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의 목적(?)에 맞게 도서관에 가면 육아서적에 눈이 간다. 군대육아, 극한육아, 등등의 제목을 보면 엄마들이 육아를 어떻게 느끼는지가 격렬하게 다가온다. 그런 제목들 보다 더 눈에 들어온 제목.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아빠들의 육아서도 많아지고 있는데, 반가운 이름이 보여 집어든다.
육아서를 읽는 이유는 무얼까..., 내가 잘 하고 있다고 누군가 끄덕여 주는 것,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위안을 받는 것, 내가 헤매이고 있는 부분에서 좀 더 나은 방법들을 찾는 것, 등등이 있지만, 실은 몸에 와 닿도록 자꾸 써먹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책 한 번 읽고, 부모교육 강의 한 번 듣고, 끝나는 게 아니다. 배워지는 게 아니다. 몸에 익숙해지도록, 장착되도록...사유하고 고민하고 방황해야 하리. 파우스트(Faust)에 나오는 구절,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을 다시 떠올려 본다.
육아서를 읽다보면 나와 비슷한 환경에 놓인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보며, 공감하고, 격려받고, 기운을 낼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무릎을 탁 치는 순간. 내가 말로 글로 표현해 내지 못한 바로 그 지점을 표현해 준 부분과 마주치면 그렇게 반갑다. 등에 간지러운 부분 박박 긁어주는 것처럼.
아이를 키우는 집에 등장하는 물건들, 생각들이라 피부에 와 닿게 느껴졌고, 책을 읽다가 중반쯤, 푸하하 웃었다. 정말 빵터져서 으하하하 웃었다. 책을 읽다가 웃어보기란 정말 오랜만이었다. 아이들의 말, 상황. 나도 우리 아이들의 신통방통 웃음거리, 그냥 흘리지 말고, 기록하고 기억하고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트너에게도 등떠밀며 읽어라 종용했던 책. 서로 줄 그은 부분이 다르리라. 그 다름을 조용히 사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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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내가 밑줄 그은 몇몇 부분
<세상에서 제일 좋은 사진은, 부모가 찍어준 사진이다. 카메라는 도구일 뿐, 사진은 피사체와 빛, 그리고 찍어준 사람의 기억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또 사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찍는 게 아니라 고르는 것이다. 더 잘 나온 사진을 고르는 것, 그게 진짜 사진의 기술이다.>
첫댓글 살면서 수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아내나 저나 고집스러울만큼 아들을 키우면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인 것 같아요. 피사체에 대한 감동이 좋은 사진을 얻는 첫째 조건이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어요. 기계의 힘을 빌릴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지만요. 카페에서 자주 뵈니 반갑고 좋네요. 힘도 나구요~♡
사교육에 대한 고민이 참 많드라구요. 주변 엄마아빠들이... 저도 아이들이 커가면서 흔들릴 수도 있을 것 같고... <피사체에 대한 감동!> 맞아요. 그 순간. 아이가 잠든 순간이나, 일찍 재운 나날들 까페에서 뵐 수 있어 너무 좋아요. 기회가 되는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