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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자료 천부경에 대한 지난 2학기 '한국예술의 원리와 쟁점' 때 발표한 자료 올립니다. 천부경에 대한 해석이 다양하고, 난해해서,,,, 부족한 자료입니다. 천부경에 대한 연구가 최근 많이 나온다고 하구요. 인터넷 사이트도 몇 개 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공부하시면서 저도 좀 갤카주세요.ㅎㅎㅎㅎ
http://cafe.daum.net/hgmihag/HKwD/5
한국예술의 원리와 쟁점
지도교수 : 채희완 교수님
2008. 10. 20. 발표자 : 최시내
천부경의 신인간학적 해석
《 목차 》
들어가며
Ⅰ. 천부경의 전래와 의미
1. 천부경의 전래
2. 천부경과 관련된 문헌자료
3. 천부경 원문과 해석
Ⅱ. 천부경의 우주론적 해석
1. 우주의 시작과 분화
2. 우주의 순환성
Ⅲ. 한국 문화의 원형으로서의 천부경
1. 비파형 청동검
2. 신라 보검장식의 삼태극
3. 고구려 금동관의 삼족오
4. 윷놀이
5. 삼성각(三聖閣)
6. 문화와 민속 의식
Ⅳ. 천부경의 신인간학적 해석
1. 영성, 지성, 감성의 3차원을 가진 인간
2. 인간 내면의 창조력으로 신인합일을 이루는 인간
3. 생명을 모시는 후천개벽의 주체인 적극적 인간
4. 순환론으로 통합하고, 혼돈으로 다시 처음을 여는 인간
참고자료
들어가며
천부경은 많은 사람들이 그 이름조차 알지 못하고 있는 고대 경전이다. 종교적 경전으로서 그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기도 하고, 위서논란이 있기도 하지만, 그 내용의 오묘함과 탁월함은 경전연구자들마다 높이 평가한다. 또한, 경전의 내용은 한민족의 밑바탕 사상이라 할 만큼 그 영향이 두루 미치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천부경에 나타나는 우주론과 인간론은 그 어떤 사상보다 심오하고, 인간중심적이며, 과학적이다. 그러하기에 천부경의 현대적 의미를 해석하는 것은 한국사상 원형에 대한 근본적 고찰이 될 수 있다. 또한, 천부경의 신인간학적 해석은 이기적인 인간중심의 물질문명과 서구중심의 자연관을 극복하고 신인류로서 개척하는 평화와 공생, 무한한 삶의 에너지를 담은 인류의 보편사상으로서 현대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본고에서는 천부경의 기초해석을 시작으로 천부경에 담긴 사상을 풀이해 보고, 한민족 문화에 드러나는 천부경 사상을 찾아본다. 그리고, 천부경의 현대적 의미를 신인간학적 해석으로 찾아보고자 한다.
Ⅰ. 천부경의 전래와 의미
1. 천부경의 전래
천부경(天符經)은 우주의 생성, 진화, 완성의 원리, 대립과 경쟁의 이원론적 세계관을 극복할 수 있는 조화와 상생의 철학을 담은 짧고 간결한 한민족의 경전이다. 『환단고기』1)에 의하면 9,000년 전부터 구전되어왔다고 한다. 그 후, 녹도문자(鹿圖文字)2)로 기록되었고, 현재 전해져 오는 천부경 81자는 옛 비석의 글을 고운 최치원이 보고 한자로 옮겨서 묘향산 석벽에 새겼다고 한다. 이것을 1916년에 운초 계연수가 발견하여 탁본하여 세상에 알려졌다.
계연수가 전하는 것 외에도 고려 말의 6언이라 불리던 농은 민안부의 유품에서 나온 갑골문천부경도 있다. 또, 최치원의 후손인 최국술이 천부경 81자가 수록되어 있는 『최고운선생사적(崔孤雲先生史跡)』3) 을 편찬하여 소개하기도 하였다. 이후, 1919년 전병훈4)은 『정신철학통편』에 천부경 전문을 싣고 해석하였다.
일제 식민지 때에 항일민족운동과 함께 민족사상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면서 대종교를 중심으로 천부경에 대한 연구와 보급이 전개되었으며, 『환단고기』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되면서 천부경에 대한 연구는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
2. 천부경과 관련된 문헌자료
1) 『태백일사』
조선 중기 이 맥5)이 16년 간의 채록으로 편찬했다는 『태백일사』의 소동경전본훈 제 5에 “천부경은 천제 환국의 구전서이다.”라고 표기되어있다. (天符經天帝桓國口傳之書也)
2) 『격암유록』
조선 중기 남사고(南師古)가 쓴 『격암유록』송가전에 “단서용법천부경 무궁조화출현 진경야(丹書用法天符經 無窮造化出現 眞經也)” 라고 천부경을 말하고 있다. “선법(仙法)이 적힌 천부경에 무궁조화 출현하니 천정(天井)의 이름은 생명수요 천부경은 진경(眞經)이라 티끌 진 세상풍파 어리설킨 죄업장벽, 그 고해 넘는 길은 맑은 새벽 끓어 앉아 일심으로 진경 외워 불철주야 잊기 말기 부디부디 명심하소.”
