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아침... 괜히 우울하다.... 정말 가기 싫다...
우울한 기분에 아침도 대충걸르고.... 해변으로 나섰다.
높은 파도에서 작은 녁석들이 잘도 놀고 있다. 한녀석은 팬티로 중요부분만 가리고
나머지 두녀석은 고추까지 다 드러내 놓고 있다. 사진을 찍으려니 자꾸 도망을 간다...
인사를 하고 친근감을 표현하고 다가서니 이젠 도망가지 않는다. 가까스로 사진을 찍고
가드에게 사진기와 아울러 자연스런 몇컷을 부탁하고 나도 수영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컴퓨터를 좋아 한단다... 특히 게임을...
통성명을 하니... 자기 이름을 또박 또박 말한다... 지금은 다 잊었지만...
어린 시절로 돌아가서 마냥 즐겁게 놀았다... 수영도 참 잘하고 피부도 새까맣게 타있고..
내 어린 시절과 꼭 같은것 같다... 우울감도 다 사라지고... 그저 즐거움뿐....
얼마를 이렇게 놀았을까..... 좀 피곤하다.
내가 나와 옷가까이 가니 물에서 주춤주춤한다. 암틈 그들과 노는 동안은 내가 대장이었다. 어린시절 처럼.... "Come on... Come on..."이라고 연발하며 손짓을 한다.... 뒤어서 들려오는 소리 "I am hungry"
기분이 몹시 나쁘다. 아무리 어린이라도 구걸은 안된다. 독립심이 강하고, 책임감있고, 건강하게 자라야만 미래가 있다. 몹시 망설여 졌지만 그들의 기대를 버릴수 없다. 각자에게 10페소씩을 손에 쥐어 주었다.
수영장에서 다시 수영을 하며 쉬고있는데 이녀석들이 다시 왔다. 여기가 너희들 놀이터이냐고 물어 보았다. 그렇다고 한다. 암튼 내 주위를 맴돈다. 한편으로는 친절한 외국인을 만나서 더 함께하고 싶어서 인것 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좀더 얻기 위하여 인것 같기도 하고.... 좀처럼 결론을 내릴수 없다.
사실 더 함께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그러나 여기서 끝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가난할 수록 아이들은 강건하게 자라야 한다. 절대 구걸해서는 안된다, 책임감있고, 독립심이 강하고 그리고 건강하게 자라야만 미래가 있다. 마음속으로나마 그들이 그렇게 자라기를 기도한다.
점심을 먹고 좀 쉬었다가 지프니를 타고 세부까지 왔다. 다시 택시를 타고 시내로..
로빈슨 백화점 앞에서 Maricel과 그녀의 언니 그리고 조카를 만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함께 저녁을 먹고 헤어지기로....
얼마를 기다리다.. 드디어 그들이 오고... 함께 마지막 저녁을 먹다.
영 마음이 허전하다. 기운이 없다....어디 아프냐고 묻는다. 아니라는 대답과 간단한 인사...
Maricel이 잡아주는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시간이 참 많이 남았다. 새벽 1시 비행기인데 8시밖에 안되었다. 다섯시간을 여기서 기다려야 한다.
마침 포터한사람이 먼저 말을 걸어 왔다. 영어를 잘한다. 나도 필리핀사람들의 발음에 이젠 상당히 익숙해 진것 같다.... 우리가 "ㅐ"로 하는 발음을 그들은 "ㅏ"로 발음한다. 예를 들어 map 을 우리는 "맵"하지만 그들은 "맙"한다. 손( hand )를 우리는 "핸드"하지만 그들은 "한드"한다. 처음에는 무척 혼동이 되었다. 아니 거의 알아들을 수가 없을 정도 였다. 지금은 많이 익숙해 졌다....
티켓팅하지 전까지 거의 두시간 이상을 그와 이야기 하며 보냈다. 그들은 월급이 없단다. 오로지 팁이 수입의 전부란다. 하지만 우리처럼 팁문화에 익숙치 않은사람도 있는데.... 나도 팁을 줄때는 언제나 돈을 뺏기는 느낌이다... 생활이 참 어렵다고 했다. 그러나 참으로 친절하고 명랑한 사람이었다. 기타 여행에서 부터 시작해서 그들의 삶 등등 끊임없이 이야기 했다.... 참으로 고마웠다.... 그리고 유익한 시간이었다. 드디어 10시 30... 벌써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거의 한국사람들... 나도 그들속에 끼었다.
이렇게 정확히 9박 7일간의 일정이 끝났다.
필리핀....
파아란 바다... 조용한 해변... 이국적인 환경...
이 평화로운 자연을 난 영원히 잊을수 없을 것 같다...
언제나 환한 미소로 친절하게 대해주던 필리핀 사람들...
그들의 가식적이지 않은 친절, 수줍음, 환한 미소를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내 여행을 도와준 Maricel... 자기 사는 모습을 기꺼이 보여준 Janifer pano..
앞으로도 언제까지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들과의 좋은 우정을 쌓아가고 싶다.
이번 여행은
이제껏 내가 그려온 그런 여행이었다. 기회가 있다면 다시 가고 싶다.
벌써 필피핀이 다시 그리워 진다.............
일본사람이 운영한다는 식당. 여기서 마지막 식사를...
Cristina and her son and Maricel
첫댓글 와 재미잇다. 언제 짜글이 먹으면서 비하인드스토리를 들어야하는데--
비하인드 스토리는 없어요.... 이게 전부예요... 왜 안믿나... 잉..
남녀간에도 우정이 잇나요?--ㅋㅋㅋ
감사합니다,장문의 기행문....훌쩍 홀로 떨날수 있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항상 계획으로 끊나니... 9박7일이란 계산도 가능한것인가요?9박10일이라면...........
비행기에서 이틀... 21일 날 저녁에 여기서 비행기 타고... 22일 새벽에 세부에 도착했으니... 그리고 세부에서 1시에 비행기 타고 인천에 6시 30분에 도착했으니.. 이틀밤을 비행기에서 보낸 셈이죠...헤헤헤헤 그래서..
ㅋㅋㅋ
아~~~ 부러워라. 자전거 타고 가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필리핀 정보좀 부탁합니다. 조만간 해외진출을 위해 영어를 공부해야지... 자전거 영토확장사업은 계속되어야 한다.
호기심과 모험이 가득한 여행기를 즐겁게 읽고 사진도 잘 보았습니다. 필리핀에 한번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가고 싶은 사람들은 날잡아 가면 되지요. 여름방학 아님 다음 겨울 방학 때쯤이 어떨까요?
일상에서 탈출하여 자유분방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게 부럽습니다. 전 매일 얽매여 살다보니... 신세가 처량합니다..ㅋㅋ
그래도 일년에 휴가가 20일이시고 주말이항상 2일이시고 퇴근도 저보다 훨씬일찍하시고 그게 처량하면 전 앵벌이입니다--ㅋㅋㅋ
그대신에 일주님은 가진게 많잖아요...ㅋㅋ
가진거 많죠,빚, 똥배, 담배, 술, 좋은친구들-----ㅋㅋㅋㅋ
한달에 1천만원 버시는 앵벌이지요...난 일년에 500만원버는 부자구요...ㅎㅎ
감독님도 그럼 전업하시죠, 앵벌이로, 저는 자유인되볼께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