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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가고 싶어도 찾아갈 시골집이 없다면 충남 아산의 외암리민속마을은 어떨까요?
▷ 외암리 민속마을의 가옥 심어놓은 감나무, 살구나무, 은행나무, 밤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 듯합니다. 그래서 드라마 '덕이', '야인시대', 영화 '취화선', '태극기 휘날리며' '클래식 등 사극이나 영화 촬영이 종종 이뤄지는 곳이에요. 외암리민속마을의 특이한 점은 가옥마다 가옥 주인의 관직명이나 출신지명을 따서 참판댁, 병사댁, 참봉댁, 종손댁, 송화댁 등의 택호가 정해져 있어요. 근래 외암리민속마을을 정비하면서 택호안내판이 가옥대문 앞에 세워져 있어 어느 댁인지 금세 찾을 수 있답니다. 조선시대에 관직의 명칭에 대해서 설명해 줘도 좋겠지요. 외암리민속마을에는 총 60여 가구가 살고 있어요.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집은 대부분 초가집이고, 그외 기와집은 10여 채가 되는데 대개 100~200년씩 되는 가옥들이에요. 그래서 이 가옥들은 국가지정문화재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되어 있어요. 외암리의 고택은 사유지로 출입이 불가한 것이 아쉬워요. 그런데 집주인의 양의를 얻으면 관람할 수도 있으니 관심이 있는 분은 문의를 해보세요.
섶다리는 안전상의 이유로 건너지는 못해요. 돌다리를 건너면 외암리민속마을에 들어서면 두 갈림길이 나옵니다. 왼쪽으로 가면 물레방아와, 떡메치기체험, 전통놀이체험, 전통가옥관람을 할 수 있는 체험장소예요. 체험거리가 다양해서 온가족이 어울려 놀 수 있어서 좋아요. 논길을 따라 직진을 하면 마을 안으로 이어집니다. 마을전체 골목이 나있는 형상이 나무기둥에서 나뭇가지가 뻗치는 것처럼 여러 갈래로 퍼져 있어요. 그 골목길은 모두 돌담장으로 연결되어 있어요. 손때가 묻어 이끼가 덕지덕지 내려 앉아 있었어요. 최근에 외암리에서 마을정비를 새로 하면서 새로 돌담을 쌓았어요. 마을정비가 한창일 때 찾아갔더니 낯익은 돌담들 대신 반질반질 새 돌담들이 그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있어서 얼마나 섭섭했었는지 몰라요.
▷ 담장 위 호박과 돌담장 앉았어요. 담장 아래에는 알록달록 채송화가 늘어섰어요. 한여름 매미소리 들리고, 구불구불 돌담장이 이어지고, 돌담너머로 옥수수와 해바라기가 자라고, 논에는 푸른 벼가 익어 가는 시골, 할머니가 사시던 그 시골마을 풍경이었어요. 돌담길 끝에 강아지가 뛰어 나올 것 같고, 반가운 할머니가 손짓을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 지게도 져보게 하고, 다듬이질도 해보게 하고, 방아도 찧어보게 하고, 키도 써보게 해보세요.
▷ 외암리민속마을의 600년 된 보호수 필요할 때 일부러 돌아 돌아 찾아가는 나무예요. 꼭 그늘이 필요하지 않아도 이 마을에 오면 어르신 찾아뵙듯 인사를 드리고 가야 마음이 홀가분해져요. 마을마다 보호수가 한 구루씩 있어요. 저는 아이에게 그 나무를 보여주고 기억하게 합니다. 다음에 다시 올 때 얼마나 컸는지 보여주고 싶어서입니다. 집들은 변해도 나무는 크기만 자랄 뿐 변함이 없거든요. 아주 오랜만에 다시 찾게 되어 모두 변했다 해도 나무는 그 자리에 있을 테니까요.
