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 간사이 지역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넘 좋은 기억이 있어 이번에는 간사이 지역에서 안 가 본 데를 여행해 보기로 했다. 당시 뚜벅이 자유여행 여행기 1탄을 본 카페에 올린 적이 있으니 2탄으로 하겠다. 10월 16일 08시 10분 출발 비행기라서 새벽에 눈을 비비며 일본 서부 간사이 지역 자유여행을 위해 김포공항으로 갔다. 왠일인가? 새벽에 공항 인파가 이렇게 많은 건 첨 봤다. 전광판을 보니 일본 출발 항공기가 한 시간 내에도 여러편이 있었다. 일본 여행 엄청 가는구나. 아니나 다를까, 간사이 공항에 내리니 한국인 천지다. 특히 대학생 또래의 애들이 50%는 되는 거 같다. 간사이 공항 입국장을 나와서 2층 구름다리를 건너 JR 패스 발권을 위해 JR 창구로 갔다. 여기에 가니 서구에서 온 외국인도 많이 보였다. 우리만 많이 오는 게 아니라 서구인도 많이 오는 거 같다. 일본은 철도의 나라이다. “철도원” 이라는 영화도 있듯이 각 지방 구석구석 마다 철도가 안 가는 곳이 없다. 좁은 땅에 엄청난 인구이니만큼 철도가 이상적인 교통수단으로 발전해 온 거 같다. 그럼 자유여행객의 꽃 신간센 고속열차에 대해 말해보자. 국내외 여행객을 위해 각 지역마다 패스 (1, 2, 3, 4일, 5일, 7일 짜리) 가 잘 마련되어 있다. 단기 1일 짜리 패스는 2,800엔, 7일 짜리 제일 비싼 것은 26,000엔 짜리도 있다. 모두 지역이 한정되어 있어 가고 싶은 지역과 여행일을 선택하여 구매하여야 한다. 특히 JR패스는 신칸센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기에 인기가 높다. 우리는 ‘간사이 Wide Area Pass‘ 5일간 사용할 수 있는 1만엔 짜리를 구입하여 4박 5일 여행에 맞추었다. JR 신칸센은 엄청나게 비싸기 때문에 1만엔으로 간사이 지역 5일간 신칸센을 마음대로 탄다는 것은 여행객만 누리는 혜택이다. 단지 지정 좌석은 6회만 가능하고 그 외에는 자유석 (1호차부터 3호차 까지만)을 이용하여야만 해서 자리가 없을 때는 자유석 칸에서 서서 가야한다. 지정석은 창구에서 패스를 제시하고 좌석표를 받아 4호부터 16호차 (보통 16량) 를 타야 한다. 신칸센은 정차역에 따라 여러 종류 (고다마, 노조미, 히가리, 사꾸라 등)라서 이 또한 잘 구분해서 타야 하고 같은 종류의 차라도 역에 정차 않고 가는 때가 있으니 반드시 역내 안내센터에 문의 후 타야 한다. 혹시 잘 못 타더라도 신칸센이 빈번히 운행을 하니 당황하지 말고 안내 받아 이용하면 된다. 또한 일반 열차 여행 시 주의할 점은 8량의 열차가 운행 중간에 4량씩 나누어서 각기 다른 목적지로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부터 기관사가 2명 탑승하고 중간에 방송을 해 준다. 물론 한국어 방송도 나온다. 오사카역에서 간사이 공항 갈 때도 이런 열차가 운행하니 출국할 때 주의해야 한다. 그럼 이번 여행의 특이점과 에피소드를 열거해 보자. 도착한 날은 오사카 시내를 잠시 둘러본 후 신칸센 타고 오카야마(45분 소요, 200km)에 가서 잠깐 시내 구경 후 차 한잔 하고 오사카 숙소로 왔다. 둘째날은 ’해변의 낙원, 과거 일본 제1의 신혼 여행지‘ 시라하마. 오사카역에서 JR로 시라하마시 까지 가서 택시를 이용 (1,200엔) 시라하마 관광지로 갔다. 여기는 수백만년 전 활발한 화산활동이 있던 곳으로 바닷물에 침식되어 산단벽, 물총바위 등 있고 해변이 아름답고 온천이 유명하다. 간사이 지역에서 동쪽으로 난 반도로서 온화하여 감귤 산지이기도 하며 ‘일본의 하와이’ 라고도 불린다. 즉 온화한 해변에 산책하기 좋고 유명 온천에 고급호텔이 많고 인근에 지방공항이 있으니 예전에 단카이 세대들의 신혼여행지로 각광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단카이 세대들의 일본 제1의 신혼여행지가 해외여행이 활발해 짐에 따라 이 지역도 쇠퇴해서 여러 상점들이 문을 닫은 모습도 보였다. 