3)『문원보불』중 정조의 삼성사「치제문」
1787년 간행된 이 책은 정조의 행적이 실린 것으로 정조는 왕위에 오른 첫해와 5년 후(신축년 1781)에 황해도 구월산 삼성사에서 치제(致祭)6)를 드렸다고 한다. 정조의 치제문 가운데 “비록 천부보전(天符寶篆)7)이 있다는 사실적인 물증은 없으나, 그것을 신성께서 서로 전수한 것이라고 우리 동국역사에서 일컬어지고 있는 지가 그 몇 해이런고” 라는 기록이 있다. 조선 왕실에서도 천부경의 존재를 알고 있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4)『부도지(符都誌)』
『부도지』는 신라 눌지왕 때 박제상이 저술했다는 사서인 《징심록》의 일부이다. 1953년에 그 후손인 박금(朴錦)이 그 내용을 발표함으로써 일반에 공개되었다. 조선 시대에 김시습에 의해 번역되었고, 그 필사본이 보관되고 있었다고 하지만 확인할 수 없다. 현존하는 『부도지』의 내용은 원본의 내용을 연구했던 기억을 복원한 것이라고 한다. 『격암유록』에서 천부경을 빗대어 사용된 금척(金尺)이 부도지에서도 사용되고 있다. “금척은 유래가 오래 되고 뜻이 깊어 그 수는 9수로 하여 완성된 10을 이루니, 곧 천부의 수(天符之數)다.”라고 하여 천부경을 가리키고 있다. (금척 - 변함이 없어 기준이 되는 것)
『부도지』에 의하면 “마고성(麻姑城)은 지상에서 가장 높은 성으로, 천부(天符)를 봉수(奉守)하여 선천을 계승하였다. 유인(有因)이 천부삼인(天符三印)을 이어받았는데, 이것은 천지본음의 상(象)으로서 진실로 근본이 하나(一)임을 알게 하는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3. 천부경 원문과 해석
1) 천부경 원문 (묘향산 석벽본)
天 符 經
一 始 無 始 一 析 三 極 無
盡 本 天 一 一 地 一 二 人
一 三 一 積 十 鉅 無 匱 化
三 天 二 三 地 二 三 人 二
三 大 三 合 六 生 七 八 九
運 三 四 成 環 五 七 一 妙
衍 萬 往 萬 來 用 變 不 動
本 本 心 本 太 陽 昻 明 人
中 天 地 一 一 終 無 終 一
一 始 無 始 一 析 三 極 無 盡 本 (일시무시일석삼극무진본)
天 一 一 地 一 二 人 一 三 (천일일지일이인일삼)
一 積 十 鉅 無 匱 化 三 (일적십거무궤화삼)
天 二 三 地 二 三 人 二 三 (천이삼지이삼인이삼)
大 三 合 六 生 七 八 九 (대삼합육생칠팔구)
運 三 四 成 環 五 七 (운삼사성환오칠)
一 妙 衍 萬 往 萬 來 (일묘연만왕만래)
用 變 不 動 本 本 心 本 太 陽 (용변부동본본심본태양)
昻 明 人 中 天 地 一 (앙명인중천지일)
一 終 無 終 一 (일종무종일)
2) 기초 해석
총 81자로 된 천부경은 한자의 한 글자마다 그 뜻도 다양하고 끊어 읽기에 따라서 해석을 여러 가지로 할 수 있다. 또한 천부경의 숫자를 숫자로 보느냐, 다른 의미로 보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해석을 낳고 있다. 여기서는 윤해석8), 김백호9)의 해석에 따라 천부경의 뜻을 플이해 본다.
一 始 無 始 一 (일시무시일) : 하나는 비롯됨이 없는 하나에서 시작되었다.
析 三 極 無 盡 本 (석삼극무진본) : 세 극으로 나누어도 근본은 다함이 없다.
天 一 一 地 一 二 人 一 三 (천일일지일이인일삼) : 하나인 하늘이 일, 하나의 땅이 이, 하나인 사람이 삼인 순서로 되었다.
一 積 十 鉅 無 匱 化 三 (일적십거무궤화삼) : 하나가 쌓여 열로 커지니 궤 없이 변화하는 셋이다.
天 二 三 地 二 三 人 二 三 (천이삼지이삼인이삼) : 하늘이 둘로 나뉘어도 셋이요, 땅이 둘로 나뉘어도 셋이요, 사람이 둘로 나뉘어도 셋이다.
大 三 合 六 生 七 八 九 (대삼합육생칠팔구) : 큰 셋이 합하여 육이 생기고 칠 팔 구 한다.
運 三 四 成 環 五 七 (운삼사성환오칠) : 움직임은 삼사로서 오칠의 고리를 이룬다.
一 妙 衍 萬 往 萬 來 (일묘연만왕만래) : 하나의 오묘함은 넘쳐서 만물을 가고 오게 한다.
用 變 不 動 本 (용변부동본) : 쓰임은 변하나, 근본은 움직이지 않는다.
本 心 本 太 陽 (본심본태양) : 근본 마음은 태양의 근본이다.
昻 明 人 中 天 地 一 (앙명인중천지일) : 밝음을 우러르는 사람은 가운데로서 하늘과 땅과 하나이다.
一 終 無 終 一 (일종무종일) : 하나는 끝남이 없는 하나에서 끝난다.
3) 천부경에 담긴 사상
(1) 대원일(大原一), 순환사상 : “一始無始一 , 一終無終一”
경문의 머리인 일시무시일에 대한 대구적 성격이 짙은 후미의 일종무종일과 함께 우주만물의 생성과 종말의 입장을 하나(一)의 순환으로 설파한 것이다. 직해하자면, “하나는 마침 없이 마치는 하니이다.” 또는 “하나는 마쳐도 마침이 없기에 하나이다.”
대원일(大原一)로서의 하나는 궁극적으로는 언제나 하나이므로 결코 마침이 있을 수 없다. 인간이나 만물은 이 세상에 태어나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속에서 반드시 소멸하게 되어 있지만 그것은 피상적인 인식에 불과하며, 우주만물이라는 전체 하나의 시각에서 볼 때 한 개체의 소멸은 곧 또 다른 개체의 생성을 뜻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곧 움직임도 없고, 다함도 없는 우주만물의 본바당이 영원한 것임을 뜻하는 동시에 인간도 깨달음에 의해 미망을 벗어던지면 우주만물과 하나가 되어 영원할 수 있음을 천명한 것이다.
