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16년 된 애마와의 이별 준비
2024년 3월 5일 화요일
甲辰年 음력 정월 스무닷샛날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절기,
경칩(驚蟄)이 오늘이다. 옛말에 우수와
경칩이 지나면 따스한 봄기운에 얼었던
대동강 물도 풀린다고 했다. 올겨울에는
얼어있는 시냇물 모습보다 졸졸 흐르는
시간이 더 많다. 유래없는 특이한 겨울,
이상기후의 겨울이 아직까지 이어진다.
오늘은 기온이 영하 1도에 머문다.
그런데 예보에는 눈, 진눈깨비, 비까지
3종 세트로 내릴 것이라고 한다. 그나마
영하의 기온까지 4종 세트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낮엔 영상으로 올라간다고...
어제는 일찌감치
이서방 자동차를 타고 군청에 다녀왔다.
16년이란 세월동안 동고동락 함께했던
애마와의 이별을 위한 사전 신고작업을
했다. 많이 서운하긴 해도 어쩌겠는가?
지자체에서 노후 경유차 조기폐차 지원을
한다고 하여 신청을 하느라 일찍 다녀왔다.
예산이 넉넉하지 않아서 선착순 접수라고
하여 신청접수 첫날 서둘러 접수를 한 것,
그래도 이런 지원제도가 있어 감사하다.
새차는 1월 말에 이미 주문을 해놓았는데
이번달 중순쯤에나 출고가 될 예정이란다.
새차는 아들 녀석이 비용을 전부 부담했다.
아비, 어미를 위해 이 정도는 해도 된다며
걱정말라고 했다. 자식 기른 보람을 느낀다.
이번에 이별을 해야하는 자동차는 16년 전
작고하신 아버님께서 주신 마지막 선물이다.
이제 아버님의 흔적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라
뭐라 형용을 할 수 없는 그런 마음인 것이다.
16년 세월동안 늘 아버님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고보니 지금껏 세 대의 자동차 구입은
첫 번째는 촌부, 두 번째는 아버님, 세 번째는
아들의 부담으로 3代에 걸쳐 자동차를 샀다.
아버님의 자식 사랑을 아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것인데 오히려 그 반대가 되고 말았다.
P.S 어제는 간만에 촌부의 단상이 결석했다.
아침에 일찌감치 군청에 다녀오느라...
다녀와서는 감기 기운이 있어 약을 먹어
그만 약에 취해 잠이 들었고, 이미 써놓긴
했으나 하루쯤 쉬어가자며 올리지 않았다.
갈수록 나태함이 더 심해지는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