특이한 점은 절벽 안 깊이 침식된 곳에 쿠마노 수군의 배 은폐장이 있고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 주둔 해군의 숙소와 神社佛閣(신사불각) 있어 수군의 안녕을 비는 장소도 있다. 동굴 한 중심에 절벽 까지 내려갈 수 있도록 바위속 36m 엘리베이터를 만들어 놓아서 지옥을 유람하는 모험을 준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절벽 등 자연 환경은 역시 우리 제주도에는 비할 바는 못 되는 거 같다. 셋째날은 신간센을 타고 다시 오카야마로 가서 일반 JR 열차 환승 15분 정도 거리에 구라시키 미관지구을 둘러 보았다. 구라시키시는 ‘에도시대에는 상인의 도시, 메이지 시대에는 방적산업의 도시’라고 해서 400년 역사의 도시라고 한다. 우리나라 서울 북촌마을처럼 옛 전통 마을이 잘 보존되어 있다. 당시 이 지역이 교통이 좋아서 상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이 거부가 되어 살던 마을로 인근에 공원도 있고 건너편에 관청도 있다. 인근에 구라시키강도 있어 물자를 실은 배가 왕래해 활기가 넘쳤다고 한다. 따라서 자연스레 부촌이 될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고 하겠다. 거부의 별장도 있으며 1930년에 설립된 오하라 미술관도 있는데 서양의 유명 작가 작품과 동양의 고미술 등을 전시하고 있다. 역시 주조장도 있어서 주 소비층인 부유한 상인들과 고관들을 위해 질 좋은 술을 공급했으리라. 주조장 주차장에 차가 많은 거로 봐서 아직도 공장을 가동 중인 거 같다. 주요 건물로는 ‘호하시 가문주택, 이노우에 가문주택, 오하라 가문 주택, 오하라 가문의 옛 별장, 노자키 가문주택’ 등이 있다. 넷째날에는 세 번째 오카야마로 가서 일본의 3대 정원 고라구엔과 오카야마 성을 둘러 보았다. 역시 고라쿠엔은 대단했다. 넓은 터에 엄청 아름답고 공원 내 작은 수로를 그렇게 이쁘게 만들어 놓아서 낙원 같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날에 보는 히메지성의 공원 ‘고고엔’과 잘 대비되는 공원이기도 하다. 고고엔에도 작고 이쁜 수로에 수량도 풍부하게 잘 만들어 놓은데에 비해 고라구엔은 넓은 터에 좀 크게 수로가 형성되어 산책하면서 즐기는 데 좋았다. 다음에 올 때는 충분히 산책한 후 공원 내에서 도시락을 먹고 와도 좋을 법하다. 공원 벤치에서는 도시락 먹어도 된다고 한다. 옛적 성주와 인근 부유한 사람들이 즐기기 위해 잘 꾸면 놓은 데에 근대에 더욱 손을 좀 보았을 것이다. 근처에 해설사 설명을 엿들이니 예전에 저쪽은 논과 밭이었는데 근대에 공원으로 확장하였다고 한다. 성은 외부에 보기에도 너무 많이 보수한 거 같아 역사적 가치가 희석 된 거 같기는 한데 성의 해자는 볼만하고 해자까지 다리가 있어 성으로 건너가서 성 옆길을 30분 정도 산책한 후 마침 체인점인 경양식 점이 있어 거기에서 점심을 먹고 왔다. 다섯째날 (마지막날) 에는 귀국 비행기가 오후 6시에 예약되어 오전에 충분히 히메지 성을 둘러 볼 수 있었다. 히메지 성까지는 신칸센 (사쿠라, 고다마만 정차한다)을 타고 약 15분만에 히메지 역에 도착했다. 역에 내리자마자 역사에서 약 1.5km 전방에 웅장한 히메지성이 한 눈에 들어온다. 신칸센과 히메지시를 설계(시의 재개발)할 당시에 히메지성을 중심으로 했나 보다. 고고엔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S자로 흐르는 수로와 그 위의 산책할 수 있는 다리, 여러 종류의 나무가 너무 이쁘고 수량도 풍부해서 가히 환상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드물게 고 건축물도 잘 보존되어 일본 정원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장소로 생각된다. 히메지성은 역시 대단한 건축물이다. 천하의 명성, 일본 제1의 명성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타 성에 비해 성 구조와 해자가 무척 웅장하다. 이번에는 성 내부 꼭대기 5층 천수각 (망루) 까지 올라갔다. 이 천수각은 국보로 지정되어 있다고 하며 일본에서 5개 성만이 천수각이 있다고 한다. 