(2) 一三分化의 원리, 삼원사상 : “析三極無盡本”
우주만물의 기본 구조가 하나의 기에서 세 개의 기로 갈라짐으로써 세 개의 극, 즉 세 개의 중심축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하나가 그런 방식에 따라 무한으로 분열, 팽창하더라도 여전히 그 본체는 고갈됨이 없고 유지가 된다는 뜻이다. 이러한 우주만물이 각기 외형적으로는 하나(一氣)로 보이더라도 그 실체는 셋(三氣)으로 이루어진다는 원리이다. 이를 一三分化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3) 우주의 근원으로서의 천지인 : “天一一地一二人一三”[천부경의 제1분화체계]
천지인이 일기가 셋으로 나뉜 일차적 삼극, 즉 일삼분화 체계 가운데 제1체계인 천의 영역에 속하는 삼극임을 나타내고 있다. 일, 이, 삼을 맨 끝에 부가함으로써 천일, 지일, 인일 순으로 석삼극 됨을 암시함과 아울러 숫자의 합계가 모두 9[(1+1)+(1+2)+(1+3)]가 됨을 보여준다. 이는 천․지․인 삼극이 1에서 9까지의 수의 분열과 발전의 상이 내포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태백일사』에는 1과 2, 즉 양과 음이 결합됨으로써 새로이 음양 통합체로서의 양이 출현했다고 하는데 이는 천(1)과 지(2)가 만나 이룬 사람(3)은 우주만물 가운데 하늘과 땅 다음으로 크고 존엄한 세 번째 존재임을 뜻한다. 또한 자연물 가운데 음양 통합체로서의 3의 속성을 나타낸다.
(4) 음양의 생성 원리 : “一積十鉅無匱化三”
만물의 생성과정에 대한 설명으로 그 수가 아무리 불어나도 다시 셋으로 귀결된다는 이치를 말한다. 만물이 음의 기운(일적)과 양의 기운(십거), 그리고 무궤(천궁)로 삼극을 이룸으로써 성립된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구절이다. ‘일석삼극무진본’이 천․지․인 삼체계 전체에 관통되는 일삼분화의 원리를 말한다면 ‘무궤화삼’은 천지인 삼극이 형태를 고착화시키지 않고 쉼 없이 계속 변화한다는 뜻이다.
(5) 삼신사상, 생명의 원리인 3요소(몸+정신+존재): "天二三地二三人二三" [천부경의 제2분화체계]
‘二’를 음양의 분화로 볼 때, 천, 지, 인이 음양으로 분화하여 처음의 천지인과 각각 합해 ‘三 ’이 된다고 풀이할 수 있다.
또는 ‘二 ’를 숫자 2로 보지 않고, 두 번째 분화로 볼 때, 천지인 각각이 맨 처음 ‘하나’의 성질을 가진 채 각각이 분화된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즉, 천이 둘로 나뉘어도 삼이 들어 있고, 인이 둘로 나뉘어도 삼이 들어 있다는 뜻이다. 어떤 생물체나 천지인의 삼요소가 들어 있는 채로 분화함을 의미한다.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에서는 개체분화가 아니고, 내부분화로서 천지인이 한 덩어리 안에 들어 있는 상태의 분화이며 천지인이 하나로 함께 있음을 나타낸다.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은 천지인으로 만들어진 한 덩어리가 두 덩이로 분화하였으나 그 각각에는 천지인 삼요소가 다 들어 있다는 뜻이다. 삼신, 삼재에 대한 사상이 담겨 있다.
(6) 우주 만물 생성의 이치 : “大三合六生七八九”[천부경의 제3분화체계]
만물이 가지고 있는 천지인 삼요소를 ‘大三’이라 이름하여 풀이하면, 천지인의 합은 六
이며 이것이 칠, 팔, 구를 낳는다는 의미이다. 즉, 1(天一)+2(地二)+3(人三)=6(六) 이다. 천1, 지2, 인3이라는 제1체계 분화원리에 따른 것이다. 이것이 칠팔구로 나아가는 원리는 대삼을 이루고 여기에 천1, 지2, 인3이 합하면 각각 7,8,9가 된다. 즉, 이런 이유로 九를 완성수로 보고 천지인의 조합이 가장 조화롭게 합해져 만들어진 생물이 인간이며 우주에 인간이 만들어짐으로써 그 생성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천지인 3재의 음양을 내포한 합을 육으로 볼 수도 있다. 3재의 음양은 2 × 3이다. 1 + 2 + 3은 사실 2 + 2 + 2다. 천지인을 합해서 6이 된다고 하는 의미는 천지인의 음양을 합한 상태를 가리킨다. 같은 천지인을 합한다고 하여도 만약 태극의 합을 가리킨다면 1 + 1 + 1 = 3이라고 해야 한다. 만약 천지인의 변화를 가리킨다면 3 + 3 + 3 = 9라고 해야 한다. 3은 태극의 합이요, 6은 음양의 합이며, 9는 변화의 합을 의미한다. 태극은 모든 것의 주체이기에 삼신이라 하며, 음양은 모든 만물의 기를 가리키기 때문에 6기라 하고, 변화는 중심 궁에서 벌어지는 것이므로 9궁이라고 한다. 이처럼 6은 六氣를 나타내는 숫자라고 할 수 있는데,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하늘의 음기, 양기, 땅의 음기, 양기, 인간전의 음기, 양기다. 이걸 바탕으로 하여 자연은 6기가 1년을 다스리게 되었고, 인체도 역시 6기와 12경락으로 벌어지게 되었다 한다.
