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이야기 "하나"
집안의 벌초를 주관해 온지도 20년이 다 되어간다. 올해는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비록 임시족보이긴 해도 1936년 이후
84년만에 내손으로 부활시켰기에 친척들에게 연락하여 벌초 후에 족보에 대한 설명을 한다고 사전 공지를 하였다.
8.23(금) 시청에서 직무교육을 받고 오후 6시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시골집으로 출발하여 밤 9시에 도착하였다.
저녁식사 후 예초기를 꺼내어 시험가동을 해보고 낫과 톱, 그리고 식수 및 각종 준비물을 점검 후 일찍 잠을 청하였다.
8.24(토) 새벽 5시에 조기 기상해서 아침식사를 하고 5시 반에 출발해서 55년전에 천국가신 엄마묘소를 벌초하고서
홍천군 두촌면 장남리의 외딴 집 마당에 07:10분에 도착해서 오늘 참석자를 기다리니 춘천에서 1명, 포항에서 1명,
그리고 원통에서 1명이 도착한다. 이들과 함께 산에 올라 2기의 묘소를 벌초 후 또 산을 넘어가서 조부님 묘소를
벌초하고 내려오다 자칫 엄청난 벌집을 건드릴 뻔했다. 이를 두고 천우신조라고 하던가? 우회해서
바로 하산하여 신남을 거쳐 38대교를 건너 양구군 두무리에 이르니 그곳에 있는 묘소들은
육촌동생과 장손형제들이 모두 벌초를 해서 우리는 다함께 점심식사 겸 친교시간을 가졌다. 식사 전에 내가 족보를 번역한
한글 해설집을 1부씩 나눠주고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질의 응답시간도 가졌고 앞으로 얼마 안되는 친족이지만 이를 기회로
더욱 화합해서 잘 지내기로 약속하였다. 해마다 4~5명 나오던 것이 이번에 11명이 대거 참석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 것 같아 흐믓한 마음이다. 또한 고조부모님 묘소와 증조부모님 묘소가 각각 높은 산에 네군데 산재해 있는데
이를 찾아내서 작은 비석을 제작해서 올해 11월중에 세울 때 GPS(위성항법장치)를 휴대해서 좌표를 기록하기로 하였다.
벌초이야기 "둘"
양구 두무리 육촌동생 집에서 자고 일찍 기상해서 나와 보니 벌써 하우스에서 고추를 따고 있는 동생의 일손을 거들어 준 후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해서 춘천시 송암동 선산에 모신 조모님, 백부모님, '84,10월초에 연탄까스 사고로 돌아가신 사촌형부부,
또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큰조카가 영면한 장소에 11시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와야 할 사람이 매년 벌초가 의미없다는
궤변으로 불참하는 동갑내기 사촌이 또 안왔다.. 내가 해마다 인제, 홍천, 양구의 벌초를 주관해왔는데 수원 사시는 사촌누님이 올해로
77세인데 벌초문제로 자주 하소연을 나에게 해온지라 35년전인 7살 때 고아가 된 조카녀석이 애처로와 내가 도와주겠노라고 하고
실천한지 여기도 5년째이다. 사촌은 초등학교 교사로 퇴직하고 500여명 봉사단체 고문직을 헌신적으로 수행하면서도 정작 일년에 한번하는
자기 부모님과 친형님부부 묘소의 벌초를 의미없는 일이라고 외면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크리스천인 나로서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오늘 참석하기로 했던 42세의 원주조카와 사촌 큰 누님의 춘천 두 아들이 나타나지를 않는다.
분기탱천하여 그냥 서울집으로 오려다가 화를 참고 시작하는데 땡볕에 예초기 3시간, 갈퀴질은 1시간이나 걸려 오후 3시 20분에 겨우
마칠 수 있었다. 참으로 인내의 한계점에 도달한 하루였다. 오죽하면 영면하신 어른들께 꿈에서라도 사촌교육 좀 해주세요! 하고 기도까지 했으랴....
