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촌 유원지』
― 기행수필
취재/ 수필가ㆍ시인; 주 환
여행 목적지를 정하고 나면 떠나기 전에 제일 먼저 관심이 모여지는 것이라면 여행지의 관광명소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과 명소가 없다면 그 지역의 발전은 기대할 수 없으리라. 좀 다르게 표현해본다면 정지된 공간과도 같으리라. 기축년(己丑年) 4월 초입, 사사로운 용무에 따라 2박3일 간의 일정으로 서울역에서 KTX 고속열차편으로 대전광역시를 경유해 대구광역시를 찾게 되었는데, 대구광역시에 이르러 가장 가보고 싶은 명소로는‘달성공원’이었으나 시간이 여의치 않은 관계로‘달성공원’대신 대구광역시 동구 목효동 금호강변을 따라 한 폭 그림처럼 펼쳐진‘동촌 유원지’를 찾았다.‘동촌 유원지’는 앞에 소개된 주소대로‘목효동’에 소재해 있음은 분명하지만, 그곳에 살고 있는 대구시민들은 한 결 같게도‘목효동’이라는 지명보다는‘동촌’이라는 지명에 더 익숙해 있었고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남촌이라는 지명이 있듯, 동촌 유원지 인근 지역을 그들은 행정구역명보다 통칭‘동촌’이라 안내하고 있었다.
우선 말하고 싶은 게 있는데, 모든 여행이란 낭만이 있어야한다는 말이다. 낭만이란 이동하는 시간에만 즐길 수 있는 엔도르핀으로서 나는 이것을‘여행테크닉’내지는‘자연발생적 테크닉’이라 말하고 싶다.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몇 배 더 낭만적이라는데 있다. 물론 필자는 자가용은 고사하고 운전면허도 없다. 하지만 설령 운전면허증이 있고 자가용이 있다하더라도 모든 여행은 대중교통만을 이용할 것이라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는다.
다시‘동촌 유원지’를 소개해야겠다. 유원지는 대구중심지에서 약 4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금호강을 끼고 있어 경관이 아름답다. 강폭은 그리 넓지 않으나 연인들의 드라이브코스로서도 완성맞춤형이라 말할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대구역이나 동대구역 및 버스터미널 그리고 시내 어디에서나 택시를 잡아타고“동촌 유원지로 가주세요.”라든가 아니면“동촌 구름다리로 안내해 주세요.”하면 눈뜬장님도 척척박사가 된다.
‘동촌 유원지’에 이르게 되면 금호강변의 좌우 산책길을 따라 봄에는 4월 들어 절정에 달하는 개나리와 벚꽃 구경을 즐길 수 있고, 여름에는 금호강가에서의‘오리배’와 보트놀이를 즐길 수 있으며 주로 연인들의 데이트공간으로 활용되는‘어미오리배 미니유람선’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유람선이 소형인데다 단 한척뿐이라는 게 아쉽기는 하다. 그리고 가을에는 단풍길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바이킹 등 유희시설과 어린이놀이터 등 각종 위락시설과 식당과 주점이 잘 갖추어진 유원지이다. 또한 유원지 인근에 숙박시설도 있어 타지 여행객들에게는 맞춤형 유원지라 할 수 있다. 숙박시설로 호텔을 제외하고서 본다면 어지간한 모텔에서는 볼 수 없는 깔끔하면서도 넓은 객실의‘린비아토 모텔’이 인상적인데 객실 창가에 서서 유원지 전체를 한눈으로 볼 수 있으며, 꼬마무드전구가 빨래처럼 걸려있는 야경의‘구름다리’는 지극히 환상적이다. 또한‘구름다리’에 올라 좌우를 훑어보면‘제1ㆍ제2ㆍ제3 아양교’가 보이는데, 교마다 각기 공식명칭이 있기는 하지만 통칭‘아양교’라 불리고 있었으며, 멀리 동쪽으로는‘고모령’이 보이기도 한다.
특히 44만 평에 달하는 대구‘동촌 유원지’에서 1960년대 말경에 탄생된 4m 높이의 콘크리트기둥에 길이 230m의‘구름다리’를 빼고서는 말이 되지 않을 정도로‘구름다리’의 나이는 기축년에 이르러 40살이 되는데, 또 다른 명칭으로는‘흔들다리’라고도 하고‘출렁다리’라고도 한다. 어떻게 부르든‘구름다리’의 중간지점에 이르면 심한 흔들거림을 느낄 수 있는데, 협심증이나 고소공포증이 심한 이들이나 노약자이거나 연소자이거나, 또한 음주를 한 사람들에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동촌 유원지’의‘구름다리’앞에 붙은 낡은 목재 안내판이 있는데, 위태위태해 보이는 구름다리에 들어서기만 해도 요금을 내야 한다는‘경고’와 함께, 상세한 설명을 덧붙여 편도 및 왕복요금을 안내하고 있다. 그 목재 안내판에는 다음과 같이 요금안내가 쓰여 있다.
「단, 구름다리에 들어서면 요금을 받습니다. 편도 대인 1천원ㆍ경로 800원ㆍ소인 700원, 왕복대인 1천700원ㆍ경로 1천원ㆍ소인 1천원.」이라고. 4m 높이의 시멘트계단에 올라서면 판잣집 같은 관리소가 있는데, 관리소 창밖에는 6~70대 가량으로 보이는 연로한 남자 안내원과 관리소 창안에는 여자 안내원이 여행객들을 맞고 있었다.
어떻거나‘구름다리’를 건너던 날의 잔잔한 바람처럼, 바람이 잔잔하게 부는 날에‘구름다리’에 올라 유유히 흐르는 금호강물을 내려다보노라면 온갖 잡스런 번뇌는 삽시간에 어디론가 사라지고 잠시나마 마음의 평정(平靜)을 찾을 수 있어 좋다.
오르가슴에 차오르는 4월 어느 봄날
대구 동촌마을 금호강줄기 따라
머슴아이 계집아이
이리저리 히쭉히쭉 눈 맞추고,
벚꽃은
나그네 가슴팍에 꽃비로 파고들어와
애모처럼 스르르 한 몸 되네.
첫댓글 동촌유원지에 한번 가보고 싶은 충동을 유발하는 글이옵니다 대단히 잘 듣고 갑니다
안녕하세요.
출근도장은 찍으셨나요.
먼저찍고 여기에 오셔야하는데...ㅋ
얼른 다녀오세요...