(7) 우주의 운행 원리 : “運三四成環五七”
3, 4와 5, 7을 1주기로 운행하는 우주의 운동원리를 나타내며, 만물을 구성하는 수리적 원리인 동시에 인체를 포함한 만물이 성장 ․ 발전해가는 원리이다. 우주만물의 운행원리로서의 도상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운삼사성환’은 3:4를 기초로 한 직삼각형이 회전하여 하나의 원을 이룬 것이고, ‘오칠일묘연’을 한 데 묶어 풀이해서, 원주율 π(3.14)를 2로 나눈 수치 1.57을 기본 상수로 끝없이 증가하는 우주만물의 운행, 팽창, 소멸의 원리가 담겨 있다.
이 부분을 자연계의 순환원리가 아닌 인간에 대한 설명의 일부로 보기도 한다. ‘三’을 내단전(內丹田)으로 보고, ‘四’를 외단전(外丹田)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즉, 머리, 심장, 단전이라는 3개의 내단전과 손바닥 장심 2개, 발바닥 용천 2개에 있는 4개의 외단전을 뜻한다. 운삼사는 이 단전에 기를 운행시킨다는 뜻이 된다. 성환오칠은 오륜과 칠정을 순환하며 이룬다는 뜻이다. 즉, 인간의 몸과 마음을 수련을 뜻하는 구절이 된다.
(8) 변함이 없는 근본원리로서 ‘一’ : “一妙衍萬往萬來用變不動本”
우주 운행의 원리에 따라서 끊임없이 운행, 팽창하며 순환하는 우주의 변화 속에도 본체는 고요하게 그대로임을 뜻한다. ‘만왕만래’는 우주 천체가 무수히 오고 감을 나타낸다. 자연은 각 구조와 계층이 질서를 유지하면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프랙탈이 그러하다. 복잡하고 불규칙한 자연 현상도 단순한 법칙에 지배받고 있고, 모든 자연 현상은 규모를 일정한 비율로 줄이거나 늘리는 단순한 법칙을 되풀이한 결과라는 것이다. 소우주는 대우주와 닮아 있으며, 전우주의 구조와도 일치한다. 우리 인체를 소우주로 본 동양의학의 관점도 천지인의 천부경 사상과 닿아있다.
하나의 원리(一)는 묘하게 흘러 수많은 변화를 겪고 쓰임도 다양하지만 그 근본은 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9) 천지일 합일사상 : “本心本太陽昻明人中天地一”
사람은 마음이 근본이고 자연은 태양이 근본이라 밝음을 따르면 천지 속의 사람이 하나가 된다는 뜻이다. 또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마음의 근본은 태양보다 더 밝아서 사람은 천지 속에서 제일인 만물의 영장이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천지와 하나가 된다는 말은 본심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며, 천지와 하나가 되는 마음을 밝혀 깨달은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인간이 마음을 밝혀 천지와 하나된 삶을 살 수 있는 것은 본래 ‘하나’에서 나왔으므로 가능한 것이다.
천부경이 인간중심사상이라는 것을 이 구절에서 찾는 사람들이 있다. 신의 세계와 인간의 세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인간은 해탈이나 구원에 의하여 성취되는 존재가 아니라고 보는 이러한 인간중심사상은 동학사상으로 다시 나타나고 있다. 즉, 천부경의 사상은 천지와 인간이 같은 동등한 위치에 놓고, 본래의 인간 마음의 본성이 광명을 되찾고, 이로서 세상을 널리 진리로서 다스리며 모든 인간을 복되게 한다는 사상을 담고 있다. 밝음을 좇는 한민족의 밝사상과 홍익인간 재세이화가 천부경 속에 있다.
Ⅱ. 천부경의 우주론적 해석
1. 우주의 시작과 분화
천부경에는 一, 二, 三, 四, 五, 六, 七, 八, 九, 十의 숫자가 나온다. 천부경에서 말하는 수리체계로 우주론으로 해석하면, 주역의 음양관을 담고 있으면서도 이분법적이 아닌 삼분법적 독특한 체계를 갖고 있다. 즉, 시작의 근본은 하나에서 시작되었고, 셋으로 나눈다는 것을 가장 처음에 드러내고 있다. 일태극(一太極) 시작의 수와 삼성수(三聖數) 창조수의 이치를 드러내고 있다.
2. 우주의 순환성
천부경 본문은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로 시작해서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로 끝나고 있는데, 이는 처음과 끝이 일(一)로서 이어지는 하나의 순환고리임을 보여준다. 그 내용 또한 만물의 생성과 종말이란 끝없는 순환성을 뜻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이러한 순환성을 적절한 도형으로 표현하자면, 원(○)이 된다. 또한 경문에서도 볼 수 있는 것처럼 천부경은 우주의 세가지 중요한 요소인 하늘(天)과 땅(地), 인간(人)이란 삼극(三極)에 관한 진리의 천명이라 할 수 있는데, 이것을 하나의 상징적 도형으로 나타내면 삼각형(△)이 된다.