▷ 외암리 마을 그네
신식인 것이 아쉽지만 풀벌레소리 들리는 여름밤을 이곳을 지낸다면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간 기분이 들 거예요. 외암리민속마을에서는 다양한 전통체험을 할 수 있어요. 1일 체험도 있고, 1박 2일, 2박 3일 체험프로그램도 있답니다. 봄 4~6월에는 모내기, 씨앗파종하기, 감자심기, 고구마심기, 냉이, 달래, 쑥캐기 여름 7~8월에는 옥수수 따기, 밤 호박 따기, 감자 캐기, 물총만들기 가을 9~11월에는 고구마캐기, 추수체험, 호두따기, .메뚜기잡기, 땅콩캐기, 고구마구어먹기,감자구어먹기.옥수수구어먹기 겨울 12-3월에는 연만들기, 썰매타기, 김장하기, 팽이만들기, 캠프파이어 썰매타기, 조청한과, 사계절김치 담그기, 메주쓰기, 널뛰기, 팽이치기,굴렁쇠굴리기, 제기차기, 곤장맞기,링/투호던지기 등이 있어요. 1일체험(단체):중식포함 18,000원/ 1박 2일(단체):3식포함 38,000~45,000원 2박 3일(단체): 7식포함 6,8000~90,000원입니다.
맹사성고택도 가볼까요? 공식명칭은 '맹씨행단'이에요. '맹씨가 살고 있으며 은행나무 단이 있는 집' 또는 '학문을 닦는 곳'이라는 뜻이랍니다. 고려말의 최영장군이 지은 건물로 그의 손자사위인 맹사성의 부친 맹희도가 인수하여 대대로 살고 있는 집이에요. 현재도 맹씨 21대 종손이 이 터를 지키고 있어요. 고택이 처음 지어진 연대가 14세기 중엽으로 추정되니 엄청 오래된 고택이죠. 우리나라 最古의 민가주택이에요. 청백리였던 맹사성, 세종 13년에 좌, 우의정까지 올랐던 분의 주택치고 정말 검소하고 단출하죠. 그는 남루한 옷차림 때문에 수령의 야유를 받고, 소를 타고 피리 불며 다녔기 때문에 마을사람들도 정승인지 모를 정도였다고 해요.
▷ 맹씨행단 은행나무 씨를 심어 키운 나무라고 합니다. 이 은행나무에서 수확하는 은행만도 몇 가마니라고 하니 얼마나 실한 나무인지 짐작이 갑니다. 은행나무 주변에 아주 어린 은행나무 몇 그루가 자라고 있었어요. 은행씨가 떨어져 싹이 난 모양이에요. 아직은 나무라기보다 풀처럼 연약한 존재였어요. 아이의 손을 끌어다가 보여주었어요. "600년 전 맹사성이란 분이 요만한 어린 나무를 키웠는데 지금 이렇게 자랐어, 신기하지?!"
▷ 세덕사 맹사성은 지극해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7일간 단식하고 3년간 시묘살이를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에게 이 일화는 일러줘야겠죠.
▷ 구괴정 구괴정은 고택을 둘러싼 담장을 지나 좁은 문을 지나 들판을 지나 경치 좋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요. 구괴정은 맹정승이 황희정승, 권진정승이 함께 느티나무 세 그루씩 아홉 그루를 심어 구괴정(九槐亭)이라고 이름 지은 곳으로 삼상당(三相堂)이라고도 합니다. 현재는 아홉 그루의 느티나무 중 두 그루만 남아 있어요. 맹씨행단에 가면 이 구괴정에 꼭 들러보세요. 맹사성고택이 오목하게 들어앉아 포근한 느낌을 준다면 구괴정으로 가는 길은 시야를 확트여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구괴정으로 가는 동안 오른편으로는 옥수수가 한창이고 왼편으로는 초록빛 벼가 바람에 일렁이는 풍경을 볼 수 있어요. 구괴정에서 오르면 지금이 한여름이란 것을 잊을 정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요. 아이와 구괴정처럼 경치 좋은 정자에 가게 되면 휙 둘러보고 돌아 나오지 마세요. 맹사성고택은 찾는 이도 드물어요. 한적한 곳에서 가능한 오랫동안 이곳에 부는 바람을 느끼고 오길 바랍니다. 맹사성고택 입구에 맹사성전시관도 있어요. 맹사성의 저서와 영정, 친필 간찰(편지), 현판 등이 전시되어 있으니 잊지 말고 들러보세요. 문이 닫혀 있으면 전시관 옆 가옥에 종손분이 살고 계시니 관람을 부탁드리면 됩니다.
▷ 현충사 ▷ 세계꽃식물원 ▷ 온양민속박물관 공세리성당은 약간 떨어져 있지만 아침부터 나선다면 세 곳을 당일로 다녀올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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