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라리스 그룹의 손에서 탄생한 새로운 인디언은 미국을 상징했던 브랜드로써의 역사적 가치를 되찾고 야심차게 새로운 치프(Chief) 시리즈를 선보였다. 그들의 손에서 탄생한 110년의 역사의 바통을 이어받을 새로운 치프가 어떠한 모습으로 완성되었을지 기대에 차 바이크에 올랐다.
새로운 인디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역사를 다시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1901년 매사추세츠 스프링필드에서 조지 말로리 헨디(George Mallory Hendee)와 칼 오스카 헤드스트롬(Carl Oscar Hedstrom)이 설립한 헨디 매뉴펙처링 컴퍼니(Hendee Manufacturing Company)에서 만들어진 3대의 바이크가 그 시작이다. 1907년에는 최초의 V형2기통 엔진을 만들고 1911년 영국 맨 섬 TT에서 1위부터3위까지 휩쓸며 고성능, 그리고 최고급 모터사이클로 인정받는다. 그 후 1920년에는 인디언의 대표모델인 스카우트와 이어 1922년에 치프를 발매하고 1923에는 모델명과 같이 인디언 모터사이클로 사명을 변경한다. 할리데이비슨과 함께 아메리칸 모터사이클의 역사를 이끌며 이후 승승장구하며 발전하던 회사는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며 할리데이비슨과의 군납경쟁에서 밀리고 영국자본의 유입에 따른 경영 간섭 4기통 모델의 실패, 그리고 포드를 필두로 한 미국시장의 자동차 시장의 급성장 등의 악재가 겹치며 1953년에는 스프링필드 공장의 생산중단을 시작으로 1959년, 완전히 파산했다. 이후 주인이 여러 번 바뀌고 또 파산하기를 반복하며 이 매력적인 브랜드는 흐지부지 역사 속으로 사라져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팬들은 인디언을 쉽사리 떠나보내지 않았다. 그 덕분에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2006년에 새로운 치프 시리즈와 함께 다시 부활하게 된다. 긴 공백 때문에 자체 기술력이 아닌 크레이지호스(CrazyHorse)사의 V PLUS 엔진을 개량해 얹고 대부분이 수작업으로 만들어졌다. 그래서 핸드메이드에서 오는 투박함과 명품 같은 고급스러움이 공존하는, 대중성보다는 소수를 위한 커스텀 모터사이클의 느낌이 강했다. 그렇게나마 인디언의 명맥을 이어오다 드디어 2011년 빅토리로 아메리칸 모터사이클 시장에서 자리잡아가고 있는 폴라리스 그룹으로 인수되며 본격적인 부활의 날개를 달게 된다.
폴라리스 산하에서 다시 태어나다
폴라리스 그룹은 새로움은 빅토리로, 헤리티지를 이어 나가는 데는 인디언을 활용하기로 한다. 그리고 2년 개발기간을 거쳐 후 마침내 2013년에 새로운 치프 시리즈를 발표한다. 이번에 국내에 런칭 한 인디언의 뉴 모델이 바로 이 폴라리스 그룹의 손을 통해 태어난 ‘치프’, 그중에서도 가죽새들백과 윈드쉴드를 장착한 ‘치프 빈티지’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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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시트와 새들백은 천연 가죽을 사용해 비와 태양에 자연스럽게 낡아간다.
기존의 치프가 가지고 있던 디자인요소는 많은 부분을 가져왔지만 부품하나 공유하는 것이 없을 만큼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 진 모델이다. 엔진부터 볼트 하나까지 폴라리스 그룹의 자본과 기술이 오롯이 담겨있다. 하지만 겉모습은 어지간한 눈썰미로는 신, 구 모델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특유의 커더란 펜더와 큼직한 헤드라이트 나셀, 그리고 길고 낮은 바디까지 옛 모습 그대로다. 펜더의 유려한 곡선은 잘 살아 있고 아낌없이 사용된 크롬파츠는 블링블링하다. 1912년 이후로 사용된 아이코닉한 ‘인디언레드’컬러에 진한 베이지 컬러의 가죽 시트와 새들백의 조화도 아름답다.
