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가 다니는 성당에서 본당의 날이라 중학교 체육관에서 미사보고
밖으로 나와 교우들과 같이 점심먹고 다시 체육관으로 와 게임, 노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즐겁게 박수치고 노래부르는데 갑자기 작년 이 맘때가 생각 났어요.
작년 10월 한달 내내 간숙주에 식도와 위에 거대세포바이러스가 와
물 한방울도 마시기 힘들었던 기억이 확 뇌리를 스쳐지나가네요.
간수치가 970에 위와 식도에는 cmv로 궤양이 와 보험도 안되는 엄청 비싼,
하루에 약30만원 하는 약을 매일 한병씩 한달간 맞았던 기억이 납니다.
매일 밥도 못 먹고, 입원을 너무 많이 하여 병원 생활도 지겨워 미쳐버릴 뻔 했던
기억이 쑥 떠올랐습니다.
그랬던 제가 체육관 바닥에 앉아 박수치며 노래하고 히히닥 거리고 놀고 있다니
격세지감...
너무나 오랜 병원생활로 병원퇴원이 어찌나 하고 싶었던지 거대세포바이러스 수치가
떨어지자 마자 교수님께 퇴원시켜달라고 조르고, 교수님은 몇일만 더 있으면 좋겠다고 하시고,
남편도 주말에 데리러 갈 수 있으니 몇일만 더 있으라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편모르게 퇴원수속 밟아 퇴원했습니다.
솔직히 혼자 걸을 수 있는 상태가 절대 아니었습니다.
병원 바로 앞에 있는 고속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차에 오르고 내리는 것 조차 할 수 없어
ktx타고 가기로 결정하고 큰 캐리어 하나 들고 택시를 탔습니다.
마침 택시 기사분도 제가 입원했던 병원에서 오랜 병원 생활하셨다면서 기차타기 아주 좋은 곳에
하차해주시고 캐리어도 옮겨 주셨어요.
근데 ktx타기도 힘들어 60대로 보이시는 아주머니가 저를 뒤에서 밀어주셔서 겨우 기차를 탔습니다.
제가 사는 순천에 도착했을 때 제 캐리어가 보이지 않아 순간 얼마나 당황했는지 여기 저기 찾는데
그만 기차 복도에서 넘어져버렸습니다.
기차에서 내려야 하는데 넘어져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거의 내리고 아무리 일어날려고 해도 일어날 수도 없는
얼마나 당황했는지...
겨우 일어나 내렸습니다. 밖에서 기다리던 남편도 제가 하차를 하지 않으니
얼마나 당황했는지.
결국 가방은 어디갔는지, 그 안에 혈액내과 약 한보따리가 흑흑흑
역 사무실로 가 사정이야기를 하였더니 종착역에 도착한 기차안을 수색하여
제 가방을 찾았다고 연락 받았습니다.
넘어져 다리는 시뻘겋게 멍들어 있고 남편한테 혼 나고 했던 기억이.
기다렸다가 상행선기차편으로 캐리어를 찾아 집에 갔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도 그 때가 마지막 입원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병원에서의 생활도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시는 입원안해야겠죠.
아직도 밤에 사지가 아파 잠 못들때가 많습니다만 지금의 생활이 너무 즐겁고 좋습니다.
첫댓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계셔서 다행입니다 저희 아버지도 엄마님처럼 퇴원해서 이런 행복을 다시 느껴보고싶네여.. 항상 아프지 마시고 지금처럼 행복한 날 보내시길 응원합니다 ㅎ 항상 성의 있는 답변 너무 감사드립니다.
구봉님의 아버님께서도 틀림없이 완쾌하시어 행복한 날들 맞이하실겁니다. 틀 림 없 이. 꼭
구봉님의 아버님을 위해 지금 기도드립니다. ^-^
힘든시간들이 엊그제 같은데 이젠 추억으로 얘기하고 계시니 대단하신것같아요. 남들보다 더 힘든시간을 보낸것만큼 더 열심히 사시니 오늘과 같은시간이 있는듯하네요~
끝까지 아무일없기를 바라며 이제 시작하는 환우분들에게 희망 많이많이 전해주세요~
제가 어느정도 회복이 되면 우리 만남도 기다려집니다^^
3개월 전에 시력 장애 진단 나왔었는데,
어제 퇴근하면서 남편과 같이 주민센터 들러 할인 받을 수 있는 몇가지 서류신청을 했습니다.
제가 너무 웃으면서 신청한게 아닌가 싶어,
주민센터 담당자가 너무 실없는 여자라고 생각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래됐든 저래됐는 지금 이 생활이 너무 즐겁네요.
