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도대체 88만원을 받고 어떻게 학자금 대출금 갚고 생활을 해요.”
사교육 없이도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오고 있고, 공부를 즐거워하는 아이이기에 아이의 미래를 걱정해 본 적이 없었다.
갑자기 배신감이 밀려와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야, 너 88만원 받으려고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냐!”
그 시점에 한용운 평전을 읽고 있었고,
‘조선 젊은이여 지금의 위기는 우리의 힘을 키우기 위한 기회입니다. 희망을 잃지 마십시오.’
비슷한 내용을 보고 있었기에 딸아이에게 소리쳤다.
“나라가 없어 굶주리고 제 뜻대로 살 수 없는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하셨는데, 니가 지금 밥을 목 먹냐 공부를 못하게 하냐 뭐가 부족해서 그렇게 죽는소리를 하냐!”
“아니 그때는 나라를 잃었으니 그렇다 하지만 지금은 나라가 있는데, 나라는 뭐하는 거예요.
엄마는 공부했다면서 도대체 뭐 공부한거예요!”
딸아이한테 한방 먹고 속이 아팠다. 나이 40이 넘으면 이루어 놓은 것이 많을 줄 알았다.
아무것도 해 놓은 것 없어 힘들어하는 나에게 딸아이의 한방은 두고두고 가슴 아팠다.
1996년 1월 정보화촉진 기본법이 시행되었다.
대부분의 선진국가들이 산업경쟁력 강화와 국민의 삶의 질 제고가 목표였듯이 우리의 경우도 이를 목표로 내세웠다.
당시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이 발표한 《세계경쟁력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경제협력개발기구에 가입한 23개 선진국을 포함한 46개국 중에서 27위, 18개의 개발도상국 중에서는 8위였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1990년대 들어오면서 계속하락하였으며 말레이시아, 칠레, 태국 등에게도 뒤처지게 되었다. 정부부문의 경쟁력은 33위였다.
정보화는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고, 1995년 1월 정보화촉진기본법을 제정하였고, 그 해 8월에 정보화촉진기본계획(1996-2000)을 통해 다음과 같은 10대과제를 선정하여 추진하였다.
10대과제는 ① 작지만 효율적인 전자정부 구현. ② 정보사회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정보화 기반 구축 ③ 지식기반 고도화를 위한 학술 · 연구정보 이용 환경조성 ④ 산업정보화 촉진을 통한 기업의 경쟁력 강화 ⑤ 정보화를 통한 사회간접자본 시설의 활용도 제고 ⑥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지역정보화 지원 ⑦ 정보기술을 활용한 의료서비스의 고도화 ⑧ 쾌적한 생활을 위한 환경관리의 정보화 ⑨ 재난 · 재해에 대비한 국가안전관리시스템 구축 ⑩ 선진 외교 국방체계 확립 등이다.
정보기술과 초고속정보기반이라는 정책수단을 이용하면 제시한 바와 같은 10대 과제를 성취하여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루고, 건강한 삶의 환경분야를 조성하며, 교통 및 물류분야에서 혁신을 가져오고, 교육 및 연구분야에서 혁기적 발전을 가져오고 국민 개개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21세기 선진화된 복지사회를 구현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리하여 “산업화에는 뒤졌지만 정보화에서는 앞서자”, “정보화로 IMF 극복하자” 등의 슬로건을 내결고 국가적으로 추진하였다. 그럼에도 법실시 이후로 10여 년이 지난 2005년의 국가경쟁력 발표에서 60개국 중 전체 순위 29위로 과거에 10여년 전에 비하여 향상되었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여러 항목 특히 정부효율성(Government Efficiency) 중 사회적 여건(Societal Framework) 항목은 58위로 나타나, 상대적 지위가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국가경쟁력을 향상시켜 동시에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것이라는 목표는 수치상으로도 달성하지 못하였지만, 실생활에서도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들이 전개되고 있음을 체험하고 있다.
‘38선’, ‘사오정’, ‘오륙도’, ‘88만원 시대’, ‘워킹푸어’ 등의 단어는 우리의 힘든 삶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30대 미혼 여성. 대졸 이상 학력. 전문직이나 대기업 근무. 연봉 최소 4000만원. 자기 소유의 주택이 있거나 자산 8000만원 이상."젊은 여성 10명 중 6명이 희망한다는 '골드 미스(gold miss)'의 조건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2006년 현재 골드 미스는 6년 전에 비해 12배 폭증했다. 그러나 전체 여성 취업자의 0.27%밖에 안 될 정도로 극소수 집단이다.
1990년대 신규 대 경력직 사원을 뽑는 비율은 7:3이었지만 2000년대 들어 4:6으로 역전됐다.
청년 고용률은 2007년 42.6%까지 하락했다. 고용된 20대 중 30%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일한다.
이들에게 붙여진 이름이 '88만원 세대'. 88만원은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119만원)에 20대 평균 소득 비율(0.74)을 곱해 나온 액수다.
“한국의 20대는 상위 5%만 대기업, 행정부 같은 ‘단단한 직장’을 가질 수 있다. 나머지는 이미 800만 명을 넘어선 비정규직 인구에 합류해 평생 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릴 것이다.” 2007년 8월 경제학자 우석훈씨와 기자 출신 저술가 박권일(31)씨가 펴낸 책 ‘88만원 세대’ 의 내용이다.