이것으로 볼 때, 천부경은 삼극(△)을 근본주제로 하면서, 그것을 나타내는 수인 3이 분화ㆍ확대되어 나타난 81(3 × 3 - 9, 9 × 9 = 81)자로 경문을 만든 뒤, 방형(方形)(□)으로 배열하고, 그것이 뜻하고자 하는 바를 순환성의 원리인 원(○)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삼극(△)이 하나(○)에서 분화되었다고 볼 때, 결국 천부경은 그 구성 형식이나 내용 면에서 ○ → △ → □ → ○이란 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천부경에서 다루고 있는 삼극, 즉 천ㆍ지ㆍ인 역시 도상으로는 원(○)ㆍ방(□)ㆍ각(△)으로 상징되고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천부경>은 원ㆍ방ㆍ각의 원리가 중첩적으로 나타난 경전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원ㆍ방ㆍ각의 중첩구조는 <천부경>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본뜻이 결국 우주만물의 끝없는 순환성과 그것이 돌아가는 원리나 근본 실체가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가르치고자 함에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경문에는 일(一)이 총 11회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전체 81자중에서 무려 13.5%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그 다음으로 삼(三)은 8회 사용되고 있는데, 이로 볼 때 경문 전체가 일과 삼 두 글자에 대하여 극도로 편중되어 있는 기형적 특징을 나타내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천부경이 일(一)과 삼(三)의 경전임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용적으로 보면 전체 경문은 일차적으로 한가운데에 '운삼사성환 오칠일묘연, 만왕만래 용변부동본'으로써 부동의 본체를 중심으로 해서 순환하는 상을 나타낸 다음, 집일함삼(執一含三: 하나를 집으면 셋이 들어 있다)의 뜻을 알리는 구절인 '석삼극 무진본,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 일적삼거 무궤화삼,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 대삼합육생칠팔구'와 그리고 회삼귀일(會三歸一: 셋을 모아 하나로 돌아간다)의 뜻을 알리는 구절인 '본심본태양앙명 인중천지일'로 이차적인 순환의 상을 나타내고, 마지막으로 처음과 끝을 '일시무시일'과 '일종무종일'로 처리함으로써 삼차적인 순환의 상을 나타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경문의 삼중순환구조는 천지인 삼극분화에 따른 우주만물의 순환구조를 나타내는 적절한 상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이하고도 오묘한 구성을 하고 있는 천부경의 도를 한 마디로 표현해 집일함삼(執一含三)ㆍ회삼귀일(會三歸一)의 사상이라 부르기도 한다.
Ⅲ. 한국 문화의 원형으로서의 천부경
1. 비파형 청동검
비파형 청동검은 청동기 시대 대표적 유물로서 만주로부터 한반도 전역에 출토되고 있다. 북방식 고인돌과 함께 고조선의 세력범위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좌표가 되고 있다.
비파형동검의 특징은 칼몸(劍身)과 자루(柄部)를 따로 제작하는 조립식 형태로 칼몸은 보통 30∼40cm이 주를 이룬다. 검의 한가운데는 등대가 뿌리부터 칼 끝까지 솟아나와 있고 칼날 좌우에 돌기가 발달 되어있으며 칼의 하단부는 풍만하게 퍼져있어 전체적으로 비파 모양을 이룬다. 비파형동검의 주요 출토지는 중국 요녕지방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부여, 대전, 순천, 여천, 여수, 연안, 홍천, 창원 등 전역에서 발견되며 종교적, 정치적 상징성을 크게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로 제천의식(祭天儀式) 때만 사용되던 의식용 물건으로 보이며 사람천부인 '△'을 상징한다. 이렇게 사람 천부인 △이 비파형 동검이나 삼지창으로 변형되어 제례의식이나 실생활에 사용되고 있었다고 추정된다. 검신(땅, 여자)과 자루 (하늘, 남자 )와 받침(사람, 자식)을 각각 따로 만들어서 하나로 합쳐, 3수의 원리를 나타낸다.
2. 신라 보검장식의 삼태극
1973년 미추왕릉지구(味鄒王陵地區) 발굴 당시 14호분 피장자의 허리 위치에 놓여 있었는데, 철제(鐵製)로 된 칼과 칼집은 부식이 극히 심하여 거의 전부 없어지고 오직 이 금제장식만이 남아 있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에서 같은 형태의 것이 발견되었으며, 실크로드 선상의 키질석굴벽화에도 매우 유사한 장식보검이 그려져 있다.
보물 635호인 신라 미추왕릉 지구에서 나온 이 보검에는 '3수 분화의 세계관'이 깃들어 있다. 보검에는 삼태극 문양(사진)이 3개 나란히 있는데 각각의 삼태극은 고대 태양신의 상징인 삼족오(三足烏)의 변형이다. 그리고 태극 하나의 변에 장식된 금알갱이가 각각 9개,총 81개를 이루고 있다. 삼태극은 보물 211호인 도산서원 내삼문과 동래향교 대성전의 문에도 그려져 있다.
3. 고구려 금동관의 삼족오
진파리 1호분에서 발굴된 고구려 금동 모자는 왕이 쓰던 것으로 화염무늬 장식 속에 용이 두 마리 있으며, 그 중앙의 태양 속에 삼족오가 장식되어 있다.
고대 동북아시아 샤마니즘에서 신의 세계와 인간 세계를 연결하는 태양신의 사자인 삼족오는 신과 인간이 합일하려는 사상이 담겨 있다. 금관의 삼족오는 천지인 사상 속의 홍익인간 사상으로 백성을 다스리려는 지도자의 통치관을 표현한 것이다.
삼족오는 삼신 三神, 삼재 三才, 3수 문화정신의 상징적 표현이다. 0에서 1이 나오고, 1에서 3이 발생하고, 3이 만물이 되고, 또한 다시 하나가 되는 삼태극의 상징이다. 이는 음양의 2수가 8의 배수인 64괘가 되어 세계를 관장하는 인간 중심적 삶의 현실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중국의 사상과는 구별되는 정신이며, 신과 인간이 합일하려는 영성적 사고를 바탕으로 하는 우주관이다.