벌초이야기 "셋"
태풍 '링링'의 내습으로 하루가 연기된 9. 8(일) 외가 선산벌초를 하였다. 아침 7시에 집을 나서 1시간을 달려서 도착한
외가 선산은 임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양지바른 야산에 위치하고 있다. 덕수이씨인 외가는 태조 이성계의 부마(사위)가 있어
임금이 하사한 땅이라고 하는데 6.25전쟁 직후 많은 면적이 국방부에 징발되었다고 한다. 현재도 조상님 묘소가 부대 내에 있고
심지어 사격장까지 있으니 말해 무엇하랴! 요즘 같으면 적정한 가격의 보상이라도 있겠지만 전시 직후라 강제수용
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격세지감이 든다. 덕수이씨는 구도장원공인 이율곡선생과 이순신장군을 배출한 명문가문이나
실제 다른 이씨 와는 달리 그 수는 현재 5만 8천의 소수인 성씨이다. 산길을 오르는데 나무가 쓰러져 길을 막아 톱을 꺼내
길을 내어 당도해서 묘원을 한바퀴 돌면서 벌집이 있나 살핀 다음 벌초를 시작하니 외사촌동생이 한명 도착한다.
그가 가져온 짐을 풀고 같이 실시하는데 한 사람 두 사람 도착하여 알아서 벌초에 동참하니 그 수가 무려 14명이나 되더라...
참으로 화목한 정경이라 아니할 수가 없다. 그러나 외가도 참석자는 항상 개근이고 불참자는 늘 구구한 변명이 뒤따른다.
혹자는 왜 외가의 벌초까지 참석하느냐? 고 한다. 그러나 55년전에 일찍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해서 어린 사남매를 물심양면으로 거두어주신
외할머님과 외삼촌, 외숙모께 조금이나마 보은하면서 또 외사촌 형제들과 변함없는 우애를 지켜나가고 싶기에 매년 자율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가급적 일년에 하루 쯤 이러한 우리 민족의 고유한 전통과 풍습을 계승해 나가려는 노력은 기성세대가 그 자식과 동참할 때
동기간에 화합과 단결을 더욱 긴밀하게 제고할 수 있고 돌아 가신 어른들의 바램과 얼을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요?
요즘 세대가 공부와 돈 그리고 출세가 최고의 덕목이요! 가치라 착각하지만 결국 세상은 그 사람의 인성과 삶의 궤적이 세인들에게
모든 것을 말해주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해야 할 것이다.
첫댓글 벌초 하느리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난 벌초 할 산소는 ,,아부지,,엄니 ,,합장 하여드려서
이남에는 묘 1기 뿐이지만 한번은 가다 비 너무와서 중도포기
지난 금요일에 재차 가서 벌초 하고 왔는데
벌초 할 산소 많은 사람들은 1박 2일 하더군요
집안 연례행사에 젊은 후손들이 잘 동참하지
않는 이유는 그 부모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습니다.
청소년 시절에 부모와 함께 참여 했던 아들은 성인이 되어도
조상묘소 벌초를 당연한 의무로 받아 들이게 되지요...
이 사진은 다섯분을 모신 묘역인데 직계가족이 불참해서
그날 엄청 고생했었지요..아래 사진엔 혼자 4시간 벌초 후
찍은 것이랍니다. 철현님의 성원지덕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정말 수고를 많이하셨네요 대단하셔요
저희시집도 전주이씨들 집성촌이라 족보가 7권정도되더군요 큰집은 안가져가신다고 족보를 시골에다 방치해두셔서있고 저는 악착같이 챙겨서 가지고와 잘 정리를 해두었습니다
해마다 직업상 전근으로 저희남편은 참석을못하고 큰시숙님만 대표로 큰 제사나 선산벌초에 참석을하셨어요 돈 거둘때나 내고요 저희는
참 친구님은 집안의 존경스런 어른으로 늙어가실것같어요 집안사람들이 든든하시다고 좋아하실것같어요
많은수고로 산소가 깨끗이 이발을하고 멋진 모습으로 단장을 했을것같습니다
정말 벌들이 무섭더군요 수고많으셨어요
자녀분들이 늘 멋진아빠모습에 좋아할듯합니다
먼저 석금옥 친구님의 관심과 성원에 무한감사드립니다.
옛날과 달리 선산과 거주지가 멀거나 시간내기 어려운 사람은
지역산림조합 또는 행정관청에 벌초대행을 의뢰할 수도 있구요!
아니면 참석자들의 벌초일 경비를 일정부분 부담할 수도 있겠지요!
또 어떤 친구는 여러 곳에 산재한 산소를 모두 개장하고 화장해서
납골묘를 만들어 유골함을 보관하고 있지요. 그런데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바
상습적으로 직계존속 벌초를 방치하는 자는 권유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더군요...
