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 이우환 그림 보며 떠났다
마지막 모습 담은 책 日서 출간
3월 별세 전날 병실에 그림 걸어
김동현 기자
입력 2023.06.19. 21:56
일본 출신의 세계 영화음악계 거장으로 지난 3월 별세한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71)의 자서전이 19일 출간됐다. 그가 직장암 투병 생활을 하며 남겼던 일기 등 생전 기록들이 담긴 책 ‘나는 앞으로 몇 번, 보름달을 볼 테지’가 이날 일본 수도권 서점에서 판매 시작됐다고 교도통신 등이 보도했다.
현지 매체들이 보도한 자서전 내용에 따르면, 사카모토는 별세 하루 전이었던 지난 3월 27일 병실 침대 정면에 한국 단색화 대가 이우환 화백의 그림을 걸어놓았다. 그의 71번째 생일인 1월 17일 발표한 정규 음반 ‘12′의 앨범 재킷(표지)에 사용했던 그림이다. 이 화백과 평소 친분이 있던 사카모토가 음반에 쓰기 위해 직접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화백이 그의 신곡을 듣고 느꼈던 감정을 추상적인 드로잉으로 표현했다. “바람 소리, 우주적인 소리의 다발이 내려오는 느낌을 받고 여러 색 선을 겹쳐 그었다”는 설명이다.
암 투병 중이었던 사카모토는 3월 19일 자택에서 식사를 마치고 잠을 자다가 호흡곤란 등 갑작스러운 기흉 증세를 보여 병원으로 이송됐다. 폐 상태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고, 일주일쯤 지난 25일 본인 의지로 ‘완화 치료’ 단계에 넘어갔다. 병을 더 치료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당사자와 가족들을 위해 추가 증상에 대해서만 치료하는 단계다. 사카모토는 당시 의료진과 악수하며 “이제 여기까지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후 그는 자신의 장례식에서 재생할 곡 리스트를 골랐다. 추후 예정됐던 자신의 중국 전시회에 관한 회의에도 온라인으로 참석했고, 음악 감독을 맡은 동북청소년오케스트라의 공연 역시 병상에서 지켜봤다.
이번 자서전의 바탕이 된 사카모토의 투병 시절 연재기를 편집한 스즈키 마사후미(鈴木正文·74)씨는 “사카모토는 머지않아 찾아올 이 지상에서의 죽음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매우 의지적이었다”고 말했다.
자서전엔 지난 2021년 1월 사카모토가 직장암 수술을 받았던 때의 이야기도 담겼다. 암은 간과 폐 등 다른 장기로 전이돼 당시 수술은 스무 시간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같은 해 5월 사카모토의 일기엔 “과거 사람이 태어나면 주변 사람은 웃고, 사람이 죽으면 주변 사람은 울곤 했다”며 “미래엔 갈수록 생명이란 존재가 가벼워질 것이다. 그런 세상을 보지 않고 죽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라는 내용이 적혔다.
사카모토는 또 “(일본 근현대문학 대표 작가) 나쓰메 소세키가 위궤양으로 사망한 건 그가 49세일 때”라며 “그것과 비교하면, 내게 처음 암이 발견된 2014년 62세로 죽었다 하더라도 충분히 장수한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앞으로 인생에서 몇 번의 보름달을 더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모처럼 살아가고 있으니, 바흐와 드뷔시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음악과 무대 예술에 대한 그의 철학과 정치적 발언들, K팝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슈가와의 교류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고 일본 타워레코드는 밝혔다.
이번 사카모토의 자서전엔 해석 등 편집자 개입 없이 그가 생전에 쓴 일기와 연재 글만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사 측은 그의 생전 기록에 대해 “독자들에게 해석을 맡기고 싶다”고 전했다. 닛칸스포츠는 자서전이 해외 업체로부터 다수의 번역 출판 제의를 받고 있다며, 한국·중국·대만 등에서도 간행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출처) -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3/06/19/NHACR4IBYRG2ZFBLHB2TDMFEH4/
2023.6.20.
[정용화] [오전 1:48]
“과거 사람이 태어나면 주변 사람은 웃고, 사람이 죽으면 주변 사람은 울곤 했다”며 “미래엔 갈수록 생명이란 존재가 가벼워질 것이다. 그런 세상을 보지 않고 죽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의미심장한 명언이네.
[우세돌식] [오전 1:52] https://youtu.be/5nHsZAfpXE4
[우세돌식] [오전 1:56]
좀 용화분위기? 돌식이가 좋아하는 분.
요즘 일본판 뉴에이지의 진화 완결 본좌 중 하나?
돌식 보기엔.. 애환보다는 안도감.편히 가신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