2006년 3월 막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아이의 교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교실 뒤편의 아이들의 꿈을 적어 놓는 난에 나의 눈을 의심하는 꿈이 적혀 있었다. ‘정규직회사원’, 초등학교 2학년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개념이나 알기나 하는지 의문이 들어 씁쓸하였다.
그러나 그것은 20대의 5%만 대기업과 공무원으로 일할 수 있으니, 씁쓸한 꿈이 아니라 아주 큰 꿈인 사회에서 살고 있다.
얼마 전 지인이 아들이 대학 졸업하고 해외어학연수 1년을 다녀와 취직한 월급이 120만원이라며, 자기 외투도 하나 사 입을 형편이 되지 않아 직장 다니는 아들한테 옷을 사주고 왔다는 푸념하였다.
최근의 조사에서도 20~30대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자신을 '워킹푸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킹푸어(Working Poor)란 일하는 빈곤층을 뜻하는 말로 열심히 일을 해도 형편이 나아지지 않고, 실직, 병원입원 등의 문제가 생기면 바로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워킹푸어라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연봉이 적어서'가 37.7%로 가장 높았다.
월 소득이 어느 정도면 워킹푸어에 속한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120만원 미만'이 17.4%로 가장 많았고, '100만원 미만'(15.4%), '140만원 미만'(13.0%), '160만원 미만'(13.0%)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09년 3월 통계청 경제활동인구부가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근로자는 841만 1000여 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는 근로빈곤층이 늘어나는 원인이 부가가치 창출의 근원이 바뀐 데 있다고 전했다.
정보화 사회의 도래로 미숙련 노동자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감소하여 임금 상승에 큰 제약으로 작용하였으며, 또 국제화가 진전되면서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단순노동 공정을
저개발국으로 옮기는 오프쇼링(Offshoring)이 발생한 것을 원인으로 들었다.
정보화 시대가 오면 귀한 정보를 누구나 가질 수 있으니 모두 잘 살것이라고 기대했다.
빌게이츠의 예를 들며 역사상 눈에 보이지 않는 지식을 근거로 세계최고의 부자가 된 경우는 없었다고들 말했다. 그래서 정보화 시대의 자산은 재화가 아니라 정보라고들 했다.
그런데 정보는 넘쳐나는데 정보를 팔아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찾기힘들다.
중산층은 무너지고 빈곤층은 증가하고 있다.
도시근로자가구 중 중산층 비율은 97년 71.5%에서 98년 66.8%로 줄어든 반면 빈곤층 비율은 9.9%에서 12.4%로 높아졌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기준에 따르면 중산층은 중위소득의 50~150%, 빈곤층은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가구를 뜻한다.
빈곤층이 늘어나면서 절대 빈곤율도 높아졌다.
도시근로자가구의 절대빈곤율은 97년 7.34%에서 98년 16.12%로 2배 이상 높아졌다.
절대 빈곤율은 2000년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의 가구비율로 매년 물가상승률만 반영해 산출한다.
우리들의 희망찬 기대에도 불과하고 우리들의 삶은 힘들어졌음을 보여주고 있고, 느끼며 살아간다. 어떤 사람은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데 그들은 누구인가?
노력한다면 우리는 정말로 정보사회의 승자가 될 수 있는가?
첫댓글 제 생각을 한번 적어 보았습니다. 부족한 글 올려 죄송하지만 양해바랍니다.^^ 감사합니다._()()()_
그러게나요... 열이면 여덟은 갈수록 희망이 사라진다고 말을 합니다... 희망을 주는 정치. 희망을 가진 국민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데 말입니다... _()()()_
맑은 연님, 문장력이 대단하십니다. 저는 어느 신문 사설을 올리셨나 했는데 댓글에 가서야 직접 쓰신 글인 줄 알았습니다. ^^ 좋은 글 자주 좀 올려주시길요. 이렇게 암울한 통계와 현실을 볼 때면 진리를 모르는 사람은 어두운 미래를 생각하고 막연한 걱정, 불안, 분노를 느끼실 테지만 반야바라밀 진리를 아는 불자들은 어두움에 매리지 않고, 희망과 긍정을 보며, 그것을 자기복제하고 대하여 어두움을 밝힐겁니다. 세상은 반드시 좋은 쪽으로 가게 되어 있다 부처님의 자비는 지금도 항상 우리를 감싸고 있다 하루 하루 마음을 밝혀 나가면 언젠가 이 세상이 온통 불국토로 바뀌어 있을겁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용기와 희망을 가지고 열심히 적어 보아야 겠습니다. 부처님의 무량공덕 세계를 통해 희망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 있기를 바라구요. 감사합니다. 용기를 주셔서. 마하반야바라밀_()()()_
때로는 전체에서 부분을...부분에서 전체을 보는 시각이 필요하지요 ^^ 힘들때 일 수록 밝은 마음을......탁월한 필력 ^^ 고맙습니다..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많이 부탁 드립니다....나무마하반야바라밀........_()_
제가 적어 놓은 글을 어디에 내 놓는 일이 많이 힘듭니다. 그 두려움을 부처님의 가피로 극복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