언제글을보아도 어디 또어디 하면서 글을올린것보앗는디ㅡ벌초 하는데서ㅡ 일케 조목조목 긴장문을
생각한것을 글쓰시고 하는게
존경스럽기도 하고 어매 무습이라
껄리다가 뼈도 몬추릴것같고 좌간 많 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울도 벌초는 울서방님이 앞장서는사람이라ㅡ 집집마다ㅡ 한두명이라도 같이 거들면 암일이 엄는디
고거이 안되서리 그래요 우짜든지 수고마이하셧고 글잘보앗읍니다ㅡ
어느 자식이나 부모의 재산은 많이 상속받기를 욕심내지만 건강문제나
사후 묘소관리에 있어서는 그 책임을 회피하는 자가 드물지 않더군요.
이러한 사람들은 평소에 세상의 윤리와 도덕을 주장하지만 실제로 자신은
이를 무시하고 외면하는 것이 특징이지요! 격려말씀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시원한 밤입니다
좋은글 잘보았서요
항상응원합니다
고맙습니다. 할아버지 후손들이 함께 모여
이러한 행사를 통해 친목을 다지고 화합단결할 수 있는
좋은 전통인데 어느 집안이나 다소의 어려움이 있더군요.
역시 원경복님 이십니다.
체력도 대단하시지만, 정신력도 아직까지
군인정신이 투철한것 같습니다.
어쩌면 세세하게도 글을 쓰시는지요!
머리좋은건 진즉에 알았지만요!
일년에 벌초한번하려면, 정말힘들어요.
잔디는 찾아볼수없고, 잡초에 잡목에
완전 노가다입니다.
전 산소가 가까웁고, 둘래석,상석을
아버님께세 다해놔서 편하게 하지요.
그래도 한달에 한번씩 하니까!
추석에 별도로 하지않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수고많으셨습니다!
복많이 받으실겁니다~~^^
벌초문제는 집안의 연중행사라 흔히 겪는 애환이 있을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참석자와 불참자가 고정되어 있으니 문제랍니다. 친족간의 융화도
이러한 기회를 통해서 형성될 수 있기에 계속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방장님의 민족고유의 전통계승정신과 변함없는 성원지덕에 감사드립니다.
대단하시네요 ᆢ
안녕하세요? 너무 과분한 말씀입니다. 저는 얼마 안되는 친척간에
잘 지냈으면 하는 기대로 벌초를 주관하거나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실 친척이라 해도 현실은 무관심이 지나쳐 집안의
큰일이 있어도 평소 인간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얼굴보기도
쉽지 않아 길에서 지나쳐도 모를 지경입니다.
이연우님의 격려말씀에 고맙습니다.
경복친구님 외가댁에도 벌초행사 참석한다는데 성의가 대단합니다.물론 어릴적보살펴주심에 대한 보은이기는 하지만
내가스스로 행함만큼 좋은덕목은 없다지요 복받으실겁니다.
연례행사인 벌초에 대다수 분들이 친가쪽에만 참석하는 경향이 많은데
외가도 모친의 부모와 친남매가 영면하신 장소가 있지요...그래서 부모님을
같은 비중으로 이해한다면 외가쪽 벌초참여가 그렇게 어려운 것만은
아니지요. 대신에 얻는 것은 더 많은 것이 큰 장점이지요...
머나먼 포항에서 좋은 말씀주신 연출친구님의 성원에 고맙습니다.
난이렇게하고왔어요강원도춘천시북산면추곡리윌선산
제가 원주원씨 운곡파 간성공계 40세 손인데요...
가선대부 33세 조부님 묘소가 춘천시 북산면 수산리에 있는데
소양댐 준공으로 인해 '73. 7. 1일 인제군 남면 수산리로
행정구역 개편이 되었지요. 허준영님은 묘소를 잘 관리했군요.
제가 약수터로 유명한 추곡리도 잘 압니다.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에멧돼지가묘봉으릉마으로해놔서300만원주고다시만들고철조망까지쳐놨어요
어느 곳이나 멧돼지가 문제로군요... 큰돈을 쓰셨네요...수고하셨습니다.
추곡리산동네라멧돼지가너무나도극성부려서
철조망해놓고나니조용하더구먼
요즘은 전국 산과 들에서
멧돼지가 맹수이자 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