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라고 말하기와 부정적인 감정 표현하기.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No’라고 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인지이론으로 설명하자면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구 때문에 다른 사람의 부탁이나 청을 거절하지 못하는 것 같다. 자존감의 측면에서 보면 자존감이 낮을수록 자신보다 타인이 중요시되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게 작용한다.
이에 이들은 자신 있게 ‘NO’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자신이 싫어도 타인의 요구에 반응을 하게 된다.
그 중 하나가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이다. 부정적 감정은 분노, 슬픔, 불안, 우울의 주요 감정을 비롯하여 수치심, 죄책감, 절망감 등 다양하다. 사람들은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을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자신의 내면으로 억압하게 되고 억압된 정서가 쌓이다보면 정신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사실상 부정적 감정을 효율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는 중독의 재발을 촉진시키는 요인 중 하나이다.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측면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을 잘 이해하고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을 주위에 가지고 있는 일이다. 이러한 사람을 지지자원이라고도 하는데 개인에게 질적인 지지자원이 많을수록 개인의 정신건강은 양호해진다. 부정적 감정 중에서 분노는 특별히 재발의 걸림돌이 된다고 한다. 분노를 누군가에게 폭발적이고 공격적으로 표현하게 되면 상대방과의 대인관계가 나빠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분노는 평소에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다보면 폭발할 정도까지 쌓이지는 않는다.
이에 필자는 ‘수다’가 정신건강에 아주 좋은 것임을 말하고 싶다. 현대인들은 많은 업무 때문에 다른 사람을 만나서 한가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시간이 없이 바쁜 삶을 산다. 그러나 잠깐이라도 시간을 내어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고 자신의 마음을 열어 놓아보라. 순간 마음이 가벼워지고 속이 후련해짐을 느낄 것이다. 이야기할 사람이 마땅히 없을 때에는 자신이 부정적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스스로의 방법을 찾을 것을 권한다. 자신이나 그 누군가에게 메일을 쓰는 것도 좋고, 자연을 느끼며 산책이나 등산을 하는 것도 좋고,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자신의 깊은 내면에 잠기는 것도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을 조절하는 좋은 방법들로 제시된다.
‘NO’라고 말하거나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기’는 모두 ‘표현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언어를 통해서든 아니면 비언어적으로든 우리의 생각과 느낌을 내면에 가두어두지 않고 표현하는 것은 우리를 중독에서 멀어지게 하며 정신적으로 좀 더 건강해지도록 하는 방법이다.
[세미아 - 단국대학교 행정법무대학원 가족상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