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산악회에서는 음주 가무를 하지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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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茶)와 말을 교역하던 중국의 높고 험준한 옛길을 차마고도(茶馬古道)로 부른다. 우리나라에도 차마고도와 맞먹는 길이 있다. 풍경도 빼어나지만 그속에 서려 있는 애환이 절절한 그런 곳이다. 운탄고도(運炭古道). 강원도 정선과 태백, 영월 일대의 산악지대에 거미줄처럼 뻗어 있는 길을 사 람들은 그렇게 부른다. 함백산(1572m) 백운산(1426m) 두위봉(1466m) 7부 능선을 휘감는 운탄고 도는 1960~70년대에 석탄을 운반하던 탄차가 다니던 길이였다. 운탄고도의 전체 길이는 100km에 가깝지만 정선에만 80km가 넘는 구간이 남아 있다. 이 길들은 석탄산업 합리화 조치로 탄차의 운 행이 멈춘지 10년을 훌쩍 넘겼다. 오랫동안 방치됐던 그런 곳이지만 갱도를 막고 산비탈도 보수해 2~3년전부터 트레킹 코스로 거듭나고 있다. 하늘길은 우리나라 최대의 야생화 군라기를 이루는 백운산 능선을 따라 산책코스와 등산코스로 나뉘어 있다. 화절령길, 야생화꽃길, 도롱이 연못 등 가벼운 산책과 산행의 묘미를 선택해 즐기실 수 있는 하늘길에서 자연과 일상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운탄고도<雲坦高道>. '구름이 양탄자처럼 펼쳐져 있는 고원의 길'이라는 뜻입니다. 참 멋진이름이죠. 맞습니다. 길 이름만 보면 '키아누 리브스'가 주인공으로 나온 '구름위의 산책'이라는 영화 제목이 떠오릅니다. 운탄고도와 비교되는 길이 '중국의 차마고도<車馬高道>'죠. 차마고도가 중국과 티벳, 인도를 잇는 차와 말 소금, 곡식등의 무역로 였다면 운탄고도는 강원도 석탄을 나르기 위해 만들어진 길입니다. 산업화 시대 광산업 종사자들의 피와 땀이 스며있는 그 길이 이젠 명품트레킹 코스로 거듭났습니다. 이 길은 또 진정한 고원길입니다. 하이원리조트를 둘러 싼 백운산으로 이어진 운탄고도는 해발 1100m가 넘는 고지에 자리잡고 있는 평평한 산길입니다. 그 길옆에는 고산에서만 감상할 수 있는 소박하고 화사한 '들꽃'이 옹기종기 군락을 이루고 있고 멀리보이는 백두대간 능선은 유려한 붓터치로 그려진 수묵화를 연상케합니다. 누구나 구름을 벗 삼아 들꽃사이를 걷는다면 고산트레킹의 매력에 흠뻑 빠질 겁니다. 강원랜드호텔&카지노에서 출발하면 가장 먼저 화절령길을 만난다. '화절령'(花折嶺)은 '봄이면 아름다운 꽃을 꺾기 위해 여인들이 모여든다'라는 뜻이다. 임꺽정과 마을 처녀의 슬픈 사랑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만큼 형형색색 야생화가 지천이다. 화절령길 첫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꽃꺽이재가 나온다. 두 번째 갈림길에서 왼쪽은 하늘 마중길이다. 방향을 틀지 않고 오롯이 한 방향으로 걸으면 도롱이 연못을 만난다. 탄광 지하갱도가 무너져 내린 곳에 물이 차올라 생긴 연못이다. 하늘길 과거 광부 아내들은 이곳에서 지하 막장에서 일하는 남편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했다. 연못에 도롱뇽이 살아 있으면 탄광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믿었다. 덕분에 연못 생태환경이 과거 그대로 보존됐다. 도롱이 연못을 지나면 낙엽송길이다. 과거 산림녹화사업으로 심은 낙엽송 숲이 하늘을 가린다. 낙엽송길에서는 과거 번성했던 석탄산업 역사를 볼 수 있다. 국내 최대 민영 탄광이었던 동원탄좌가 1960년대 초 개발한 '1177갱도'다. 1177은 갱도 입구 해발고도다. 하이원 스키장 슬로프 옆으로 이어진 산죽길과 산철쭉길도 아름답다. 하늘길 도롱이 연못에서 산죽길∼산철쭉길∼마천봉을 지나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무릉도원길이다. 낙엽송길을 지나 하이원 CC로 내려가는 길은 양지꽃길과 처녀치마길이다. 하늘길은 과거 탄광산업 역사 속으로 이어진 호젓한 산길에서 수백 종 야생화와 희귀 고산식물과 함께 호흡하는 대자연의 길이다. 발아래 펼쳐진 운무를 양탄자 삼아 고산준령을 가족과 함께 걷다 보면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고 환한 웃음을 발견하게 되는 힐링의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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