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 소속 : 10중대, 3소대, 5분대, 251번
훈련병 이름 : 허재혁 훈련병
보내는 사람 이름 : 허재혁 훈련병 여자친구
안녕, 오빠 :) 편지를 온라인으로는 처음 써보네 여기서 편지 쓰고 사진 올리면 프린트해서 전달된다길래 훈련소에서의 마지막 편지는 이걸로 대체할게 손글씨 아니어도 조금만 이해해주라 영상편지는 도저히 부끄러워서 포기... 할게... ㅋㅋㅋㅋ 찍다가 울 것 같기도 하고 ㅋㅎㅎ 오빠가 사진 보고 힘이 많이 된다고 했는데 내가 찍은 사진들은 인화해서 주기가 되게 애매한 것들 뿐이길래 최근 내 사진 몇 장이랑 우리 사진 몇 장 추려서 같이 올려요 잘 프린트될진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힘이 되면 좋겠다 기쁜만큼 사진에서 많이 웃어줘 나도 그거 보고 힘낼게요 어제도 말했지만 벌써 마지막주를 향해 달려가고 있어 수료식까지 2주도 남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야 수료식이 끝나고나면 넘어야 할 산이 더 많겠지만 같이 힘내보자 그래도 이번주에는 목요일에 전화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 오빠도 그랬겠지? 그랬으면 좋겠다 ㅎㅎ 야속하게도 우리의 피같은 1시간이 언제나 눈 깜짝하면 지나가버리지만 금요일만 견디면 다시 주말이 온다는 게 그렇게 기쁠 수가 없더라 정말정말 하기 싫지만 오빠가 하라고 해서 공부도 열심히 하려고 해 시험이라도 잘 쳐야 수료식에 오빠 얼굴 볼 낯이 있지ㅋㅋㅋ 오빠가 오빠의 자리에서 열심히 하고 있는 것처럼 나도 내 자리에서 열심히 할게 응원해줘 🍀 편지를 쓸 때마다 사실 무슨 말을 써야 할지 잘 모르겠어 매일 만날 순 없었지만 매일 일어나서부터 잠들기까지 내도록 대화하는 버릇이 들어서 할 말을 쌓아뒀다가 편지에 쓴다는게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 특히 난 금붕어잖아 그래서 매번 편지를 다 쓰고 보내고나서야 아 맞다 이것도 쓸걸 하는 내용이 생각나 그러고 또 다음 편지 쓸 때면 그게 기억이 안 나고... 이럴 때면 내 자신이 너무 야속해 그게 뭐라고 기억이 참 안 날까 그치 게다가 사랑의 편지는 최소 제한이랑 최대 제한이 있다는데 그게 PC 기준인데 난 모바일로 쓰고 있어서 걱정되긴 해 짧아서 오빠에게 전해지지 않으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랑 너무 길어서 잘려서 전해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자꾸만 들어 편지에 할 말이 없다고 하면서도 쓰다보면 매번 길어지잖아 내 편지는 🤣🤣 오늘에서야 첫주차에 교회활동 다녀온 사진이랑 영상을 봤어 훈련소에서 찍어주시는 사진보다 훨씬 화질도 좋고 장수도 많아서 보는 내내 행복하더라 원래는 당연했던 게 이젠 당연하지 않으니까 그게 한편으로는 조금 서럽기도 했어 그래서 조금씩 아껴보려고 정말정말 힘들고 보고 싶을 때마다 하나씩 꺼내볼게 다른 곰신 분들이 다들 남자친구를 못 알아봐서 어디에 있었냐고들 물어봤대서 나도 그럴까 걱정이 됐는데 걱정이 무색하게도 한 번에 오빠가 보이더라 진짜 신기했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을 딱 확대했는데 마침 거기에 오빠가 있더라구 게다가 오빠는 키가 커서 서 있는 사진엔 남들보다 튀어나와 있어서 얼굴도 잘 보이고 너무 좋더라 그래서 이걸 희주언니한테 얘기하고 보여드렸더니 언니가 사랑의 힘이래 ㅋㅋㅋㅋ 확대된 사진인데도 언니는 한참을 어디있지... 하고 찾아봤다구 ㅋㅋ 정말 그런걸까 싶어져서 마음이 몽가몽가야 오빠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게 정말 사랑의 힘이라면 남은 군생활 기다리는 것도 사랑의 힘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지 않을까?? 오빠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해볼게 재혁적 사고를 하는 거야 🤭🤭 쓰다보니 또 길어졌네 부디 잘리지 않고 끝까지 오빠에게 전달되길 바라며 여기까지만 쓸게 나머지 얘기는 주말에 통화로 하자 오늘도 수고했어 내일도 화이팅 언제나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