다리 셋 달린 삼족오의 정신문화는 고구려의 쌍영총, 각저총, 덕화리 1호분, 오회분 4호묘 등의 벽화에 계속 나타난다.
4. 윷놀이
<전남 담양 금성산성 윷판바위>
천부경을 바둑판이나 윷놀이의 윷판에 비유해서 풀이를 하는 이도 있다. 윷판은 그 내면에 우주의 생성 순환 원리와 인간의 본성을 찾아가는 진리가 숨겨져 있다. 윷놀이는 엎어지고 뒤집어지는 음양의 철학이 있고 네가락의 윷은 사방사절후를 상징한다. 또한 말판은 밭전자형으로 농사를 짓는 이치를 표현하기도 하며, 말판이라고 하여 말을 논다고 한다. 말판 구성은 중앙(북극성)을 중심으로 29수의 별자리를 돌리는 천문학의 원리가 들어있다.
현재 한반도 곳곳에는 윷판이 그려진 바위 또는 고인돌이 남아있다. 칠포리 암각화, 단양군 영춘면 하리의 윷판바위, 수곡리 신선바위, 만주 집안현 고구려고분 인근바위 등에 윷판이 새겨진 것이 확인되고 있다.
『환단고기』에 의하면 윷놀이는 배달국 치우천황 때 살았던 자부선생이 환역(桓易)을 연역(演繹)한 것으로 천부경이 전하는 정신을 구체적으로 풀어놓은 것이다.10)
윷놀이에 대한 기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천부경 사상을 전하고 이해시키기 위한 수단이었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5. 삼성각(三聖閣)
사찰에 있는 대웅전 위쪽에 삼신당 또는 산신각 삼성각이라고 하는 조그만 신당을 볼 수 있다. 원래 이것은 불교 신앙이 아니다. 우리 古史에 단군님이 산신이 되셨다는 말씀이 전해 오는데 그 단군님을 모신 사당으로 본다. 삼신일체이시므로 삼신각이라 하여 모시는 사찰이 있는데 서울 홍은사라는 사찰에서는 지금도 삼성사라 하여 단군님을 모시고 추모하는 의식을 행하고 있다.
6. 문화와 민속 의식
1) 구전설화
구전설화에 나타나는 완성수로서의 3수, 인간계와 신계를 넘나들며 고행과 선행으로서 신이 되는 인간 등은 천부경의 삼의 원리와 천지일 합일사상이 담겨 있다. 3에 대한 우리민족의 수체계와 리듬은 문학과 노래에도 나타나고 있다.
2) 단동십훈(檀童十訓)
단동십훈이란 단군이래로 전해오는 놀이 육아법이라 한다. ‘도리도리 짝짜꿍’ 이나 ‘곤지곤지 잼잼’은 우리 민족의 경전인 천부경의 원리를 비롯하여 우리민족의 사상과 철학을 어릴 때부터 깨우쳐주기 위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놀이라고 한다.
(1). 불아불아(弗亞弗亞) 시상시상(侍想侍想)
아기의 허리를 잡고 좌우로 흔들면서 하는 말이 ‘불아불아’ 다. ‘불(弗)’ 이란 기운(氣運)이 하늘에서 내려오고 것을 말하고, ‘아亞’ 란 기운이 땅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형상이다. 이것은 천지의 기운이 순환하는 것이다.
아이가 앉아 몸을 앞뒤로 끄덕이며 시상시상侍想侍想이라고 한다. 사람이 형체와 마음은 태극에서 받았고, 기맥은 하늘에서 받았으며, 신체는 지형에서 받는다고 하는 것은 아이의 몸이 작은 우주라는 말이다. 즉, 삼신으로부터 성명정(性命精)인 인간의 본성과 생명과 정기를 받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그러므로 매사에 조심하고 삼신의 가르침과 우주의 섭리에 순응하라는 의미에서 아이가 앉아 몸을 앞뒤로 끄덕인다.
(2). 도리도리(道理道理)
하늘의 이치와 천지 만물의 도리를 깨치라는 뜻으로 천부경의 일석삼극(一析三極)의 가 담겨있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면 3개의 얼굴이 된다. 그러나 멈추면 다시 하나의 얼굴이 된다. 이것이 바로 천부경의 일석삼극一析三極으로, 유교의 성리학에서 삼극지의三極之義라는 말로 표현한다. 불교로 가면 원효스님이 삼회일귀三會一歸라고 말했다. 일석삼극을 뒤집어 이야기 한 말이다. 삼회일귀三會一歸이란 머리를 흔들다 멈추는 것을 말할 수 있다. 즉 도리도리 흔들 때는 일석삼극의 원리요 멈출 때는 삼회귀일의 원리라는 것이다.
(3). 짝짜꿍 짝짜꿍(作作弓 作作弓)
음양의 결합, 천지의 조화 속에 흥을 돋우라는 뜻에서 두 손바닥을 마주치며 박수를 친다. 그러나 짝짝꿍은 홀수가 아닌 짝수 즉 둘이라는 의미이다. 그러니 궁(弓)이 두개 겹친다는 의미다. 궁궁(弓弓)은 을을(乙乙)에 짝이 되는 말이다. 궁궁은 선천이라 하고 을을은 후천이라고 격암선생은 말한다. 궁궁을을(弓弓乙乙) 했을 때는 음양이 짝이 맞아 사태극四太極이 회전하여 완성하는 조화가 일어난다. 즉 단군의 사덕四德을 이야기 한다. 이것은 바로 우리 민족의 사상인 在世理化 홍익인간弘益人間을 나타내는 놀이가 된다.