정면에서도 다른 모델들과 한눈에 차별화 되었던 물방울 모양의 헤드라이트가 평범한 원형으로 바뀐 점은 조금 아쉽다. 전체적으로 남성적인 우직함과 여성스러운 곡선의 조화가 하나의 바이크에서 잘 어우러진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일단 덩치가 큰 점이 참 마음에 든다. 186의 덩치가 올라가도 작아 보이지 않는 점에서 일단합격!
하지만 수작업과 양산의 차이랄까? 전반적인 바이크 자체의 제작 완성도는 높아졌지만 페인팅을 비롯해 파츠 하나하나의 고급스러움은 덜해졌다. 특히 가죽가방이나 시트는 이전 모델이 월등했었다. 하지만 덕분에 절감된 원가만큼 신차 가격을 낮춰 기존의 70%수준으로 출시해 경쟁력이 강화되었다.
요즘 고급바이크에는 추세가 되고 있는 스마트키도 적용했다. 헌데 재밌는 점은 연료탱크 위의 바이크 전원 버튼이 그야말로 전원 마크가 새겨진 동그란 모양으로 컴퓨터 전원버튼과 쏙 닮은 그것이다. 안개등 역시 같은 방식의 버튼으로 작동된다. 이게 지극히 디지털적인 감각이라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한 외관과는 조금은 이질적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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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미는 끝내주는 썬더스트로크 111엔진, 113mm의 긴 스트로크로 강력한 토크를 내지만 의외로 부드럽고 젠틀한 느낌의 엔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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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에는 편리하지만 디자인에 있어서 옥의 티라 할 수 있는 같은 전원버튼
1811cc의 엇박자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111큐빅인치(1811cc)의 대배기량 트윈 엔진이 가볍게 깨어난다. 그런데 이 엔진, 위화감이 들 정도로 정숙하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진동도 거의 없고 고동감 역시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엔진속의 카운터 밸런서는 충실히 피스톤의 움직임을 상쇄시켜버린다. 바이크보다 엔진을 먼저 공개했을 만큼 자신감 드러내던 엔진이라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이만큼이나 정숙하다는게 놀랍긴 하지만 엔진에서 별다른 개성이나 존재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썬더스트로크111’이라는 거창한 이름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게다가 스펙상 강력한 토크를 자랑하는 엔진이지만 전자제어식 스로틀바디가 입력을 한 단계 걸러 전달해 버리는 탓에 그 강력함마저 희석되어 버린다. 기왕 전자식 스로틀을 채택한 거 주행모드를 넣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전체적인 엔진 필링은 일제 크루저들과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동사의 빅토리 엔진보다도 이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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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모양의 백미러. 각 부품들에 크롬을 아낌없이 사용했다
하지만 엔진 자체를 놓고 보면 여러모로 잘 만들어져 있다. 오리지날 인디언 엔진의 독특한 냉각팬 구조와 평행한 푸시로드까지 옛 모습을 재해석해 적용한 엔진의 조형미는 무척 매력적이다. 풍부한 볼륨감으로 프레임 가운데를 꽉 채우고 있어 존재감이 남다르다. 테스트 차량에는 순정 튜닝 배기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었는데(소음 규정치도 국내법에 맞게 구조변경 완료된 상태임) 덕분에 배기음이 고동감을 살려준다. 예열이 끝난 후 아이들링 회전수가 1000rpm아래로 떨어지면 카브레터 시절 감성을 닮은 사운드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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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키를 채팩하고 있는데 좀 더 고급스러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함께 동봉된 아날로그 키는 핸들 락 등 기계적인 키를 사용해야 하는 곳에 사용한다
