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꽃무릇 찾아 나선 선운산 산행

[차돌바우]

꽃무릇 찾아 나선 선운산 산행.

추석이 지나고도 한참을 여름 같은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되더니 한순간 깊은 가을날씨가 되었네요. 
이렇게 옷깃을 여미게 하는 가을이 되면 천고마비의 계절이니 
독서의 계절이니 사색의 계절이니 그리움의 계절이니 하며 
따라붙는 수식어도 많은데 여행을 즐기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의 발걸음 역시 바빠지는 계절이기도 하지요. 

하늘은 높고 푸르러 공기는 상쾌하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날씨 속에 우리는 지난주 월출산에 이어 이번 주는 선운산을 찾았답니다. 
그리움이 사무쳐 핏빛으로 물들었다는 꽃무릇의 붉은 물결이 자꾸만 아른거려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친구부부와 우리는 선운산으로 향했답니다. 
월출산의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먼저 선운산의 멋진 절경부터 소개할게요. 

고창은 청보리밭축제 메밀밭축제, 복분자축제 모양성축제 국화축제
특산물 축제를 비롯해 볼거리가 가득한 갖가지 축제가 열리는 곳이지요. 
가끔 축제에 다녀가기도 했었고 고창하면 유명한 풍천장어와 복분자를 
먹으러 와서 선운사까지는 자주 와봤지만 선운산 산행은 처음이었기에 
어떤 산길이 펼쳐질까 왕 초보 서툰 등산가인 저는 기대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도솔암에서 우뚝 솟은 사자바위를 올려다보며 저곳도 오를 수 있겠지? 
오를 수 있는 길만 있다면 기필코 올라보리라 생각하며 발걸음을 옮겼었지요. 
그럼 지금부터 저랑같이 선운산(도솔산)산행을 시작해 볼까요?



꽃무릇(상사화, 석산)으로 유명한 곳 중에 하나가 바로 선운산이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선운사로 향하는 입구부터 붉은 빛으로 물들면 장관일 텐인데 
우리가 찾았을 때는 피어있는 것보다 이미 꽃이진 흔적이 더 많이 있음이 조금은 아쉬웠지요. 


잎은 꽃을 그리워하고 꽃은 잎을 그리워하다 만나지 못한 서러움은 
가슴에 피멍이 되어 맺히고 그 피멍이 터져 핏빛으로 피어난다는 꽃 상사화(꽃무릇) 
그래도 꽃무릇을 찾는 이들이 서운하지 않게 붉은 빛 물결은 남아있었습니다. 


작은 셋길 등산로를 따라 한참을 걷다보니 도솔암이 있다는 이정표가 서 있었습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산행이 시작되겠지요? 


도솔암 입구에서 올려다본 천마봉(사자바위인가? 정확한 것은 모르겠네요) 
절벽 같은 느낌이 들어 오를 수 있을까? 그래도 길이 있다면 기필코 올라보리라. 
 

도솔암을 미쳐 못가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천마봉으로 오르는 길. 
경사가 가파르니 이렇게 철 계단을 놔져 있습니다. 남편이 세어보니 141개라고 하데요. 
이 길을 걸어 올라온 친구는 힘들어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 친구가 살이 좀 많거든요. 
사실 저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목구멍까지 따갑더라고요. 그래도 하늘아래 뫼이로다 입니다.


드디어....올려다 볼 때 까마득해 보이던 천마봉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 본 풍경입니다. 장관이지요? 


천마봉근처에서 만난 삽주라는 꽃입니다..국화과지요. 


천마봉에서 내려다 본 도솔암입니다. 고요하고 정갈하게 보이죠? 


천마봉에서 건너다본 낙조대. 


천마봉에서 바라본 철 계단..배민바위로 가는 길입니다. 


천마봉에서 바라봤던 철계단. 세어보니 100개..친구는 끝내 올라보지 못하고 말았지요. 


파란하늘과 우뚝 솟은 낙조대가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도솔산 가장 멋진 절경이라지요? 


낙조대를 지나 비교적 편안한 길을 걸어가는데 쑥부쟁이가 연보랏빛 미소를 활짝 지으며 피어있더군요. 


오르는 길은 조금 힘들었지만 용물굴 쪽으로 내려오니 길이 험하지 않아 좋더군요. 
용물굴 앞 대장금어머니 돌무덤 


층층이 되어있는 돌들....지나는 사람들이 작은 돌들을 쌓아 소망하는 일이 이루어지길 기원한 것 같습니다. 


예쁜 취나물 꽃도 눈에 띠네요. 


도솔암 마애불(보물 1200호) 우리나라 가장 큰 마애불 중에 하나라고 하는데 
고려시대에 조각한 이 암벽불상은 절벽 한면에 높이 17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마애불입니다. 


도솔암 뒤쪽 돌계단을 오르니 내원궁이 있더군요. 내원궁에서 바라본 사자바위 
사자가 길게 앉아 있는 형상이라고 스님이 알려주더군요. 그 말을 듣고 보니 정말 사자 같지요? 꼬리 모양까지.. 