(4). 곤지곤지(坤地坤地)
곤지곤지는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왼쪽 손바닥을 찍은 시늉을 하는 놀이로, 즉 ‘땅 = 곤坤’ 의 의미를 깨닫게 하는 것이다. 이것은 한자로 표기하여 한자풀이를 한 것에 불과하다. 순수 우리말을 한자로 표현하는 억지가 만든 해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편 손바닥을 찍는 행위 즉, 점(·)은 수數로서는 하나를 의미한다.
(5).잼잼(지암지암.持闇持闇)
잼잼은 주먹을 쥐었을 때는 하나가 되지만 폈을 때는 열이 된다. 하나란 수의 시작이요, 열은 수의 마침이다. 우주의 모든 이치가 하나에서 시작하여 열이 되어 크고 높으며 존귀하다는 뜻으로 천부경의 일적십거(一積十鉅)를 가르치기 위한 놀이다.
Ⅳ. 천부경의 신인간학적 해석
김지하는 ‘두루 유익하다’는 홍익사상을 한국사상의 뿌리로 보면서 천부경에 바탕을 둔 신인간, 신문명의 담론을 펼친다. 천부경을 천지인 삼재사상을 한 축으로, 음양론의 결합을 또 한 축으로 한 독특한 카오스적 우주론으로 해석한다. 천부경에 대한 김지하의 신인간학적 해석을 살펴본다.11)
1. 영성, 지성, 감성의 3차원을 가진 인간
김지하는 예술과 아름다움의 극치는 뭇 인간의 마음을 감화시키는 곳에 있으므로, 그 극치가 성스러운 최고의 미적 영역에까지 도달하면 동식물이나 무기물, 물방울이나 흙 한줌마저 감동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감화, 변화, 진화와 완성, 해방은 ‘신령한 카오스적 코스모스’의 형식이 율려이며, 율려로 세계를 바꾸는 신인간이 바로 홍익인간이요 ‘카오스 민중’이다.
카오스 민중은 영적이고 우주적이면서도 개념적·철학적 사유와 과학적·지적인 검증 기능, 미학적·예술적인 감각적 관조의 3차원을 자기의 한몸 안에 혼융한다. 동시에 철학에 대한 비철학, 과학에 대한 비과학, 예술에 대한 비예술적 부정을 끝없이 도입함으로써 무궁한 창조적 생성을 성취하는 새로운 생명 문화를 지향한다. 이것을 김지하는 단군사상의 압축이며 카오스우주론인 천부경(天符經)과 삼일신고(三一神誥)의 핵심원리, 즉 천지인(天地人) 삼극(三極)과 음양이원(陰陽二元)의 결합을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한다.
2. 인간 내면의 창조력으로 신인합일을 이루는 인간
김지하는 인간이면서 동시에 인간을 넘어서서 동식물과 무기물, 우주만물과 함께 인간의 피조물인 컴퓨터 따위의 공구와 기계류들, 그리고 인간과 생명과 물질 내면의 마음, 정서, 기운의 온갖 생성에까지 나아가 자기를 초월하여 타자화하며 자기 안에 타자를 생성시키는 새로운 인간상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것은 유목민적 이동인간이면서 동시에 농경민적 정착인간이다. 그러니까 이중적 생성인 것이다. 그것은 신적인 영역이기도 하다. ‘홍익’은 인간 내면에 살아 생동하는 신적인 창조력의 활동이며, 인간은 신성한 제 3의 차원으로 삶의 내면성이라는 우주적 무궁을 창조적으로 생성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천부경의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을 해석하면서 '인간 안에서 천지가 하나로 통일된다'라고 말한다. 이렇게 '사람 안에서 천지가 통일되는' 바로 그 '한'세계가, 하나로 완성되지만(一終) 동시에 완성되지 않는 한세계(無終一), 즉 미완과 무한무궁의 개방계가 된다고 한다.
또한, '인중천지일(人中天地一)'을 주관적으로는 '천지공심(天地公心)'으로 풀이하면서 서양 철학의 '우주사회적 공공성'으로도 조화시킨다. 우주적, 영적으로 우주 해방공간의 초월적인 '빛'이며, 사회적, 물질적으로 중력장의 내부 질서를 자기 안에 통합하고 활용 조절(공공성)하는 주체가 인간이라 한다. 그러므로 인간이 곧 빛과 중력을 통합하고 명상과 변혁을 통합하며 고대 신화적 판타지와 미래 고도 기술적 멀티미디어를 현재의 문화창조 과정에서 통합하고 나아가 중력적인 자본주의 사회를 현실적, 근원적으로 변혁하는 초월적이고 우주적인 뉴 타입 인간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대적 의의를 가진 천부경의 ‘인중천지일’을 새 철학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구절로 보고 있다. 또, 홍익인간은 천지공심이 없으면 성취될 수 없으므로 신인합일(神人合一)이 되어야만 한다고 말한다.
3. 생명을 모시는 후천개벽의 주체인 적극적 인간
『천부경』이 율려의 원리를 뜻하는 '무궤화삼(無?化三)', 즉 어떤 울타리나 제약으로부터 해방하여 저절로 새 차원이 열리고 생성하는 그러한 상태를 율려로 암시하고 있다고 보며, '천이삼(天二三) 지이삼(地二三) 인이삼(人二三)'이란 '대삼합(大三合)'이라는 대 차원 변화를 제시한다고 본다. 즉, 천부경에서 사람은 생명을 모시고 있으며, 이러한 인간은 우주생명을 살려내야 한다는 것이 김지하의 신인간사상이다. 그의 신인간의 원리는 천부경에서 찾아낸 코스모스와 카오스를 결합한 ‘카오스모스(chaosmos)’라고 한다.