태평양 전쟁 때는 미국군이 히메시성에 폭탄을 직격으로 날렸으나 불발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여러 위험에서 목조 건축물로 살아남아 일본 국보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히메지성의 천수는 히메야마 산 정상에 천수대 위에 건립된 것으로 1580년 하시바 히데요시 (토요토미(豊臣)성을 하사받기 이전에 하시바(羽柴)성을 사용)가 삼층천수를 건립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임진왜란으로 우리 조상을 괴롭혔던 그자가 여기에 나온다. 하여간 히메지성의 건물 높이도 높지만 그 밑의 석벽이 14.8m 로 엄청난 돌을 정교하게 축벽한 것이 놀랍다. <이번 여행 시 에피소드> 1. 긴급한 열차 탑승에서 한 미모의 서양 여성의 배려 한 역에서 신칸센 열차를 막 타려고 하는데 카톡이 와서 확인을 하다 보니 열차가 막 출발하려 한다. 열차의 두 승강문 중 한 문에는 3명 정도 줄을 지어 타고 있고 그 옆 문에는 비어 있는데.. 그 문에 미모의 젊은 서양 여성이 크게 손짓을 하고 웃으면서 나를 부른다. 나도 황급히 그 문으로 타면서 고맙다고 하고 웃으면서 말을 걸었더니 이탈리아에서 왔다고 한다. 더 말을 걸고 싶었지만 우리 팀은 다른 열차 칸에 있어 서둘러 그 장소를 떠났는데 지금도 그 이쁜 서양 여성이 머리 속에 아른 아른... 흐믓한 미소와 함께.. 내가 좀 젊었다면 역사가 이루어 졌을 지도...ㅋㅋ 2. 늦은 밤 호텔 사우나에서 여성 2명과 황당한 조우 내가 투숙한 오사카 호텔에 공동 사우나가 있는데 한 날은 밖에서 늦게 들어와서 밤 12시 30분 쯤 사우나에 갔다. 사우나에 들어가 몸을 좀 덮히고 씻고는 탕에서 탈의실로 나가려고 하는데 탈의실에 여성 청소원 2명이 청소하고 있는 게 아닌가.. 급 당황~~ 아니,,, 어떻게 중요부위를 가리고 나가지... 탕 안에는 수건도 없고, 바가지로 가리고 나갈까? 아니야 그냥 용감하게 나가자.. 뭐 독일에서는 혼탕에도 간 적이 있는데... 근데 여기는 동양 아닌가? 여러 가지 생각 ... 옛날에 들은 적은 있었지만 한밤에 갑자기 당한 사정이라 정말 급 당황되었다. 늦은 밤에 청소 끝 날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고.. 숨을 크게 들어 쉰 후, 문을 살짝 열고 ‘쓰미마생~’ 하고 나왔다. 그러자 상급자인 여성이 ‘하이~’ 하면서 하급자로 보이는 여성에게 어깨를 돌려서 나를 피하게 한다. 물론 본인도 나를 외면하면서.. 그리고 어쩌면 청소를 그리도 세심하게 하는지 ... 지나칠 정도로 구석구석 청소하는데.. 참 일본인들 피곤하게도 산다고 느끼기 까지.. 3. 시골 열차에서 한 노인과의 조우 지방에 한적한 열차를 타고 가던 중 80대 노인 남성이 올라와 나와 대각선 좌석에 앉는다. 할아버지 “어디서 왔느냐” 우리는 “한국 서울에서” 할아버지 “나도 젊었을 적에 서울에 자주 갔었다” 우리 일행 중 “할아버지 나이가 얼마세요?” “올해 80세” 나는 “할아버지 엄청 건강해 보이세요” 하니 “아니~~” 그러자 그 할아버지 눈을 지긋이 감고 옛날을 회상하는데... ...... 아 그때 30년 전 일본 최고의 시절에, 서울 기생관광 갔을 때 이쁜 한복을 입고 옆에서 시중들던 그 여성을 못 잊고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는 듯... “할아버지 그 이뻤던 한국 여성이 생각나세요?” 하고 묻고 싶었지만 ... 그냥 패스.... 하여간 드문 문화 체험.. ㅋㅋ < 끝 > |
첫댓글 본 여행은 다빈치님이 리드한 자유여행입니다.
관심있는 분은 다음 여행에 많이 참가하시기 바랍니다.
여행첫날 신칸센도 타볼겸 오카야마까지 신칸센타고 차마시러 간다고
일본직원에게 얘기하니 놀라며 " 그런 사치스런일을" 하더군요
일본에서 교통비가 너무 비싼 나머지 상상도 못할 일이죠 ㅎㅎ
다빈치님 덕분에 일본여행 잘 하고왔습니다~~ㄱㅅ
이태리 여인은 왕건이 작업을 놓친듯 다음부턴 그런 시행착오는 금지
즐거운 여행이야기 읽으며 예전 몇달 동안 일본 일주하던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