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기획 유력 후보지 ‘용산 서계동’… 통합 재개발 청신호
서울역 15번 출구를 나오면 가파른 언덕 지형에 옹기종이 모여있는 주택가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데요. 용산구 서계동 일대 주택가입니다. 지난해 오세훈표 정비사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2차에 선정돼 뜨거운 관심이 쏠리는 곳입니다. 노후화로 대표 슬럼가였던 용산구 서계동 일대가 서울의 최중심으로 거듭날지 리얼캐스트에서 직접 다녀왔습니다.
공공재개발 두드리던 서계동… 여러 번 탈락의 고배
/서계동 벽면 곳곳에 도시재생사업의 흔적이 남아 있는 모습/
재개발의 열망이 어느 곳보다 뜨거운 곳이 있습니다. 바로 여기 용산구 서계동 일대입니다. 서계동은 동쪽으로는 서울역이 위치하고, 서쪽으로는 서울역 센트럴자이 등 신축 단지에 둘러싸인 입지인데요.
주변과 대조를 이루는 서계동은 사실 오래 전부터 낙후 환경을 개선하고자 부단히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2007년 뉴타운 후보지로 지정됐다 무산됐고, 지속적으로 고층아파트 공공재개발을 추진했으나 그때마다 도시재생사업지란 이유로 탈락의 고배를 마셨습니다.
서계동이 도시재생사업지였단 사실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과거로 잠깐 돌아가보면, 서계동은 고 박원순 시장 재임 기간인 2017년 도시재생사업지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개발이 아닌 보존을 추구하는 도시재생에 발이 묶이면서 열악한 주거환경이 이어졌는데요. 근본적인 주거환경이 개선되지 못 하다 보니 정작 서계동 주민들은 도시재생에 따른 변화나 개선을 체감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지역 주민들에겐 도시재생사업이 아픈 손가락처럼 남은 듯한 모습이었는데요.
서계동 통합재개발 추진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서계동은 도시재생 때문에 엄청 힘들었다. 도시재생으로 묶여 모든 개발이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뉴타운이 해제되고 도시재생을 하다 보니 주력하는 일이라는 게 벽화를 그리거나 동네 계단을 조금씩 수리해주는 일이었다. 서울에서도 노후도가 높은 지역이라 개발이 급한 상황에서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공공재개발 자체가 안 됐다. 그 당시에는 지역 주민들의 바람과 무관하게 도시재생이 진행되니 고충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양대 추진위 있던 서계동 재개발, 사업 주체 단일화 후 신통기획 탄력
/서계동 일대 전경 및 골목. 서계동 통합재개발 추진협의회 사무실/
이후 서계동은 개발을 통한 주거환경 개선을 목표로 2021년 12월 1차 신통기획에 도전했지만, 주민 간 입장 차이로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는데요.
추진위 관계자는 “신통기획 후보지로 되기까지 일련의 사건들이 많았다. 특히 그 동안 추진위가 2개인 점이 관건이었다. 재개발 공모 추진위와 통합 재개발 추진위 2곳을 합치는 것이 어려웠다. 사업 주체를 단일화하는 부분도 어려운데다 워낙 신축빌라 지분 쪼개기도 많았고, 신축업자들이 서울역 역세권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에 나서서 통합 재개발을 방해하니까 재개발 여건이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차 신통기획에선 달랐습니다. 용산구청의 도움을 받아 양대 재개발 추진위가 합심해 2차 신통기획 공모에 나섰습니다. 신통기획 동의율(68.3%)은 70%에 육박했고 주민들은 통합 추진위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서계동 재개발이 동력을 얻게 된 계기가 됐는데요.
추진위 관계자는 “용산구청에서도 적극적으로 단일화해야 된다고 했다. 복수의 추진위면 신통기획 후보에 올라갈 수 없다고 해서 단일화하게 된 것이다”면서 “신통기획에 선정된 만큼 이제 주민들과 합심해서 신속통합 재개발에 성공하는 것이 목표다”라고 전했습니다.
서계동 통합재개발 추진위 “3월 신속통합기획 용역 발주 계획”
/(좌)서계동 국립극단. (우)서울역/
이처럼 사업 주체를 단일화한 후 서계동 일대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현재 서계동 통합 재개발 동의율은 이미 구역 지정에 필요한 동의율(67%)은 넘어선 상태이며, 원활한 사업을 위해 75%까지 받아 조합을 설립하는 것이 통합재개발 추진위의 목표인데요. 오는 3월에는 신속통합기획 용역을 발주할 계획입니다.
계획대로 신속통합 재개발이 진행되면 △서계동 33번지 일대 △옛 주거환경 개선지구 △청파동1가 1번지 등 총 3곳이 사업 대상으로, 해당 부지(11만2599㎡)에는 용적률 250%를 적용해 약 2,500가구 건립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서계동은 서울역과 직선거리로 약 550m에 불과한 초역세권이 최대 장점입니다. 현재 서울역에는 서울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경의중앙선, 공항철도를 비롯해 2025년 GTX-A도 개통 예정입니다. 여기에 신분당선과 신안산선 연장안, 수색광명고속철도도 추진 중이어서 향후 교통망은 더욱 좋아질 예정입니다.
이뿐 아니라 서계동 일대는 학군도 준수한데요. 청파초를 비롯해 소의초, 봉래초, 배문고, 환일고가 있고, 다양한 편의시설도 인근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과 용산국제업무지구, 용산민족공원, 국립극단 이전 호재 등도 누릴 수 있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