김지하는 강증산의 후천개벽이 ‘역사적 정치 개벽’이 아니라 ‘우주적, 전 생명사적 정치 개벽’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무궁한 우주생명을 내 안에 모신 인간이 후천개벽, 곧 우주생명을 되살리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는 적극적 인간관을 말하고 있다.
4. 순환론으로 통합하고, 혼돈으로 다시 처음을 여는 인간
김지하는 그의 흰 그늘의 미학이 미학적 명제를 중심으로 안팎으로 순환·확장하면서 사유해 들어가는 미학적 모험이라고 말하고 있다. 흰 그늘은 혼돈적 질서, 역동적 균형, 기우뚱한 균형, 비균형적 균형, 균형이 아닌데 균형을 잡는 것이라 한다. 그늘이 우주를 바꾼다’는 새 시대의 생명학, 우주생명학을 찾아가는 길이며 그 길 자체가 곧 ‘흰 그늘’인 새 삶의 원형을 제시한 것으로 천부경에서 비롯한 신인간사상을 그 바탕에 두고 있다.
그의 생명미학은 영적인 신체학, 아우라와 리비도가 통합되는 생명학으로서의 미학, 생명학으로서의 예술적 사고, 예술에 대한 독창적인 생각들을 정리한 것인데, 이것을 천부경의 “삼사성환오칠일묘연(三四成環五七一妙衍) - 셋과 넷. 넷은 둘하고도 같다. 이것들이 고리를 이룬다.“는 우주관으로 펼치고 있다. 끝나되 끝이 없는 하나요, 시작하되 시작이 없는 하나이며 고리를 이루고 다시 돌아가는 한민족의 시간관에 주목하면서 인간 존재에 대한 사유를 풀어가고 있는 것이다. 주체인 ‘나’에서 시작하여 과거, 현재, 미래를 끌어가고 오늘로 다시 돌아와 그 시작을 다시 ‘나’의 모습에서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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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360천부경뇌집중 http://www.012360.com
아트앤스터디 김지하 홈 http://www.artnstudy.com/kimjiha
1) 1911년 계연수가 엮은 책으로 삼성기(三聖記), 단군세기(檀君世紀), 북부여기(北扶記), 태백일사(太白逸史)의 4종 사서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고대 우리나라의 역사를 중심으로 신앙, 풍습, 정치, 경제, 철학, 교육, 지리, 예술 등에 대한 자료가 풍부하게 담겨있다.
2) 『태백일사』‘신시본기’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신시시대부터 옛 글이 있었는데 신지씨가 이 글자를 발명하였다고 한다. 신지씨기 만들었다고하여 신지(神誌)글자 또는 사슴발자국을 따라가다 만들었다고 하는데 사슴뿔모양글자라 하여 녹도문자(鹿圖文字)라 한다.
3) 성균관 대학교에서 소장하고 있는 최문창후전집의 고운선생 사적에 천부경이 전해지고 있다. 다만 이 기록에는 한단고기 태백일사와 묘향산 석벽본의 천부경 81자와는 약간 다른 글자가 보인다. 析을 碩(석), 衍을 演(연), 動을 同(동), 昻을 仰(앙), 地(지)를 中(중)으로 하는 등의 것이다. 地를 中으로 표기한 것 이외의 다른 부분은 음은 같지만 표기가 틀린 것뿐이며, 의미하는 내용은 거의 같다.
4) 전병훈 (1857~1927) : 운암 박문일의 문하에서 유학을 배웠고 고종 때 의금부 도사, 전남 황해 양도 균전사 등을 지냈다. 50세에 (1907) 벼슬을 그만두고 중국으로 망명하여 <중한대동학회>를 만들어 활동하며 정신철학을 승화시켜 대중을 구원하려는 의지를 폈는데, 『정신철학통편』은 1920년에 편찬하였다.
5) 이 맥 : 조선 연산군 때 문과에 등과하여 벼슬살이를 하던 중 연산군에게 직언하여 1504년 괴산으로 유배되었으나 중종 반정으로 복귀하여 중종 15년에 찬수관이 되었다. 『태백일사』는 1520년에 편찬하였다.
6) 치제란 임금이 제물과 제문을 내려 제사하는 것으로, 구월산 삼성사는 고려나 조선시대 역대 왕들이 치제를 드리던 곳으로 유명하다.
7) 천부경이 아니라 천부보전이라고 쓴 이유에 대해 윤해석은 ‘전(寶)자는 고대 한자체 가운데 하나로, 쓰여진 형태가 돼지의 발자국같이 동글동글한 것으로, 오늘날에도 큰 비석의 상부를 보면 대개 이런 형태로 새겨진 한자체가 많다. 즉 정조 때에는 천부경을 바위나 석벽 또는 다른 물건에 전자체 형태로 새겨져 전래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윤해석, 천부경의 수수께끼, 창해, 2001, p.59-60)
8) 윤해석, 『천부경의 수수께끼』, 창해, 2000.
9) 김백호, 『천부경』, 심거, 2007.
10) 『태백일사』 [삼한관경본기]. "適以是時, 紫府先生 造七回祭神之曆 進三皇內文 於天陛, 天王嘉之 使建三淸宮而居之, 共工 軒轅 倉 大撓之徒 皆來學焉. 於是 作柶戱 以演桓易, 盖神誌 赫德所記 天符之遺意也.")
11) 김지하의 책 『김지하전집1』과 『흰그늘의 미학을 찾아서』에 담긴 내용과,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에 연재된 ‘김지하의 촛불을 생각한다’ 의 내용을 중심으로 천부경에 담긴 신인간에 대한 그의 사상을 정리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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