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완 달리 오늘은 화창한 날씨가
변덕스런 마음까지도 사로잡는것 같아
고맙기 까지 했다.
햋빛도 강하여 장독대 위에 얹어있는
몇안되는 단지들의 뚜껑들을
잠시 열어놓으려고 하는데
동네 총무님이 시장 언제 갈거냐고 들리셨다.
"그래~~ 어차피 다녀와야 하는건데..
오늘이 벌써 금요일이 됐구나~~
에구~~ 얼른 먼저 다녀와서 남은일을 해야겠다~~"
아침 먹을 시간을 놓친채.. 그냥 총무님과 함께
가까운 마트에 가서 메모지에 적힌 것보다
더 푸짐하게 사들고 와서 노인회 부회장님과 함께
동네회관에서 펼쳐놓고 셋이서 40 봉지에 골고루
나눠 넣으면서... 마음이 흐뭇했었다.
이렇게 그냥 하면 되는것을..
왜 그렇게 몸도 마음도 천근만근...
모든게 기쁘질 않았었을까~~??
이제 내일 새벽 6:30 분쯤에 시간 맞춰놓은
도시락과 튀김닭만 받으면 다 되는것 같다.
집에 돌아오니 몸도 불편하신 엄니는
(미리 챙겨놓고 가긴 했었어도.. )
지팡이을 짚고 혼자 밥과 국을 챙겨드셨다니..
오늘따라 엄니 보기가 너무 미안하기만 했다.
아직까지도 엄니의 마음을 읽질 못하고 있는건지...
내 아쉬운 투정과~~배부른 투정만 하고 있었으니...
말없이 지켜만 보고 계시는 엄니를
너무 바깥일로 나몰라라 하고 외롭게 해드린것 같다.
"엄마~~ 많이 심심하지~~?
날씨좋고 바람도 안부는날..
애들하고 같이 구경가기로 했으니까..
심심해도 조금만 더 참아~~ "
엄니는 나의 마음을 이미 다 읽고 계신듯한데..
난 엄니가 돌아가시기라도 하면..
너무 못해드린게 많아서 엄청 울기만 할것 같다.
토요일은 수업이 없어서 보고싶은 딸래미가 오늘 온다.
할머니한텐 누구보다 말을 많이 해주는 말벗친구~~
화장실 출입만 간신히 하시는 할머니를 위해
알아서 척~척 TV 채널을 시간대로 틀어주는 손녀딸을
누구보다 엄니는 기다리시는것 같이 보인다.
나도 딸이 있기에 내일 동네 부녀회원들과 함께
마산으로 봄나들이를 맘편히 할수 있을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