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그 자체의 여행보다도 잠시 방문하는 곳으로 더 많이 들르게 되는 곳입니다. 몰디브로 신혼여행을 가시는 분들, 혹은 발리,유럽이나 호주에 가시는 분들께서는 대략 6-8시간 통과시간동안 마냥 공항에 있기가 그렇습니다. 잠깐이지만 싱가포르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 시켜 드립니다.
먼저 지하철MRT를 이용해서 시내를 둘러보실 경우 갈만한 곳을 꼽아 보겠습니다. 지하철 자체도 구경거리라 생각하시고 일단 이용해보십시오. 대부분 역이 계단이 아닌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은 부럽습니다. 노선도 복잡하지 않으니 굳이 어떻게 타라 설명은 필요하지 않겠습니다만, 공항에 돌아오시려 할 적에 공항방향과 그렇지 않은 방향이 있으니 잘 보라는 말씀 드립니다. 옆의 사람에게 에어포트? 라고 몇 번 물어보세요. 끄덕끄덕하거나 아니면 절레절레 흔들겠죠.
서울의 명동과 같은 오차드가 첫번째로 가 볼만한 곳입니다. Orchard역에서 내리면 되어서 쉽지요. 내리자마자 많은 쇼핑 센터가 있지만 Wisma Atria와 의안성이라고 한자로 씌어진 Ng Eean City가 좋습니다. 의안성 건물은 다까시마야 백화점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거리자체가 구경거리니까 잘 살펴보세요. 특히 오차드로드 같이 커다란 도로가 일방통행이라는 점은 놀랍습니다. 다까시마야 지하 1,2층은 아울렛의 천국이니까 꼭 들러서 오십시오. 이곳에서 머무는 시간 1-2시간은 그냥 지나갈 겁니다. 참 길거리에 침 뱉거나 무단횡단은 삼가시기 바랍니다. 벌금은 운 좋게 안 낼지 몰라도 굉장히 싫어합니다. 참,Wisma Atria 백화점의 3층에 있는 커피숖 Coffee Express는 한가하기도 하고 커피도 맛있어서 잠시 지친 몸을 쉬는 데 좋습니다. 7월 중순까지 바겐 세일하고 있다는 점도 정보가 될까 모르겠군요.
다음으로 가 볼만한 곳은 부기스 Bugis 입니다. 이곳은 특히 재래 시장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좋아할 것 같습니다. 먼저 파코 백화점Parco이 눈에 띄실 텐데 이곳 역시도 재미있습니다. 바닥에 분수도 놓고 맥도날드도 야외에 있을수 있고. 백화점인데도 시장처럼 꾸며놓아 기분 참 좋습니다. 자세히 보면 알겠지만 액세서리 등등을 많이 팔고 아기자기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부기스는 리틀인디아와 가까운 곳이므로 현대적인 곳보다는 다소 시골스런 그런 것이 어울리는 곳입니다. 파코 백화점 바로 건너편에는 Bee Cheng Hiang이라는 가게가 있을 거에요. 아무도 아직까지 이야기하지 않는 싱가포르 육포 파쿠아를 파는 곳인데 맛이 예술입니다. 기존의 육포에 대한 생각을 다 바꿔놓지요. 그리고 그 파쿠아 상점 오른편 옆길이 바로 재래시장 입구인데요, 이곳에 들어갔다 나오는 것만으로도 동남아 여행 절반은 한 듯 기분 좋아집니다. 많은 분들이 오차드로드에 가시지만 개인적으로 이곳이 더 재미있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길거리에서 파는 두리안은 어차피 다 못 드실 터이니 구경만이라도 실컷 하시기 바랍니다.
MRT로 갈수 있는 추천지는 위의 2군데로만 압축시켜 드리겠습니다. 많은 정보보단 우선순위가 높은 곳만 뽑아 드리는 것이 낫겠더군요. 그래서 싱가포르 강과 시청은 그냥 빼버렸습니다. 아쉬우신 분은 그래도 찾아가 보셔도 되는데 대낮에 이곳에 가면 너무 더워서 진이 다 빠지지 않을까 싶어서 말이지요.
이제는 버스로 갈 수 있는 곳을 알려 드릴께요. 버스로 시내로 진입하는 것은 확실히 전철보다 낫습니다. 작은 시내 투어 라고 할까요. 창이 공항 지하1층으로 내려가고 36번 버스를 탑니다. 주의할 점 1가지. 잔돈을 거슬러 주지 않습니다. 1인당 시내구간까지는 1.50불 하니까 2명이면 3불 해서 괜찮지만 이 잔돈을 만들 수가 없다면 다소 손해입니다. 이럴 때에는 지하 1층에 있는 슈퍼가 있으니, 물이라도 하나사서 잔돈을 만드시기 바랍니다. 개인적으로는 물보다는 Soya Milk나 코코넛 음료를 권합니다. 이거 말레이지아,싱가포르식 이거든요.