빨리 퇴원하셔서 한번 뭉쳐봐요. ^-^
축하드리고요 , 힘들게 고생하셨는데
지금은 추억이 되니
아무죠록 더이상 아픔이 없었으면합니다.
잘 견뎌줘서 제가더 고맙네요 .
너무 긴 입원생활에 얼마나 집이 그립던지.
지금은 가끔씩 병원에 있었을 때를 생각하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즐거울 때도 많았던 것 같아요.^-^
저도 한동안 혼자서는 계단오르기가 안되어 고생했어요. 눈물나내요. 퇴원하고 싶었던 마음 십분이해갑니다. 전 143일만에 퇴원했거든요. 그사이 두아들 졸업식입학식 초6중3 참석못했거든요. 아직도 그때의 여운이 많이 남아서 제가 안쓰러워 우는 날이 종종 있내요. 이제 좋아지고 있으니 감사하며 고맙게 잘살아야지요.
엄마님 응원합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아들 군대가고, 신병교육4주 후 부모방문 할 때도 입원해 있느라 못가고, 딸은 수능 보는 1년 내내 옆에 있어 주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언제나 같이 있을 수 있으니 그 때에 비하면 너무 행복하죠.
긍정의 기적님께서도 이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 행복한 삶이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항상 가족분들과 행복한 나날 되세요. ^-^
에휴,,,정말 엄마님만큼 이벤트 많은분이 있을까싶네요^^;;
저는 성모에서 집까지 택시로 만원에서 만오천원이내라서 퇴원후 세달정도는 택시타고 다녔거든요~그때도 병원은 혼자다니는중이라 온세상이 다 세균세상으로 보여서 겁이났거든요~말씀대로 지난시간 돌이켜보니 저 나름 정말 힘들었었는데,,지금은 진짜 그때에 비하면 살만해요~지하철 탈때빼곤 마스크도 안하고 쇼핑도 가고 음식도 편한대로 사먹고 술도 가끔마시고,,이대로 남은 삼년이 지나길 고대합니다~엄마님께서도 점점 더 좋아지실껍니다~계속 응원하겠습니다~화이팅요
작년에 다행히 큰문제없어 둘째 중학교 졸업식엔 갈수있었네요^^
래영님, 너무 반갑습니다.
시간은 한참 지났지만 둘째 따님 졸업 축하드려요.
래영님 닮으셔서 두 따님 인물이 너무 예쁘시네요.
작년 10월말에 퇴원해서 그런지 올해와 작년을 비교하게 되네요.
작년 이 맘때는 이러고 있었는데 올해는 이러네 하면서요. ^-^
정말 많은 큰 산을 넘고 넘어 와 여기 도착했는데 앞으로는 가는 길이 평지만 있을 것 같습니다.
눈이 좀 아쉽지만 이것도 팔자려니, 요 정도만 해도 엄청 감사하게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김유* 교수님이 음식제한도 불과 2~3개월전에 풀어줬습니다.
여러가지 음식을 먹을 수 있는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지,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살고 있습니다.
@엄마 래영님께서도 지금 보다 더 건강해지시고 가족과 행복해지시길 빕니다.
저도 래영님 팍팍 응원하겠습니다. ^-^
@엄마 감사합니다~건강은 시간이 지나 운좋게 완치까지 도달하면 더할나위없겠죠,,그치만 행복이란 글하고는 인연이 없을듯싶네요^^;; 아시잖아요! 마음은 고맙게 받겠습니다~~계속 힘내시길,,,
아침에 문득 여길 들어와 보고 반가운 맘에 글 남겨보아요~즈아들도 3살 10월23일에 이식하여 현재 6살 이식3년 건강히 유치원 잘다니고 있어요~언제 아팠나할정도로 활기찹니다~어두운 터널을 지나고나니 밝은 세상이~~작디작은 팔에 채혈을 100번도 넘게한거 엊그제인거 같은데 시간은 잘도 흘러갑니다~여기계신 환우분들 유쾌투병하시고 격하게 축복할 날이 분명 올겁니다~쌀쌀한 날씨에 늘 감기조심하셔요♡
건강할 때는 병원 근처에는 얼씬도 안했는데
아프니 병원을 제집처럼 들락날락하고는 있지만
오히려 건강에 대해 무심했던 시절보다 지금이 건강관리에 더 신경쓰고 있으니
좋은 것 같습니다.
어렸을 때 홍역 치르고 나면 더 건강해진다고들 어르신들이 말씀하시잖아요.
아드님께서도 그 어려운 병을 이겨냈으니 더욱 건강하게 성장하실 겁니다.
아드님과 가족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시길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