깔끔한 주행성능
주행성능은 나무랄 데 없이 깔끔하다. 서스펜션 세팅이나 브레이크 성능 등 달리기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한 세팅은 빅토리의 기술력이 접목된 만큼 잘 달려준다. 긴 휠베이스로 직진 안정성도 좋고 와인딩 로드에서는 묵직하고 안정적인 라인을 그려준다. ABS가 적용된 브레이크는 제동력도 충분하고 제동 시 안정감도 좋다. 변속기의 맞물림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클러치도 가벼운 편이다. 전체적으로 타기 참 편하고 다루기가 쉬운 바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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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캘리퍼는 오염을 방지하고 프론트 펜더의 조형미를 위해 커버로 가려져 있다. 플로팅 방식의 더블디스크에 조합된 4피스톤 캘리퍼의 조합으로 만족스러운 브레이크 성능을 보여준다. 클래식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화이트월 타이어와 스포크휠의 조화가 아름답다
다만 플로어스텝에는 시소타입의 기어레버가 상식처럼 통하는데 순정으로 장착되어있지 않아 불편했다. 발판 위에서 발뒤꿈치로 쿡쿡 눌러가며 변속하는 재미도 있거니와 부츠 코도 상하지 않기 때문에 꼭 적용되었으면 하는 점이다.
계기반은 120까지 표시되어있고 그 이후의 속도는 촘촘히 배치해 주로 사용하는 영역에서 보기 편하도록 설정되어있다. 아날로그 계기반이지만 디지털로 제어하기에 가능한 것인데 꽤 좋은 아이디어다. 시승중의 평균연비는 100km가는데 8.1리터소모, 리터당 약 12.3km정도다.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1811cc의 빅트윈 엔진이기에 이정도면 나름 선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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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새로운 상징이자 포지션 램프를 겸하는 ‘워 보닛’ 치프라는 이름에 걸맞게 인디언 추장의 얼굴모양으로 밝게 빛나는 장식물이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헤리티지는 쌓일수록 그 가치가 빛나는 법이다. 인디언이 손 놓고 있던 반세기의 공백동안 경쟁자는 저 멀리 달아나 버렸다. 뒤 늦게 시작해 한달음에 그렇게 큰 공백을 따라잡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첫걸음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는 성급한 시기지만 치프디럭스에서 절반의 가능성과 그리고 절반의 기대를 내게 주었다. 지금 인디언은 무엇보다 자신만의 매력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더 이상 인디언을 설명해야 할 때 치프는 나오지도 않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인디언’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첫댓글 역쉬~~정통하십니다^^
솔직히 할리데이비슨 보다 났죠~ 모든면에서~
V-2기통
할리보다 인디언이 먼저인가요?
예전부터 생각했었는데..
인디언이 할리보다 한수 위?
그럼 전통이나 역사.. 기술적인부분 다
할리보다 좋은데..
마케팅에서 할리보다 못해서 그런건가
생각해봤습니다..
제가알기론 데이비슨이 인디언 모터사이클에서 일했던걸로 알고있습니다 ㅋㅋ 할리가 전쟁때 영업을 잘해서 살아남은거 같아요 ㅎ
@달리(최진) 군납 경쟁에 밀리고, 오너가 여러번 바뀌고, 그사이 할리 데이비슨은 소프테일 출시로 석권했죠~
인디언이 역사는 더 깊습니다. 기술이나 디자인면에서도요, 단 할리 데이비슨 처럼 종류가 딸린다는게,......ㅠ
@EVO1340(신의식) 네네 v twin 엔진이며 풋페그이며 전부 인디언이 최초 시도했던 것들인데 저도 99년 인디언 타면서 공부좀 했지만 정말 찬란할수 있었던 한 모터사이클의 미래가 생겨나지 않은 느낌이라 무척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ㅎㅎ 그래도 다행스럽게 할리가 너무 발전해줘서 우리가 이렇게 기쁨으로 바이크를 타고있지않나 생각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