36번을 타고 어디에서 내리느냐 Temasek Ave.에서 내리던가 아니면 리젠트Regent호텔 앞에서 내리면 되는데요 여기가 바로 선텍Suntec City입니다. 선텍은 우리나라의 코엑스몰 같은 곳인데, 쇼핑센터도 많고 호텔,상점,식당이 즐비합니다. 세계 최대의 구경을 자랑하는 부의 분수Fountain of Wealth도 있구요. 이곳 선텍시티는 자체가 쇼핑센터 인데 끝 자락에 다름아닌 까르푸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생 과일 주스라든가 아니면 여러 가지 색다른 싱가포르 아이템을 쇼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뭐 시간이 된다면 극장도 있으니 영화도 한편 보실 수 있어요. 무엇보다 선텍시티에서는 제가 강력 추천하는 음식점이 있습니다. 시푸드를 드시려거든 이스트코스트 파크 보다는 여기가 낫습니다. 힐튼 호텔 계열의 콘래드Conrad호텔이 그곳인데 이 1층 부페 식당 오스카Oscar라는 곳으로 현지 사람들에게 더 유명합니다. 저녁이면 부페가 1인당 50싱가포르 달러 하는데, 비싸다 싶을 수 있겠지만 메뉴와 서비스를 보면 그 생각은 이내 바뀝니다. 부페의 메뉴 7-80퍼센트가 해산물인데 특히 새우,굴뿐 아니라 베이비 랍스터, 클레이 피쉬, 그리고 랍스터 등이 함께 있습니다. 여기에 직접 만들어주는 시저 샐러드는 아트입니다. 저녁은 점심과 달라서 A La Carte 메뉴 6가지 중에 고를 수가 있는데 전부 다 골라도 된다는 점도 놀랍습니다. 불란서 버섯요리와 안심 스테이크 참치 스테이크 그런 것인데 요리 수준은 엄청나죠. 그리고 들고 다니면서 빵을 나눠주는 사람도 재미있지만 그 빵 바구니가 너무 길어서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저희 부부는 75불(싱가포르 달러) 들여서 와인 부페까지 하였습니다. 고품질의 10가지 와인을 2시간동안 무제한 마실 수 있는 것인데, 이거 설명이 잘 안되더군요. 결혼 후 첫 만찬은 이곳에서! 제가 싱가포르에 가는 사람들에게 모두 추천하는 곳입니다. 꼭 다녀오시기를!
저는 4군데를 소개 시켜 드리려고 마음을 먹었었고 이제 마지막 모든 분들이 궁금해 하시고 많이 가시는 이스트코스트 파크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일단 이스트코스트 파크에 가는 가장 저렴한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MRT를 타고 베독Bedok역에서 내리고 내리자마자 바로 택시승강장이 있으니 거기에서 UDMC 이스트코스트 파크 시푸드 센터로 가자고 하면 됩니다. 무작정 공항에서 택시를 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랍니다. 이곳의 Long Beach, Gold Coast 식당이 유명하니까 롱비치 이름을 대면 정확하게 도착 할 겁니다. 생각보다는 부담 없고 초라하기까지 한 식당구조에 실망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이곳에서는 바다를 보며 먹을 수 있다는 최대의 장점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더운 싱가포르 날씨를 감안해서 해가 질 녘에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메뉴는 칠리크랩 혹은 페퍼크랩을 시키는데 딱 1마리만 시키세요. 양이 아주 많으니까 말입니다. 칠리크랩은 생각보다 맛이 맵지 않고 오히려 답니다. 페퍼크랩이 차라리 나을 듯도 한데 그래도 칠리크랩이 명물이니 한번 드셔보세요. 칠리크랩을 드실 적에 함께 시키는 메뉴 중에는 비훈Bee Hoon(볶음국수)과 번Bun(빵이죠. 기름에 약간 튀겨져 나옵니다.)이 있습니다. 여기에 Fried Chili with Chicken이 아주 좋은데 이게 매콤해서 달달한 칠리크랩에 잘 어울립니다. 1마리 큰 것을 드셔도 두 분이면 어차피 남습니다. 소스에 빵을 찍어서 먹거나 국수를 말아서 먹어야 하는데 그래도 어쨌든 남습니다. 제일 좋은 것은 신혼부부 2커플이 가서 칠리크랩과 제가 말씀 드린 것들 3가지를 시킨다면 딱 맞게 먹을 수 있습니다. 싱가포르 산 타이거 맥주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이죠. 그리고 설마 이곳에서 랍스터 시킬 분은 없으시겠죠? 튀겨서 나오니까 생각보다 별루랍니다. 단, 튀김옷이 굉장히 바삭하고 맛있습니다.
이래저래 목적지에 가느라고 바쁘실 텐데 싱가포르까지 즐기시려니 힘 많이 드시겠습니다. 잘 보면 그래도 적은 노력을 가지고 갈 수 있는 곳이 많거든요. 나만이 만드는 또 하나의 여행, 싱가포르에서 그 전초전을 잘 치루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하루 6-8시간 안에 싱가포르 보셨다고 싱가포르에 대해서 마치 다 아는 척만 하지 않으신다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그냥 좋은 곳만 갔다가 오시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글 올리며 물러갑니다. 정말 좋은 여행들 되십시오. 꼭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