위에 사진이 햇살을 등지고 있어 너무 어두워 사자 바위얼굴쪽만 찍어봤네요. 사자얼굴 닮았죠? 


내원궁 한쪽에 나란히 자리한 동자승 인형..소나무아래에 있는 모습들이 정말 귀엽고 예뻤답니다. 


도솔암에서 내려오다 보면 만날 수 잇는 도솔천입니다. 

이제부터 산에 오르면서 또 내려오면서 만난 예쁜 야생화들입니다.
습한 곳이나 풀이 우거지거나 그늘진 곳에 피었던 귀하고 아름다운 꽃들이지요.


까실쑥부쟁이입니다. 가을의 꽃인 국화과의 꽃이지요. 요즘 한창 필 때이지요.


풀싸리입니다. 푸른 잎 속에 피어있는 분홍빛 꽃이 정말 예쁘지요? 
길을 걷다가 예쁜 꽃을 만나면 제 발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그러면 일행은 어느새 저 멀리...
얼른 사진을 찍고..일행들과 발걸음을 나란히 하기 위해 더 열심히 걷고 달려가야 한답니다.


산박하..작은 꽃이 앙증맞지요.


이삭여뀌가 아닌가 싶습니다. 가느다란 가지에 좁쌀 같이 작은 꽃이 붙어 피어있답니다.


이질풀, 쥐손이과의 식물이지요. 그래서 쥐손이풀이라고도 합니다.
쥐손이풀이라는 이름은 씨방 끝에 쥐손같은 모양이 달려있다고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하네요.


연분홍꽃이 정말 예쁘지요? 이리 예쁜 꽃을 보면 발길이 저절로 멈춰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쥐손이풀 분홍색입니다.



쥐손이풀 씨방이 아쉽게도 나오지 않았네요.
씨방의 끝이 선명하게 사진에 찍혔으면 정말 쥐손 모양인가 확인 할 수 있을텐데..


노란 꽃이 옹기종기..정말 예쁘지요. 장미과에 속하는 꽃으로 여름부터 만날 수 있는 꽃이지요.
우리나라 야생화 중에는 무슨나물 무슨나물... 나물이라는 이름이 많이 나오지요?


짚신나물 꽃을 자세히 보시라고 크게 찍어 봤답니다.


고마리입니다. 에고..어찌 이리 예쁠 수가 있을까요?


고마리와 며느리밑씻개 꽃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닮았지요. 
그런데 잎의 모양이 조금 다르답니다. 고마리는 잎이 창모양이고 며느리밑씻개는 삼각형 모양이지요.


고마리 분홍색입니다. 그늘진 곳에서는 꽃이 색이 연한데 햇볕을 많이 받은 쪽에 있는 것은 색이 진한 것 같더라고요.


꽃무릇으로 유명한 곳이라서 그런지 산 여기저기에서 만날 수 있는 꽃무릇
마치 우산이 바람에 뒤집어진 형상을 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꽃술이 하늘을 향해 팔을 펼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도송이풀입니다. 이꽃이 물이 없는 또랑 건너편에 피었더군요. 그래서 얼른 내려가서 사진을 찍었지요.
그런데 발을 옮기는 순간 미끌~ 저는 엉덩방아를 찍고 말았답니다.
여자들은 넘어지면 아픈 것은 둘째고 창피한 생각이 먼저 들어 얼른 일어나게 되지요.
그리고 누가 봤나 살펴봅니다. 저 역시 그랬지요. 얼른 일어나 뒤를 돌아보니 여자 한분이
저를 보고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참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멋쩍게 웃으면서 “에고 어짜끄나 엄청 미끄럽네요” 했더니 그분도 같이 웃더라고요.


그렇게 찍은 사진..나도송이풀 얼굴입니다.


나비나물..콩과의 식물입니다.




용쾌도 발견한 나비나물........크게 한번 보시죠.


자잘한 꽃이 모여 핀 마타리입니다. 가을하면 빠질 수 없는 꽃이지요?


층꽃풀입니다. 거의 다 내려와 화단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톱풀입니다. 잎이 톱처럼 생겼지요. 져가고 있는 듯 합니다.


선운사 절 앞에 있는 녹차밭인데 드라마 촬영지여서 유명하다고 하네요.
작년가을 곱게 단풍이 들어 찾아왔을 때 단풍과 어우러진 녹차 밭도 멋들어지던데요?


선운사경내에 있는 감나무에서 가을빛이 역력합니다. 가을이 깊어갈 수록 붉은 빛은 더해지겠죠?

이렇게 해서 선운산(도솔산) 산행은 끝이 났습니다. 
고창에 왔으니 그냥 갈 수 없다며 심원면으로 달려가 풍천장어와 복분자주로 하루의 피로를 달랬답니다.
더없이 좋은 날씨에...선운사 산사음악회가 있어 입장료가 무료인 행운..이래저래 즐거운 하루였답니다.

흐르는 음악은 *Sheila Ryan의 Evenning Bell(상사화/相思花)
	 					

[하얀조가비]

하얀 아기 고무신을 보는 듯한 쥐손이풀꽃 인상적이었습니다. 쪽물 들인 목도리 두른 여인네의 자태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