19:00 호텔투숙 
 
4일차 3/3(일) 

07:00 아침식사
08:00 용정 <용두레우물><서전서숙><일제 간도총영사관> <일송정>
12:00 점심식사(용정)
13:00 용정 <간도 15만원 탈취 지점><윤동주 생가><문익환생가><명동학교><3.13운동기념비>(용정의 3.1만세시위)
17:00 연길공항 도착
18:30 연길공항 이륙
22:15 인천공항 착륙 (시차 1시간)
22:40 해산, 귀가 

3.1절 105주년 기념 항일유적지 답사 및 겨울 백두산 역사평화기행(3박4일, 2/29~3/3)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3.1절 105주년 기념 항일유적지 답사 및 겨울 백두산 역사평화기행(3박4일, 2/29~3/3)

1일차 2/29

수도권, 울진, 울산, 부산 사람까지 21명이 15:40 인천공항에서 이륙해 17:00 연길공항에 착륙했다. 돌솥밥에 된장술로 저녁식사 후 연길감옥 항일기념비를 찾았다. 항일투사 최현, 김훈, 이진, 김명주 등이 갇혀 있었던 곳이다. 잔인한 탄압과 두 차례의 실패를 딛고 300여 명이 탈옥해 49명이 살아남은, 1933년 단옷날 파옥투쟁과 항일무장투쟁으로의 진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다음 요즘 연변땅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는 연변대학 앞의 화려한 야경을 구경했다. 동북공정의 영향에다 돈 벌러 타지역으로 가서 인구가 줄고 최근 한중관계마저 편치못해 예전의 조선족 지위가 약화되는 모습이 상점간판 한글이름의 위치에도 묻어 있었다. 앞에서 뒤로, 위에서 아래로 밀리고 있으니…

그리고는 연변자치주 청사 근처, 부르하통하 강가의 장백산호텔에 투숙했다…새벽 산책에 적합한 곳이다. 내일은 바로 백두산 가는 날, 천지에 올라야 하는데…

​2일차(3/1)

애초 백두산 천지 오르기로 했으나 기상대의 불가 확인(요즘은 편리하다. 07:30 당일 백두산 천지 등정 여부 과학적 예측)으로 내일로 미루고 오늘은 훈춘 방천-도문 코스를 잡았다.

연길에서 훈춘 방천까지 약3시간...검문 강화, 여권-비자 대조로 더 걸리고...차장 밖의 중국 훈춘 권하세관 규모가 상당하다. 건너편 조선 함북 은덕군 원정세관도 마찬가지...3국 통상의 물류기지 답다...방천 용호각 10~11층 전망대에 올랐다. 안내그림판의 두만강 하류 부근 '동해'를 '일본해'로 오기해놨다. 일본측의 로비 탓인가? 조중러 3국 접경과 나진-핫산의 두만강철교를 바라보며 미래의 동북아 평화번영을 상상해본다. 10년 후 이 지역는 얼마나 변모할 것인가?

훈춘 시골식당에서 점심식사 후 도문에 위치한 봉오동전적지 입구에 왔으나 출입은 여전히 차단되어 있다. 한국 성주 사드 배치 이후부터 라는 설이 있다. 조선독립군의 일제 정규군 최초 격파라는 역사적 사실은 중국 입장에서 소수민족의 자부심을 너무 키우나?...1921년 6월 자유시참변 이후 봉오동전투 주역(봉오골로 돌아온 최진동과 연해주-카자키스탄으로 간 홍범도)의 엇갈린 2개의 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유시참변은 이 땅 반공주의의 근원이었으니…

중국 도문-조선 남양 사이의 두만강가로 향했다. 중국쪽 아닌 조선쪽을 향해 사진 찍지 말라는 공안의 당부가 엄격하다. 신축된 국경다리가 크고 넓다. 철교는 그 옛날 길회선(중국 길림- 조선 회령)을 연결하고 지금은 만주횡단철도에 닿는다. 앞으로의 조중협력 확대를 상징하는 듯하다. 남북철도 연결되면, 경의선 동해선과 함께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다.

이도백하로 달린다. 내일 백두산 천지 등정을 위해...버스 안에서 정세 토론과 노래잔치가 펼쳐진다. 저녁식사는 삼겹살 무한리필이라? 42도짜리 된장술이 현지 영하 16도에 걸맞고 맛도 좋다. “이제 그만 일어나자”고….오늘밤은 백두산 밑에서 잔다.

3일차 3/2

오늘도 백두산 천지 등정은 어렵다고…그래서 마지막으로 우리 모두의 내일 운수에 맡기고 용정 일대 항일유적지 탐방….용정 코스, 골고루 알차게 다니고 특색있는 저녁식사 자리로 간다…

‘선구자’ 노래는 친일파가 지었다고 덜 불려진다…최초 조선 이주민들이 팠던 ’용두레우물‘, 이상설 선생이 설립한 근대식 학교 ‘서전서숙’자리…약1만명 참석하고 일제의 압력 받은 장작림 동북군벌의 총탄으로 16명 사망(당일 13명+추후 3명)한 3.13만세시위 연단 장소(현재 어린이집 안 표지석)를 찾았다. 조선독립운동가들을 조사 고문 수감 ‘간도총영사관’은 실감나는 박물관으로 꾸며져 있었다.

연길냉면을 맛보고 명동촌으로….윤동주생가, 송몽규생가, 명동학교, 항일혁명기념비…..밭 가운데 문익환생가터를 조망하고, 15만원 탈취사건비를 견학했다…

이번 기행의 용정코스가 역대 가장 빠짐없이 알차다…

4일차(3/3)

드디어 백두산 가다. 눈보라 진행형으로 천지는 통제되어 못오르고, 스노우 오토바이로 장백폭포, 온천지대를, 다시 버스 타고 녹연담을 들렸다. 쌀가루 같은 눈보라로 앞이 보이지 않았다.

백두산 북파 아래 이도백하는 행정구역상 안도현 소속 ‘진’이다. 그러나 안도현이 포함된 연변자치주도 아니고 연변자치주가 포함된 길림성도 아니고 중앙정부의 직할이라 한다. 백두산관광 구역이기 때문이다.

백두산은 조선족만이 아니라 만주족도 자기 민족의 성산이라 한다. 그런데 만주족은 나라도 없고 언어도 문화도 거의 사라졌다….

강원식당에서 점심식사 후 연길공항으로 향한다.

이번 기행의 주요 장면을 좀더 보면 아래와 같다.

윤동주 생가 전경. 사진 이병호

일본 유학중이던 윤동주가 일본의 생체 실험에 이용되는 것을 묘사한 모습

윤동주 아버지 윤영석이 세운 윤동주 묘비

윤동주 생가 앞에 윤동주 박물관 내부 모습

윤동주의 생가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명동촌내 김약전이 세운 명동학교이다.

명동학교 옛터 기념관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김약연(1868~1942). 교육활동가. 1909년 "명동학교"로 개명 등의 내용이 적힌 비문. 사진 이병호.

김약연 알아보기: Daum 백과

이번 기행을 주최, 주관한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장과 길림성 용정일본총영사관유적 안내 비석

일본총영사관 반 지하 감옥 아래 2층 지하에 있는 고문실내 고문 모습. 인간 잔인함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다. 이런 고문에 사람들은 하지 않은 또는 있지도 않은 이른바 허위자백까지 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나중에 어떻게 되건 당장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

조국의 해방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헌신하신 조상님들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일본 식민지민 또는 이등 국민이 아닌 한국인으로 당당히 살고 있다는 감사한 생각을 해본다.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용정지명기원지정천'이라 쓰여있다.

용정소학교내 있는 서전서숙 기념비

비암산 일송정 앞에서 기념 촬영. 지금 소나무는 일제하 소나무가 아니다. 보이지 않지만 일송정 3시 방향에서 흘러온 해란강이 사진 왼쪽에서 일송정이 있는 비암산을 돌아 뒤에 보이는 용정시내로 흐른다.

훈춘 팡취안 조중러 접경이 보이는 용호각 전망대에서. 가운데 두만강이 흐르고 오른쪽은 북한, 왼쪽은 중국, 호수 넘어서는 러시아 하산역이 있으며, 사진 위쪽에 하산역으로 가는 북한과 러시아 철교가 보인다. 이 철료는 2차로의 철로가 놓여있다. 코로나 19때 모든 국경이 폐쇄되자 러시아 대사관 가족들은 이 철교를 이용하여 , 레일이 달린 작은 이동장치에 짐을 싣고 직접 밀어 러시아로 귀국한 사례가 있다.

중국 팡취안(방천) 용호각에서 본 조중러 접경지 모습. 러시아 지역은 블라디보스톡 등이 있는 연해주이다. 사진 이창주(2016.10.3)

봉오동 전투지역으로 들어가는 입구인데, 한중관계가 나빠지면서 한국인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2019년 12월에 왔을 때도 들어가질 못했지만, 이번에는 중국 공안이 따라와 정치적 구호가 든 피켓등을 이용하여 사진 촬영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감시하였다. 이는 도문의 조중접경지역에서 마찬가지 였다. 최근 한중관계가 더욱 나빠지면서 북한 방향을 향해서 촬영도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 때론 이번 우리 일행의 휴대폰을 검색하여 삭제하도록 요청하기도 하였다.

파취안 조중러 접경지역인 용호각 앞에서 일행들이 3.1절 105주년을 맞아 3.1운동의 의미와 한반도의 평화와 공영을 염원하며 힘찬 도약을 하고 있다.

 이병호 남북교육연구소장·교육학 박사

※ 남북교육연구소는 한반도의 평화와 공영을 바라는 모든 분들의 카페 가입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